If i put it in, I'll be SSS class RAW novel - Chapter 27
〈 27화 〉 루시아, 2회전 – 3
루시아에게 말하면 패닉에 빠질 것이 뻔하기에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사관학교를 나올 때부터 우리를 쫓는 사람이 있었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유에겠지만, 유에는 아니었다. 유에의 미행은 이렇게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월드맵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상대는 지금까지 내가 만난 적 없는 제3의 인물이었다.
‘대충 누구인지 예상은 가지만.’
나는 기척을 숨기며 문으로 나아가, 내가 다가오는 것을 알아차린 미행자가 도망치는 것보다 빠르게 문을 열고 붙잡았다.
“꺄악!”
내 손에 붙잡힌 것은 메이드복의 어깨 장식이었다. 이걸 부르는 명칭이 있던 것 같은데 기억나진 않는다.
“호오. 누군가 했더니.”
“노, 놓으세요!!”
미행꾼의 정체는 예상했던 대로 텟샤의 메이드였다.
현재 상황에서 나와 직접적인 접촉이 없으면서도 나를 미행할 만한 인물은 텟샤의 호위 겸 첩보 임무를 맡은 메이드, 도로시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는 엑스트라지만 선택지에 따라서 유닛으로도 사용할 수 있기에(학생이 아닌 용병 취급이지만) 제법 익숙한 얼굴이었다.
“이거 참, 주인이랑 닮은 등장이네.”
하인은 주인을 닮는다더니 설마 도로시까지 이렇게 나타날 줄은 몰랐지만.
“그게 무슨 의미입니까? 황녀님을 모욕하는 것이라면 용서할 수 없습니다.”
“몰라도 돼. 말해도 모를 거고.”
도로시는 나에게 팔을 붙잡히고서도 기품을 잃지 않고 말했다. 요원으로서 훈련까지 받은 배틀 메이드의 기백이 느껴졌지만, 그래 봐야 나에겐 귀여울 따름이다.
“……큭.”
도로시는 무표정으로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나의 속박을 풀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필사적으로 숨기려 하고 있지만 당황과 공포를 읽어낼 수 있었다.
“당신. 학생과 무슨 일을 하는 겁니까? 전부 봤습니다.”
도로시는 결국 내게서 벗어나는 것을 포기하고 그 상태로 경멸하는 목소리로 추궁했다.
“엿보고 있던 거야? 악취미네. 그거 범죄야.”
“당신이 한 짓이 훨씬 범죄에 가깝습니다.”
“무슨 섭섭한 소리를. 상호합의된 관계인데 문제 될 것 없잖아? 나와 루시아는 서로 좋아하는 사이니까.”
농담하듯이 말했지만 사실 꽤 진심이다. 자식은 아들딸 하나씩 둘 낳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물론 그렇다고 해서 첩을 두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
도로시는 납득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째려보았다.
“설령 그렇다고 해도 학생과 스승 되는 자가 그런 관계를 가져도 되는 것입니까? 아직 학기가 제대로 시작하지도 않은 시점입니다. 서로 좋아한다고 하기에는…….”
“사랑이 시작되는 것에는 준비 기간 같은 건 필요 없는 법이야. 도로시.”
내가 밝힌 적 없는 이름으로 부르자 도로시가 움찔했다. 그리곤 나를 지긋이 째려보다 한순간에 손목을 비틀며 나의 속박에서 풀려났다.
물론 나의 빈틈을 파고드 것은 아니다. 계속 붙들고 있어봐야 귀찮을 것 같아 일부러 빠져나가라고 힘을 풀었을 뿐이다.
“당신이 뭐라고 말하든 이 일은 황녀님에게 보고하겠습니다.”
나의 손자국이 남은 팔목은 문지르며 도로시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아무래도 아직 나와 텟샤의 관계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말할 만한 내용도 아니니 당연하다면 당연할까.
“그래. 얼마든지 말해. 난 이제 피곤하니 잘란다. 나중에 보자.”
“자, 잠깐……!”
나는 문을 닫았다. 그리고 바로 일부러 철컥철컥 소리가 나게 걸어 잠그고 스킬까지 사용해서 평범한 수단으론 열 수도 없게 만들어버렸다.
몇 번 문이 덜컹덜컹하더니 조용해졌다. 기막혀하고 있을 도로시의 표정을 상상하면 조금 재밌다.
“우……. 하우우. 무슨 일 있었나요?”
돌아서자 소란에 깨어난 루시아가 눈을 비비적대고 있었다.
“별일 아니야. 눈치 없는 룸서비스가 왔을 뿐.”
나는 고개를 저으며 다시 침대에 누웠다. 루시아는 졸린 듯 하품을 했다.
“마저 자자.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해야지.”
“후아암. 네. 손잡아주면 잘게요.”
