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i put it in, I'll be SSS class RAW novel - Chapter 276
〈 276화 〉 사흘째 두 번째 경기 – 2
세르반테스는 무기조차 쓰지 않고 맨손으로 아즈레에게 돌격했다.
“더, 더러워!”
“더럽다니 말이 심하군!”
아즈레는 진심으로 더럽다고 소리치며 검을 휘두르며 거리를 벌렸다.
따악!
“!”
세르반테스의 어깨에 검이 맞은 순간, 피부에 검이 맞을 때 나는 것으로는 전혀 들리지 않는 단단한 소리가 났다.
“오오오오! 세르반테스가 맨몸으로, 갑옷도 없이 검을 받아냈습니다!!”
“아무리 대련용의 검이라고 해도 검술이 뛰어난 사람의 검을 저렇게 멀쩡하게 받아내다니, 대체 몸이 어떻게 되어있는 걸까요!”
흥분해서 외치는 알리와 루시아의 말대로 세르반테스는 맨몸으로 아즈레의 검을 받아냈다. 하지만 상처 하나 없이 깨끗했다.
“대련용 검 따위! 나에겐 위협이 되지 못한다!”
“윽……!!”
터어어엉!
그리고 도리어 그 빈틈을 파고들어 아즈레에게 어깨로 태클을 날렸다.
마치 차에 치이는 것과 같은 기세로 아즈레의 몸이 튕겨나갔다. 다행히 무사히 낙법을 취해 난폭하게 바닥을 구르는 일은 없었지만 타격 속성의 공격인 탓에 확실히 아즈레는 데미지를 입었다.
‘더러운 꼴 하고 의외로 강하잖아?’
세르반테스에게는 라는 고유 패시브 스킬이 있었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상당히 강력한 방어력 스킬이었다. 남자 캐릭터의 고유 패시브 스킬 같은 걸 상세히 기억할 가치는 없으니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확실히 말도 안 되는 방어력의 유닛이긴 하지만, 이렇게 극단적으로 보정이 되던가?’
그렇다고 해도 천옷 하나 안 걸치고 검술 스킬 S등급의 아즈레의 검을 받아내는 것이 가능한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역보정이 잔뜩 붙은 대련용 검이라고 해도 S등급의 기본 공격은 배율부터가 완전히 다르다.
“우랴아아!!”
“윽, 무슨 움직임이……! 곰도 아니고!”
거기에 아즈레를 공격하는 움직임 또한 어딘가 오묘했다. 야성적이면서도 어딘가 묘한, 어디서 본 것 같지만 본 적 없는 것 같은 공격이 이어졌다.
그 영문을 알 수 없는 움직임에 아즈레는 거의 처음으로 수세에 몰린 듯 계속해서 거리를 벌리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게임에서 저런 모션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대체 뭐지?’
얇은 장비에 맨주먹으로, 기껏해야 너클을 끼고 싸우는 클래스로는 세스타스가 확실히 존재했다. 하지만 지금 세르반테스의 모션은 결코 세스타스의 모션이 아니었다.
마치, 겉모습과 같이 레슬러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설마……!’
나는 상태창을 소환해서 세르반테스의 능력치를 살폈다.
세르반테스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스킬과,
클래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클래스를 가지고 있었다.
‘……비키니 아머를 입은 텟샤를 보는 것으로 이렇게까지 굉장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거야?’
대단하다 못해 조금 어이가 없었다. 비키니를 입은 여전사가 이렇게까지 커다란 깨달음을 주는 것일까. 그런 걸 살면서 한 번도 보지 못했으리라고 생각하면 그럴 법도 한가.
‘주변의 분위기를 마구 띄우고 있는 것도 클래스인 덕분인가.’
관중이 달아오른 이유도 알 것 같았다. 레슬러니까 당연한 거다. 지금도 완전 후끈후끈 달아올랐다.
“그 기세 등등하던 아즈레가 압박당하고 있습니다!! 완전히 단련된 육체 앞에 적대할 자는 없는가!!”
“모든 체중을 실은 묵직한 킥이! 아즈레는 막아냈지만 그 타격에 또다시 밀려납니다! 공격은 받지만 반격은 할 수 없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설인 알리와 루시아도 더없이 흥분했다. 완전히 레슬링 중계다.
“잘한다!! 가라, 가라!! 멋있다!!”
옆의 린린도 완전히 흥분했다. 나 빼고 전부 완전히 신이 났다.
“와, 씨. 가슴 흔들리는 거 장난 아니야! 꿈에 나오면 좋겠다!”
“으으, 진짜 섹시하네! 이걸로 앞으로 한 달은 쓸 수 있어!”
