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egal Alien Cult RAW novel - Chapter 628
외전 – 달과 6쿠퍼 # 3
마물은 인기척이 드물 정도로 깊은 숲이나 동굴, 협곡과 계곡의 근처에 서식한다. 아니면 지하 깊숙한 던전이나.
그래서 대도시인 소도모라 인근에서 마물을 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만-.
“어, 어째서 여기에 고블린이 있는거죠-!?”
아리스텔라로부터 어쩐지 데자뷰가 느껴지는 외침 소리를 듣고 있으니 예전 생각도 새록새록 났다. 대체 왜 평화로운 숲, 버려진 신전 근처에 고블린들이 출몰한단 말인가.
“몰라. 말코 음악소리라도 들었나 보지.”
“이 녀석들 조악한 돌칼이지만, 무기를 들고 있어요-! 나무막대를 쥔 놈도 있고-! 수는, 열 마리, 아니 스, 스무 마리 정도…!”
초보 모험가 아리스텔라가 횃불에 비치는 고블린들의 수와 무장을 빠르게 판단했다.
이렇게 빠른 전장 파악력은 초보 모험가 치고 꽤 훌륭한 것이다.
싸워야할지, 도망쳐야 할지 빠르게 파악하여 생존력을 높여줄 테니까.
그때 루나가 등에 메고 있던 길고 굵은 몽둥이를 뽑아들며 소리쳤다.
“오랜만에 이걸 꺼낼 때가 왔네. 침묵 토템, 신 버전-!”
굵은 몽둥이에 못과 가시가 섬뜩하게 박혀서 닿기만 해도 갈기갈기 찢겨질 것처럼 흉흉한 물건이다. 과연 침묵의 토템이라는 것과 어울리는 모습이다.
“고블린-!”
아르르르-하고 높이 분노를 담아 소리치는 루나. 그에 고블린들이 움찔움찔 몸을 떤다.
━게르륵-.
━그르그.
“용서 못해-!”
루나와 나는 초보 모험가 시절부터 고블린에게 호되게 당하고 쫓겨나고 얻어터지는 것이 일수였으니, 그 들끓는 분노에 대해서는 내가 잘 안다.
물론 지금 루나는 저런 스무 마리 고블린 정도야 혼자서도 잘 처리할 수 있겠지.
“음-.”
나는 작게 침음하며 주변을 살폈다. 분노를 표출하는 루나와 마찬가지로 말코와 아리스텔라 또한 횃불을 사방으로 겨누며 싸울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한 바탕 소란이 되겠지.
“따흐아아앗-!”
마침내 특유의 기합음과 함께 루나가 고블린을 향해 덤벼들었다. 높이 들어올린 가시 몽둥이가 달빛 아래로 호를 그리며 고블린 한 마리의 그대로 후려 갈긴다.
“침묵의 부두술-!”
━겍-!
그에 흉측하고 어딘가 불쌍한 고블린은 코와 입에서 피를 뿜으며 머리통이 납작해져버리고 만다.
“루나야, 전부 다 처리하지는 마.”
“고블린-!”
“그래도, 초보자한테 기회는 줘야하니까.”
“그래-!”
나는 적당히 고블린 몇 마리를 남겨달라고 부탁했다.
이유는 첫 의뢰에서 예상치 못한 마물과 조우하게 된 초보모험가 아리스텔라, 그녀의 전투 경험치와 카르마 습득을 위해서다.
“그림자 묶기-!”
마침내 루나가 대부분의 고블린을 혼자서 압살했을 때. 이제 남은 것은 아리스텔라가 긴장어린 낯빛으로 대치중인 고블린 한 마리뿐이었다.
━캐시새, 캐시캐….
녀석은 삽시간에 형세가 역전된 것에 당황한 것처럼 쭈뼛쭈뼛 눈치를 봤다. 나와 루나를 번갈아 쳐다보며 도망칠 궁리를 하는 것 같았는데.
녀석의 도주로에 나와 루나가 서자 이내 도주하기를 포기한 것처럼 허리춤에서 단검을 한 자루 뽑아들었다.
고블린들이 쥐는 조악한 돌칼 따위와는 전혀 다른 헌팅 나이프다. 녀석 나름대로의 전리품인가?
“어, 어쩌죠? 고블린이 단검을 들었어요-!”
아리스텔라는 달빛 아래로 서슬 퍼렇게 빛나는 날붙이에 긴장한 것처럼 목소리를 마구 떨었다. 고블린이 아무리 전투력 측정기라고 하지만 마물은 마물.
악의로 똘똘 뭉친 마물이 궁지에 몰리게 되었을 때, 어떤 위험한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것을 이 가이아의 주민들은 잘 안다.
━게르르르-!
