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an idol, but I'll show up RAW novel - Chapter (38)
아이돌이지만 등선하겠습니다-38화(38/101)
제38화
“이제 슬슬 끝나는 것 같은데?”
“그러게. 사람들도 많이 줄었고.”
어느새 점심시간이 많이 지나 사람들이 줄어들었다. 다른 배식 도우미들이 와서 청우 일행을 칭찬하며 말했다.
“어휴, 학생들은 차분하게 일을 잘하네. 아까는 난리 나는 줄 알았는데.”
“그러게. 여기 계신 분들이 생활이 어려우니 시야가 좁아지셔서 가끔 저러시기도 해. 이해해드려. 그래도 나쁜 분들은 아니야.”
“이제 거의 끝났으니까 뒷정리는 우리가 할 테니 좀 쉬어. 아까 짐도 날랐다면서.”
순조롭게 일을 잘 끝낸 데다 순한 인상의 덕진 덕분에 마음이 놓인 노숙인들이 청우 일행에게 좋은 말을 해주었는지 봉사자들도 한층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떠밀리듯 밖으로 내보내진 청우 일행이 손을 닦으며 뒷정리를 돕기 위해 밖으로 나왔을 때였다.
“!”
청우의 기감에 무언가가 다시 느껴졌다.
살의다.
악의가 한참 뭉쳐져야 이루어질 만한 살의가 잡혔다. 현대로 오고서는 거의 느끼지 못한 데다 얼마 전까지는 악의 정도로만 느껴졌는데 한층 진득하게 뭉쳐진 느낌에 청우가 눈을 날카롭게 떴다.
‘어디지?’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살의가 느껴지는 곳은 모르겠지만 향하는 방향은 찾아내었다.
청우가 바라본 곳에는 현지원이 질서유지를 위해 쳐 놓은 줄을 걷고 있었다 말고 어딘가를 멍하게 보며 서 있었다. 끔찍한 것이라도 보는 듯 부릅떠진 눈에는 핏줄까지 서 있었다.
‘현지원!’
그때였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무언가가 현지원 쪽으로 날아왔다. 현지원을 그걸 보면서도 꼼짝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
“위험!”
청우는 자신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현지원 쪽으로 달려가 날아오는 것으로부터 현지원을 밀어냈다.
“…뭐야!”
“꺄악!”
주변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고 한쪽 팔로 밀어낸 거대한 물체가 자신의 다리를 치고 간 것을 알게 된 청우가 정신을 차려보자 다행히 현지원은 자신의 밑쪽에 얌전히 깔려있었다.
“뭐, 뭐야! 어떻게 된 거야?”
“청우야!”
현지원의 물음에도 답할 말이 없는 청우가 자신을 치고 간 물건을 보자 거대한 오토바이가 땅에 처박혀 있었다.
“아야.”
“청우야, 괜찮아?”
깜짝 놀라 굳어있던 사람들이 청우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모여들었다. 깔려있던 현지원은 팔다리에 긁힌 상처밖에 없었지만 청우는 한쪽 다리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부러졌네.’
한 팔로 쳐내며 충격을 분산시켰지만 너무 크고 강한 물체였기에 방향을 틀던 중 청우의 다리를 치고 만 것이다.
“다, 다리 부은 거 봐. 어떻게 해!”
정이원이 옆에서 청우를 일으키며 바지 밑단을 걷었다. 퉁퉁 부은 다리를 보며 정이원이 청우를 타박했다.
“이게 무슨 일이야, 거길 왜 뛰어들었어!”
촬영 스태프들과 봉사자들이 쫓아와 구급차를 부르네 마네 하는 걸 청우가 말리며 병원에 다녀오겠다고 하자 황급히 차를 수배했다.
“그냥 좀 부러진 것 같아. 잘 감아두면 될 것 같은데, 아……. 연습은 어쩌지?”
