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i put it in, I'll be SSS class RAW novel - Chapter 361
〈 361화 〉 싸운 뒤에는 목욕
“네?”
“제대로 단련시켜줄 테니까. 각오해두고.”
“……네.”
유에는 갑작스러운 나의 밤의 초대에 놀라면서도 거부의 말은 하지 않았다. 도리어 내가 무슨 일을 하려는 것인지 바로 이해한 듯, 살짝 뺨을 붉혔다.
하지만 아마 유에는 내가 뭘 하려는지 아직 정확히 모를 것이다.
“그리고 페트리시아.”
나는 앞으로 나섰으면서도 딱히 하는 일 없이 기다리기만 했던, 그걸 자각하고 있기에 조금 멋쩍어하고 있는 페트리시아를 불렀다.
“네, 네!”
“오늘 밤, 조금 도와줬으면 해.”
페트리시아는 긴장하며 내 부름에 바로 대답했고, 나는 페트리시아에게 오늘 밤에 할 일에 대한 도움을 요청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주, 주인님?”
페트리시아는 내 부탁에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고, 싫지는 않지만 조금 심란해하고 있던 유에가 당황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물론 다른 제자들도 뭐라고, 또 여자를 늘릴 셈이냐, 하는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물론 나는 시선을 개의치 않고 뻔뻔하게 서 있었다. 뭐, 왜. 불만 있냐. 내가 이러는 거 한두 번 봤냐.
“……?”
다만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페트리시아는 뒤늦게 모두의 묘한 시선을 알아차리고 주변을 한참 두리번거렸다.
“……괜찮습니다. 힘든 훈련이라면 이단심문관이 되기 위해서도 많이 받았으니까요!”
그러고는 혹시 굉장히 힘든 훈련이라 그러는 게 아닐까 판단하고는 극복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 훈련, 전혀 도움이 안 될 겁니다.”
브리깃이 한숨을 쉬듯 말했다. 페트리시아가 네? 하고 당황하며 물었지만 브리깃은 딱히 그 이상 입을 열어주지 않았다.
“그러면 들어가자. 언제까지 여기 앞에 있을 수도 없으니까.”
나는 모두에게 손짓하며 앞장서서 무너진 예리코 성벽의 안으로 향했다.
이젠 사라진 피안개가 있던 곳 안쪽에는 약간의 교회 잔당이 있었지만, 네뷸라의 피안개로 빨갛게 젖은 우리를 보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쳤다. 딱히 찾아서 토벌할 가치도 느껴지지 않아 무시했다.
‘원래 이렇게 금방 함락되는 성은 절대 아닌데 말이야…….’
네뷸라는 확실히 강적이긴 했지만, 기존 미션이 30턴 가까이 드는 장기전인 것을 생각하면 무척 신속한 함락이었다. 뒤쪽의 학생과 병사들은 뭐가 어떻게 된지도 모르는 눈치였다.
예리코의 백성들은 네뷸라의 피투성이인 우리를 보고 처음에는 경계했지만, 신부 둘과 교단 유닛들의 해하지 않는다는 말에 금세 경계를 풀었다. 오히려 교회를 안내해주거나 하는 둥 호의적인 태도로 나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쪽 교회도 백성들에게 그리 신뢰를 얻지는 못했던 것 같네.”
“당장 우리가 무너뜨린 성벽의 건설이나 보수를 위해 강제노동한 사람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거대한 예리코 성벽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인력을 갈아 넣었을까. 지금은 다 무너져버리고 말아서 확인할 길은 없지만 역시 게임 원작에서 봤던 것보다 더 거대했던 것 같다.
“여기가 교회인가…….”
그리고 따로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았던 예리코의 교회는 말도 안 되게 거대했다.
왕궁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크고 견고한 건물이었다. 텟샤가 뭐야, 이거. 하고 약간 당황이 섞인 감탄을 흘릴 지경이었다.
“왜, 놀랐어?”
“……이런 비효율적으로 거대한 건물을 굳이 지을 필요가 있어? 그저 종교시설인데?”
“이렇게 커다란 건물을 가진 교단이 멸망할 리 없다, 같은 걸 과시하는 의미도 있겠지.”
은행 건물이 쓸데없이 호화로운 거랑 비슷한 개념일 것이다. 아니면 그냥 사치를 부리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잘도 이런 건물을 짓는데 필요한 돌을 구해왔구나 싶다. 마법을 동원해서 지으면 사람만 쥐어짜면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면 안쪽은 어떤지 볼까.”
나는 문을 열고 교회의 중앙 홀로 나아갔다. 내 제자들이 바로 그 뒤를 따랐다.
마치 예식장을 방불케 하는 중앙 홀에서는 성직자 몇몇이 모여서 긴장한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사용인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평범한 인상의 사제, 그리고 제법 예쁜 수녀도 있었다.