나이프 고블린은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 아리스텔라의 떨림을 감지한 모양인지, 천천히 초보 모험가를 향해 거리를 좁히듯 움직였다.
한 발짝-.
한 발짝-.
“어, 어쩌죠-!?”
거리가 좁아질수록 당황한 것처럼 움찔거리는 아리스텔라. 그에 나는 가반히 팔짱을 낀 채 말했다.
“알아서 판단해야지. 위험할 것 같으면 도망치고-. 싸울 수 있으면 제압하고.”
“위험해 질 것 같으면 도와주시나요?”
“글쎄. 너무 확신은 하지 마.”
“으으으으-!”
거대한 손망치를 쥔 아리스텔라의 손이 파르르 떨리는 게 보였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마물의 붉은 안광이 빨갛고 긴 선을 그리며 삽시간에 거리를 좁힌다.
━게아아악-!
단검을 역수로 치켜든 고블린이 아리스텔라의 몸을 향해 풀쩍 뛰어오른 것. 덕분에 뒷걸음질 치던 아리스텔라는 그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만다.
“그얏-!”
━게이아악-!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고블린은 초보 모험가의 몸 위에 올라타 단검을 마구 내리치려했다.
물론 아리스텔라 역시 생존에 의한 본능과 갈망이 발한 것인지 자신의 몸을 내리쳐오는 고블린을 향해 힘껏 발을 뻗었다.
“그으으, 그으으-! 저리가-!”
부둑-.
━게애액-!
올려친 무릎이 적중하자 옆구리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고블린이 크게 나가 떨어지며 버둥거렸다. 존나 아파 보인다.
“아-!? 옷이, 옷이 찢어졌잖아-! 이 새끼가 감히-!”
그렇게 무력화 된 고블린을 향해 역으로 덤벼든 아리스텔라가, 주변에 떨어져 있는 굵은 돌덩이를 들어 올린 뒤 힘껏 내리쳤다.
콰직.
━그엑-.
바닥에 붉은 피가 웅덩이를 만드는 것으로, 아닌 달밤 중의 대난투는 끝이 났다.
* * *
고블린의 이빨은 꽤 훌륭한 전리품이 된다. 그것을 여러 목적으로 매입하는 상공인들도 꽤 있고, 굳이 팔지 않더라도 길드에 가져다주면 길드 기여도를 올려준다.
대체 고블린의 누런 이빨 같은 걸 어디다 쓰려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고블린 이빨들 말이에요. 갈아서, 비료로 쓰면 잘 자란데요!”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건지 아리스텔라가 고블린 이빨을 만지작거리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자신이 직접 잡은 고블린 한 마리가 매우 인상 깊었던 모양이다.
“저를 향해 막 칼을 들고 덤벼들었는데, 제가 무릎으로 차서 반격한 거 보셨죠? 그리고 헐떡이는 고블린을 이렇게 막 돌로 내리쳐서는-.”
아드레날린이 마구 뿜어졌던 흥분이 가시지 않은 건지 조잘조잘 떠들기까지 한다. 이해한다. 나도 그랬던 적이 있었으니까.
파스슥, 파스슥-.
나는 고블린 시체를 풀뿌리로 뒤덮어 자연으로 돌려보내주었다. 다음 생에는 귀여운 고양이 같은 것으로 태어나서 고생하지 말아라-.
그렇게 내세의 운을 빌어주니 내 마음도 조금은 편해진다.
“핫산, 이거 봐-. 고블린 이빨이 이만큼이나 나왔어-!”
그때 루나가 잘그락거리는 주머니를 내게 내밀어 보였다. 그 안에는 아마도 마물의 이빨이 잔뜩 들어있으리라.
마물 한 두 마리를 겨우 쓰러트렸던 루나가 몰려든 마물들을 왕창 쓰러트리고 기뻐할 날이 올 줄이야.
“잘했네.”
“그치! 핫산, 어때? 나도 이제 내 몫을 충분히 하는 것 같지?”
“몫을 한 거야 아주 예전부터였지.”
“그, 그래? 그렇게 말해주면 나야 고맙고.”
루나는 몹시 부끄러워하며 뒷정리를 전부 끝냈다. 마물의 습격이 없었던 것처럼, 우리는 다시 챙겨온 음료를 마시거나 화롯불에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와, 그럼 루나 님과 핫산 님도 여기, 이곳에서 고블린들에게 습격당했던 건가요?”
“그렇다니까-! 너희 할아버지랑 같이, 신나게 얻어 맞았었지. 뼈가 욱신거릴 정도였으니까. 시슴이랑도 싸우고, 정말 힘들었지.”
“시슴…?”
“그, 그런 게 있어! 아무튼.”
루나와 아리스텔라가 이야기 나누는 것을 그저 가만히 앉아 지켜보고 있을 때, 누군가 내게 나무잔 하나를 내밀어왔다. 말코였다.
