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you wait, you will level up RAW novel - Chapter 135
제134화
왕소륜과 오초백, 코딱충, 불나방은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선우가 서 있었다.
흑룡검을 어깨에 걸치고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여~ 왕소륜? 야, 너 대체 어디 갔다가 이제야 나타난 거냐?”
왕소륜이 짜증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
“어디 갔냐니? 내가 말했잖아. 퀘스트 하러 갔다 온다고.”
“아, 그랬구나. 퀘스트 하러 갔다 와서 내 문파 박살나는 것도 모르고 있었구나. 이제 알겠다.”
왕소륜이 빈정거리자 선우는 코딱충에게 고개를 까닥거리며 물었다.
“야, 쟤 왜 저러냐?”
“흑룡당 애들이 소룡문을 기습 공격해서 문파 내의 건물들이 모두 박살났다.”
“뭐? 그러면 소룡문 망한 거야?”
“쉿, 듣는다. 목소리 좀 낮춰. 저 놈 안 그래도 심기가 언짢다고.”
코딱충이 왕소륜을 힐끔거렸다.
왕소륜은 선우가 오던지 말던지 관심 밖이었다.
오초백이 옆에서 왕소륜의 화를 삭이도록 달래고 있을 뿐.
“흑룡당 놈들이 생각보다 많이 몰려왔어. 알고 봤더니 사파 플레이어들이 암암리에 흑룡당 하고 손을 많이 잡았나 보더라고.”
“그렇군. 그러면 왕소륜은 어떻게 되는 건데?”
“복수를 해야지. 자기 문파 다 아작 났는데 계속 숨어있을 수만은 없잖아.”
“소룡문의 남은 길드원들은?”
“아직 제법 남았어. 그런데 문파의 건물들이 박살났고 아이템들을 많이 드롭해서 멘탈이 박살난 게 문제지.”
왕소륜의 문파인 소룡문 소속 플레이어들은 자신들이 자랑하는 아이템들을 내걸고 문파 전쟁에 뛰어들었었다.
흑룡당은 자신의 길드원들 외에도 또 다른 사파 세력에서 용병으로 보낸 살수들을 잔뜩 데리고 쳐들어 왔었다.
숫자도 밀렸고 모든 면에서 열세였다.
문파의 건축물들이 박살났기에 소룡문의 영역은 흑룡당의 소유로 흡수되어버렸다.
아이템들도 모두 흑룡당 길드원들이 차지했다.
멘탈이 망가진 길드원들은 대부분 연락두절.
왕소륜은 다시 복수를 하려고 해도 전력에서 밀린다는 것을 알기에 분을 삭이지 못하는 중이었다.
선우가 흑룡검을 어루만지면서 물었다.
“그런데 어쩌다가 흑룡당 애들이 기습하는 것도 몰랐던 거냐?”
“네가 우리더러 여기 숨어 있으라고 했잖아.”
“아, 그랬지.”
선우의 반응을 왕소륜이 멀리서 들었다.
“야!! 김선우. 뭐? 아, 그랬지? 이 자식이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냐?”
“진정해라. 왕소륜. 이런다고 사라진 네 문파 영토가 돌아오는 건 아니야.”
“오초백. 지금 당장 끌어 모을 수 있는 전력이 어느 정도 되냐?”
“그건 왜?”
“왜냐니! 흑룡당 애들에게 받은 만큼 갚아줘야지.”
“현실적으로 생각해 봐. 지금은 무리야. 너네 문파 애들 멘탈 박살나서 연락두절 되고 있다며. 걔들도 회복할 시간을 줘야지.”
“회복은 무슨! 지금처럼 문파 점령하고 얼마 안 돼서 길드가 어수선할 때야말로 베스트 타이밍이라고. 지금 뒤집지 못하면 영원히 못 뒤집어!”
선우가 왕소륜에게 다가왔다.
“야, 소륜이. 내 말 좀 들어봐.”
“시끄러. 넌 빠져. 여기 낄 자리가 아니니까.”
“내가 퀘스트를 하러 간 게 놀러 간 건 줄 아냐?”
“흥, 그까짓 퀘스트라고 해봤자 어디서 짜잘한 아이템 하나 주워 먹고 왔을 건데 자랑이라도 하고 싶냐?”
“아냐, 아냐. 소륜아.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니다.”
“닥쳐! 닥치라고! 지금 내 심정이 어떤지나 알기나 해? 네가 우리더러 얌전히 숨어서 대기하고 있으라고만 안 했어도 일찌감치 흑룡당 놈들 기습에 대응 했을 거다.”
왕소륜이 울컥 했는지 고래고래 소릴 질러댔다.
오초백이 옆에서 말려도 밀쳐내고 선우에게 삿대질을 퍼부어댔다.
“이건 다 너 때문이다! 너 때문에 내가 즉각 대응을 못해서 문파가 순식간에 밀려버렸다고!”
“소륜아. 일단 내가 퀘스트를 해서 뭘 얻었냐면….”
