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you wait, you will level up RAW novel - Chapter 52
제51화
피를 삼키는 바위 부족은 로젠하임 대륙에서 과거 악명을 떨치던 오크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피를 좋아하고 인간, 엘프, 몬스터를 막론하고 사냥을 했었다.
“피를 삼키는 바위들은 로젠하임 대륙을 가로지르는 로젠 산맥에 암약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로젠 산맥의 동굴에 들어가 ‘천년의 안식’에 들어갔었죠.”
“천년의 안식?”
“지금으로부터 천 년 전 로젠하임 대륙의 늙은 대마법사가 피를 삼키는 바위를 봉인시킨 것을 다른 오크 족들이 부르는 표현입니다.”
피를 삼키는 바위족은 로젠하임의 대마법사에 의해 봉인되었고 그 뒤 대륙은 평온해졌다고 한다.
“다른 부족들이 동족을 봉인한 걸 그냥 놔둬요? 오크들은 동족간의 관계를 중시 여긴다고 알고 있는데.”
“피를 삼키는 바위족은 예외입니다. 이들로 인해 다른 오크 부족들까지 모두 누명을 썼고 한동안 고생을 했었으니까요. 대마법사의 봉인으로 피를 삼키는 바위가 사라진 뒤 어느 부족을 막론하고 기뻐할 정도였습니다.”
라누 족장의 말이 끝나는 순간 알림이 들려왔다.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피를 삼키는 바위를 찾아라.]등급: 히든
설명: 로젠하임 대륙을 공포에 떨게 했던 피를 삼키는 바위 족은 로젠 산맥에 위치한 동굴에 봉인되어 있습니다.
동굴은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던전으로 위험한 몬스터들의 소굴이기도 합니다.
봉인된 피를 삼키는 바위 부족을 찾아 봉인을 해제하세요.
보상: 피를 삼키는 바위 부족의 권속 획득.
“역시 황금안개 부족에 이어 피를 삼키는 바위 부족을 얻을 수 있는 퀘스트군. 빨리 해봐야지.”
피를 삼키는 바위 부족은 선우가 처음 알게 된 오크 부족이었다.
인피니티 로드에는 온갖 몬스터들이 많았지만 선우처럼 몬스터들의 내막에 대해 알고 있는 플레이어들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 몬스터는 경험치 벌이 혹은 아이템을 얻기 위한 사냥감일 뿐.
반면 선우는 달랐다.
황금안개 부족에 이어 피를 삼키는 바위 부족에 대해 정보를 얻게 되었고 이걸 토대로 로젠하임 대륙에서 새로운 판을 벌려볼 생각이었다.
“로젠 산맥으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죠?”
“정말 피를 삼키는 바위 족을 깨우실 생각이신지요?”
“예. 깨워서 제 편으로 만들면 좋잖아요.”
라누 족장은 꽤 심각한 표정이었다.
그만큼 피를 삼키는 바위 부족들은 위험한 오크들일 것이다.
“뜻이 그러하시다면 제가 놈들이 봉인된 곳으로 직접 데려다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족장님.”
선우는 라누 족장을 따라 피를 삼키는 바위 부족이 봉인된 로젠 산으로 갔다.
* * *
“이곳입니다. 이 안으로 들어가셔서 가장 지하에 위치한 수정 호수를 찾으십시오. 그 호수 바닥에는 또 다른 동굴이 있습니다. 그 굴을 통과하면 맞은편으로 이어진 호수로 나올 수 있을 겁니다. 호수에서 나오면 커다란 관이 비석처럼 세워져 있는 것이 보이실 것입니다. 그 관이 피를 삼키는 바위 부족을 봉인한 것이니 주군께서 관을 열면 봉인이 풀릴 것입니다.”
라누는 자세히 설명을 해줬다.
선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라누에게 부족을 데리고 살 터전을 찾아보라고 명을 내렸다.
“피를 삼키는 바위 부족은 깨어나는 즉시 주군의 피를 노릴 것입니다. 천 년의 시간 동안 잠든 만큼 피를 향한 갈증도 심할 테니까요. 그러니 절대로 놈들의 눈을 마주보시면 안 됩니다.”
“놈들을 진정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좀 알려주세요.”
라누 족장의 설명만 들어도 어딘가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피를 삼키는 바위 부족들의 위험한 특징을 들어보면 단순히 봉인만 풀었다가 죽는 건 순식간일 것 같았다.
라누 족장은 기억을 한참 더듬다가 대답을 했다.
“피를 삼키는 바위 부족을 진정시키려면 신선한 피가 필요합니다. 이들이 깨어나고 신선한 피를 먹여줄 수 있다면 목숨은 건질 수 있습니다. 이걸 가져가십시오.”
라누 족장이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 중에 붉은 보석이 달린 반지를 꺼냈다.
반지에서 붉은 보석을 빼내 선우에게 줬다.
“이게 뭐죠?”
“혈석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아주 오래 전 선조들께 물려받은 것인데 혹시 만약에 언젠가 피를 삼키는 바위 부족들을 깨워야 한다면 이걸 쓰라고 하셨죠.”