“뭐냐 이게?”
“마시면, 행복해지는 물이지. 신기한 술이라네.”
“그렇구만.”
그것을 받아 적당히 홀짝이자니, 생각보다 맛이 좋았다. 시원하진 않았지만 어딘가 단 맛이 나는 술이다.
그것의 맛을 감상하자니 말코가 몇 마디 말을 더 걸어왔다.
“그래서 형제, 지금까지의 여행은 재미있었나?”
“여행?”
“그래, 이것저것을 보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했을 테지 않나. 처음 모험을 시작했던 이곳으로 되돌아와서 뒤돌아보는 지난 1년은 어땠나?”
“그야-.”
타닥, 타다다닥-.
타들어가는 화롯불 안쪽으로 지난날의 내 모습들이 보이는 것 같다. 이곳에서부터 시작하여, 이런저런 일들을 겪어서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기까지….
힘든 일도 있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재밌는 일이 더 많았던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그런 부끄러운 이야기를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말코 또한 더 이상 내게 말을 걸어오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류트를 꺼내어 디링-디링-하고 울리기 시작할 뿐이다. 그러다가 내게로 루나가 다가왔다.
“핫산, 무슨 생각해?”
“그냥 아무 생각 안하고 있었는데.”
“그래? 여기, 미간 사이에 주름이 이렇게 졌는데.”
루나가 자신의 미간을 찌푸려보며 그 사이를 손가락으로 슥슥 만졌다. 그에 나는 인상을 풀고 묻는다.
“아리스텔라는 자러 들어갔나?”
“졸린 가 봐. 첫 모험이었을 테니까, 이것저것 긴장하고 피곤했겠지.”
“그런가. 하긴 뭐, 나도 예전엔 그랬으니까.”
“그치!”
루나는 내 옆에 딱 붙어 앉아 모닥불에 마른 잎새들을 집어넣었다.
밤중의 쌀쌀한 공기가 맞닿는 루나의 살결과 온기에 조금은 따스하고 몽글몽글한 느낌으로 녹아내린다. 스르륵-. 루나가 내 어깨에 고개를 기대어 온다.
“핫산-.”
“왜?”
“여기서 처음 만났던 때, 기억하지?”
“당연하지. 평생 잊지 못할 걸. 지금 이 자리에, 이렇게 밝게 켜놓은 모닥불에서 전부 시작했으니까.”
“그렇지-.”
타닥, 타다다닥-. 모닥불의 불길이 크게 일렁인다.
나와 루나는 한 동안 서로 입을 다물었다. 루나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졸린 건지 몰라서 내가 먼저 가벼운 침묵을 깨트릴 겸 말했다.
“루나야, 졸리면 자도 돼. 불침번은 내가 설 테니까.”
“아니, 아직 안 졸려.”
“그래? 말이 없어서, 졸린 줄 알았지.”
내가 장난스럽게 말하자 루나 역시 장난스럽게 답한다.
“으으응, 핫산한테, 할 말이 있는데. 지금 해도 되는 말인가 싶어서.”
“나한테 하고 싶은 말?”
“나랑, 지금까지 함께해줘서 고맙다고-.”
“뭐야,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루나의 뜻밖의 감사인사에 나는 몹시도 낯 간지러워졌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나와 루나는 서로 좋아한다거나, 고맙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표현하는 타입은 아니었구나 싶다.
그래서 이렇게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하면 얼굴을 깃털로 간질이는 것처럼 안절부절못하게 되는 것이다.
루나가 계속해서 말했다.
“나는, 원래 고블린 한 마리도 힘겨워하는 애였잖아. 부두술도 잘 못하고. 토템도 잘 못만들고. 이것저것, 서툴고-.”
“그거야, 나도 비슷했는데 뭐. 나도 서툰 거 많았으니까.”
“그래?”
“그래.”
“그렇지만 핫산, 나는 항상 불안했어. 핫산은, 나보다 훌륭해서, 언젠가 다른 좋은 여자들이 좋다고 나 버리고 가면 어쩌나 싶었거든.”
“신기한 일이네. 나도 그런 생각을 했었거든. 루나 너는, 공방도 운영하고, 나는 루나 네 집에서 놀고 있고 그랬으니까.”
“그런가-. 나는 그런 생각은 전혀 못했었는데. 핫산은, 혼자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숨기려는 건 아니었지만. 솔직하게 말하기는 부끄러운 이야기잖아.”
“나는 핫산이, 언젠가 이렇게 위대한 사람이 될 거라고 알고 있었거든. 그래서,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 여자로서의 감이었으니까.”
“그렇구만.”
“그러는 핫산은, 왜 나랑 같이 있어줬던 거야?”
“뭐가?”
