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a Max-Level Regressor RAW novel - Chapter (156)
만렙 회귀자입니다만-156화(155/300)
제 156화
푸욱!
“크윽!”
쇄애액!
“크헉!”
“강신화! 자신 있다고 하지 않았나? 그 좋은 재능도 대응 능력이 떨어지니 형편없군?”
시작이 좋지는 않았다.
신화는 작정하고 달려드는 목진우의 공격에 몇 번이나 유효타를 허용했다.
물론 정타로 크게 상처를 입지는 않았다. 다시 말하면, 중상을 입진 않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팔뚝을 베이고, 옆구리를 찔리기도 하는 등.
목진우의 공간 왜곡 검격에 고전하며, 몇 걸음씩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내가 아직 전력을 다하지 않고 있어서 그런 점도 있지만, 역시 랭크의 간극을 무시할 순 없네.’
신화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처음부터 전력을 다하지 않았던 것은 일단 탐색을 통해 적당히 체력 안배를 할 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차례 유효 공격을 허용하면서 신화는 이것이 되지도 않는 여유라는 것을 바로 자각했다.
‘놈과의 장기전은 위험해.’
매번 단기전을 선호하는 신화였지만, 특히 목진우는 반드시 단기전으로 처리해야 하는 상대였다.
슬로우 스타터인 목진우의 실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불이 붙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몸이 풀린 상태에서 재능 활용도가 100이라면, 지금은 50 정도의 수준. 그 차이는 매우 컸다.
‘일단 전력을 다하면 충분히 싸워 볼 만하겠다는 계산은 서. 다만 녀석의 노림수는 조심해야겠지.’
신화가 경계하는 것은 목진우의 필살 패턴 중 하나로 불리는 ‘노림수 유도’였다.
무슨 말인가 하면, 일부러 상대에게 빈틈을 노출해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격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것이 목진우의 약점이라고 확신하고 상대가 일격을 가할 경우.
그것을 역이용해 오히려 상대의 숨통을 끊어 버리는 방법이었다.
실제로 전생에 이런 방식을 통해 목진우는 수많은 경쟁자들의 목숨을 취했다.
‘강자니까 부릴 수 있는 여유기도 하고.’
의도이건 아니건.
상대에게 약점을 일부러 노출한다는 자체가 자기 자신의 실력에 확신이 없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마지막 한 수로 두자.’
노림수는 일단 정리됐다.
목진우가 분명 설계할 것이 틀림없는 필살 패턴을 한 번 더 비틀어서 공략할 작정이었다.
“이제 시작이다, 목진우!”
“재롱을 즐기고 감상해 주기에는 네 실력이 너무 하찮은 것 같군!”
다시 두 사람이 격돌했다.
신화는 전보다 마력의 활용도를 크게 끌어올려 폭권을 이용한 공격으로 목진우를 압박했다.
목진우는 허와 실을 섞은 왜곡 검격으로 사방 곳곳에서 신화를 노렸다.
깡! 까깡! 깡!
하지만 이번에는 강철 강화 재능을 이용해 확실하게 받아 냈다.
목진우는 자신보다 랭크가 한참 위인 상대.
그를 상대로 뭔가를 ‘아끼려고’ 하면 그만큼 뭔가를 ‘반드시’ 잃게 된다.
여유를 부리거나 미래를 위해 체력 안배를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제법이군!”
목진우는 신화와의 거리를 빠르게 벌리며, 왜곡의 검격을 이어 갈 준비를 마쳤다.
목진우의 무서운 점은 길이가 제한적인 검을 들고 있음에도 중거리 공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마력 방출이나 윌슨을 이용하지 않으면 반드시 근접 공격을 해야 하는 신화보다 이점을 지닌 셈.
하지만 바로 그때.
화악!
“……?”
목진우는 자신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빨리 접근한 신화 때문에 놀랐다.
기동력이라면 어디 가서도 꿇리지 않는 목진우였지만, 이번에는 완벽하게 허를 찔리고 만 것이다.
“그럼, 제법이지!”
퍼어억!
“커헉!”
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신화는 주먹을 목진우의 턱 아래에서 수직으로 올려쳤다.
목진우의 고개가 완전히 꺾인 와중에 그가 반사적으로 검을 휘두르지 않았으면 연속 공격을 허용했을 상황.
그나마 목진우였기에 신화의 연계 공격을 막았지, 다른 사람 같았으면 연타에 바로 무너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파아앙!