그러게 거기를 왜 끼어들어 이 화상아! 정이원이 차마 겉으로는 말하지 못하고 답답한 가슴을 손으로 툭툭 쳤다. 가만히 있었으면 현지원 다리만 부러지고 말 것을!
“그냥 뒀으면 현지원이 크게 다쳤을 거야. 나니까 이 정도인 거지.”
청우가 으스대며 말했다. 아무리 미운 녀석이라고 죽는 꼴을 볼 수는 없었다. 방금 현지원에게 향한 것은 매우 강력한 살의였고 죽이겠다는 의지가 눈에 보일 정도로 선명했다.
인간이 내보냈다고 여기기에는 이상할 정도로 강한 기운에 청우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냥 두었다면 크게 다치는 정도가 아니라 분명 죽었을 것이다.
잠시 후 경찰까지 달려오고 청우는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길 건너편에 있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시동을 켜고 막 달리려는 차에 갑자기 무언가가 날아와 눈에 들어왔고 순간적으로 눈을 비비기 위해 한 손을 손잡이에서 뗀 순간, 누가 뒤에서 밀기라도 한 것처럼 오토바이가 부웅 하고 날아가 버렸다고. 그 오토바이는 길 건너부터 엄청난 속도로 날아왔지만 하필 신호에 걸려 차들이 멈춰선 사이를 뚫고 날아와 여기까지 일직선으로 날아 떨어졌다고 한다. 지켜보던 사람들은 오토바이가 빗겨 날아온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사실은 청우가 내공을 실은 팔로 밀어버린 것이었지만.
“저, 저기. 고, 고마워.”
현지원이 아직도 멍한 눈으로 다가와서 감사 인사를 했다. 오토바이가 날아온 순간 현지원은 자신이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으로 주마등이라는 것도 보았다.
갑자기 자신을 향해 따끔따끔한 시선이 느껴져 팬들이 왔나 했는데 이전에 느껴본 듯한 엄청난 공포가 느껴졌다. 시꺼먼 무언가가 저 멀리에서 그를 향해 씩 웃고 있었는데 형태는 없이 씩 올라가는 입만 하얗게 보였다. 몸을 움직이지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이렇게 죽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갑자기 바람처럼 나타난 이청우 덕에 별다른 상처 없이 일어설 수 있었다.
아직도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영화도 아니고 나한테 왜 이런 일이?
게다가 자신도 알고 있었다. 한때 그를 지독하게 괴롭혔기에 이청우가 자신에게 좋은 감정이 없었으며 청우가 인지도를 얻고 성격이 변하면서 동등해진 지금은 서로가 서로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사이였다.
자신이었다면 절대로 이청우를 위해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나서지는 않았을 것이다. 특히나 서바이벌 프로그램 도중에, 그것도 무대를 앞두고서는 더더욱이 말이다.
“그래, 고마운 줄 알아. 마음에 똑똑히 새기고 기억해둬. 두고두고 평생 은인이라고 생각해라.”
물론 생색을 마다하지 않는 청우는 한껏 생색은 냈지만 속으로는 곤란한 차였다. 당장 다음 팀 무대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다리를 부러뜨렸으니 이 일을 어쩐다. 청우는 무림인이었기에 일반인들보다야 회복 속도가 훨씬 빠르겠지만 그렇다고 부러진 다리로 그런 안무를 소화할 수는 없었다. 그가 화경의 고수인 것도 아니고.
“뭐, 뭐래. 얼른 병원이나 가! 돈은 내가 다 내줄 테니까.”
현지원이 청우의 생색에 울컥한 듯 그를 차로 밀어 데려갔다. 제작진이 병원비는 이쪽에서 지급할 거라며 청우를 서둘러 차에 태웠다. 구급차를 부를까 했지만 청우가 괜찮다고 극구 사양했다. 보기엔 심각해보였는데 당사자인 청우가 너무 태연해서 다들 긴가민가한 얼굴이었다. 보호자 겸으로 정이원이 동행했다.