혈석은 빛바랜 붉은 다이아처럼 생긴 피가 굳어버린 돌이었다.
“봉인된 관을 열기 전에 먼저 이 혈석을 물속에 던져 넣으시면 됩니다. 그러면 필시 호수의 물이 놈들이 좋아하는 피로 변할 것입니다. 그 다음 관을 여십시오.”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우는 라누 족장에게 부족들이 살 만한 땅을 찾아보라고 한 뒤 동굴로 들어갔다.
혈석은 인벤토리에 넣었다.
동굴은 던전이었고 선우는 가는 곳마다 몬스터를 발견했다.
“오늘은 몬스터 사냥할 시간이 없으니 무조건 패스해야지.”
“키아악!”
선우를 발견한 고블린 떼가 독침을 발사하며 쫓아왔다.
퍽! 퍼퍽!
고블린들을 가볍게 처치한 뒤 선우는 발길을 재촉했다.
던전에 들어온 목적은 몬스터 사냥이 아니었으니까.
“여기서 가장 지하로 내려가려면 어디로 가야지?”
선우는 한참을 헤맨 뒤 지하로 내려가는 비밀 통로를 발견했다.
“쿠왓!”
어디선가 하피 한 마리가 날아왔다.
“에이, 짜증나게.”
하피가 날갯짓을 하면서 선우의 목을 노렸다.
선우는 재빨리 비밀 통로로 몸을 숨겼다.
“쿠와앗!”
하피는 날개를 퍼덕거리며 좁은 통로로 들어간 선우를 따라왔지만 날개에 걸려버렸다.
날개를 접고 들어오기엔 하피가 너무 컸다.
선우는 비밀 통로를 엉금엉금 기어갔다.
“젠장, 이건 또 뭐냐?”
손바닥엔 끈적한 이끼가 들러붙었다.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간신히 통로를 빠져나온 선우는 지하 던전 마지막 층에 도착했다.
“여기서 호수를 찾아야지. 수정 호수라고 했었는데.”
선우는 다시 발품을 팔면서 지하 던전을 샅샅이 찾아다녔다.
“저기 있다!”
마침내 발견한 수정 호수.
수정 빛이 반짝이면서 동굴을 비추고 있었다.
“여기서 바닥으로 내려가야겠군.”
선우는 숨을 크게 들이마신 뒤 호수로 다이빙했다.
풍덩!
한참을 아래로 헤엄을 치면서 호수 바닥으로 내려간 선우.
라누 족장의 설명대로 호수 바닥에는 컴컴한 동굴이 하나 더 있었다.
‘우웁.’
선우는 동굴 안으로 빠르게 헤엄을 쳤다.
“푸홧!”
동굴을 통과하며 맞은편 호수로 나왔다.
“콜록, 콜록. 휴우, 아 저기 있는 관들이군.”
호수에서 바라본 곳은 메마른 땅.
그 위에 여러 개의 관들이 비석처럼 세워져 있었다.
첨벙!
“응? 방금 뭐였지?”
선우가 호수 속에서 뒤쪽으로 몸을 돌렸다.
검은 그림자가 선우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망할, 혹시 몬스터인가?”
선우가 재빨리 뭍으로 헤엄을 쳤다.
하지만 검은 그림자가 훨씬 빨랐다.
“으으, 젠장!”
첨벙! 첨벙!
선우가 미친 듯이 헤엄을 치는 와중에 검은 그림자가 뒤에서 솟구쳤다.
“크와악!”
붉은 악어였다.
선우를 향해 아가리를 벌리며 붉은 악어가 공격을 했다.
“꺼져 인마!”
선우가 붉은 악어의 아래턱을 물속에서 발길질로 걷어찼다.
빠악!
붉은 악어의 벌어졌던 주둥이가 닫혔다.
선우는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다.
블레스팅 소드를 꺼냈다.
붉은 악어의 연약한 아랫배를 노리고 선우가 힘껏 찔렀다.
푸욱!
투파팡!
물속에서 엄청난 파장이 일어났다.
붉은 악어의 가죽 조각이 사방으로 튀었다.
[붉은 악어를 처치하였습니다.] [보상으로 붉은 악어의 심장을 얻었습니다.]선우는 물속에 둥둥 떠다니는 붉은 악어의 심장을 발견했다.
인벤토리에 넣고 다시 헤엄쳐서 물 밖으로 나왔다.
블레스팅 소드를 허리에 차고 선우는 관이 세워진 곳으로 갔다.
관에 가까이 다가가자 알림이 들려왔다.
[피를 삼키는 바위 부족의 관을 발견하였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관 중 진짜는 단 1개이며 나머지는 위험한 몬스터들이 들어 있습니다.] [주의하여 진짜 관을 여십시오.]“뭐라고? 한 개만 진짜고 나머진 가짜? 부족이라고 해서 숫자가 엄청 많을 줄 알았는데. 왜 이거 밖에 안 되지?”
선우는 관을 세어봤다.
