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i put it in, I'll be SSS class RAW novel - Chapter 35
〈 35화 〉 [아웃랜드의 마족] 모리건 – 6
수풀로 도망치듯 달려간 모리건이 돌아온 것은 대충 10분쯤 뒤였다.
“……대체 뭘 얼마나 싼 거예요. 인간 맞아요?”
완전히 지쳐버린, 그러면서도 민망해하는 표정의 모리건이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
“미안, 미안. 너무 기분이 좋아서. 나도 그렇게 많이 나올 줄은 몰랐지.”
“아직도 좀 얼얼할 정도라고요. 설마 그런 곳으로……. 으으.”
모리건이 진저리가 난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줌업 화면으로 본 모습은 굉장했다. 하드코어한 야동 마지막에 잔뜩 받아낸 것을 콸콸 내보내는 것 같은 장면이었다. 푸슛푸슛 엄청나게도 나왔다. 상태창에 스크린샷 말고도 동영상으로 보존하는 기능이 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미리 관장을 끝내놨기에 내 정액 이외의 물건은 나오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훔쳐본 건 아니죠?”
“아니야. 나는 계속 여기에 있었는걸?”
미심쩍어하는 모리건에게 시치미를 뗐다. 모리건은 나를 지긋이 바라보다 에휴, 하고 한숨을 쉰 뒤 돌아오는 길에 가져온 자신의 옷을 주섬주섬 입기 시작했다.
“으, 허전해…….”
브래지어와 팬티 없이 제복만 걸친 모리건이 난처한 표정을 하며 엉덩이를 만지작거렸다.
안 그래도 엉덩이가 큰 탓에 정해진 길이의 제복 치마가 항상 아슬아슬한 위치까지 팔랑이는 모리건에게 지금 상황은 몹시 곤란하리라.
내 입장이라면, 안 그래도 갈색 피부인데 노팬티, 노브라라고 생각하니 걸레 같아서 꼴린다.
“이런 꼴로 어떻게 돌아가요? 계단이라도 올랐다간 대참사잖아요.”
“손으로 잘 누르면 되는 거 아니야? 아, 엉덩이가 너무 커서 천이 모자라려나.”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된 줄은 알고 계시죠?”
모리건이 나를 지긋이 째려봤다. 저 가느다랗게 뜬 눈이 꽤 귀엽다. 텟샤와 같이 화내거나 토라진 표정이 꽤 귀여운 캐릭터다. 무심코 장난을 치게 되고 만다.
“그건 그렇고 모리건, 잠깐 가만히 서 있어봐.”
“네?”
나는 상태창을 소환하고 모리건의 능력치를 확인했다.
모리건 Lv. 3
합류가 늦은 유닛답게 모리건의 초기 레벨은 약간 높다.
그렇다고 해도 3이면 합류할 즈음에는 약간 낮은 레벨이지만. 뭐 원체 기본 성능이 강하니 낮은 편이 오히려 경험치 요구량이 적어서 이득이긴 하다.
그 아래에는 새로운 칭호가 떠올라있었다.
새로운 칭호를 획득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보통 3개였지만 특이하게도 모리건의 신규 칭호는 둘이었다. 물론 둘 다 처음 보는 칭호다.
– 장착하고 있을 시 스킬 을 획득합니다. 섹스하는 것으로 경험치와 마족 계열 스킬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 후방 공격을 당할 때의 손해를 보정합니다.
‘이건…… 둘인 만큼 강력하네.’
둘 다 상당히 강력한 칭호였다.
특히 는 모리건이라는 유닛에 있어 완전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 보였다. 마족 계열 스킬이라는 건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다. 더미 데이터로 존재한다는 소문은 어디선가 들은 것 같기도 하지만.
는 이름과는 달리 애널 개발과는 별 관련이 없는 스킬이었다. 하지만 그 효과는 모리건에게 아주 적절했다.
상대 유닛 뒤로 넘어가는 는 그 특성상 근처에 있던 다른 적 유닛에게 후방을 내어주는 경우가 많았다. 후방 공격의 데미지와 크리티컬 보정은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꽤 골치가 아픈 부분이지만, 의 효과라면 그냥 무시해버릴 수 있다.
‘실속이 있네. 마음에 들어.’
나는 만족하며 보유 스킬로 시선을 돌렸다.
보유 스킬
마족 유닛 특유의 들쑥날쑥한 이빨 빠진 보유 스킬이었다. 용린은 마족의 격투 스킬이라고 하면 좋을까. 랭크는 낮지만 검술과 도끼술이 있어서 마족의 스타일을 버리고 클래스 전환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지만…….
‘의 효과가 제대로 나온 게 맞나?’