“실례합니다. 우선 좀 씻고 싶은데요.”
나는 어떤 인사를 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한 끝에 잔뜩 긴장한 성직자들에게 말했다. 서로 눈치를 보던 중 제법 예쁜 은발의 수녀가 앞으로 나왔다.
“안내하겠습니다. 저를 따라와 주십시오.”
자세히 보니 그 은발의 수녀는 종교개혁 루트를 진행하면 차후 합류하는 지원 유닛, 로제였다. 마침 마법저항에 대한 버프를 줄 수 있는 드문 캐릭터였다.
“그런데 여러분은 왜 여기에 남아계셨던 건가요?”
나는 뒤따르기 전에 물었다. 안내하겠다며 앞으로 가던 로제가 다시 나를 뒤돌아봤다.
“……신부의 표현을 빌리자면, 싸우고 싶지 않았던 겁쟁이들, 이라고 하면 좋을까요.”
로제는 사뭇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신부의 방식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숨어있었지요.”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을 말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곳의 수염 신부는 금방 죽어버린 탓에 자신의 작전을 까발리거나 할 기회도 없었으니까.
“나중에 네뷸라를 어떻게 무찔렀는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네. 얼마든지. 일단 피를 닦고 싶으니 욕탕의 안내를 부탁드릴게요.”
나는 로제의 말에 웃으며 대답했다. 로제는 고개를 끄덕인 뒤, 나와 제자들을 욕탕으로 안내했다.
로제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탈의실의 크기만으로 욕탕이 얼마나 클지 가늠이 안 되는 커다란 탈의실.
“……자, 잠깐. 잠깐만요?!”
로제가 돌아가고 제자들이 옷을 벗기 시작하자 어쩌다보니 같이 따라서 온 페트리시아가 놀라서 새된 목소리로 소리쳤다.
“왜 그래?”
“왜 그러냐니, 어째서 레온 교수님이 끼어있는 건가요?!”
페트리시아가 나의 존재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함께 탈의실에 들어온 나를 바라보며 이의를 제기했다.
“씻으려고 끼어있지.”
“아니, 남성분이시죠? 남성분이시잖아요! 왜 여자들 사이에서……. 앗, 벗지 마세요!! 뭘 벗으려고 하시는 건가요!!”
“여자라고 해도, 전부 내 제자잖아? 신경 쓰지 마.”
“신경 쓰지 않는 거로 되는 일인가요, 이게?!”
페트리시아가 소리치며 나의 탈의를 제지했다. 하지만 이미 신속한 탈의의 루시아는 전라가 되어있었고 다른 제자들도 스륵스륵 피로 더럽혀진 옷을 흘러내리고 있었다.
“다, 다들 벗지 마세요!! 브리깃! 뭐라고 좀 해봐요!!”
페트리시아가 내 눈을 손으로 가리며 소리쳤다.
“……예전 생각이 나는군요. 제가 막 포로로 잡혀 왔을 때.”
뭐라고 좀 해보라는 말에 브리깃이 과거 포로로 잡히고 온천에 갔을 때를 떠올렸다.
“그때는 정말로 심한 일을 당했지만, 페트리시아 씨는 그럴 일은 없어서 다행입니다.”
그리고 잘 되었다는, 동시에 약간 씁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때는 이래저래 심한 짓을 해버렸던가. 포로라고 하면 괜히 심한 짓을 하고 싶어지는 탓에 어쩔 수 없다. 괴롭히기 좋은 얼굴과 반응을 해준 게 나쁘다.
“네, 네……?”
페트리시아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일종의 의식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할 겁니다.”
“의, 의식……?”
유에가 진정하라듯이 건낸 말에 페트리시아는 잠시 침묵했다. 유일한 동방연맹 출신인 유에가 그렇게 말하니 묘한 설득력이 있게 느껴진 것 같다.
“으음……. 제국의 것인지, 동방의 것인지 모르겠지만, 다들 태연한 것으로 보아서는 일반적인 상황인데 제가 괜히 흥분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죄송합니다.”
페트리시아는 내 눈을 가리던 손을 떼고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모두에게 사과했다.
사실 이상한 건 페트리시아가 아니라 자기들이란 것을 알고 있는지라 다들 뭐라 말하면 좋을지 어색해하는 분위기가 맴돌았다.
“그러면, 저도…….”
“무리해서 같이 씻을 필요는 없어. 딱히 제자가 되기로 한 것도 아니잖아?”
“네? 그런……가요.”
텟샤가 무언가 결심하고 옷을 벗으려는 듯한 페트리시아에게 말했다. 페트리시아는 행동을 멈추고 텟샤를 바라보았다.