“처음 만났을 때, 나는 민폐도 많이 끼치고. 강제로 파티도 맺게하고, 나쁜 짓 많이했는데….”
“그야….”
나는 잠깐 말을 멈추고 생각을 골랐다. 루나와 어째서 함께 했을까-. 그런 이야기는 너무나도 새삼스러운 질문이다.
나와 루나는 마치 한 쌍으로 만들어진 레고 조각처럼 착 달라붙는 부분이 있어서, 나의 옆에는 루나가 있고, 루나의 옆에는 내가 있는 것이 어느 순간부터 당연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냥 진담 반 농담 반으로 얼버무리기로 했다.
“그야, 루나 네가 예뻤으니까.”
“그, 그래? 나 정도면 이데오페에서는 평범한 편인데….”
쑥스러운 것처럼 말을 흐리는 루나였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데오페에 갔을 때, 너랑 닮은 여자애들이 잔뜩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루나 네가 제일 예쁘더라.”
“그거야, 핫산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걸 거야.”
부끄러운 것처럼 정정해주었지만, 루나의 기분은 꽤 좋아진 것처럼 보였다.
“그래도, 루나 네가 제일 예쁘지 않았어도. 못 생겼어도. 나는 루나 너랑 계속 같이 했을 것 같아.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지만, 그런 게 있어.”
“영혼의 짝 같은 거?”
“그래. 그거랑 비슷해. 역시 루나 네가 내 생각을 잘 아네.”
“당연하지!”
흐흐-하고 웃는 루나였다.
그런 루나의 웃음에 어딘가 살짝 아쉬움이 담겨있다는 걸, 나는 영혼의 단짝으로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루나야, 무슨 고민거리 같은 거 있어?”
“고민…? 갑자기? 왜?”
“아니, 그냥. 루나 네가, 나한테 요즘 행복하냐고 물었잖아. 그 반대로, 루나 너는 어떤가 싶어서. 루나야, 너는 행복해?”
“당연히 좋지.”
루나의 대답은 머리를 거치지 않고 튀어나온 것처럼 빨랐다.
“이렇게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은, 내 삶에서 처음이라서, 어쩌면 좋을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를 정도로 충만한 삶을 살고 있어.”
“그렇구나.”
“그렇지만, 가끔-. 아주 가끔이지만. 이런 생각도 들어. 이 모든 것이 꿈은 아닐까. 어쩌면, 눈을 감고 떴을 때. 알록달록 칠해져 있던 것들이 전부 사라지는 건 아닐까….”
“불안함을 느낀다는 거야?”
“….”
내 물음에 루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루나가 하고 싶은 말을 나는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평화로운 나날들이 이어지니, 혹시 이러한 때가 어느 순간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에 깨져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는 것이겠지.
또 루나는 여러모로 영감(靈感)적인 면에서 예민한 구석이 있으니까. 모두가 행복한 때에도 알게 모르게 혼자 진지한 고민을 하고는 한다.
어떻게 루나를 위로해주면 좋을지 찾고 있을 때, 루나가 말했다.
“핫산,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들, 수많은 이야기들, 전부, 없어지거나 사라지지는 않겠지? 이게 전부, 내가 혼자 꾸고 있는, 이데오페의 버려진 소녀 루나가 꾸는 꿈은 아니겠지?”
“당연히 아니지. 불안하면 확인하러 가볼까?”
“확인?”
“우리가 함께 다녀왔던 일들. 전부 사실인지 두 눈으로 확인해 보는 거지. 마르스 길드에도 가보고-. 사슴 숲에도 가보고-. 신탁을 받았던 델포이에도 가보고….”
“그럼, 핫산, 나랑 같이 가주는 거야?”
“당연하지. 너랑 나는, 스틱스 강물로 맺어진 파티잖아. 어디든 함께 하는 거야. 내일부터 가자. 내일 날이 밝으면, 다들 같이. 오랫동안 여행을 다녀오자.”
“여행….”
“긴 여행을 다녀오는 거야. 몇 달 정도. 우리가 살아왔던 세상이랑, 앞으로 살아갈 세상을 구경해보는 거야. 보지 못했던 것, 먹어보지 못했던 것들도 다 경험해보고.”
“…….”
루나가 대답이 없기에 고개를 슬쩍 돌려보자 화롯불을 바라보고 있는 루나의 에메랄드 빛 눈동자가 제법 몽롱하다는 걸 눈치 챌 수 있었다.
졸린거구나.
잘 시간이 지나기는 했지.
루나의 몸을 번쩍 들어서 천막 안으로 옮겨줄까 하다가, 가끔은 이렇게 내 어깨에 루나가 기대어 잠들어 있는 것도 운치가 있겠다 싶어서 가만히 있기로 했다.
제법 긴 밤이 되겠구나.
“핫산.”
“왜? 잠들려는 거 아니었어?”