멀어지는 창문으로 돌아보니 현지원의 눈빛이 이해할 수 없는 감정으로 어우러져 있었다.
왜 그랬어, 이 바보야. 정이원이 옆에 앉은 청우의 다리를 조심스럽게 펴주며 귓속말로 구박했다. 쓸데없이 오지랖만 넓다고 욕도 먹었다. 그러면서도 세심한 손길로 청우의 다리에 조금의 무리도 가지 않도록 자리를 조정해 주었다.
“아니, 진짜 위험했다니까. 나 아니었으면 진짜 큰일 날 것 같아서 멈출 수가 없었어.”
“예, 진짜 큰일 했죠, 청우 씨. 이 정도로 끝나서 다행이에요. 병원비나 이런 건 저희가 다 처리해줄 테니까 걱정 말고 푹 쉬세요. 병원까지 동행하면서 계속 찍어도 되죠?”
앞자리에 탄 제작진의 말에 청우가 멋지게 찍어달라며 씩 웃었다. 생각보다 밝은 표정에 제작진이 안심한 듯 웃는 얼굴로 다시 앞을 돌아보았다.
“청우야, 많이 아프지 않아?”
[이청우가 너무 아프다고 대신 대답합니다.]육체의 고통을 공유하는 이청우가 오랜만에 의사까지 전달하며 난리를 피웠지만 청우는 견딜 만했다. 배에 칼이 꽂힌 것도 아니고, 장법을 직격으로 받은 것도 아닌 데 이 정도야.
“조금 아픈데 견딜 만해.”
여유롭게 웃는 얼굴로 청우는 정이원의 부축을 받으며 근처의 정형외과로 걸어 들어갔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께 매우 혼이 나고 말았다. 생각보다 훨씬.
“이 다리로 여기까지 걸어서 오면 어떻게 합니까! 당장 119를 불러서 부목을 댔어야지요. 이거 보세요, 다리뼈가 아주 똑 부러졌어요!”
X-ray 라는 신기한 사진을 청우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살펴보았다. 이렇게 뼈를 잘 보여주는 사진기가 있다니 신기했다. 현대의 기술이란 정말 알수록 신기했다. 이렇게 볼 수 있다면 의학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해 있겠는걸.
그리고 청우의 웃는 얼굴에 큰 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안심하고 느긋하게 자신들의 차로 데려온 제작진과 정이원의 얼굴을 사색으로 변했다.
“서, 선생님, 얘가 연습생이라서요. 지금 방송촬영도 하고 있고, 진짜 중요한 순간이거든요. 어, 언제 회복할 수 있을까요?”
정이원의 간절한 표정에 의사가 고심하던 얼굴로 대답했다.
“이 정도면 일단 철심 박고 제거하고 하면 서너 달은 걸릴 겁니다. 걷는 것도 절대 안 되고 원하시면 입원도 가능합니다.”
입원이라니. 정이원이 절망하는 자세로 엎어졌다. 우리 팀은 이제 끝났다. 그리고 청우도 끝났다 이 정도면 하차 각이었다.
“그, 그러면 남은 촬영은 진행 못 하는 겁니까?”
제작진의 다급한 말에 청우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게 무슨 소린가. 이 정도는 그냥 침 바르면 나을 텐데. 청우는 빠르게 몸속으로 내공을 돌렸다. 선천지기를 꺼내서라도 회복을 시켜야 한다! 이러다 여기서 인생 끝나게 생겼다. 아이돌도 되지 못하고 하차하면 ‘이청우’는 어쩌고 자신은 어쩌란 말인가. 선계향을 얻지 못하면 둘 다 끝이다.
“서, 선생님. 그 정도로 아프지는 않았는데요, 다시 한번 봐주시면 안 될까요? 저 기계가 잘못된 걸 수도 있잖아요.”