관은 모두 5개였다.
이 중 1개만 피를 삼키는 바위 부족이 봉인된 관이었고 나머진 가짜였다.
“일단 열어봐야지.”
선우는 관을 샅샅이 훑어봤다.
어느 게 진짜고 가짜인지 구별이 불가능했다.
“일일이 열어봐야 되겠는걸.”
선우는 라누 족장이 해준 혈석이 생각났다.
“혈석 먼저 던져놓고 열어둘까?”
선우는 호숫가로 가서 혈석을 인벤토리에서 꺼냈다.
“혹시 처음 열자마자 놈이 튀어나오면 위험하니까.”
혈석을 호숫물에 던졌다.
첨벙!
물에 빠진 혈석이 서서히 녹기 시작했다.
뭉글거리는 피가 물에 스며들었다.
“우와.”
호수는 순식간에 붉은 피처럼 물들었다.
“징그러워서 이따가 어떻게 들어가지?”
호수는 피처럼 붉을 뿐 아니라 비린내가 나고 있었다.
피로 변한 호수를 보면서 선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일단 오크부터 깨워야지.”
선우는 먼저 관을 1개 골랐다.
“몬스터든 오크든 먼저 나와라. 몬스터면 없애면 되니까.”
덜커덩!
선우가 관 뚜껑을 열었다.
파앗!
재빨리 멀찍이 떨어진 뒤 플레임 블레이드를 꺼냈다.
드그득!
관뚜껑이 바닥에 떨어지고 관에서 무언가 나왔다.
“구으으….”
“젠장, 몬스터군.”
처음 열어본 관에서 나온 건 늑대인간이었다.
“푸흡! 푸흡!”
늑대인간은 혈석이 녹은 호수의 냄새를 맡더니 흥분을 하기 시작했다.
“이거 몬스터들은 피 냄새 맡고 흥분하는 건가?”
“쿠와아악!!”
늑대인간의 두 눈이 피처럼 붉게 물들었다.
혈석이 녹은 호수에서 무언가 늑대인간을 사납게 만든 것 같았다.
뚜드득!
“어라?”
그뿐이 아니었다.
늑대인간의 체격이 커지고 있었다.
“빨리 없애야지.”
선우는 바닥을 차고 늑대인간을 향해 플레임 블레이드를 찔렀다.
“쿠와악!”
늑대인간이 포효를 하면서 선우의 칼날을 쳐냈다.
콰쾅!!
플레임 블레이드의 검기가 엉뚱한 방향으로 발사되었고 또 다른 관이 폭발했다.
“쿠르르르….”
다른 관에서 나온 몬스터도 늑대인간이었다.
“나오라는 오크는 안 나오고 저딴 것들만 튀어나오냐?”
“카악!”
늑대인간이 다른 늑대인간과 선우를 보더니 포효를 했다.
선우는 플레임 블레이드로 늑대인간의 공격을 방어하면서 몸통을 찔렀다.
“크워어!!”
콰쾅!
플레임 블레이드로 늑대인간 1마리가 폭발했다.
늑대인간이 폭발음을 듣고 흥분하면서 선우를 향해 돌격했다.
파앗!
늑대인간의 공격이 이어졌다.
선우는 빠른 몸놀림으로 늑대인간의 공격을 방어하면서 결정타를 먹였다.
싹둑!
늑대인간의 목이 바닥에 떨어졌다.
“이제 남은 건 3개군.”
선우는 나머지 관을 또 열었다.
끼이익!
덜커덩!
이번에 나온 몬스터는 아까보다 훨씬 큰 늑대인간이었다.
“저건 또 나오네.”
“쿠와오!”
늑대인간이 울부짖었다.
파앗!
덜커덩!
나머지 관은 2개.
그중 1개를 늑대인간이 뛰쳐나오며 덮쳤다.
관이 박살나며 또 늑대인간이 나왔다.
“이제 남은 건 저 관이군. 빨리 없애고… 우악!”
늑대인간 두 마리가 선우를 협공을 하였다.
선우는 한 마리를 발로 걷어차면서 옆으로 회피를 했다.
풍덩!
늑대인간이 돌진력에 의해 핏물에 빠졌다.
다른 늑대인간의 공격을 선우가 플레임 블레이드로 무마시켰다.
콰쾅!
간단하게 폭파된 늑대인간.
하지만 몬스터의 사체가 조각나면서 나머지 관에 떨어졌다.
관 뚜껑이 덜컹이더니 스르륵 열렸다.
“어라?”
예기치 않게 나머지 관이 열려버리다 선우는 플레임 블레이드를 들고 슬쩍 물러났다.
엄청난 살기가 관에서 뿜어져 나왔다.
“쿠으으.”
핏물에 빠진 늑대인간이 헤엄쳐 나왔다.
때마침 마지막으로 열린 관에서 무언가 나왔다.
오크였다.
전신이 붉은 색의 암컷이었다.
암컷 오크가 눈을 번쩍 뜨면서 발견한 건 핏물에 젖은 늑대인간이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