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you wait, you will level up RAW novel - Chapter 80
제79화
선우가 플레임 블레이드를 다시 휘둘렀다.
이번엔 구경하던 관중들이었다.
“으아아!”
“미친 놈. 이쪽으로 오지 마!”
플레임 블레이드의 불길이 군중들을 마구 갈라놓았다.
그리고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자가 있었으니.
“너지?”
파캉!
구경꾼들 틈에 숨어 활을 쏘던 플레이어가 선우의 공격을 막아냈다.
“젠장, 어떻게 알았지?”
플레이어가 다른 곳으로 도망치려는 사이.
라비트가 측면으로 돌파하며 도끼를 휘둘렀다.
“크억!”
도망치던 플레이어의 생명력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이어서 날아드는 마강쇠의 해머.
쾅! 쾅!
떡방아 찧듯이 해머가 플레이어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젠장… 두고 봐라. 데스 윙 길드를 적으로 돌린 걸 후회하게 될 테니까.”
납작해진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사라졌다.
“크하하. 너희들 어디서 온 놈들이냐? 정말 잘 싸웠다.”
“콜로세움 언제 출전하냐? 지금 당장 나가면 내가 너희들에게 돈을 걸겠어.”
구경하던 NPC들이 너도나도 환호하며 좋아했다.
미쳐 날뛰는 싸움판.
라비트가 선우를 보며 물었다.
“어떠냐? 감이 좀 오냐?”
“흐음, 이제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알 것 같다.”
“적응 됐지?”
라비트가 히죽 웃음을 보였다.
아르콘 콜로세움의 열기는 점점 달아올랐다.
콜로세움 경기장 안에서 엄청난 함성이 들려왔다.
“또 누군가 이긴 모양이군.”
얼마 지나자 콜로세움의 비상구처럼 생긴 여러 문 중 한 곳이 벌컥 열렸다.
들것에 실려 나가는 플레이어가 보였다.
가상현실게임이지만 콜로세움 경기장의 특성을 살려 실감나는 연출들이 제법 보였다.
선우가 물었다.
“야, 콜로세움 신청은 지금 해도 되냐?”
“뭐? 가능은 한데 일단 퀘스트 포인트 모아서 준비는 좀 하자고.”
“콜로세움에서 1승만 하면 뭐 보상 같은 건 없어?”
“있지. 1승 하면 퀘스트 포인트는 기본 1,000점이 나오거든. 거기에 상대가 가진 모든 아이템들이 다 드롭되니까. 그걸 다 먹을 수 있고.”
“진짜야? 야, 그걸 왜 말 안했냐? 지금 당장 신청하러 간다.”
선우가 후다닥 콜로세움 신청하는 입구로 달려갔다.
“길드장. 정말 저렇게 콜로세움으로 들어가도 될까?”
“일단 믿어 보자. 나는 쟤 영상을 엄청나게 봤다고. 뭐가 있으니까 저렇게 자신만만해 하지.”
라비트는 길드원들을 설득시켜서 선우를 따라갔다.
* * *
“신청 접수했다. 다음 순서가 우리야.”
“야, 너 처음 해보는 거 맞아? 왜 이렇게 편하게 있냐? 긴장도 안 돼?”
“긴장을 왜 하냐? 돈 벌러 왔는데.”
선우는 자신 있었다.
콜로세움에 가득한 관중들.
경기장 한 복판에서 전투를 벌이는 플레이어들.
마치 로마 시대를 방불케 하는 그림이었다.
‘영상 따기 최적인 곳이로군.’
선우는 전투가 시작되면 방송을 시작할 생각이었다.
“야, 니네들. 방송 같은 거 해봤냐?”
“했지. 근데 우린 조회수가 잘 안 나왔어.”
“맞아. 조회수 높여보려고 별의별 어그로를 다 끌어봐도 안 되더라.”
“그러고 보니 선우 넌 조회수가 엄청나게 높던데 그거 어떻게 하는 거냐?”
