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you wait, you will level up RAW novel - Chapter 198
제197화
허니 쉐이커의 등장은 예사롭지 않았다.
바지는 녹아 흐르는 캔디가 굳어진 형태였고 신발은 사탕을 녹여서 굳혀 만든 구두였다.
패션 센스는 정말 독특하다 못해 기이한 취향의 변태들이나 좋아할 법한 스타일.
심지어 코에는 노란색 마카롱을 탁구공만 한 크기로 다듬어서 코 전체에 뒤집어쓰고 있었다.
“어으… 눈꼴 시려서 못 봐주겠군. 저게 사람이냐?”
코딱충이 혀를 내밀고 눈을 찌푸렸다.
불나방은 허니 쉐이커를 안 보고 다른 부하들을 쳐다봤다.
펑크 보이가 선우에게 말했다.
“생긴 꼬라지는 저렇지만 실력은 무서운 놈이야. 로봇 안에 있다고 안심하지 말라고.”
선우가 앞으로 나섰다.
“네가 허니 쉐이커냐?”
“후후, 그렇다. 펑크 보이에게 듣자 하니 내게 도전하러 왔다고?”
“응. 꼽냐?”
“큭큭큭, 그럴 리가. 펑크리아 탑의 열쇠를 탐내는 걸 보니 뭘 주워듣긴 했나 보군. 펑크리아 대륙에 온 지 얼마 안 됐다고 들었는데 보기보다 행동이 빨라.”
“무조건 빠른 게 좋지. 자, 한판 붙자.”
“기다려.”
허니 쉐이커가 부하들에게 눈짓을 했다. 마카롱 쉐이크의 길드원들이 동시에 움직이더니 선우 일행을 포위했다.
“내게 도전하러 온 놈이라면 조건은 알고 있을 텐데… 정말 후회 안할 자신 있냐?”
“물론이지. 내가 도전자니까 너랑 결투해서 패하면 캐릭터 삭제한다. 그리고..”
선우의 말을 허니 쉐이커가 받아서 대답했다.
“나는 패하더라도 캐릭터 삭제는 안 한다. 정확하게 알고 있군.”
“오케이. 이제 한판 뜨자고.”
선우의 행동을 지켜보던 허니 쉐이커가 물었다.
“독특한 놈이라고 많이 들었는데 직접 보니 정말 독특하다 못해 희귀한 놈이로군. 내 캐삭빵 조건은 누가 봐도 불합리한 조건이다. 그런데 넌 항의 같은 건 안 하는 거냐?”
“그딴 걸 왜 하냐? 어차피 내가 이길 건데.”
선우는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대꾸했다.
왜냐면 자신이 이기는 건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러자 허니 쉐이커가 깔깔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하!! 정말 재미있는 놈이로군. 자신감 하나는 정말 인정해주마.”
허니 쉐이커가 주머니에서 두툼한 마카롱 하나를 꺼냈다.
하얀색 마카롱이었다.
그 마카롱을 입에 물었다.
자세히 보니 씹지도 않고 삼키지도 않고 꼭 복서들의 마우스피스처럼 입에 물기만 했다.
“자, 이제 시작해볼까?”
허니 쉐이커가 통통 튀는 스텝으로 선우 앞에서 깔짝거리면서 움직였다.
선우는 플레티넘 솔저의 조종석에서 가드를 올렸다.
알림 메시지가 들려왔다.
띠링!
[플레이어 ‘김선우’ 님과 마카롱 쉐이크 길드 마스터 ‘허니 쉐이커’ 님의 결투가 시작됩니다.]카운트가 끝나고 결투가 시작되자 허니 쉐이커가 바닥을 차고 돌격했다.
“이야압!!”
파파파팡-!!
초고속 원투 스트레이트가 뻗어졌다.
선우가 가드를 올리고 막았다.
하지만 플레티넘 솔저가 뒤로 밀려날 정도로 위력이 거셌다.