그리곤 눈을 감은 채 손을 내밀어왔다. 잡으니 에헤헤 웃으며 깍지를 껴왔다.
루시아는 금방 잠들었지만, 나는 발기가 가라앉지 않아서 제법 고생했다.
다음 날, 아직 어둑어둑한 이른 새벽.
“음. 음쮸읍. 쪽. 쮸르르릅……. 앗, 이, 일어나셨어요?”
자지에 느껴지는 간질간질한 쾌감에 눈을 뜨자 알몸의 루시아가 무릎을 꿇고 내 자지를 입에 물고 있었다. 적잖아 당황한 표정이었다.
“응. 좋은 아침. 뭐 하는 거야?”
“아, 아니. 그냥. 그게. 이불 위로 볼록 솟아있는 게 너무 탐스러워서 그만…….”
펠라치오를 하고 있다는 건 알지만 굳이 물어보자 루시아가 횡설수설했다. 정말 자지 빠는 거 좋아한다. 사실 목구멍이 성감대인 게 아닐까?
“괜찮으시면 이대로 한번 뽑아드릴까요?”
“……응. 부탁할게.”
나는 조용히 동의했다. 루시아는 그대로 옆머리를 걷으며 쭙쭙 내 능숙하게 펠라치오를 이어갔다.
‘아아. 쩐다…….’
지금까지 내 인생 최고의 아침이라 단언할 수 있었다.
루시아의 입에 기분 좋게 한발 뽑은 뒤, 나와 루시아는 욕실에서 꼼꼼히 씻은 뒤(땀과 정액으로 끈적거리니 당연했다) 옷을 입으며 여관을 나설 준비를 했다. 아직 일과가 시작되기 전의 이른 시간이었다.
‘그러고 보면 어제의 섹스로 스킬은 좀 올랐을까?’
신경이 쓰여서 한창 옷을 여미고 있는 루시아의 뒤쪽에서 상태창을 띄워보았다.
보유 스킬
키스 애호가가 펠라치오 애호가로 변했다. 이걸 스킬 등급 업으로 봐도 되는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그보다 다른 스킬은 변화 없이 성 관련 스킬만 랭크업했다. 어쩌면 스킬이 성장치를 성 관련으로 몰아주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가장 아래에는,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스킬이 하나 있었다.
New!
……뭐, 그야 기승위니까. 아주 말이 안 되는 건 아닌가. 말에 타도 말이 된다.
“? 왜 그러세요?”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다소 어이없는 이유지만, 루시아에게 메이지 나이트라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다른 학생의 몇 배나 되는 크기인 텟샤의 기숙사 특실.
“……이상이 제가 목격한 레온 교수의 행위입니다.”
도로시는 텟샤에게 자신이 어젯밤에 목격한 내용을 전했다. 텟샤는 한쪽 눈썹을 찌푸리며 침묵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봐.”
그리고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다.
“어떤 부분을 더 설명하면 좋겠습니까?”
“…….”
텟샤는 입을 다물었다. 어색한 침묵이 맴돌았다.
“침대 위에서 했다는 거.”
입을 꾹 다물고 있던 텟샤가 살짝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음. 그게. 그러니까…….”
도로시는 약간 당황한 듯 말을 고르고, 가능한 외설적이지 않은 단어와 톤으로 자신이 보았던 것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모, 몸을 교차시킨 뒤 서로의 국부를…….”
“계속해.”
“말을 타듯이 올라타게 시킨 뒤에 상하 운동을 요구하였고…….”
“……좀 더.”
“최종적으론 마치 짐승과도 다름없는 형태의……”
“그래서?”
몹시 진지한 표정으로 계속해서 추궁해오는 텟샤에게 도로시는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하나 망설인 끝에.
“……실례되는 질문이지만, 이 정보가 중요한가요?”
결국 납득하지 못하고 물어보았다. 텟샤는 침묵했다.
“이 정도면 됐어. 들어가서 쉬도록 해. 혼자 있고 싶어.”
“네. 알겠습니다.”
도로시는 자신이 괜한 질문을 한 것이 아닐까 걱정하며 문을 닫고 나갔다. 텟샤는 침대에 털썩 누운 채 천장을 바라보았다.
루시아와 교수, 레온이 그런 관계라는 것은 이미 익히 알고 있었기에 새삼 놀랄 일도 아니었다. 딱히 아무래도 좋은 일일 것이었다.
‘……왜 나한테는 그렇게 하면서 루시아에겐 상냥한 건데?’
이성적으론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감정은 그렇지 않았다.
‘나한테는……. 강간, 했으면서.’
도로시의 알아듣기 힘든 설명으로도 텟샤는 루시아와 레온이 관계를 가졌다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자신에게 했던 난폭한 섹스와는 전혀 다른, 애정과 교감이 넘치는 섹스를 했다는 것을.
