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you wait, you will level up RAW novel - Chapter 114
제113화
레비아탄 길드원들에 의해 불독상어의 측근들이 모두 제거되었다.
내분에서 이긴 플레이어들이 코딱충에게 물었다.
“딱충이 형. 이제 불독상어를 확 밀어재끼죠.”
“그러자.”
대체 선우가 무슨 귓속말로 이들을 홀린 걸까?
코딱충은 다시 오싹한 느낌을 받았다.
“일단 불독상어를 제거해라.”
코딱충과 레비아탄 길드원들이 불독상어를 향해 돌격했다.
한편 불독상어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위기도 알지 못하고 아누비스 길드원 제거에 열심이었다.
“한 놈도 살려두지 마라. 아누비스 길드의 흔적을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
아누비스 길드원들은 확실히 열세였다.
현재까지 생존한 플레이어들의 숫자가 너무 적었다.
무엇보다 마법사들이 모두 사망했고 남은 딜러와 탱커들뿐이었다.
힐러 역할을 해줄 플레이어가 사라졌으니 전세를 뒤집기는 역부족.
“젠장… 이렇게 끝나는 건가?”
아누비스 길드원들이 이를 악무는 순간.
“끄악!”
“뭐, 뭐냐?”
“니네 왜 이래?”
레비아탄 길드원들 뒤쪽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다 밀어버려!”
코딱충과 다른 레비아탄 플레이어들이었다.
불독상어가 휘둥그레진 눈으로 말을 더듬었다.
“코, 코딱… 저 배신자 새끼가… 또!”
갑작스런 레비아탄의 기습.
궁지에 몰려 있던 아누비스 길드원들이 서로 눈을 쳐다봤다.
“야, 이거 뭐 어떻게 되가는 거냐?”
“왜 쟤들은 또 난리야?”
레비아탄 길드원들끼리 또 다른 내분에 휩싸였다.
멀리서 이를 지켜보던 선우가 깔깔거렸다.
“아유, 재미있네. 역시 싸움 구경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다니까.”
콜로세움에서 벌어지는 모든 전투는 선우의 손바닥 안에 있었다.
열혈독사도 불독상어도 예외는 아니었다.
불나방은 선우를 힐끔거리며 침을 꿀꺽 삼켰다.
‘휴우… 내가 코딱충을 안 따라가기를 잘한 거였나? 만약 코딱충처럼 아누비스 길드로 합류했다면… 지금쯤 나도….’
생각만 해도 몸서리 처졌다.
코딱충은 선우를 버리고 다시 레비아탄으로 들어가 자신의 야망을 쫓다가 개죽음 당할 뻔했다.
아누비스 길드는 이미 열혈독사가 죽고 사실상 공중분해 상태.
남은 건 불독상어와 그 잔당들이었다.
선우는 이마저도 깔끔하게 마무리 지을 궁리를 하고 있었다.
“이제… 딱충이의 역할이 좀 커졌군.”
코딱충에게 뭐라고 귓속말을 보내는 선우였다.
한편 그 시간 불독상어가 다급하게 외쳤다.
“야! 이 머저리 새끼들. 무슨 짓이냐! 지금 너희들끼리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코딱충 저 배신자를 빨리 제거하라니까!”
“길드장. 미안하게 됐수다. 우리들도 생각해보니까 그동안 길드장한테 피만 빨렸지 뭐 하나 시원하게 받은 것도 없더만.”
“열혈독사나 당신이나 도찐개찐 아니요? 그냥 이왕 이렇게 된 거 아르콘 대륙도 세대교체 좀 해보자고요.”
“뭐, 뭐? 이, 저 미친놈들이 진짜… 누구야!! 누가 주동자냐!! 어떤 새끼가 이런 짓을 벌인 거냐!”
“거, 나도 처음엔 김선우가 우리 길드 갈라먹으려는 놈인 줄 알았거든. 근데 듣고 보니까 제일 나쁜 건 길드장 당신이었어.”
“김선우? 이런 X발!!! 야!! 니들 닭대가리야!? 들을 놈이 없어서 감히 김선우 그 쓰레기 같은 양아치 말을 들어? 이런 배신자 새끼들이!! 너 이 새끼들 정신 안 차릴래? 김선우는 너희를 속이는 거다!”
“아, 시끄럽고. 김선우가 우릴 속이건 말건 그건 그 다음 알아서 할 테니까 이거 하난 짚고 넘어가자고요. 그동안 길드로 들어왔던 돈 당신 혼자서 삥땅친 게 얼마야?”
“엄청 많다며?”
불독상어는 당황한 나머지 말을 잇지 못했다.
코딱충에게 선우의 귓속말이 들려왔다.
-딱충아. 불독상어를 확실하게 눌러버려야 한다. 옛정이고 뭐고 필요 없어. 네가 살아남는 게 먼저지. 안 그러냐? 그동안 쌓여왔던 감정 다 폭발시켜버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다.