주변의 루시아도 그래요,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하고 텟샤의 의견에 지지를 표명했다. 일종의 의식이라고 말했던 유에도 막상 반대한다는 선택지가 주어지자 움찔하고는 뭐라 얹고 싶은 눈치가 되었다.
막상 페트리시아가 끼어든다고 생각하니 다들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분위기였다.
내가 여자를 늘리는 것에 그다지 반대하지 않았던 제자들이지만, 아무래도 10명이 넘어가면 슬슬 경계하게 되는 것도 어쩔 수 없구나 싶다. 공평하게 돌아가도 한 달에 3번만 만날 수 있다고 하면 싫은 것도 이해는 간다.
‘엔딩 이후는 노력해서 아침과 밤 나눠서 하루에 둘씩 보도록 하는 편이 좋을까?’
진지하게 고려해보기로 했다. 하루에 둘 상대하는 것쯤이야 자주 했으니까.
“제자…….”
페트리시아는 수녀복 자락을 반쯤 들어올린 채로 나와 텟샤를, 그리고 같이 뭔가 할 예정인 유에를 살폈다. 그리고 눈을 감고 고민했다.
“……앞으로 제가 어디에서 어떤 삶을 살게 될지 저는 아직 모릅니다. 이렇게 사관학교의 교수님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도 길지 않겠지요.”
페트리시아가 결단을 내린 듯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며 말하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이라고 해도 배움을 얻을 기회가 있다면, 저는 배우고 싶습니다!”
그리고는 더 나은 자신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확연히 느껴지는 태도로 가슴에 손을 대며 선언했다.
인간으로서 참으로 바람직하고 좋은, 실제 게임에서도 나왔던 합류 이벤트였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마의 구렁텅이에 자진해서 떨어지는 대답이었다.
“……나는 말렸어.”
텟샤가 한숨을 푹 쉬었다. 그게 자진해서 마의 구렁텅이에 떨어지는 페트리시아에게 하는 말인지, 아니면 뻔뻔한 나에게 하는 말인지는 모르겠다.
아마 둘 다가 아닐까 싶다.
다함께 옷을 벗은 뒤, 우리는 예리코 교회의 거대한 욕탕으로 함께 들어갔다.
“말도 안 되게 크네……. 약간 어이가 없을 지경이야.”
텟샤는 어마무시하게 넓은 욕탕을 보며 질렸다는 표정을 지었다. 기사학교의 공용목욕탕보다도 2배는 커다란, 대체 왜 이렇게 큰지 이해가 안 될 정도로 호화롭고 커다란 목욕탕이었다. 평일에 손님이라도 받는 게 아니라면 유지가 될 것 같지도 않은 인상이다.
“…….”
그리고 기세 좋게 옷을 벗었던 페트리시아는 막상 다함께 전라가 되어 욕탕으로 들어가자 아직 탕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새빨개져서 어쩔 줄 몰라 했다.
그야 당연하다. ‘엠블럼 레전즈’에서 인기순위를 매기면 전부 TOP 20에는 들어가는, 세력도 종족도 다양한 여자들이 한 올도 가리지 않고 전라로 있는 모습을 보면 아무리 같은 여자라고 해도 주눅이 들 것이다.
“다, 다들 아름다우시네요. 저는, 그…….”
당황하며 눈 둘 곳을 모르던 페트리시아는 그나마 같이 알몸으로 있어도 마음이 덜 불편할 브리깃과 아비, 울프힐데를 찾았다.
“?!”
그리고 아비와 브리깃의 밀고 난 뒤 아주 조금, 옅게 자란 음모를 보고 깜짝 놀라 굳어졌다. 물론 페트리시아의 음모는 한 번도 깎은 적 없는 듯 덥수룩했다.
‘머리카락이랑 똑같은 빨간색이네.’
머리카락과 똑같은 붉은 음모가 덥수룩한 모습은 제법 신선하다.
“앗, 으……!”
아비와 브리깃이 면도한 것을 보고 경악하던 페트리시아는 내 시선을 알아차리고 황급히 몸을 뒤로 돌렸다. 풀어헤친 긴 붉은 머리카락이 보기 좋게 찰랑거리고 작고 예쁜 엉덩이가 드러났다. 새하얗고 쫀득해 보이는 좋은 엉덩이다.
“너, 너무 쳐다보지 마세요. 각오는 했지만 그렇게 노골적으로 보시면 곤란해요…….”
페트리시아가 손을 뒤로 하고 엉덩이를 가리며 말했다. 나는 더 확실히 보고 싶었지만, 뒤쪽에서 텟샤가 정강이를 퍽퍽 걷어차서 그만두었다.
“아파, 아프다. 그만, 그만.”
아무리 나라고 해도 텟샤에게 걷어차이면 아프니 참아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