“별거 아닌 영상 올리는데도 조회수가 미친 듯이 올라가고 1위 찍고 내려오던데. 노하우가 뭔데?”
본 브레이커 길드원들은 방송 이야기가 나오자 갑자기 선우에게 관심을 보였다.
선우는 코 밑을 슥슥 닦으면서 대답했다.
“그런 건 말로 설명하기 어려워. 보여줄 테니까 대충 감들 잡아라.”
선우는 이미 본 브레이커의 길드 마스터 같은 존재가 되어갔다.
라비트가 길드 마스터였지만 정신적인 의존도와 지지도는 선우가 압도적이었다.
방송 조회수가 올라가면 달풍선이 터져 나오고 여기에 영상 판권까지 팔면서 돈을 몇 배로 뻥튀기할 수 있었다.
인피니티 로드의 플레이어들이 방송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 때문.
아르콘 콜로세움이 대륙 최고의 인기 방송 전쟁터라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선우는 그걸 단번에 간파했다.
‘여기라면 뭐 완전 꿀들이 넘쳐흐르는 꿀밭이지.’
콜로세움의 전투가 끝이 났다.
이제 선우와 본 브레이커 길드 차례였다.
“야, 준비하자.”
선우가 앞장섰다.
콜로세움의 대기실 문이 열리고 하얀 빛이 번져왔다.
눈부신 환경이 순식간에 콜로세움 경기장으로 뒤바뀌었다.
“와아아아아!!!!”
엄청난 함성이 마구 터져나왔다.
“야, 저건 뭐하는 애송이들이냐?”
“몇 분 뒤에 죽을지 내기하자.”
NPC들과 구경하면서 게임 머니로 내기를 하는 플레이어들이 많았다.
이들 중 선우를 알아보는 자들이 몇 몇 있었다.
“어? 야, 잠깐만. 저거 혹시 걔 아니냐?”
“누구?”
“걔가 뭔데?”
“걔 있잖아. 그 뭐더라? 빈집털이로 공성전 털고 다니던 놈.”
“아, 김선우? 벨론 대륙에서 봤었지. 근데 여기까지 넘어왔네.”
“쟤가 로젠하임 대륙에서 황제 퀘스트 깨는 거 난 실시간으로 봤어. 저놈 무시 못해.”
“맞아. 저놈한테 돈 걸자. 무조건 딸 거 같아.”
“야, 상대 봐가면서 돈 걸어. 쟤가 붙어야 될 상대 누군지나 아냐?”
“누군데?”
플레이어들끼리 웅성거리는 사이 콜로세움 경기장 위에 설치된 안내판이 번쩍였다.
그리고 플레이어 모두가 들을 수 있는 알림이 울려 퍼졌다.
[본 브레이커 길드가 입장하였습니다.] [데스 윙 길드가 입장하였습니다.] [이번 전투는 5:5 팀 대결입니다.] [승자의 보상은 퀘스트 포인트 1,000점 과 패자의 아이템을 모두 독식하는 것입니다.] [룰은 없으며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마십시오.]알림이 끝나자 다시 우레와 같은 함성이 콜로세움을 뒤흔들었다.
“죽여라!!”
“없애버려!”
“비겁하건 치사하건 상관없어. 무조건 이겨야 한다!”
“너희들 잘 기억해둬라. 여기서 욕먹는 건 오직 졌을 때 뿐이란 걸!”
관중들이 미쳐 날뛰었다.
그리고 전투의 시작을 알리는 북 소리가 울려 퍼졌다.
둥! 둥! 둥! 둥!
“저놈들이다.”
“젠장. 하필이면 아까 붙었던 놈들이 소속된 곳이잖아.”
데스 윙 길드 플레이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결투가 펼쳐지는 무대는 주변이 바위로 가득하고 곳곳에 웅덩이가 보이는 곳이었다.
콜로세움의 또 다른 볼거리.
매번 전투 시 무대가 랜덤으로 뒤바뀌면서 플레이어들의 전략과 결투의 양상이 계속 바뀐다.