“우으으..”
겉보기엔 우스꽝스러운 패션 스타일이었던 허니 쉐이커.
막상 직접 맞아보니 파워가 장난 아니었다.
파파팡!!
퍼퍽!
허니 쉐이커는 원투 공격에 이어 보디 훅을 좌우로 후려쳤다.
푹신한 마카롱을 손에 끼고 있던 건 글러브였다.
그리고 글러브의 위력이 생각보다 엄청났다.
“쿠엑!”
푹신푹신한 글러브의 쿠션 속으로 허니 쉐이커의 물리 데미지가 그대로 통과되었다.
조종석에 앉은 선우의 몸이 마구 휘청거렸다.
한 방 맞을 때마다 오장육부가 뒤집히는 느낌이 들었고 속이 메스꺼웠다.
“하하하! 뭐냐? 고작 이 정도로 나한테 도전하러 온 거냐?”
허니 쉐이커가 유연하게 몸을 굽혔다가 펴면서 어퍼컷을 날렸다.
빠-캉!!
선우가 타고 있던 플레티넘 솔저가 공중에 약간 뜰 정도로 강력한 파워.
철커덩-!
플레티넘 솔저가 휘청거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다운!!! 도전자 다운!!!”
지켜보던 마카롱 쉐이크의 길드원들이 일제히 외쳤다.
“역시 보스, 대단하십니다!”
“후후후, 이봐, 김선우. 벌써 이렇게 주저앉으면 안 되지. 난 아직 땀도 안 났다고.”
선우가 일어났다.
“어으… 젠장, 저 펀치 왜 저렇게 세냐?”
허니 쉐이커가 선우에게 말했다.
“맨손으로 자신 없고 겁나면 무기를 써도 된다.”
“오, 진짜냐?”
“물론이지.”
선우의 눈이 번쩍 뜨였다.
무기 옵션 버튼을 눌렀다.
“넌 뒈졌어.”
알림 메시지가 들려왔다.
[플라즈마 머신 건을 사용합니다.]위이잉-!
절컥!
선우의 양쪽 팔뚝 위로 기관포가 등장했다.
“오? 장난감에서 총이 나왔네.”
허니 쉐이커가 낄낄거리면서 가드를 올렸다.
“발사!”
타타타타탕-!!!
플라즈마 머신 건이 불을 뿜었다.
“후읍!! 버블 가드!”
허니 쉐이커가 숨을 크게 들이쉬자 갑자기 몸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그러자 플라즈마 총탄이 허니 쉐이커의 몸에 박혔다가 선우에게 튕겨나가는 게 아닌가?
“으악!”
선우의 조종석 앞쪽 유리 화면에 플라즈마 총탄이 튀겨졌다.
타칵! 타칵!
결국 플라즈마 머신 건 사격을 중단한 선우.
허니 쉐이커가 깔깔거리며 웃어댔다.
“뭐냐? 왜 쏘다 마는 거냐? 더 쏴, 쏴 보라고!”
버블 가드는 몸을 풍선껌처럼 부풀려서 엄청난 탄력으로 방어하는 스킬이었다.
허니 쉐이커의 몸이 쪼그라들었다.
“버블 스트레이트!”
이번엔 양쪽 팔이 껌처럼 늘어나더니 플레티넘 솔저를 강타했다.
로봇의 몸체에 짝짝 달라붙었다가 떨어지니 내부로 들어오는 충격량이 엄청났다.
“크억….”
아까는 몸속이 뒤집혀 메스꺼웠는데 이번엔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퍼퍼퍽! 퍼퍽!
“슉! 슉! 얌마, 뭐하고 있냐? 가드 올려야지. 앙?”
파팡!!
허니 쉐이커가 통통 튀는 스텝으로 선우의 좌우를 오가며 잽을 던졌다.
“젠장, 총알도 안 먹히니 칼을 써야지.”