“여행, 꼭 같이 가는 거야. 나, 잠깐만 눈 감았다 일어날 테니까, 어디 가 있거나 하면 안 돼.”
“당연하지. 걱정하지 말고 자도 돼. 나 어디 안가고, 계속 옆에 있을 테니까. 만약 루나 네가 없어져도, 내가 반드시 찾을게. 얼마나 시간이 걸리든.”
“핫산, 앞으로도 쭉 함께…, 행복하게 사는 거야. 흐아암….”
“그래.”
그것으로 루나는 마침내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잠에 빠져들었다. 루나의 새근-새근-하는 숨소리를 듣고 있자니, 연주를 끝낸 말코가 내게 모포를 내밀어왔다.
나는 그것을 루나의 몸 위에 덮어주며 물었다.
“이제 더 이상 연주는 안 하는 거냐?”
“그렇다네. 이제, 끝낼 시간이거든. 노래도, 악기의 연주도. 그리고, 이야기도.”
“그렇구만.”
“하지만, 내일부터는 다시 열심히 노래해야지. 그럼, 이 몸은 내일을 위해서 먼저 자보도록 하겠네.”
스르륵-.
말코는 자신의 천막 안으로 사라졌다.
울리고 있던 악기소리가 사라지자 풀벌레 우는 소리와 어딘가에서 졸졸 흐르는 냇물 소리가 조금씩 커다랗게 들려왔다.
귀를 기울여보면, 여기저기서 계절이 변화하는 소리가 들린다.
세상이 변하고 있구나.
나는 주머니에서 쿠퍼 동전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그것을 하늘에 가져다 대어 달에 비추어 본다.
예전에는 이 쿠퍼 동전도, 저 두 개의 달도 무척 낯설었지만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 아무렇지 않게 되어버렸다.
많은 일들을 겪으며 나 또한 세상처럼 변해버린 탓이겠지.
3년.
1000일이 넘는 시간.
그것은 나 하산이라는 사람을 뒤바꾸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그렇다면 10년은 어떨까? 100년은? 1000년은?
나는 언젠가 필연적으로 다가올 머나먼 시간의 나를 머릿속에 그려봤다.
당장 3년 전의 내가 지금의 내 모습을 상상할 수도 없었던 것처럼, 나는 머나먼 미래의 나를 도무지 예상조차 할 수가 없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시간이 지나, 몇 번의 봄을 거쳐도 내 옆에는 이렇게 자그마한 루나가 있고, 히폴리테와 엘프리데가 있고, 시끄럽게 떠드는 님프들과 소중한 가족, 친구들이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시끄럽고, 복잡하고 하루하루 지루할 날이 없겠지. 그렇게 생각하니까 나 역시도 몹시 졸음과 피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아주 잠깐만 눈을 붙일까? 내일부터는 나도 다시 여행 준비로 바빠질 테니까, 지금 잠을 자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주 잠깐.
새벽의 어슴푸레함이 날 깨워줄 때까지 잠깐만 눈을 감자.
내일도 분명 오늘과 같은 해가 빛나고.
어딘가에서 바람이 불고.
웃고, 울고.
그렇게 살아가겠지.
그래서 나는 이 까만 밤하늘 어딘가에 있을 내 소중한 사람들과 인연들을 향해 마음 속으로 말했다.
잘 자, 모두들-.
지금까지 고생했고.
내일 봐.
달과 6 쿠퍼 – 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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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불법체류 사이비 – 님프 혐오적인 완결 후기 및 사죄 –
모두들 반갑습니닷…!!!
모두 이미 알고 계시지만, 저 미츄리, 드디어 완결을 낸 것입니닷…!!!
여러모로 탈도 많고, 이야기도 많았던 본작 이세계 불법체류 사이비…
사실 이렇게 긴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지만…
여러 고마우신 분들과 또 독자님들의 지대한 관심 그리고 보내주시는 애정과 후원 덕분에 제법 먼 길임에도 단숨에 달려왔지 않나 생각이 듭니닷…!!!
우선 지금까지 저 미츄리의 작품을 읽어주시고, 핫산과 친구들의 모험에 따라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닷…!!!
서툴렀던 점도 많고, 도중에 도시가 불탈 만큼 미숙한 점이나 또 마지막 부분에서는 저 미츄리 역시 아쉬움도 느껴질 만큼 부족함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이야기가 흘러갈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독자님들께서 관심으로 바라봐주셨기 때문입니닷…!!!
그리하여 나름대로 순풍을 단 이야기가 흘러흘러, 독자님들의 관심 속에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어느덧 이 자리까지 왔습니닷…!!!
뒤돌아보면, 조금 더 잘 쓸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도 많이 남지만 그것은 앞으로 짊어지고 갈 숙제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닷…
그런 의미에서, 일단 독자님들께서 남겨주신 댓글들 중 몇몇을 뽑아 답을 해보는 시간을 일단 갖겠습니닷…!!!