실컷 준비해놓은 전략이 예상치 못한 무대 환경의 특성으로 인해 물거품이 되는 일이 빈번했고 반대로 전투 환경을 이용해서 막판 뒤집기를 하는 플레이어들도 있었다.
모든 것은 자기 역량에 달린 것.
선우는 이미 전투가 벌어질 무대의 요소들을 파악하고 있었다.
“라비트. 넌 일단 저쪽 바위에 가 있어라.”
“바위? 왜?”
“넌 힘이 세잖아. 도끼를 처음부터 쓰지 말고 저쪽에 보면 사람 머리통만한 돌덩이가 많지? 저걸 던져.”
“돌덩이를?”
“응. 돌덩이를 던지면서 원거리 공격으로 가라. 록희 너는 보니까 무투가 클래스던데 근접전은 얘한테 맡기고. 나머지는… 펠트리어. 넌 직업이 뭐냐?”
“몽크다.”
“몽크면 사제 쪽이니까 회복 마법은 할 줄 알겠네. 애들 생명력 떨어지는 거 확인하면서 실시간으로 회복만 시켜줘.”
“나는 뭐 할까?”
“마강쇠 넌 록희를 거들어줘. 둘 다 근접 딜러를 맡는 거야.”
“넌 뭐할 건데?”
“나? 너희들을 통솔해야지.”
본 브레이커 길드원들이 모두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뭐라고? 넌 전투를 안 하겠다는 거냐?”
록희의 눈썹이 다시 구겨졌다.
“누가 안 하겠대? 너희들을 지휘해서 쟤들을 없앤다니까.”
선우의 대답에 순간 말을 잇지 못하는 플레이어들.
라비트가 간신히 말문을 열었다.
“하하, 알았다. 그러니까 네가 사령관 역할을 하겠다는 거지?”
“물론이지. 너희들은 내 말만 들으면 무조건 이긴다. 준비해. 각자 위치로! 야, 돈 벌고 싶으면 대답해라. 위치로!”
“위, 위치로!”
마강쇠와 펠트리어가 대답하자 록희가 매섭게 노려봤다.
“왜? 일단 돈은 벌어야 하잖아.”
“하, 좋아. 한번 해보지.”
본 브레이커 길드원들이 각자 흩어졌다.
한편 데스 윙 길드원들은 모두 전략을 끝마친 상태였다.
“야, 펠리컨. 넌 깡쥐하고 같이 저 쪽 바위로 가라.”
“깡쥐하고? 왜?”
“시키면 시키는 대로 좀 해. 누가 잡아먹는대?”
“알았다고.”
“그리고 반죽마왕 넌 메롱맨 하고 웅덩이를 지켜.”
“웅덩이는 왜?”
“아, 시키면 좀 해.”
“그러면 꿀떡치즈 넌 뭐할 건데?”
“치즈나 까먹겠지.”
“닥쳐. 난 너희들을 이끄는 공격대장이라고. 길드에서 아이템 벌어오라고 콜로세움 내보낸 거 까먹었냐?”
“예~예~ 알겠습니다.”
“이것들이. 만약 이번에 또 져서 아이템 다 털리면 길드에서 징계 먹어. 알아? 정신들 차려.”
“야, 너나 잘해. 이번 미션 아니면 네 밑에서 명령 받을 생각 1도 없으니까.”
“어쭈?”
“야, 진정해. 꿀떡치즈. 네가 대장을 맡았으니까 화가 나도 좀 참고.”
“후우, 알았으니까 빨리 내가 말한 대로 해.”
“가자.”
데스 윙 길드가 터덜터덜 각자 흩어졌다.
이걸 지켜보는 선우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음, 대충 보니까 저 쪽은 팀 분위기가 좋지가 않군.”
선우가 각자 위치로 흩어진 본 브레이커 길드원들에게 귓속말을 했다.
-야, 모두 잘 들어라. 저놈들 팀 분위기 엉망이다. 생각보다 가볍게 이길 수 있을 거야.
-뭐?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보면 알지. 군말 말고 내가 하는 대로만 해라.