선우가 다시 무기 옵션을 눌렀다.
알림 메시지가 들려왔다.
띠링!
[플라즈마 소드를 사용합니다.] [플라즈마 실드를 사용합니다.]위이잉-!
지지징!
“오? 이번엔 새로운 무기냐? 얼마든지 들어와.”
팡! 팡! 파팡! 파파팡!
스텝을 밟으며 리듬을 타기 시작하는 허니 쉐이커.
그의 잽이 탄력 있게 늘어났다 줄어들면서 선우를 공격했다.
플라즈마 실드가 생성되자 선우의 한쪽 팔뚝 전체에 둥근 접시 형태의 플라즈마 에너지가 나타났다.
파직! 파지직!
플라즈마 실드로 허니 쉐이커의 잽을 방어했다.
“좋아, 이제 됐어!”
선우는 허니 쉐이커의 잽을 방어하면서 플라즈마 소드를 휘둘렀다.
“읏차!”
허니 쉐이커는 노련했다.
선우가 휘두른 플라즈마 소드의 검신을 마카롱 글러브로 쳐내면서 부드럽게 옆으로 몸을 놀렸다.
원을 그리듯이 스텝을 밟던 허니 쉐이커는 선우에게 회심의 일격을 날렸다.
“마카롱 스트레이트!”
슈아악-!
뻐컹-!
선우가 플라즈마 실드로 앞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실드에 닿은 마카롱 펀치에 의해 뒤로 몸이 뜨더니 수십 미터는 날아가 버렸다.
“세긴 정말 세다.”
코딱충과 불나방도 어째서 허니 쉐이커가 1대 1 PVP 결투에서 패한 적이 없는지 실감하는 중이었다.
펑크 보이는 이미 예상한 결과였는지 놀라워하지도 않았다.
선우가 다시 일어났다.
“아우우.. 젠장.”
“얌마, 고작 이 정도로 나한테 도전을 한 거냐? 여기서 패하면 넌 캐삭빵 이라고 빨리 일어나.”
허니 쉐이커가 앞으로 오더니 깐죽거렸다.
플레티넘 솔저를 일으킨 선우.
“좋아, 나도 제대로 붙어주지.”
선우가 다른 무기 옵션 버튼을 눌렀다.
알림 메시지가 들려왔다.
띠링!
[플라즈마 글러브를 사용합니다.]파지지직-!!
선우의 양손을 플라즈마 에너지가 감싸 안았다.
글러브처럼 두툼한 플라즈마가 생성되자 선우가 돌격했다.
“이야압!”
파팍! 퍼억!
허니 쉐이커가 가드를 올렸지만 고농축 플라즈마 에너지로 인해 살이 타들어가는 냄새가 났다.
“크윽.”
선우의 무식한 펀치가 이어졌다.
퍽! 퍽! 퍼퍽!
허니 쉐이커가 처음으로 뒤로 물러났다.
“후후, 제법이구나.”
뒤로 물러나던 허니 쉐이커가 옆으로 몸을 슬쩍 뺐다.
그리고 발로 선우의 정강이 쪽을 툭 하고 걷어찼다.
콰당탕!
앞으로 전진 하면서 훅을 날리던 선우가 발에 걸려 넘어졌다.
그 뒤를 허니 쉐이커가 덮쳤다.
“아예 기절시켜주지!!”
플레티넘 솔저의 등 뒤로 찰싹 달라붙은 허니 쉐이커.
양 팔과 다리가 뱀처럼 늘어나면서 플레티넘 솔저 전신을 칭칭 감았다.
그리고 껌처럼 달라붙더니 조이기에 들어갔다.
“으윽….”
선우의 시야가 흐릿해졌다가 환해졌다를 반복했다.
파-앗!
플레티넘 솔저가 위로 점프를 하더니 뒤로 떨어졌다.
콰앙!
띠-요옹!!
플레티넘 솔저가 바닥에서 다시 튕겨 올랐다.