목진우의 반격을 막아 내며 살짝 뒤로 물러났던 신화가 지면을 박차며 다시 맹렬하게 달려들었다.
초월 가속을 이용한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는 거센 파공음을 낼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목진우는 침착하게 검을 뻗어, 오로지 자신에게 정신이 팔려 있는 신화의 등 뒤를 왜곡으로 노렸다.
깡!
“아니……?”
완벽한 실패였다.
분명 감쪽같이 왜곡을 이용해서 후방을 노린 공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신화가 이를 쳐 낸 것이다.
이는 목진우가 검을 뻗은 시점부터 미리 예상하고 있지 않았다면 절대 불가능한 대응이었다.
동전 뒤집기처럼 미리 앞을 포기하고 뒤를 생각했다?
그것도 불가능했다.
노림수가 실패로 돌아간다면 바로 심장이 꿰뚫리게 되는데, 누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감히 도박을 하겠는가?
그러는 사이.
뻐엉!
“크헉!”
신화가 왼팔에 낀 건틀릿을 활용해 방출한 마력의 충격파는 목진우의 가슴을 그대로 강타했다.
피격되기 전까지만 해도 목진우는 유사시에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별것 아닌 충격파로 여겼다.
하지만 충격파가 그의 가슴팍을 제법 든든하게 감싸고 있는 슈트를 강타하는 순간, 생각이 달라졌다.
“크윽…….”
단 한 번의 마력 방출에 슈트가 기형적으로 찌그러지면서 오른쪽 흉강을 묵직하게 짓눌렀던 것이다.
초고가 슈트를 착용하지 않았더라면, 타격과 동시에 갈비뼈가 골절됐을 강력한 일격이었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프스슷!
신화의 모습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목진우는 알았다.
일전에 박형산을 죽였을 때, 그에게서 블링크 링을 얻었을 테니 말이다.
‘쥐새끼 같은 놈!’
목진우는 당황하지 않고 검로를 후방으로 잡으며 폭넓게 수비하는 전략을 짰다.
보수적이지만 안전한 방법.
지금은 신화에게 일격을 허용해 무게중심이 무너진 상태였기에 방어적으로 임하는 게 맞았다.
한데 바로 그때.
“어딜 보냐?”
신화의 말이 하필이면 목진우의 뒤통수 방향에서 들려왔다.
블링크를 연이어 활용하면서 위치를 뒤바꾼 것이다.
그때.
목진우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저 한 사람의 목소리만 듣고도 식은땀이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완전히 허를 찔렸음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그 어떤 방어도 할 수 없는 최악의 포지션이었다.
퍼억! 퍼억! 퍼억!
역시나 그 틈을 노린 신화의 파상 공세가 시작됐다.
검격이나 방어 자세로 대응을 전혀 할 수 없는 지금의 목진우는 흡사 샌드백과 같은 꼴이었다.
그는 역장 같은 것을 만들어 내는 방어 재능이 없었기 때문이다.
공간을 현란하게 활용하는 변칙 검술이 생명인 그가 적에게 후방을 완벽하게 허용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
퍼억! 퍽!
“크어! 크어억!”
신화의 폭권이 목진우의 얼굴, 가슴, 복부 가릴 것 없이 맹렬하게 타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목진우는 만월검을 움켜쥐고 있었지만, 반격 동작은 전혀 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검격의 기본은 ‘시야 확보’가 필수인데, 신화가 얼굴부터 공략하는 바람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흔들리는 시야 속에서, 신화의 실루엣만 보고 검격을 펼쳐 보기도 했지만.
후웅!
애먼 허공만 가를 뿐이었다.
그리고 그 대가로 돌려받은 것은 그 시간만큼 노출된 빈틈을 통타(痛打)하는 신화의 일격이었다.
폭권.
난생처음 경험하는 신화의 권법은 가히 파괴적이었다.
권법을 즐겨 쓰는 각성자로 알려진 다른 네임드들보다 더 깔끔하고 더 위력적이었다.
솔직한 심정을 이야기하자면, 태산과도 같은 바위를 깨부수는 주먹과 마주하는 느낌이었다.
가까스로 버텨 냈기에 망정이지, 사실 첫 일격에 목진우는 거의 정신을 놓을 뻔했다.
한 번의 일격, 그 주먹 한 번이 의식을 잃도록 만들 정도로 위력적이리라고는…….
전혀, 단 1%의 예상도 하지 못해서였다. 크게 허를 찔린 셈이었다.
계속 적에게 수를 읽히고 있다.
