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a Max-Level Regressor RAW novel - Chapter (32)
만렙 회귀자입니다만-32화(31/300)
제 32화
그로부터 1분 후.
[50%…… 60%…… 77%…….]“어? 어어?”
신화가 가져온 포션의 농도 측정을 직접 진행하던 윤태호가 연신 탄성을 터뜨렸다.
“잠깐, 지금 농도 측정 하는 것 아닙니까? 77%요? 이미 상급 마력 포션의 농도를 넘어섰는데요?”
“77%라고?”
“아냐! 82%! 계속 올라가고 있어. 농도가 엄청 높아! 와, 이거 진짜 미쳤는데?”
“84%!”
놀란 것은 대회의실의 빔 프로젝터로 측정 화면을 보고 있던 간부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들 농도 측정의 수치가 기껏해야 50% 수준에서 끝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버지.”
“보고 있다…….”
진보미와 진성태도 멈추지 않고 계속 오르는 마력 포션의 농도 수치에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그사이, 92%를 돌파했다.
“설마 100%는 아니겠죠? 정말 우연히 어떤 경로를 통해서 농도가 짙은 포션을 신화 씨가 얻은 거겠죠?”
“아냐. 강신화 군은 분명 자기가 제작한 포션이라고 했다. 그래서 아까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게 아니냐고 물었던 것 아니냐.”
“아버지, 100%면 늘 꿈에 그리던 최상급 마력 포션이에요. 소량만 제작이 된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이슈가 될 거예요!”
바로 그때.
“와, 100%야!”
“헐…….”
여기에 모인 모두의 시선이 화면에 집중됐다.
유일하게 신화만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화면이 아닌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마스터, 이게 말이 됩니까?”
“뭘 자꾸 물어봐. 말이 되는 걸 보고 있잖아.”
“잠시만요. 측정 장치의 오류일 수도 있으니까 다시 한번 측정해 보겠습니다.”
윤태호가 다시 스포이트를 이용해 포션의 액체를 한 방울 뽑아서는 측정 장치에 올렸다.
그리고 얼마 후.
“죽기 전에 최상급 마력 포션의 존재를 보게 될 줄이야.”
또 한 번 화면에 찍힌 100% 표시에 간부 중 누군가가 깊은 탄성을 터뜨렸다.
적막감이 흘렀다.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한 사람의 일반적인 반응이었다.
할 말을 잃는 것.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와, 이럴 수가, 말도 안 돼, 같은 감탄밖에 없는 것.
그것이 바로 지금의 순간이었다.
이윽고 호기심을 참지 못한 진성태가 신화에게 다가와 물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건가? 이번에 공략했던 던전에서 전리품으로 얻은 건가?”
“아닙니다.”
“그러면 정말 순수하게 본인이 제작을 했다는 건가?”
“그렇습니다.”
“그럴 수가 있나?”
“그럴 수가 있지요.”
신화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애초에 예상했던 반응과 똑같아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
여기 있는 모든 각성자와 관계자들이 놀라는 이유는 단순했다.
존재할 수 없는 것을 발견한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100%의 포션은 발견된 바가 없었다. 인위적인 제작도 불가능했다.
마력 포션의 농도를 강제로 높이다 보면, 안정성이 무너져 아예 변질되는 특성 때문이었다.
이미 세계 굴지의 연구소나 SS랭크 이상의 마법계 각성자들이 수많은 연구를 해 온 상황.
하지만 진척은 10년 내내 없었고, 여전히 각성자가 얻은 최대 농도의 포션은 50%였다.
그것을 신화가 깨 버린 것이다.
즉, 지금의 이 순간이 바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100%……. 100%…….”
윤태호가 넋이 나간 표정으로 몇 번이고 재측정을 시도해 봤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혹시나 싶어서 가져온 중급 마력 포션을 측정하니 정확히 25%가 찍혔다.