선우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왕소륜이 대답했다.
“아, 몰라! 몰라! 네가 퀘스트를 해서 무슨 보상을 처먹고 왔는지 알고 싶지도 않다고! 내가 지금 뭘 잃었는지 알지도 못하는 놈 주제에.”
“그러니까 소륜아. 내 말을 끝까지 들어보….”
“모른다고! 인마! 짜증나게 자꾸 자랑질을 하려고 들어! 지금 불난 집에 가스 틀어놓냐?”
왕소륜이 버럭 소릴 지르는 순간이었다.
퍽-!
“끄억!”
선우가 흑룡검을 어깨에 들쳐 메고 왕소륜의 정강이를 발로 후려 깠다.
“이 자식이 사람 말하는 데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고 자꾸 지 말만 하네.”
퍽! 퍽! 퍽!
“끄읍! 끄악! 끄웩!”
왕소륜의 정강이를 왼쪽, 오른쪽 골고루 선우가 발로 찼다.
퍽! 퍽!
선우의 발길질을 맞은 왕소륜이 속으로 기겁했다.
‘으억, 이 자식 뭔데 이렇게 발차기가 세? 퀘스트 하러 가기 전엔 이 정돈 아니었는데.’
흑천마공의 기운으로 차는 발길질이었다.
가볍게 차는 것 같아도 맞는 왕소륜은 정신이 아득해지고 있었다.
퍽! 퍽! 퍽!
“아악! 악!”
선우가 발로 계속 차면서 걸어갔고 왕소륜은 맞으면서 뒤로 물러났다.
폴짝거리며 뒤로 물러나던 왕소륜이 외쳤다.
“잠깐! 스톱!”
“뭔 스톱이야? 덜 맞았군.”
퍽! 퍽!
선우가 계속 정강이만 노려서 차니까 왕소륜이 두 발로 폴짝 점프를 하더니 바닥을 뒹굴었다.
“어쭈? 그런다고 내가 안 팰 거 같냐?”
이번엔 밟기였다.
빠각! 빠각!
“아악! 악!”
정강이 차기에 이어 왕소륜을 선우가 마구 밟아댔다.
“야, 선우야. 진정해. 참아.”
“놔 봐. 이 자식이 사람 말도 안 들어보고 다짜고짜 성질만 부려대는데 일단 사람 말 들을 수 있게 정신 교육 좀 시켜놔야지.”
선우는 축구공 드리블 하는 것처럼 왕소륜을 발로 차고 밟고 또 걷어찼다.
“으윽, 제발! 야, 김선우. 내가 잘못했다! 미안해! 미안하다고!”
그제야 선우의 발길질이 멈췄다.
왕소륜의 생명력이 거덜나버렸다.
“으으….”
정신 못 차리는 왕소륜에게 오초백이 인벤토리를 열고 영약을 꺼내줬다.
“먹어라. 나아질 거다.”
“흑… 흐흑….”
왕소륜은 오초백이 건넨 영약을 질겅질겅 씹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선우에게 맞은 게 서러워서일까? 아니면 문파가 박살난 게 분통해서 일까?
“야, 왕소륜. 울기는 왜 우냐? 뭘 잘했다고 울어?”
“흑흑, 내 문파도 박살나고 길드의 장문인 체면도 구겨지고 너한테 처맞고 짜증나서 운다! 됐냐?”
선우가 왕소륜에게 다가갔다.
“걱정 마라. 소륜아. 내가 퀘스트를 하러 가서 뭘 얻었는지 들어나 봐야지. 안 그러냐?”
왕소륜이 마지못해 대답했다.
“그래, 뭘 얻었는데?”
선우가 씨익 웃음을 흘렸다.
“궁금하지? 니들도 궁금하지? 내가 보여줄게. 따라와.”
일행들은 서로 쳐다보면서 선우를 따라갔다.
선우가 온 곳은 거대한 절벽이었다.
“여기서 뭘 하려는 건데?”
코딱충과 불나방이 물었다.
“잘 지켜보라고. 저 절벽이 이제 어떻게 되는지.”
선우가 흑룡검으로 절벽을 겨눴다.
그리고 흑천마공의 기운을 끌어올렸다.
“흐읍!”
쿠구구구-
그오오오-
검은 빛이 일렁거리며 선우의 전신을 휘어감았다.
쿠구구-!
갑자기 지면이 미세하게 떨려오면서 엄청난 기운이 덮쳤다.
“우앗!”
“뭐, 뭐냐?”
별 생각 없이 지켜보던 왕소륜과 오초백이 두 눈을 크게 뜨고 놀라워했다.
코딱충과 불나방도 마찬가지였다.
퀴으으응-!!
검은 빛이 선우의 전신을 휘감으며 흑룡검으로 흘러갔다.
마치 뱀이 나무를 기어오르듯이 흑룡검의 검신을 검은 빛이 휘어감는 순간이었다.
“흑사초격!”
푸-슈-웅!!!
흑룡검의 끝에서 엄청난 수준의 검기가 발사되었다.