물론 거기에는 상대인 아즈레의 노출이 심한 복장의 덕도 컸다. 나도 꽤 재밌게 보고 있을 정도니까. 땀에 젖은 모습이 멋지다. 한참 땀내고 열낸 뒤 하는 섹스 좋았지. 이전에 대기실에서 유에랑 같이 했던 거 참 좋았는데.
‘……그건 그렇고, 확실히 저런 상대에게 지면 정신적인 충격이 크기도 하겠다.’
싸우는 모습을 한 번도 못 보고 지나갔던 니우로미엔 팀의 기분을 알 것 같았다. 저런 상대에게 지면 한 달은 잘 때마다 생각나 분해서 못 잘 것 같다. 샤워할 때마다 생각나서 소리를 지르게 될 게 분명하다.
‘하지만 우습게 볼 수는 없을 정도로 강해.’
와 으로 엄청나게 단단해지고 속도 또한 상승한 세르반테스는 보기보다 훨씬 성가신 상대였다.
그리고 다른 것보다, 중갑도 제대로 걸치지 않은 맨살을 제대로 공격해도 되는지 공격자 입장에서 불안해지고 만다. 아즈레가 밀리고 있는 것은 실력이 밀린다기보다 그 점이 불안해서 쉽게 공격할 수 없는 것이 컸다.
‘어떤 의미론 반칙 아니야?’
실제론 와 의 효과 덕에 어느 정도 받아낼 수 있어 보이지만,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그걸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진심으로 베었다가 심각한 부상이라도 입는 것이 두려워 제대로 된 공격도 할 수 없다.
“아, 못해먹겠네, 정말……!”
하지만 세르반테스에게는 지금,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갑옷을 벗어버린 지금, 세르반테스와 앤더스는 자신의 약점을 고스란히 노출하고 있었다.
“흐음?!”
아즈레는 처음으로 세르반테스에게 파고들었다. 다음 공격을 준비하던 세르반테스는 급히 팔을 들어 가드를 올렸다.
하지만 아즈레는 검을 휘두르지 않았다. 땅을 세게 밟은 뒤,
“기분 나쁘게 덜렁덜렁하면서 말이야……!”
반대쪽 발에 힘을 주어 발차기를, 세르반테스의 다리 사이에 킥을 날렸다.
빠악!
“윽……!!”
“아……!!”
“어윽……!!”
갑옷을 벗었으니 당연히 고간 보호대 따위는 없다.
남성의 가장 연약한 부분에, 아즈레의 발차기에 완벽히 클린하게 히트했다.
경기를 보고 있던 모든 남자의 입에서 격렬한 탄식이 터져 나왔다. 나조차 떨었다. 옆의 린린마저 오싹한 듯 귀와 꼬리가 바짝 섰다.
“그, 급소를! 가격했습니다!! 걷어찼습니다!”
“여, 여자인 저도 오싹하네요! 얼마나 아플까요!”
쿠웅!
“윽. 컥. 허억, 허억. 허억……!!”
세르반테스가 무릎을 꿇었다. 방금까지 상쾌한 미소가 가득했던 얼굴은 창백해지고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토할 것 같을 정도의 강렬한 고통을 느끼고 있으리라. 보기만 해도 쪼그라드는 것 같은 감각에 절로 손에 식은땀이 흘렀다.
“일어나……!!”
“일어나라, 세르반테스!!”
“일어나!!”
모든 남자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세르반테스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끓어오르는, 응원하고 싶은 기분이 들었지만 간신히 참았다. 내가 응원해야 할 대상은 아즈레니까.
“힘내라, 젊은이!!”
황제 폐하. 아무리 텟샤가 정체를 숨기고 있다고 해도 딸을 응원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
카시우스, 너는 뭘 진지한 표정으로 손에 땀을 쥐고 있냐. 차라리 그냥 응원해라.
“큭. 크억. 컥. 우오오오오오……!!”
내가 어이없어하는 가운데 세르반테스는 모두의 응원을 힘으로 받은 듯 쓰러지지 않고 버텼다. 그리고 우뚝 섰다. 솔직히 조금 멋있었다.
“세르반테스!!”
“젠장, 믿고 있었다고!!”
“가라!! 저 음란녀에게 야한 관절기를 거는 거야!!”
고간을 걷어차이는 것 정도로는 쓰러지지 않는다는 강한 의지, 그것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레슬러의 능력은 이렇게 무대를, 관중을 장악하는 힘이 아닐까. 그런 생각마저 들며 나도 모르게 벅차오르는 기분이 든 순간-
빠아악!
떨리는 다리로 엉거주춤하게 서 있던 세르반테스가 다시 신속하게 접근한 아즈레에게 고간을 걷어차였다.
“힉……!”
“무, 무자비해. 너무 무서워…….”
“터, 터졌을 것 같아.”
쿠웅!
남성 모두의 공포 어린 탄식과 함께, 세르반테스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쓰러졌다. 눈이 뒤집어진, 완전히 실신한 모습이었다. 두 번이나 차였는에 알 두 개 다 멀쩡할지 걱정될 지경이었다.