‘첫 경험도 그랬고, 입으로 해줄 때에도 나한텐 입보지라면서 쑤셔댔으면서.’
자신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물론 레온이 자신을 그렇게 대하는 것에는 공격적으로 나온 자신의 탓도 없지는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
자신은 레온을 진심으로 죽이려고 했으니까.
그때 레온의 등에 나이프를 찔러넣을 때 느껴진 감촉은, 분명 평범한 인간이라면 확실히 죽는 것이었다. 그저 레온은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 죽지 않았을 뿐이다.
진심으로 죽이려고 했던 상대를 죽이지 않고 제자로 받아준 것만으로도 자신은 고마워해야 할 것이라고, 텟샤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나랑은 키스도 한 번 안 했으면서.’
끓어오르는 감정은 이성으로 쉽게 가라앉힐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가지고 싶은 것은 뭐든지 가져왔던 황녀는,
‘왜 나한테는…….’
처음으로 가지지 못한 것으로 인해, 질투라는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
나와 루시아는 무사히 일과가 시작하기 전의 이른 시간에 사관학교로 돌아올 수 있었다.
뽀송뽀송 비누 냄새가 날 정도로 깨끗하게 씻은 나와 루시아의 모습에 문지기는 다소 의혹의 눈길을 보냈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어제 고생 많이 했으니 오늘은 들어가서 쉬라고 루시아를 기숙사로 돌려보낸 뒤, 나는 카페테라스에서 샌드위치를 씹으며 앞으로의 일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고 보면 강의의 일정이나 시간표를 하나도 안 짰네.’
별로 수업을 할 생각은 없지만 섹스하랴 영입하랴 정신이 없어서 하나도 해두질 못했다. 게임으로 할 때엔 알아서 처리되는 내용이지만 당연하게도 현실에선 그렇지 않았다.
‘아무리 튜토리얼 기간이라곤 해도 최소한의 일정 정도는 잡아서 통지해두는 게 좋았겠어.’
교수로선 불합격이었다. 나는 한숨을 쉬며 상태창을 소환해 달력과 이벤트를 고려하며 앞으로의 일정을 생각해보았다.
‘아. 텟샤다.’
그러다 월드맵에서 마침 텟샤가 근처를 지나가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일어서서 한 블록 너머를 보자 바로 그곳에 서 있었다. 굉장히 이른 시간인데 별일이다.
‘응?’
이른 시간에 교내를 거닐고 있는 텟샤는 별로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표정도 그다지 좋지 않지만, 다른 부분으로 확신할 수 있었다.
가 보이니까.
그것은 잘못된 선택지를 고르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생기면 달리는 일종의 상태 이상과도 같은 표식이었다.
딱히 능력치가 깎이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료 간의 호감도나 연계가 잘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간단히 말하면, 호감도 상승 표시의 정반대되는 것이다.
‘아직 제대로 학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귀찮네. 도로시 때문인가.’
그런 걸 봐버린 이상 무시하고 지나갈 순 없다. 나는 한숨을 쉬고 상태창의 시스템 메뉴로 들어가 호감도 상승 표시를 ON으로 바꾸었다. 를 없애기 위해서는 호감도의 체크가 중요하다.
“텟샤.”
내가 부르기 바쁘게 텟샤가 내 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서로 째려보다가 성큼성큼 내 쪽으로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교수.”
목소리부터 미묘하게 날이 섰다. 태연한 척하지만 속은 토라진 사람의 말투였다. 신나게 말싸움한 뒤의 누나 같은 말투다.
“어제 메이드에게 이상한 소리라도 들었어?”
내가 직설적으로 묻자 텟샤가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이내 확 인상을 썼다.
“그렇다고 하면 뭐 어떡할 건데?”
처음 만났을 때를 연상하게 하는 날카로운 말투였다. 비구름 모양의 가 불끈불끈하고 움직였다.
“나는 그 일로 교수에게 뭐라고 할 생각 없어. 굳이 먼저 꺼내는 이유를 모르겠는데. 아니면 나한테 어제 좋았다고 자랑이라도 할 셈이야?”
이렇게 날카로운 말투로 말하고 비꼬기까지 덧붙이는 시점에서 전혀 설득력은 느껴지지 않는다. 자존심 강한 텟샤답다.
나는 한숨을 쉬며 주변을 슬쩍 둘러보았다. 아직 일과가 시작하기 전의 이른 아침이라서 주변에 학생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카페테라스의 안쪽은 그늘져서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
해볼 만하다.
“교수가 루시아랑 밥을 먹든 여관을 가든, 어차피 나는……”
나는 텟샤를 잡고 카페테라스의 벽에 밀어붙였다.
그리고 텟샤가 당황하며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난폭하게 입을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