지금 분위기는 코딱충이 무언가 콜로세움의 주목을 받을 것 같은 느낌을 줬다.
‘그렇지. 내가 지금은 주인공이야.’
선우의 귓속말을 들은 코딱충이 불독상어에게 물었다.
“상어야. 이제 여기까지다.”
“뭐? 상어야? 저 새끼 말하는 거 보소. 상어야?”
불독상어가 열 받은 표정을 관리하지 못했다.
아누비스 길드원들 끼리도 킥킥거리는 웃음이 터졌다.
“아우, 씨… 왜 이렇게 웃기냐? 상어야래 큭큭.”
“야, 지금 쟤들 방심한 틈을 노려야 하는 거 아니냐?”
“가만있어 봐. 어차피 쟤들끼리 내분이 난 거 확실한데 구경 좀 하자고.”
“맞아. 코딱충 쟤 지금 눈빛 봤냐? 저거는 그냥 충동적인 눈빛이 아니야. 확실하게 불독상어를 떠 먹겠다는 욕망의 눈빛이라고.”
“코딱충이 어쩌면 우리의 기회가 될 수도 있어. 저놈들끼리 전투가 시작되면 힘 빠지는 놈을 노리자.”
아누비스 길드원들의 꿍꿍이도 모른 채 불독상어는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이런 개망나니를 내가 그동안 오른팔이라고 어르고 달래고 키우고 먹이고… 이런 X발!!!”
“야, 상어. 말을 할 거면 좀 똑바로 해라. 네가 언제 날 어르고 달래고 키웠어? 오히려 거꾸로 아니야? 길드장인 널 키우고 먹이고 돈 벌게 한 건 나와 길드원들이었다. 그런데 넌 혼자 다 해먹으려고 하지 우리한테 뭘 얼마나 해줬냐?”
코딱충의 말이 끝날 즈음 선우의 귓속말이 들려왔다.
-딱충아. 불독상어 뒤에 있는 레비아탄 애들 닉네임 좀 알려주라.
선우의 귓속말이 의미하는 것을 이제 코딱충도 알고 있었다.
피식 웃음을 흘리면서 코딱충이 선우에게 닉네임을 알려줬다.
불독상어는 코딱충이 자신을 비웃는 걸로 착각했다.
“어쭈? 저 배신자 새끼가 감히 날 비웃어? 길드 마스터인 나를? 코딱지만도 못한 놈이 비웃는다고?”
“왜? 꼽냐?”
“하하하! 딱충아. 네가 길드장 자리에 욕심이 나서 정신상태가 맛이 갔구나.”
불독상어가 칼을 뽑아들었다.
“내가 길드 마스터 자리를 그냥 거저 얻어먹은 줄 아냐?”
큐슈웅-
불독상어가 들고 있던 검에 빛이 일렁거렸다.
코딱충이 격투 자세를 잡고 마주 섰다.
“그러면 이 자리에서 한판 가려보는 게 어떠냐?”
불독상어 뒤에 있던 플레이어들의 눈치를 살피던 코딱충.
‘흥, 김선우 자식이 그새 작업을 하고 있군.’
지금까지 묵묵히 불독상어의 뒤를 지키고 있던 레비아탄 플레이어들이 서로 눈치를 보고 있었다.
이들의 눈빛이 조금 전과 달리 흔들린다.
이거야말로 선우의 속삭임이 빚어내는 매직!
코딱충은 불독상어를 상대로 계속 도발했다.
“꼽냐? 꼬와? 들어와봐.”
“이 새끼 죽여버린다!”
파앗!
불독상어가 검을 휘둘렀다.
날카로운 검기가 파공음을 내면서 코딱충을 향해 나아갔다.
전광석화처럼 움직인 코딱충.
동시에 사방으로 흩어지는 레비아탄 플레이어들.
콰콰쾅!!
폭발음이 일어나며 자욱한 먼지가 확 하고 번졌다.
그 사이 선우는 불나방에게 물었다.
“야, 저기 살아남은 아누비스 애들 누군지 알겠냐?”
“알지. 쟤들도 내 밑에 있던 애들인데.”
“그러면 닉네임 불러. 귓속말 작전 마무리다.”
불나방이 아누비스 길드원들의 닉네임을 알려줬다.
“코딱충 배신자 새끼를 죽여라!! 뭐하고 있냐!! 빨리 저 새끼 잡아!!”
“옙!”
불독상어의 명을 받고 뒤에 있던 레비아탄 길드원들이 움직였다.
하지만 이들의 눈빛은 조금 전과는 달라진 상태였다.
코딱충은 정면승부로 불독상어를 당해내기 버거웠다.
아무리 지금 힘이 빠진 상태라고 해도 엄연히 레비아탄의 길드 마스터다.
“허억…허억….”
코딱충이 숨을 거칠게 들이쉬었다.
“젠장… 불독상어와 정면대결은 위험하다.”