“…….”
아즈레는 실신한 세르반테스를 내려다보며 조용히 들고 있단 다리를 내렸다.
“……조금 미안. 너무 징그러워서 못 참았어.”
그리고 스스로도 너무 심했다고 생각하긴 한 듯 작은 목소리로 뒤늦게 사과했다.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 무렵, 세르반테스와 아즈레에 비해 무서울 정도로 관심을 받지 못한 레슬러 동료 앤더슨은,
“하, 항복. 항복하겠습니다. 으악. 으아악. 아이고오오오…….”
“네. 수고하셨습니다.”
유에에게 등을 무릎에 눌린 채 뒤로 팔을 꺾이고 있었다.
멋지게 사이드 체스트 포즈를 취했던 주제에 뭐 하는 것도 없이 눈 깜짝할 사이에 제압당해있었다. 대체 왜 나온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유에는 결국 이번에도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도 새로운 클래스를 스스로 익힌 것은 굉장하군. 여기서 뜬금없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게 될 줄이야.’
나는 새삼 새로운 클래스를 개척해낸 두 사람에게 감탄했다. 그리고 바닥에 꼴사납게 널브러진 세르반테스와 앤더슨을 지긋이 지켜보았다.
‘……그래도 절대로 제자로든 아군으로든 받고 싶진 않군.’
앞으로 적당히 활약해줬으면 하는 바이다. 내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강력하다고 해도 아군으로 쓰고 싶지는 않다. 주변 분위기가 들썩들썩해지는 효과가 도움이 되는지 어떤지도 모르겠고.
“아무리 피부와 몸을 단련해도 그곳은 보호할 수 없었습니다!! 경기는 리벤저즈, 아즈레와 유에의 승리로 마무리됩니다!!”
“여러 의미로 뜨거운 경기였네요. 오늘 경기는 이상으로 종료입니다. 내일은 드디어 대망의 결승전이네요!”
알리와 루시아의 해설이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아즈레가 한숨을 쉬고 유에가
이로써 최종적인 결승 진출자는 내 예상대로 아즈레와 유에, 야크샤와 샤오가 되었다.
‘여기까지 오는데 참 오래도 걸렸네.’
나는 무투대회 개최부터 지금까지의 일들을 돌아보았다.
경기보다 섹스를 몇 배 많이 했다. 경기 자체는 사실 아무래도 좋고 그냥 그 핑계로 신나게 섹스를 했던 것 같았다. 틈틈히 카마인도 봉인했고.
‘……뭐 어쩌겠어. 솔직히 경기보다 재밌잖아.’
이래도 되나 싶었지만 뻔뻔해지기로 했다. 좋은 게 좋은 거다.
경기가 끝난 뒤, 나는 자리에 앉아서 숨을 돌렸다. 린린은 네자가 이야기를 좀 하자며 데려갔다. 앞으로 일에 대해 상의를 하고 싶은 것일까. 린린도 이만 가보겠다고 해서 보냈다.
꼬리가 3개가 된 린린은 지금 네자와 비교해도 딱히 크게 꿀리지 않으니 험한 일을 당할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어차피 뭐하는지 확인은 해둘 생각이고.
‘……그러고 보면 브리깃과 울프힐데는 기권해서 결국 준결승까지 가는 시도도 하지 못했네. 원래대로면 오늘 싸웠을 터인데.’
열심히 준비했지만 그렇게 된 것을 생각하면 조금 애석한 기분도 든다.
경기장에서도 전혀 보이지 않던 것을 생각하면 내심 속이 상했던 걸까. 나는 신경이 쓰여 월드맵을 띄워 둘의 위치를 살폈다.
“헤이젠 신부님. 이거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한 번만 더 뿌리고 마무리하도록 할까.”
“안 좋은 기운이 너무 많아서 약간 속이 안 좋아졌어요……. 우으.”
둘은 성당에서 헤이젠과 함께 바닥에 성수를 뿌리고 있었다. 내가 잔뜩 소환한 보스 몬스터들이 남긴 마의 정화를 하는 것으로 보였다.
‘으음. 저것도 어떻게 해주는 게 좋았을까.’
내가 부서버린 부분은 성당은 고치긴 했지만 저것도 좀 돕는 편이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이제 경기가 없는 탓일까, 최근 보이던 모습보다 약간 마음이 편해 보이는 것은 좋았다.
“레온 교수님?”
“교수. 우리 왔는데.”
복잡한 기분을 느끼며 성당 청소를 하는 셋을 보고 있자니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크샤랑 모리건인가. 그러고 보면 보자고 했었지.”
기다리고 있던 성교육의 시간이었다. 오랜만에 교수다운 일을 할 기회가 찾아와 반가움마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