목진우는 지금까지 이렇게 자신을 수세에 몰아넣고 두들겨 패는 각성자를 본 적이 없었다.
물론 개전과 동시에 압도적인 화력을 퍼부으며 자신을 제법 몰아붙였던 상대는 있었다.
하지만 전략적으로 수세로 몰렸을 뿐, 목진우가 거기에서 일격을 허용한 적은 없었다.
즉, 필요에 의해 수비 포지션에 들어갔을지언정 일방적으로 맞거나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화는 예외였다.
원치 않은 수비 포지션에 돌입하게 만든 것으로도 모자라 그 상태에서 맹공을 퍼부었다.
솔직히 몹시 굴욕적이었다.
각성자가 된 이후 그 누구도 함부로 하지 못했던 ‘고귀한’ 몸이 바로 자신이지 않았던가!
지금까지 쌓아 온 고결함과 명성이 신화의 무지막지한 공격에 마치 모래성처럼 허무하게 무너지려 하고 있었다.
뻐어억!
“크허…….”
기어이 신화의 일격인 괘당권까지 허용한 목진우의 몸이 힘없이 허공을 날았다.
포물선을 그리며 한참을 날아가는 잠시 동안 목진우는 모든 기억을 되짚었다.
‘강신화가 과연 B+랭크가 맞기는 한 걸까.’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었다.
제아무리 특이 재능을 가진 각성자라고 한들, 랭크 세 단계를 뛰어넘는 것은 불가능했다.
‘어떻게 나보다도 더 빠르게 노림수를 캐치할 수 있는 거지?’
이는 그다음 제기된 의문이었다.
어느 누구보다 정형화된 레퍼토리의 공격은 지양하는 목진우였다.
애초에 공간 왜곡의 검격은 상대로 하여금 예상조차 하기 힘들게 만드는 변수의 덩어리이지 않은가?
하지만 신화는 자신의 빈틈을 완벽하게 찾아냈다.
마치 목진우 자신도 모르는, 어떤 ‘습관’을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목진우의 이런 부정은 당연한 반응이었다.
초월적인 존재가 아니고서야 자기 자신도 모르는 어떤 습관을 그것도 처음으로 싸워 보는 상대가 도대체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
자신은 그 정도로 호락호락하지도, 빈틈이 많은 사람도 아니었다.
그때.
파르르.
목진우의 손끝이 그의 의지와 무관하게 떨렸다.
그것은 내면의 감정과 무관하게 무의식이 보이는 두려움과 공포였다.
그런 감정 자체가 몹시 치욕적으로 여겨질 만큼 목진우는 신화의 공격에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쿠웅! 쿵! 쿵!
이윽고 지면을 나뒹군 목진우는 가까스로 땅을 짚고, 몸의 중심을 잡는 데 성공했지만.
“쿨럭!”
누적된 내상을 견뎌 내지 못하고 기어이 역류한 검붉은 피를 한 움큼이나 토해 냈다.
특정할 수는 없지만 오장육부 어딘가가 중상을 입은 것은 확실해 보였다.
“후우.”
신화가 거친 숨결을 토해 냈다.
확실히 단숨에 마력을 끌어올려 파상 공세를 퍼붓자, 육체 전반에 걸리는 과부하가 상당했다.
‘그래, 이 느낌이야. 나보다 더 강력한 적을 상대할 때, 극한까지 끌어올려서 싸우는 이 느낌!’
혹자는 변태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신화는 신체의 한계를 깨달으며 자신의 몸을 혹사시키는 느낌이 좋았다.
숨만 쉬어도 폭발적으로 마력이 회복되는 것이 느껴졌다.
마력의 폐와 간, 심장이 서로간의 긴밀한 연계 아래 펌프질을 반복하며 마력의 공백을 채워 갔다.
“망할.”
그사이, 몸을 일으킨 목진우는 입가에 흥건한 핏물을 닦아 내며 신화를 무섭게 응시했다.
붉게 물든 목진우의 두 눈.
이제야 그의 몸이 확실하게 풀렸다는 뜻이자 앞으로 대공세가 이어질 것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자기 자신도 모르는 습관을 상대에게 간파 당했으니 속이 뒤집힐 법도 하겠지.’
이제부터 사실상 각성의 상태로 돌입할 목진우.
지금부터는 정말로 단기전을 유도해야 한다.
한 차례 힘을 양껏 끌어올린 녀석을 상대로 어떻게 단기전을 유도하냐고?
방법은 간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