“하하하! 그럴 줄 알았지.”
허니 쉐이커를 바닥에 짓밟기 위해 선우가 점프를 해서 등으로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그 사이 허니 쉐이커는 숨을 들이마시면서 버블 가드 스킬을 써서 방어했다.
결과적으로 버블 가드의 탄력으로 인해 푹신한 물침대에 떨어진 느낌만 들었다.
“이런 거머리 같은 자식.”
선우는 새로운 스킬로 허니 쉐이커를 떼어내야만 했다.
조르기가 더 이어지면 결국 산소 공급 차단으로 기절할 것이다.
“뭐가 있냐, 뭐가 있지….”
선우는 무기 옵션 버튼을 빠르게 눌러댔다.
그리고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그렇지. 이거다!”
딸칵-!
선우가 새로운 무기 옵션을 클릭했다.
알림 메시지가 들려왔다.
띠링!
[플라즈마 버스터를 사용합니다.]플레티넘 솔저 전신에서 황금빛이 발산되었다.
그리고 플라즈마 에너지로 뒤덮이더니 폭탄처럼 에너지가 폭발을 일으켰다.
쿠콰아앙!!!
“끼아악!”
허니 쉐이커가 충격파로 날아가버렸다.
“오, 이거 쓸 만한 스킬이군.”
“끄으으….”
“보스!”
“신경 쓰지 마라.”
허니 쉐이커가 일어났다.
그의 마카롱 글러브가 죄다 밀가루 반죽처럼 흘러내렸다.
“이 자식이… 감히 내 패션 아이템을….”
“야, 들어와 봐. 들어와! 와 보라고 인마! 카하하!”
선우가 자신감을 얻었다.
파즈즉-!
플라즈마 글러브로 가드를 올린 선우가 돌격했다.
“이야압!”
선우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퍼퍽! 퍽! 퍼억! 빠바박!
허니 쉐이커가 궁지에 몰렸다.
“이얍!”
선우가 발로 허니 쉐이커의 발등을 밟았다.
“아악!”
그 다음 놈의 뒷목을 잡고 끌어당겼다.
“이거나 먹어라.”
플레티넘 솔저가 박치기를 날렸다.
뻐컹-! 뻐컹-!
허니 쉐이커의 몸이 축 늘어지는 것을 느낀 선우.
마무리로 무릎차기 일격을 날리자 허니 쉐이커의 몸이 공중으로 치솟았다.
플라즈마 버스터 한 방으로 전세가 역전된 것이다.
“보스!!”
“끼어들지 마라. 이건 PVP다.”
허니 쉐이커가 일어나더니 몸을 툭툭 털었다.
“좋아, 나도 무기를 바꿔주지.”
다 뜯겨지고 걸레가 된 마카롱 글러브를 벗어던진 허니 쉐이커.
인벤토리를 열고 치약 같이 생긴 튜브를 꺼냈다.
“이걸로 네놈의 그 깡통 로봇을 박살내주마.”
뚜껑을 열고 한 손에 튜브를 짜낸다.
츄르릅-!
빨간색의 끈끈한 액체가 흘러나왔다.
그러자 손을 두툼하게 뒤덮었다.
반대쪽 손등 위에도 로션 짜내듯이 튜브를 짰다.
“그게 뭐냐?”
“후후, 이건 캔디 글러브다.”
조금 뒤에 말랑거리던 액체가 돌처럼 굳어졌다.
“마카롱 글러브와는 차원이 다를 거다. 이야압!”
파-앗!
선우가 플라즈마 글러브로 가드를 올린 뒤 같이 돌격했다.
“죽어라!”
허니 쉐이커가 오른손 캔디 글러브로 스트레이트를 뻗었다.
선우도 플라즈마 글러브로 스트레이트를 지르며 맞받아쳤다.
콰지지직-!!
엄청난 굉음이 들려왔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