선우가 귓속말을 끝내자 마침내 빵빠레 같은 나팔이 울려퍼졌다.
그리고 알림이 들려왔다.
[전투를 시작합니다.] [5, 4, 3, 2, 1 시작.]카운트가 끝나자 전투가 시작되었다.
관중들의 함성을 들으며 콜로세움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가자!”
데스 윙 길드가 먼저 움직였다.
“펠리컨! 먼저 저놈을 치자!”
“이야아아!”
펠리컨은 기사였다.
판금 갑옷으로 무장한 채 방패를 들고 돌진했다.
쿵! 쿵! 쿵!
무거운 중량의 판금 갑옷이 빛에 반사되어 번쩍였다.
깡쥐는 도적이었다.
머리에 두른 검은 띠를 휘날리며 엄청난 속도로 질주를 가속했다.
둘이 노리는 건 선우.
콜로세움 경기장에 우뚝 솟아있는 바위에 앉아있는 선우가 가장 눈에 띄었다.
-파바바밧!
“지금이다. 라비트!”
선우가 가장 높은 바위에 걸터앉아 라비트에 수신호를 보냈다.
바위 틈새로 숨어있던 라비트는 돌덩이를 양 손에 들어 던졌다.
옆쪽에서 튀어나오던 도적 깡쥐가 보였다.
휘이익!
따아악!
“으악!”
갑자기 옆에서 날아온 돌덩이에 깡쥐의 몸이 공중에서 뱅그르 돌았다.
바닥에 떨어진 깡쥐가 비틀거리며 일어나는 사이.
휘이익!
빠각!
이번엔 깡쥐의 뒤통수에 돌덩이가 박혔다.
“어윽!”
깡쥐의 눈이 빙글빙글 돌았다.
생명력이 대폭 감소된 걸로 보아 데미지를 입었다.
“어떤 놈이냣!”
열 받은 깡쥐가 표창을 꺼내들어 뒤를 돌아 던지려는 찰나.
쉬이익!
뻐걱!
세 번째 돌덩이가 깡쥐의 얼굴을 덮쳤다.
얼굴 전체가 가려질만한 크기의 돌덩이였다.
“끄으어….”
목이 뒤로 꺾이면서 깡쥐가 바닥에 뻗어버렸다.
“좋았어. 라비트. 지금 몰아붙여라! 기사 놈 뒤를 잡아야 되니까.”
선우의 말을 들은 라비트가 재빨리 도끼를 꺼내들었다.
깡쥐가 데미지를 먹고 딜레이가 발생했었다.
“야! 깡쥐! 빨리 안 일어나고 뭐해!”
멀리서 지켜보던 꿀떡치즈.
그가 다급히 외쳤다.
“이야아압!”
라비트가 이미 도끼를 꺼내들고 양손으로 휘둘렀다.
“배틀 스윙!”
쉬이잉!
콰쾅!
도끼날에서 반월 형태의 마나가 뻗어 나왔다.
이미 딜레이가 발생했었던 깡쥐를 덮친 공격.
연속적인 공격에 깡쥐가 그로기에 빠졌다.
“아으으…”
“배틀 스윙!”
라비트가 다시 도끼를 휘둘렀다.
깡쥐가 일어날 만하면 라비트의 스킬 배틀 스윙이 작렬했다.
“이것들이..”
깡쥐가 간신히 일어나면서 고개를 들어올렸다.
“뜨억!”
빠가악!
라비트가 마나를 끌어올려 마무리 일격을 날렸다.
돌덩이 3개를 맞고 데미지 연타에 휘청거리던 깡쥐.
그를 덮치는 라비트의 대형 도끼.
결과는 이미 정해졌다.
[패자 발생! 데스 윙 길드 소속 플레이어 깡쥐 님이 사망하였습니다.] [깡쥐 님이 소유한 모든 아이템이 드롭되었습니다.]알림을 들은 꿀떡치즈가 목이 터져라 외쳤다.
“야! 깡쥐가 당했다! 일단 빨리 깡쥐 템 주워 담아! 빨리 가!”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