약한 플레이어가 길드장이 될 수 없는 법.
코딱충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다른 레비아탄 길드원들의 눈치를 본 것이다.
결정적인 순간에 불독상어의 발목을 잡아준다면?
마무리 일격을 코딱충이 먹일 수 있다.
그러면 틀림없이 콜로세움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크흐흐… 이제 아르콘 대륙은 나의 시대가 된다. 그리고 그 시작을 김선우를 없애버리는 걸로 하지.’
코딱충은 여전히 선우를 노리고 있었다.
한편 선우는 다른 계획을 실행 중이었다.
“이제 콜로세움으로 들어간다.”
“뭐라고? 아직 쟤들 싸움 안 끝났는데.”
“그러니까 들어가야지. 쇼가 다 끝나고 들어가면 되냐?”
선우가 바지를 툭툭 털고 일어났다.
* * *
“허억…허억….”
코딱충과 불독상어의 대결이 계속 이어졌다.
“하하. 이 배신자 꼬라지 좀 봐라. 어이! 너희들 모두 잘 봤지? 나한테 들이댄 놈, 배신한 놈들은 다 이렇게 되는 거야. 건방진 놈이 지 주제 파악도 못하고 설쳐대더니. 하하! 내 오른팔 역할을 맡겼으면 고마운 줄 알아야지.”
불독상어가 코딱충에게 검을 겨눴다.
“딱충아. 후회 안 되냐? 마지막으로 형한테 할 말 있으면 남겨. 두고두고 비웃어줄 테니까.”
“후으… 야, 상어야. 이거나 먹어라. 이거나.”
코딱충이 손가락 욕을 날리면서 비웃었다.
불독상어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검에 마나를 끌어 모았다.
“이제 여기서 딱충이도 안녕!”
마나를 잔뜩 끌어올린 검이 불독상어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커헉!”
쑤걱! 쑤걱!
등 뒤에서 칼날이 들어왔다.
불독상어의 뒤쪽에 레비아탄 길드원들이 있었다.
이들은 코딱충 편에 붙었던 플레이어들과 서로 눈짓을 주고받고 일종의 쇼를 꾸몄다.
모두 선우의 귓속말을 들었고 시키는 대로 따랐다.
불독상어는 코딱충을 없애는 데 방해 못하도록 플레이어들끼리 서로 전투하는 줄 알고 있었다.
따지자면 완전히 마음을 놓고 있었던 것.
코딱충이 히죽거리면서 웃음을 보였다.
“푸하하하!! 꼴좋다! 상어야! 뭐하고 있냐? 마무리 지어버려. 아! 아니지. 잠깐! 스톱! 마무리는 내가 지어야 폼이 나잖아.”
마나를 잔뜩 끌어올리면서 틈을 보인 탓에 불독상어는 반격을 하지 못했다.
자신이 믿고 있던 정예 딜러들이 모두 일격을 준비해서 불독상어를 찌른 것이다.
결국 체력이 바닥나기 직전.
물약을 꺼낼 수도 없었다.
아직 살아있던 레비아탄의 마법사 플레이어들이 마법을 걸어 방해하고 있었으니까.
굼떠진 불독상어를 향해 코딱충이 마무리 일격을 집어넣으려는 순간.
“잠깐!!”
콜로세움 어딘가에서 우렁찬 외침이 들려왔다.
코딱충의 동작이 멈췄다.
불독상어와 나머지 레비아탄, 아누비스 길드원들의 동작도 멈췄다.
이들은 모두 소리가 난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선우가 서 있었다.
그의 뒤에는 라비트와 체로키가 양쪽에서 나란히 나팔을 불고 있었다.
뿌-우-! 뿌우우-!
록희와 마강쇠가 투덜거렸다.
“에이, 젠장… 쪽팔리게 왜 이 짓을 해야 되는 거야.”
“선우가 시켰잖아. 그냥 하라면 해.”
선우는 자신이 등장할 때를 대비하여 연출을 꾸몄다.
일단 콜로세움의 관중들과 아직 치고 박는 플레이어들의 관심을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냥 입장한다고 될 게 아니었다.
모두가 주목할 만큼 자극적인 쇼가 필요했다.
선우는 이걸 나팔 아이템으로 간단하게 연출해버렸다.
귀를 자극하는 시끄러운 나팔 소리에 관중들도 플레이어들도 모두 선우를 쳐다보게 됐으니까.
“야, 이제 다 나를 보니까 나팔 그만 불어라.”
-뿌웁!
“그만 불라고 인마. 못 들었냐?”
“아, 미안.”
선우가 앞장서 플레이어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가까이 오는 선우를 보며 코딱충은 당황하고 있었다.
‘뭐지? 이 자식이 왜 지금 나타나? 뜬금없이.’
선우가 불독상어와 코딱충 가까이 다가오더니 대뜸 외쳤다.
“이 전쟁을 내가 끝내러 왔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