‘역시 내 생각이 맞아. 강신화 씨는 필요할 때 알맞게 자신의 재능을 보여 주고 있는 거야. 가진 재능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진보미의 눈이 마침 시선을 돌리던 신화와 마주쳤다.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깊이를 알 수 없는 호수를 내려다보는 느낌이랄까.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어 절로 숙연해지게 만드는 그런 힘이 신화에게는 있었다.
‘소름이 끼칠 정도다.’
가장 많이 놀란 것은 직접 측정한 윤태호였다.
신화가 도착하기 전에 서예희의 앞에서 볼멘소리를 했던 것이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신화는 하늘이 양화 길드에 내린 인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포션을 가장 먼저 독점해서 팔 수 있게 된다면!
양화 길드와 그룹의 위상은 단숨에 높이 치솟게 될 것이다.
특수한 무언가를 독점 공급한다는 것은 길드로 하여금 상당한 파워를 갖게 하기 때문이다.
“신화 씨, 이거 엄청난 발견, 아니 제작이에요. 마력을 전부 회복시켜 주는 포션이면, 사실상 목숨을 하나 들고 있는 것과 같아요.”
서예희의 말에 지켜보던 간부 전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아무리 좋은 차도 연료가 없으면 결국 달릴 수 없듯, 능력 있는 각성자도 마력이 없으면 살아 있는 샌드백이 된다.
각성자들이 던전 공략을 할 때, 괜히 마력 잔여량을 민감하게 체크하는 것이 아니었다.
중요한 상황에 마력이 없으면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릴 수 없고, 도리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길드에 가입한 새내기 각성자는 철저하게 마력 활용법을 배웠다.
어떤 상황에서든 이유를 불문하고 최소 10% 이상의 마력을 쓰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한데 신화의 최상급 마력 포션은 그런 마력 고갈의 문제를 포션 한 병으로 해결할 수 있으니.
모두가 제작 과정과 존재에 놀라움을 표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일단 다들 모두 앉지. 더 이상 포션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 의심할 필요는 없어 보이네.”
진성태가 상황을 정리했다.
다들 외계인이라도 본 것처럼 신화만 뚫어질 듯이 쳐다보고 있는 것이 어색하기도 했고.
드르륵. 드륵. 드륵.
이내 모두가 착석하고, 진성태의 안내에 따라 신화가 그의 옆자리에 앉았다.
진성태가 앞에 놓인 마이크를 이용해 모두에게 잘 들리도록 다음 대화를 이어 갔다.
“일단 가장 중요한 이야기부터 하세. 이 포션, 하루에 얼마나 제작이 가능한가?”
“24시간에 한 병의 제작이 가능합니다. 다소 무리하면 시간적인 간격을 단축할 수는 있지만,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하루 한 병. 사실 그것으로도 엄청나군. 50%의 상급 마력 포션도 시장에 풀리는 게 하루 한 병이 안 되니까.”
진성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대로 상급 마력 포션도 구하기 힘들었다.
이 포션을 얻은 길드나 각성자의 99%가 직접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효율이 좋아서다.
“신화 씨, 독점 공급을 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진보미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신화를 응시했다.
강신화라는 각성자도 욕심이 났지만, 당연히 포션도 욕심이 났다. 어느 것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독점 공급은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단, 한 달 생산량의 50%를 길드에 우선 공급을 할 의향은 있습니다.”
신화가 덤덤하게 말했다.
처음부터 했던 생각이었다.
자신의 몸값을 자연스럽게 높이려면, 포션을 적당히 외부에도 팔아 줄 필요가 있어 보였다.
그러면 제작자가 누군지 궁금해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자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테니까.
특별함에 포커스를 맞춰 매스컴의 관심을 받는 것은 환영이었다.
적절한 방송 출연과 기사는 몸값을 높일 수 있는 일등 공신이기 때문이다.
“가격은 얼마를 생각하나?”
“회장님의 안목을 믿어 볼까요?”
진성태의 물음에 신화가 영리하게 그 질문을 되돌려 주었다.
원래 몸이 달아오르는 쪽이 먼저 제시하도록 만들어야 협상이 용이해지는 법이니까.