절벽을 향해 쏜살같이 나아가는 흑천마공의 검기.
쏴-아아아!!
콰콰콰쾅!!!
맹렬한 속도로 절벽에 충돌했다.
동시에 번쩍 하고 빛이 번졌고 지켜보던 일행들이 눈을 감았다.
쿠와아앙-!!
엄청난 폭풍이 휘몰아쳤다.
선우의 흑천마공에서 나온 검기가 절벽을 박살내며 생기는 후폭풍이었다.
콰르르르-
콰콰콰!
코딱충이 가장 먼저 눈을 떴다.
그리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저, 저럴 수가..”
“미친… 말도 안 돼.”
불나방마저 기겁을 했다.
“저, 절벽이… 사라졌어?”
오초백은 다리에 힘이 풀리는 걸 느꼈다.
가장 크게 충격을 받은 건 왕소륜.
“저게… 뭐냐??”
선우가 흑룡검을 어깨에 걸치고 히죽거리며 다가왔다.
“어떠냐? 이거 세 보이지?”
모두 충격을 먹고 말을 잇지 못했다.
선우의 흑룡검에서 사출된 검기는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으니까.
“너… 대체… 뭐, 뭐를 익힌 거냐?”
“야, 선우야. 혹시 아까 퀘스트 하러 간다던 게 절세무공 관련된 거였냐?”
“딩동댕~! 내가 바로 그런 걸 배웠지.”
선우가 깔깔거리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모두가 어안이 벙벙했고 충격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뭔데? 대체 무슨 무공인데 이런 말도 안 되는 검기를 쓸 수 있는 거냐?”
흑사초격의 위력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했다.
거대한 절벽의 절반이 한여름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버린 것 같았다.
“너희들 아직 놀라긴 일러. 이건 내가 익힌 마공의 기본 스킬에 불과하다고.”
선우의 말에 오초백과 왕소륜이 기겁을 했다.
“마, 마공…? 너 설마 마공을 익혔다고 하는 거냐?”
가장 놀라워한 건 코딱충.
그의 눈에 부러움과 충격이 가득했다.
선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내가 익힌 마공은 무려 이 무림을 한 번 멸망시킬 뻔했던 거라고.”
오초백과 왕소륜이 말문을 잇지 못했다.
간신히 입을 연 왕소륜이 물었다.
“무, 무슨 마공인데? 대체 무슨 마공이 이런 사기 수준의 검기를 구사하게 하는 거냐?”
“나도 자세한 건 몰라. 퀘스트 설명 보니까 뭐 흑천마공이래나?”
선우가 흑천마공이란 말을 꺼내자 오초백, 왕소륜이 놀란 나머지 털썩 주저앉았다.
다리에 힘이 완전 풀려버린 것이었다.
“바, 방금 흑천마공이라고 했냐? 그걸 네가 어떻게?”
“야, 그 퀘스트가 흑천마공 관련 퀘스트였어?”
여전히 놀란 눈을 뜨고 있는 오초백과 왕소륜.
이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응. 흑천마공 비급서를 찾는 거였지. 나는 찾았고 퀘스트 클리어 했고 흑천마공을 익혔고.”
선우를 모두들 경이로운 눈으로 올려다봤다.
“미친… 내가 그렇게 익히고 싶었던 마공이 왜 저런 놈에게….”
코딱충이 혼자서 낮은 목소리로 선우를 부러워했다.
“그런데 흑천마공이란 게 그렇게 엄청난 거냐? 나야 뭐 세니까 좋기야 하다만….”
선우의 반응에 이들은 또 한 번 충격에 빠졌다.
“다, 당연하지!! 멍청아! 그게 얼마나 미친 무공인지 알기나 하냐?”
코딱충이 흥분하며 외쳤다.
“그건 유일무이하게 쿤타 무림을 혼자서 쓸어버릴 수 있는 절대무공이라고! 레전드 중의 레전드급, 아니지. 완전 신급 마공인데….”
“오, 진짜야? 그러면 내가 완전 꿀 중의 꿀, 핵꿀무공을 익힌 거네. 그것도 로열젤리 급으로. 맞지?”
선우의 말에 코딱충이 부러움에 미쳐 실언을 뱉었다.
“당연하지! 엄청난 로열젤리 무공이지! 그런데 그걸 네가 해먹었다는 게 말이 되냐?”
빠악-!
“아야야!”
선우가 코딱충의 정강이를 툭 걷어찼다.
“안 될 건 뭐냐?”
“아호오~”
코딱충이 정강이를 박박 문질러댔다.
“어쨌건 이제 내가 흑천마공을 익혔으니 소륜이 복수를 갚아주지.”
선우의 말에 왕소륜이 물었다.
“지, 진짜냐? 정말 네가 내 복수를 도와줄 거냐?”
“물론이지. 내가 퀘스트 하러 갔다가 네가 당한 건데 그 정돈 해줘야 흑천마신의 의리 아니겠냐?”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