엄청나게 했는데도 어째 상승한 것은 광폭화 뿐이었다.
그마저 UP!은 붙어 있으면서도 등급 표시나 이름이 변한 것도 아니어서 뭐가 변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없던 묘한 상황이었다.
‘무슨 버그 같은 건가?’
나는 잠시 상태창을 이리저리 조작했다. 그리고 곧 평소의 모리건과 모리건은 개별 캐릭터로 취급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시스템의 한계인 것인지, 탭을 눌러 모리건으로 전환하거나 하는 것은 되지 않았다. 를 터치해도 기본 설명만이 나왔다.
‘어쩌면 실제로 게임에서 구현되지 않은 부분이라 그런 걸지도 모르겠는데.’
평소의 모리건과 섹스한 게 아니라 모리건과 섹스했으니 의 효과는 모리건에게만 적용, 그 결과 지금의 모리건은 스킬 상승이 없다…… 일까. 스스로도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이건 다소 골치가 아프군.’
모리건도 분명 강력하긴 하다. 하지만 그 상태로는 무기 없이 어디까지나 자신의 몸에만 의존하게 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운용하기엔 애로사항이 존재했다.
무기를 들지 못한다는 것은 곧 클래스 스킬이 봉인된다는 것과 같다.
초반에야 모리건의 고정 데미지와 스킬 계수는 OP라고 해도 될 정도로 강력하지만, 중반의 상위 클래스 스킬이 열리는 시점에선 서서히 밀리기 시작하고 후반에 되어서는 비행 효과를 받기 위해 이동에만 쓰고 풀어버리게 된다.
‘그래도 같은 게 나왔던 걸 생각하면 모리건도 을 잘 이용하면 더 강해질 수 있는 걸까? 마족 스킬을 습득할 수 있다는 도 의 지원 스킬 같고.’
12세 이용가 게임인 원작에서는 섹스는커녕 서큐버스의 피가 흐른다는 설정도 본편에선 등장하지 않고 설정집에서나 한두 줄 적혀있었다.
어쩌면 모리건이 후반이 되면 애매해지는 건 게임에서 섹스를 할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의혹이 들었다.
“저, 언제까지 보고 계실 건가요? 10분은 지난 것 같은데요.”
내가 말없이 바라보고만 있자 모리건이 의미를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나는 별 것 아니라고 손을 저은 뒤 인벤토리에서 적당한 망토를 꺼내 모리건에게 주었다.
“치마 안이 보이는 게 걱정이면 이거라도 걸치고 가.”
“……일단 감사하다고 할게요. 이렇게 된 원인은 교수님이지만요.”
모리건은 내가 준 망토를 두르며 말했다. 나는 어깨를 으쓱하고 앞서 걸음을 옮겼고, 모리건은 별다른 말 없이 내 뒤를 따라왔다.
“그러면 이만 실례할게요.”
모리건은 원래 창고였던 곳을 개조해서 만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말로는 마족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별실이지만 사실은 같은 기숙사를 쓰는 걸 두려워한 귀족 부모들의 항의로 인해 급조된 장소였다.
“푹 쉬고 내일 보자.”
“오늘은 완전히 쓰러지듯이 잘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의미로요.”
모리건이 난처한 듯 웃었다. 원작에서 가끔 나오는 어색하지만 부드러운 미소였다.
“후우.”
나는 모리건이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뒤 짧게 한숨을 쉬었다.
이로써 첫 목표였던 5인의 스카우트는 어떻게든 끝을 맺었다. 이번 주에 제출할 명단과 출격에 있어 필요한 최소인원은 확보했다.
‘학생이야 진행하다 보면 싫어도 점점 늘어나겠지만.’
내가 따로 손을 쓰지 않아도 스스로 내 학생이 되고 싶다고 찾아오거나 기존 친한 유닛이 따라오거나 하는 일도 있다.
그걸 생각하면 5명으로 유지하고 싶어도 결국 동료는 늘어나게 될 거라 봐도 무방하다.
‘웬만하면 애들에게는 을 집중해선 쓰지 않는 게 좋겠지.’
몇몇 예쁜 애들이라면 하룻밤 정도는 놀아줘도 좋겠지만, 기본적으론 지금의 5명에게 집중하고 싶다.
좆을 너무 화려하게 놀리면 귀찮은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잘 해결되긴 했지만 텟샤에게 생겼던 도 그 전조 중 하나다.
‘이래놓고도 막상 기회가 오면 넙죽 주워 먹을 것 같지만.’
매력적인 여성 유닛이 많은 엠블럼 레전즈이니 솔직히 확답할 수는 없다. 게임에서는 별로 신경 안 썼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개꼴리는 애들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러고 보면 오늘 밤에는 유에가 찾아올 예정이었나.’