‘전생에 니콜라스가 이런 영업은 참 영악하게 잘했는데 말이야. 네 흉내를 조금만 내도 이득을 많이 보겠지 싶다.’
신화가 미국 어딘가에 있을 니콜라스를 떠올리며, 유쾌한 상상을 했다.
잠시 적막이 흘렀다.
진성태로서는 신화가 만족할 만한 금액을 바로 불러야 하는 상황이었다.
현재 상급 마력 포션은 병당 1억 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물론 거래가가 그것일 뿐, 실제 거래량은 거의 없었다.
마력 25%를 회복시켜 주는 중급 마력 포션의 경우에는 개당 1천만 원.
이런 가격 구조라면, 최상급 마력 포션의 가치는 낮게 잡아도 최소 10억 원 이상이었다.
‘마력 포션의 순환이 활성화되는 10분에는 추가로 포션을 먹어도 내성이 생겨 효과를 볼 수 없지. 단 몇 초 만에 생사가 갈릴 수도 있는 던전에서 완전 회복이 주는 메리트는 엄청나다.’
진성태는 냉정하게 생각했다.
합리적인 판단에 입각해서 가격을 후려칠 문제는 절대 아니었다.
상급 마력 포션으로 최상급 마력 포션과 유사한 효과를 보려면, 최소 50분에 걸쳐 같은 포션을 5회 이상 마셔야 한다.
그럴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차라리 휴식을 취하는 것이 낫다.
마력 포션이란, 바로 그 절대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각성자들이 마시는 극한의 효율적인 상품이었다.
‘20억 원.’
진성태의 계산이 끝났다.
예상 시가에서 두 배로 훌쩍 높인 파격적인 가격이었다.
그래도 효율적이라고 봤다.
이 포션 하나로 마력 고갈로 인해 죽을 위기에 처한 각성자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면?
20억 원, 그 이상의 생존 가치와 기댓값을 보여 줄 것이다.
“신화 군.”
“네, 회장님.”
“20억 원으로 하지. 병당, 20억 원! 그리고 자네가 제시한 대로 월 생산량의 50%는 우리 길드에 독점 공급. 가격은 동일하게. 어떤가?”
진성태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확실한 승부수를 던졌다.
* * *
‘화끈하구먼!’
나는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웃음을 참고, 진성태의 말에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사실 10억 원 정도도 충분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진성태는 미래 가치를 훨씬 높게 친 모양이었다.
적당한 타협점이다.
여기서 너무 가격이 오르면, 구매자의 입장에서도 가격 대비 효율을 고려해 보게 되기 때문이다.
희소성과 그에 걸맞은 가격대.
두 마리 토끼를 확실히 잡기 위한 금액으로 20억 원은 꽤 적절해 보였다.
“좋습니다. 그렇게 하시죠. 외부 판로에 대해서는 양화그룹에 일임하겠습니다. 판매 수수료는 5%. 어떠신가요?”
선수를 쳤다.
보통 길드에서 판로를 개척할 경우 10% 수수료를 가져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을 깎은 것이다.
사실 그렇게 하더라도 내 제안을 수용할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었다.
“좋네. 그럼 바로 계약을 진행하지. 어떤가?”
“좋습니다.”
모든 것이 물 흐르듯 빠르게 전개됐다.
그로부터 10분 후.
연신 놀라운 표정으로 나를 지켜보던 양화 길드의 간부들이 하나둘 자리를 비웠다.
이미 확인은 끝났고, 오늘 두 눈으로 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다들 입이 근질근질해 보였다.
아마 저마다의 커뮤니티나 인맥을 통해서 일찌감치 입소문을 내겠지. 내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다.
이윽고 대회의실에는 세부 계약의 진행을 위해 나와 진성태, 진보미, 서예희, 윤태호만이 남았다.
바로 그때.
진보미가 양손을 마치 기도하듯이 앞으로 모은 채, 선망의 감정이 담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강신화 씨.”
“네?”
“도대체 재능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 거예요? 이러다 전국구, 아니! 세계구급으로 나가는 것 아니에요?”
“그것도 나쁘지 않겠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