의사는 청우의 말에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냐는 얼굴을 했지만 청우가 부러진 다리의 발가락을 움직이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보, 보세요! 그 정도면 절대 못 움직일 텐데 움직이잖아요.”
그리고 청우는 지난 업적 달성 후 받은 보물이 떠올랐다. 천계의 붕대! 어쩐지, 자신의 다리가 부러질 것을 예측이라도 한 것일까?
청우의 억지에 의사는 우선 응급처치만 하고 다른 급한 환자를 둘러본 후에 엑스레이를 다시 찍기로 약속했다. 간호사에게 깁스까진 하지 말라고 지시한 의사는 바람처럼 사라졌다.
간호사는 안타깝다는 얼굴로 우선 아스팔트에 갈려 피가 나는 상처 부위를 소독하고 붕대를 감으려고 했다. 청우는 트레이 위에 있는 얇은 붕대를 보았다.
‘이거다.’
“형 저 발목도 아픈데 봐주시면 안 되요?”
“발목?”
간호사가 발목 쪽으로 시선을 돌린 사이 청우는 손주머니에서 천계의 붕대를 꺼내 트레이 위의 붕대와 바꿔치기했다.
안 그래도 다리가 완전히 부러졌는데 발목까지 이상이 있다니 다들 사색이 되어서 바라보느라고, 아무도 청우의 행동을 보지 못했다.
“아, 잠깐 저릿한 거였나 봐요.”
“그래? 다행이네. 그나저나 청우야, 어쩌냐. 야, 혹시 나가게 돼도 나랑 연락은 하고 지내야 한다?”
“나가긴 뭘 나가. 난 완전 착 달라붙어 있을 거야.”
“너야 당연히 그러고 싶겠지만 완전 부러졌으면 철심 박고 해야 되는데 쉬운 일 아니야. 촬영은 못 할걸.”
“아니, 그 정도는 아니었다니까.”
청우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리고 다시 찍은 사진을 앞에 둔 의사는 자신의 15년간 정형외과를 개원한 이래 처음으로 X-ray 사진에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이럴 리가 없는데? 아까는 분명 여기가 똑 하고 끊어져 있었거든요. 그런데 희한한 일이네요. 그사이에 뼈가 붙었을 리도 없는데. 기계가 고장 났나. 어이가 없네. 아무튼 다시 보니 부러진 정도는 아니고 금이 갔습니다. 깁스하면 한 2~3주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도 한동안 격하게 움직이는 것 좀 조심하세요.”
하차는 아니겠다. 제작진과 정이원과 이청우는 다 같이 만세를 불렀다. 사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종종 사고가 일어나기에 깁스를 하고 나타나는 연습생들도 드물진 않았다. 보통 한 시즌에 한 번 정도는 무대에서 떨어지거나 다리를 접질려 깁스를 하기도 했다. 청우는 심지어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다친 것이니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기에도 훨씬 좋을 것이다.
“다행이다, 청우 씨. 이만해서 진짜 다행이야.”
청우도 한숨 돌렸다. 만일 이 의사 선생이 입원, 땅땅, 하고 못을 박아 버리면 꼼짝없이 하차당할 뻔했다.
게다가 천계의 붕대를 감고 몸속의 내력을 돌려보니 알겠다. 청우의 몸은 여태까지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었다. 분명 청우의 상처는 다리뼈가 완전 부러진 것이 맞을 것이다. 청우의 내력으로 인한 혈도 자극과 천계의 물건 덕분에 회복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빨라져 그 짧은 몇 시간 동안 뼈가 저절로 붙고 알아서 회복 중인 것뿐이다.
이 속도라면 연습은 몰라도 무대에서는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았다. 머릿속에서 ‘이청우’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이 느껴졌다. 이 녀석은 이제 이 정도 큰일이나 벌어져야 이제 반응하네. 그동안 뭐 하고 있었냐고 청우가 머릿속으로 말을 걸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오늘은 얼른 들어가서 쉬어요, 청우 씨. 어떻게 할 건지는 일단 PD님과 의논해 보고 이따 저녁에 알려줄게요.”