뒤늦게 유에의 일이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너무 개운하게 잔뜩 싸버린 탓에 약간 현자타임이었다.
세우고 하자면 억지로야 할 수도 있겠지만, 섹스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진 않았다. 정신적으로 너무 만족해서 그다지 의욕이 안 든다.
‘애초에 그 유에를 상대로 바로 따먹으려는 것부터가 말이 안 되긴 해.’
강한 척하지만 사실 심약한 구석이 많은 유에다. 너무 무리해서 들이대며 강간했다간 어딘가 망가질지도 모른다. 당장 자위를 들켰다고 자결할 정도면 할 말 다 했다.
‘급할 일은 하나 없지. 이미 내 학생이 되어줬으니.’
유에는 느긋하게 조금씩 몸도 마음도 함락해가는 것이 피차 좋을 것이다. 그런 결론을 내리며 나는 교사용 기숙사로 향했다. 이제 벌써 제법 늦은 시간이었다.
“레온 교수님. 고생 많으셨어요.”
교사용 기숙사로 돌아가자 복도에 서 있던 라라아가 나를 맞아주었다. 찻잔을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복도에서 차를 마시며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것 같았다.
“꽤 늦게 오셨네요.”
“일이 좀 많았네요. 받아야 할 학생들을 둘러보느라.”
라라아의 말투는 딱히 질책하거나 그런 것이 아닌 평범한 말투였다. 루시아와 나를 약혼 관계라고 멋대로 납득하고는 나를 적대하던 태도는 이제 남아있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어제는 안 들어오신 것 같은데,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음.”
이제 편해졌다고 생각한 순간 매서운 질문이 날아왔다. 나긋나긋한 인상이면서 사람을 방심하게 두지를 않는다.
나는 잠시 고민을 하고,
“루시아의 부모님이 찾아오셨거든요.”
루시아의 부모님을 팔았다.
두 분에겐 미안할 따름이다. 게임에서 등장하질 않았기에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그거 대단하네요! 루시아 양이랑 같이 만나고 오신 건가요?”
“네. 식사를 조금.”
“그리고 장래라든지 이야기한 거군요!”
“뭐, 그런 느낌이네요.”
“꼭 소설 같네요. 약혼을 맺은 사제 간의 연애……. 진도가 좀 빠르긴 하지만요. 흠.”
흥분해서 나와 대화를 주고받던 라라아가 민망한 듯 헛기침을 하며 덧붙였다.
미안하지만 실제로는 야설이다. 그것도 하루아침에 따먹는 막 나가는 전개의.
“아. 그러면 외박은……. 음.”
라라아가 말하다가 뭘 했을지 깨달은 듯 입을 다물고 시선을 피했다. 나는 멋쩍게 웃으며 그 틈에 라라아의 몸을 새삼스레 훑어보았다.
볼 때마다 생각하는 것이지만 학생이 아닌 동년배 캐릭터라는 설정답게 학생 유닛들보다 확실히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몸매다. 검을 들지 않는 필기 교수이기에 단련되어있는 몸은 아니지만 그 부분이 오히려 현대에 있을법한 현실감이 든다. 현대에 살고 있을 시절, 대학교에 다닐 때 좋아했던 여자 조교가 생각난다. 과대가 따먹었다는 소문이 퍼지고 크나큰 마음의 상처로 남았지만.
‘……라라아도 언젠가 따먹고 싶긴 한데 말이야.’
오늘은 성욕이 더 생기지 않는다고 했지만 감상은 별개다. 배고프지 않아도 음식 유튜브를 구경하는 거랑 비슷한 일이다.
‘나랑 루시아를 약혼 관계라고 멋대로 착각하고 있는 게 애매하단 말이지.’
다만 그 부분이 조금 귀찮다. 반대로 생각하자면 ‘레온 교수님에게는 루시아가 있는데……!’ 같은 상황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흠, 흠흠. 그건 그렇고, 괜찮은 학생은 있었나요? 신경 쓰이는 학생이나 궁금한 게 있다면 얼마든지 물어보셔도 괜찮아요.”
내가 그런 생각을 하던 중, 라라아가 본편의 튜토리얼을 겸하는 말을 꺼냈다.
“괜찮아요. 이미 다 점찍어둔 애들이 있거든요.”
나는 기억을 더듬어 스킵하는 대답을 골라 답했다.
라라아는 그런가요, 하고 조금 섭섭한 반응을 보였다.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대화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지금은 피곤한 탓에 우선 들어가서 쉬고 싶었다.
‘유에가 찾아오는 것도 대비해야 하고.’
아무래도 오늘은 밤까지 정신없이 바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