일단 가장 많은 질문-.
1. 안티오페, 니케, 100년 후의 뱀녀와 야스 등등의 관계하지 못한 여자들은 어떻게 된 것이냐-.
이것은… 저 미츄리가 사실 이 이야기를 이 여자 저 여자 건들고 다니는, 지하 세계의 제우스 이야기로 방향을 잡고 있었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려야 할 것입니닷…
본디 본격 마사지 떡타지를 표방하고 있었으나… 첫 히로인으로 등장한 루나 그리고 핫산의 어색하고 풋풋한 애정이 성립됨에 있어서 난봉과 같은 것이 끼어들기가 상당히 난감해진 점이 있습니닷…
왜냐하면 이야기가 진행되며 핫산은 루나나 히폴리테, 엘프리데를 두고 다른 여자와 함부로 관계를 가질 만큼 간담이 크지가 않아서…
그래서 미리 준비해두었던 저 여성 히로인들을 대체 어떻게 핫산과 엮어줄까 힘차게 고민하다가, 저 미츄리의 역량부족으로 사이사이 잘 집어 넣는 것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닷…
풀리지 못한 떡밥들에 대한 것도 이와 비슷한 이유…
이는 변명도 못할 저 미츄리의 불찰… 죄송합니닷…
그렇지만, 저 미츄리의 숨이 끊어지는 날 전까지, 일러스트가 만들어진 안티오페 만큼은 어떻게든 잘 노력해서 자유연재 외전으로나마 잘 캐어해보도록 하겠습니닷…!!!
2. 착한 사마리안에 대한 모티브와 게임 하데스 등등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 있나?
이 이야기는, 사실 저 미츄리가 글의 방향에 대해 잘 잡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에서 시작됩니닷…
전 작품, ‘멸망한 세계의 요한’의 흥행 부진으로 저 미츄리가 무엇을 잘하는 지, 독자님들께서 무엇을 좋아하실지 한참 고민하던 때.
문득 악마의 속삭임처럼 떠오르고 만 것입니닷…
이렇게 된 이상 남들이 좋아해볼 만한 것을 다 섞어보자-.
그래서 완성된 것이 바로 이번 글이었습니닷…!!!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작품은 세상의 모든 것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좋습니닷…!!!
그래서 빼먹을 수 없는 한 가지 고해…
저 미츄리는 마지막 후기로나마 뒤늦게, 이세계 검은머리 외국인의 작가님이신 김갈비뼈 님께 인사를 드립니닷…!!!
인사 내용은 압도적 감사… 그리고 사죄입니닷…
모두가 아시다시피, 이 이야기는 훌륭한 작품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파생된 장르. 표절이라는 이야기를 당연히 받아 마땅했습니닷…
그래서 저 미츄리는 여차하면 연재 중지 및 당시까지 벌어들인 수익을 드리기를 각오해 김갈비뼈님의 의견을 개인적으로 물었고…
김갈비뼈 님께서는 넓으신 마음으로 그 어떠한 보상이나 조건도 없이, 저 미츄리의 연재를 흔쾌히 허락해주셨던 것입니닷…!!!
(여기서만 하는 이야기지만, 제 생각에 냉혹한 캇트와 다르게 김갈비뼈 님께서는 무척 자비로우신 분이십니닷…)
그렇지만, 사실 저 미츄리 스스로의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 이렇게 짜깁기 하는 태도는 좋지 못한 것이라 생각합니닷…
그래서 만약 차기작을 연재하게 된다면, 죽이되든 밥이되든 저 미츄리 나름대로 독창적인 도전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고려하고 있습니닷…!!!
3. 패러노이의 탄생 비화가 있다던데?
사실 패러노이는, 저 미츄리도 생각지 못했던 캐릭터 입니닷… 저 미츄리의 작품을 제법 읽어오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저는 사실 귀엽지만 꿀밤 얻어맞는 너구리 리프, 패러노이 같은 캐릭터를 좋아하는데…
사실 이번 작품에서 패러노이의 역할은 오롯이 루나의 것이었습니닷…
말하자면, 루나가 헛소리를 하고, 핫산에게 꿀밤을 얻어맞는 포지션이었다는 것입니닷…!!!
그렇지만, 패러노이가 등장할 당시 루나는 제법 인기가 많은 캐릭터였고 그런 루나를 핫산이 꿀밤 때렸다간 어마어마한 항의를 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꿀밤 때리기 좋은 역할을 당시의 사교도 패러노이에게 이양해주었습니닷…!!! 말하자면, 패러노이와 루나는 서로 반씩 영혼을 나눠가진 자매라고 해도 좋은 것입니닷…!!!