제작진이 친절하게 두 사람을 다시 차에 태워서 숙소로 보내주었다. 다른 연습생들은 콘서트를 마저 진행하고 온다고 들었다. 갑자기 일어난 사건 탓에 게릴라 콘서트를 취소할까 했지만 이미 공지가 나간 탓에 정이원과 이청우를 제외하고 콘서트를 진행했다고 들었다.
“아, 아쉽다. 나 때문에 공연 못 해서 어떡해?”
청우의 말에 정이원이 청우를 타박하며 조심스러운 손길로 그를 침대에 앉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지금 그게 문제야? 난 너 꼼짝없이 하차하는 줄 알았어. 그거 한 번 안 한다고 큰일 생기지 않아. 그보다 이번 무대가 큰일이네. 배치를 바꿔야겠는데. 너는 얼른 회복할 생각이나 하고 있어.”
조금 쉬고 있으려니 룸메이트인 정이솔을 비롯하여 이덕진과 김해월 등 팀원들이 청우의 방으로 찾아왔다.
“형, 괜찮아요?”
“헐, 깁스했어!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설거지를 하느라 상황을 잘 알지 못했던 김해월과 정이솔에게 자세히 설명을 해주며 정이원이 말했다.
“그래서 우리 팀 안무 배치 바꾸고 연습할 때 청우는 앉아서 해야 할 것 같아. 깁스를 언제 푸는지 모르겠지만 무대에서도 청우는 앉혀 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
“그건 어쩔 수 없죠. 대신 청우 형이 노래를 짱짱하게 해주면 되겠네요.”
등락이 결정되는 팀 무대를 청우의 오지랖 때문에 망칠 위기였지만 팀원들은 의외로 청우의 탓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청우를 위로해주기까지 했다.
“미안해, 얘들아. 나 때문에 무대 구성을 다 바꾸게 생겼네.”
“아니에요, 형. 좋은 일 하다 그러신 건데요. 그리고 우리가 너무 형한테 의지하는 게 많았어요. 이제 푹 쉬세요. 이번에는 우리가 알아서 잘해 볼게요.”
“그래요, 형. 이참에 푹 쉬어요. 제일 고생 많았잖아요.”
안무에서도 보컬에서도 청우가 중심축에 서 있었기에 그동안 밤낮으로 팀 연습에 매달린 데다 팀원들 세부 연습까지 도와주는 것을 알고 있었던 팀원들은 조금도 청우의 탓을 할 마음이 없었다. 오히려 청우가 다쳐서 강제로 빠지게 되니 그동안 자신들이 얼마나 청우에게 의지하고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을 뿐이다.
“끝까지 열심히 해봐요, 형!”
팀원들을 역시 제법 잘 골랐는걸. 청우가 자신의 안목에 만족스러워했다. 좀 보면서 실력이 괜찮은 녀석들을 뽑아왔는데 다들 성격까지 좋았다.
“[그러하니 미안하게 됐소이다.]”
“[괜찮아요, 푹 쉬고 빨리 회복하세요. 매번 통역도 해주시고 고맙습니다.]”
중국인 연습생인 왕린과 리콰이창도 여전히 청우의 말투에는 적응하지 못한 얼굴이었지만 극존칭체로 위로해 주고 갔다.
그나저나 그 살기는 어쩐다. 청우는 생각에 잠겼다. 이번에는 자신이 나서서 막아주긴 했지만 그 정도의 살기는 한 사람이 단순히 싫어해서 보내기에는 너무나 끈적끈적하고 악의에 가득한 기운이었다. 분명 한 번 더 일이 생길지 모른다. 이걸 현지원에게 말해주어야 할지, 아니면 자신의 업보라고 생각하고 그냥 두어야 할지 고민이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현지원이 다시 청우를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