그래서 작중 루나와 패러노이의 사이는 티격태격하지만 자매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친합니닷…
여담으로, 사교도 님프 패러노이의 이름은 피해망상인 패러노이드에서 따왔습니닷…
또 다른 사교도들, 이를태면 대검의 전사 스키조는 정신분열을 뜻하는 스키조브레이크에서.
사교도 부두술사 솜니아는 불면증인 인솜니아에서-.
또 사교도 흑마술사 앵크셔스는 불안증-, 사교도 코마는 문자 그대로 혼수상태의 코마입니닷…
4. 전개를 조금 천천히 해서 100~200편 쯤 더 연재해도 괜찮지 않았을까-?
이 또한 많이 들었던 질문입니닷…!!!
사실 저 미츄리가 계획했던 이야기는, 본디 델포이 혹은 지옥의 붕괴에서 끝이었습니닷…
핫산의 최종결전, 정체성의 확립, 숭고한 희생과 회상 등.
그곳에서 끝이 나 화려한 박수와 함께 퇴장을 해야 했지만, 모두 알고 계시는 것처럼 그럴 수가 없었습니닷…
이유인 즉슨, 저 미츄리와 님프 재단은 계속해서 돈을 벌어야했기 때문입니닷…
때문에 이야기가 길어질 수 있도록 여러 복선과 스토리라인을 더욱 추가하였고…
결과적으로 작품 전체를 보았을 때 그것들이 엉성하게 연결되어 어설픈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닷…
이것은, 저 미츄리의 욕심으로 이야기의 완성도를 억지로 늘어뜨린 것에 대해 오히려 독자님들께 사과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닷…
죄송합니닷… 그렇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재미있게 써보려고 노력했습니닷….!!!
정리하자면 더 길게 쓸 수 있었지만, 급변해가는 조아라 정세와 서서히 빠져나가는 관객들의 수…
저 미츄리의 체력과 정신력 등을 고려해서, 그나마 지금 타이밍이 박수 쳐주시는 분들이 계실 때 완결을 낼 수 있는 타이밍이었지 않을까-적어도 저 미츄리는 그렇게 생각합니닷…
4.5 특이한 애완동물… 컹컹이와 미옹이 그리고 점박이의 서열 관계는…???
핫산 저택의 권력 서열 관계는 이렇습니닷…!!!
1. 주식 시장의 개미 사냥꾼 컹컹이 > 2. 장난을 잘 치는 미옹이 > 가끔 마차를 끌어주는 점박이 >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서 놀고 있는 안티오페 순입니닷…!!!
5. 미츄리의 차기작과 향후 행보 등은?
일단 저 미츄리는 조아라 노블레스에서 약 2년 정도 신세를 진 초보 작가입니닷…
2년이나 글을 썼음에도 초보 티를 벗어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저 미츄리의 발전이 꽤 느리다는 것을 스스로도 통감하는 바입니닷… 더욱 노력하고, 정진할 뿐입니닷…
본론으로, 차기작의 제목은 아직 확실히 정해두지 않았습니닷…!! 플롯도 두 가지 정도가 있는데… 간략히 말씀을 드리자면-.
첫째로는 빌런 속성의 소년 마법사가 주인공으로 나와서, 연상의 누나들을 만지고 다니는 모험활극-. 악동은 살고 싶다(가제)
두 번째는 위와 같은 빌런 속성의 소년 마법사가 아카데미 입학하여 벌어지는 19금 학원물 같은 것을 고려해보고 있습니닷…
세 번째는 무한 회귀 떡타지 비슷한 것인데…
어째서 악동 속성의 미소년 마법사냐가 많냐고 묻는다면, 야만전사 속성의 주인공을 1년간 연재 하고 있다보니, 그 반대의 것도 해보고 싶어졌기 때문입니닷…
물론 위의 항목들에 대해서는 독자님들의 반응과 의견이나, 저 미츄리 스스로의 계획 등으로 철회될 수 있지만, 아무튼 그렇습니닷…!!!
확실한 것은 기존 작품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들을 개량하여, 더욱 가볍게 읽기 좋은 느낌이 될 것이라는 것 정도…!!!
일단 등장인물의 일러스트가 외주로 들어갔으니 3월, 늦어도 4월 초 이내에는 저 미츄리의 신작을 만나보실 수 있을 것입니닷…!!!
이제 중요한 것은 연재 장소이겠으나…
조아라 노블레스…
저 미츄리에게는 여러모로 많은 시간들이 담긴 장소입니닷…
저 미츄리가, 정말 죽음을 뒤에 두고 발을 뻗은, 모 아니면 도의 인생을 건 새출발 장소…
말하자면 등용문(登龍門).
돈을 벌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으나, 그럼에도 저 미츄리가 스스로와 약속했던 점 하나는 바로 노블 1등-.
즉 용이 되기 전까지는 이곳을 빠져나가지 않겠다 생각하여 열심히 헤엄쳤습니닷… 정말로 나름대로 열심히 헤엄쳤던 것입니닷…!!!
다만 최근… 점점 험준했던 물살도 빠져나가고… 저 새로운 대륙에는 용에 못지않은 호랑이들이 우글우글하고… 많이 보아왔던 독자님들 역시 이곳저곳으로 떠나가는 상황…
그래서 이제 슬슬 저 미츄리와 님프재단 역시 새로운 곳으로 자리를 옮겨야하지 않을까-그런 생각이 듭니닷…
비록 저 미츄리… 무서운 호랑이를 잡을 수 있는 용까지는 되지 못했지만, 그래도 다람쥐 정도는 잡아먹을 수 있는 도마뱀 정도는 된 것입니닷…!!!
아무튼…
잡설이 길어졌습니닷… 결론을 말하자면, 동시연재 혹은 새로운 땅에서 독점적으로 저 미츄리를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닷…!!!
확률은 30 : 70 정도입니닷…!!!
아무튼 1년.
저 미츄리 생에 처음으로 이렇게 길게 썼던 이야기였기 때문에 캐릭터들, 독자님들과 정도 많이 들어서 사실 끝맺는 것이 너무 어려웠습니닷…
정들었던 캐릭터들, 애정을 붙여주었던 캐릭터들과 좋아해주시는 독자님들을 더 이상 볼 수 없다고 생각하면 저 미츄리도 굉장히 아쉽고 쓸쓸해지기 때문이었습니닷…
그래도, 이야기는 끝났고.
이제는 이별과 새로운 시작을 또 앞둬야 할 때가 왔습니닷…
돌이켜보면, 지난 2020년.
작년 이맘 때만 해도 저 미츄리의 삶은 진심으로 죽음을 각오할 정도로 많은 것들이 최악으로 치달았던 때였습니닷…
정말 감당할 수 없을 것만 같은 경제적 여건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 원금… 생활비…가족들의 실패와 분열…
가장 힘들었던 것은, 도무지 이것이 나아질 기미가 없고, 위로 올라갈 희망이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닷…
사람은, 희망이 없을 때 정말로 망가집니다.
좌절하고.
일어날 이유조차 찾지 못해 흙바닥에 누워있을 뿐입니다. 그저, 고개를 바닥에 떨구고 죽음만을 기다릴 뿐인 나날.
그게 희망 없는 삶의 가장 무서운 점인 것입니다. 사람을 살아가는 게 아닌, 그저 죽어가는 것으로 만든다는 것…
그렇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고개를 들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이제는 압니다. 희망의 동앗줄은, 바닥에서 오는 것이 아닌 위로부터 내려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저 미츄리의 희망은.
2021년 현재는 적어도 먹고 살만큼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은 독자님들과, 정겨운 캐릭터들 덕분이었습니다.
제게 희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지금 혹시 괴롭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이 계셔도, 꼭 포기하지 말고 꿋꿋이 하늘을 보실 수 있기를-.
지금도 출구가 보이지 않는 절망 속에서 괴로워하시는 분들께 제 넘쳐났던 행운을 나누어드릴 수 있길 바랍니다.
저처럼 바보 같고 성장이 더딘 사람도 희망을 발견했으니, 훌륭하신 독자님들께서는 분명 더 잘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음.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그런지, 글이 두서 없어졌습니닷…!!!
벌써 몇 번의 후기를 쓰고 있지만, 후기나 공지를 쓰는 것이 굉장히 어렵구나-. 이런 글들을 필력넘치게 척척 쓰는 다른 작가님들이 무척 대단하고 부럽다는 걸 느낍니닷…
아무튼 정말 감사합니닷…!!!
비록, 제 부족한 글이 독자님들께 최고가 아니었을 수도 있으나 제게는 언제나 관심 가져주셨던 독자님들이 최고였다는 것을 진심으로 말씀드립니닷…!!!
그것이, 이렇게 말주변 없이 길고 길게 이야기를 늘어뜨린 것의 요약입니닷…
그동안 감사했고, 앞으로도 꼭 많은 분들과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닷…!!!
오래 걸리지 않을 것입니닷…!!!
꼭 다시 만나는 것입니닷…!!!
그래서, 영원히 다시 만나지 못할 것처럼은 작별인사 하지 않겠습니닷…!!!
머지않아, 좋은 장소, 좋은 때에 꼭 다시 만납시닷…!!!
그리고, 그리고 훌륭한 일러스트를 그려주셨던 Star741 님과, 팬아트를 그려주셨던 많은 팬분들께도 감사 인사를 드립니닷…!!!
분에 넘치는 그림들이었습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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