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an idol, but I'll show up RAW novel - Chapter (52)
아이돌이지만 등선하겠습니다-52화(52/101)
제52화
7명의 출발 주자들이 나란히 출발선에 섰다. 같이 서 있던 연습생들은 첫 번째 계주로 청우가 나온 것을 보고 모두 놀랐다.
“어, 맨 끝 주자일 줄 알았는데.”
“나도.”
다들 왠지 청우가 마지막 주자일 거라고 예상했지만, 생각해 보면 한 번도 그가 제대로 달리는 걸 본 적이 없었다.
청우는 일단 다른 연습생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어줄 생각이었다. 이번에는 승패를 다른 팀원들에게 맡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적당히 달리면 되겠지?’
“준비, 땅!”
총소리가 울리고 청우는 그가 생각하기 적당한 속도로 달려 나갔다.
“우와!”
앗차. 눈 깜짝할 사이 너무나 앞서버려 청우가 뒤를 돌아보고는 속도를 줄였다. 현대인의 수준을 너무 높게 보았나 보다. 점점 속도를 줄여 여유 있게 다른 팀 연습생보다 두 발 정도만 앞선 정도로 조절했다.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뒤를 돌아보다 바로 뒤쫓아온 연습생과 눈이 마주쳤다. 그를 노려보는 것을 보니 봐주는 것을 눈치챈 것 같다. 그렇다고 내 속도대로 달리면 다른 의미로 화제가 되겠지.
윤시오에게 배턴을 넘겨주자 윤시오가 뛰쳐나갔다. 얼굴이 시뻘게지도록 달리고 있지만 턱도 없는 속도에 점점 순위가 뒤처지고 있었다.
그의 뒤를 바짝 추격했던 연습생이 봐주기에 자존심이 상한 듯 청우를 툭 치고 지나갔다. 청우는 너무 티를 냈던 자기 자신을 반성하며 응원석 쪽으로 가 윤시오를 응원했다.
점점 늦어지는 윤시오는 7명 중 5등으로 한희원에게 배턴을 넘겨주었다. 그리고 한희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간신히 순위만 유지하여 배턴을 넘겼다.
“현지원, 달려라!”
현지원이 이쪽을 흘긋 보더니 조금 속도를 높였다. 순서도 중간이고 눈에 띄지 않는 위치라 열심히 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생각과는 달리 열심히 달렸다.
3등으로 케빈에게 배턴을 넘겨준 현지원이 응원석 쪽으로 다가왔다. 윤시오와 한희원이 등수를 올려준 현지원을 찬양하느라 난리가 났다.
“지원이 형 진짜 멋있어요!”
“2명이나 제쳤어! 너 진짜 잘 뛴다!”
현지원은 특유의 거들먹거리는 표정으로 아무렇지도 않은 척했지만, 입꼬리가 자꾸 삐죽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돈이나 물질에 연관되지 않은 칭찬을 들으면 익숙지 않은 것처럼 꼭 저런 표정을 짓곤 했다.
“와아!”
〈Believer〉팀의 정이원이 1위인 〈완전 남자〉팀을 거의 따라잡자 환호성 소리가 커졌다. 케빈도 열심히 달려 격차를 줄였다.
이제 마지막 주자의 차례였다.
“주지호 힘내라!”
“주지호 파이팅!!”
팀원들이 목이 터져라 응원하기 시작했다. 청우도 한 손 거들어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 남은 것은 모두 주지호에게 맡길 뿐.
〈Believer〉팀의 미카엘이 배턴을 잡자마자 속도를 높이며 1위를 탈환했다. 주지호도 핏대를 올리며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점차 격차가 줄어들더니 〈완전 남자〉팀의 왕린을 넘어서 2위로 올라섰다.
“조금만 더! 달려라!”
점차 미카엘을 따라 격차가 줄어들었다. 미카엘이 뒤를 흘끗 보더니 속도를 더 높였다. 주지호도 온몸의 근육을 써서 달리는 것이 보였다.
‘아쉽네, 약간 부족한가.’
이대로는 미카엘이 이길 것이 보여 아쉽지만 잘했다고 생각하던 청우가 순간 기의 흐름이 느껴져 눈을 부릅떴다.
이대로 질 줄 알았던 주지호에게서 내기의 흐름이 느껴졌다. 일반인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흐름이었다. 스스로는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았지만 몸속을 흐르고 있는 기운이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물이 이미 난 물길을 따라 흘러가듯 내기의 흐름이 이전에 청우가 한번 뚫어주었던 길을 따라 흘러가고 있었다.
‘설마?’
혹시나 하는 와중에 내기가 더 빠르게 흘러가며 신체를 더욱 활성화시켰고 주지호의 다리가 더 빠르고 더 멀리 박차기 시작했다.
“우와! 주지호 좀 봐! 엄청 빨라!”
점점 격차가 줄어들더니 마침내 주지호가 미카엘을 따라잡았고 곧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우와아! 야, 이 멋진 녀석!”
“와아아!”
팀원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뛰어나갔다. 청우도 같이 뛰어나갔다. 가쁜 호흡으로 헉헉대던 주지호가 활짝 웃으며 팀원들을 반겼다.
이미 흐름은 깨져 내기가 흩어졌다. 정말 우연인가 싶었지만 더 이상 흐름은 느낄 수 없었다. 달리는 시간이 조금만 더 길었어도 일주천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럼 깨알만 하더라도 내기가 모이며 단전이 완성되었겠지.
무림에 살고 있었다면 눈물을 흘릴 정도로 아쉬운 상황이었겠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주지호는 승리의 기쁨에 즐거워하고 있었다.
뭐, 좋은 게 좋은 거지.
혹시나 우연하게도 첫 무공의 제자를 얻게 되나 했는데 아니게 되었다. 그래도 모인 기운에 근육으로 스며들었으니 신체는 전보다 조금 강화된 느낌이 있을 거다.
청우도 주지호의 등을 두드리며 칭찬해 주었다. 약간의 타공도 같이하긴 했다. 주지호가 영문도 모른 채 억, 억, 하고 비명을 지르면서도 기쁘게 축하를 받았다.
이 녀석 이제 춤이 더 빠르게 늘 수도 있다. 이번 무대는 망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마음도 모였고 약점도 강화되었으니 조금 해볼 만해졌다.
다음 연습이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
너네 〈블링돌 운동회〉봤냐?
이번 편 떡밥 장난 아님
그리고 주지호는 이제 확신의 4세대 센터 비주얼이다
반박 시 니 말이 맞음
└엥 뭐래 주지호 아직 데뷔도 안 했는데
└얼굴, 몸, 인성, 달리기 모든 걸 가졌지만 경주 김씨 36대손인 나 김필규는 가지지 못했지
└이번에 유잼포인트 개많았음 정이원 박치기로 공 앞으로 내보내는 거 실화? 이원아 넌 운동선수가 아니라 아이돌이잖니…
└블링돌 확실히 애들 멘탈도 케어하는 거 같아서 안심임
└왜 아무도 덕진이 공주님 안기로 안겨가는 거 말 안 함? 개존귀인데
└└익숙하게 안겨서 위화감X 주지호도 견주 폼 나옴ㅋㅋㅋㅋㅋ
└└└덕진이는 공주 폼 나옴
└우리 청우도 잘 뛰었다. 처음에 발이 안 보여서 그대로 날아가는 줄 알았잖아. 역시 내 천사.
└└아줌마 여기서 이러시면 안 돼요.
└└└나도 봄. 근데 진짜 약간 바닥에서 뜨지 않았음?
└└└└정신들 차려라.
진짠데, 하고 댓글을 더 달려던 정수지가 포기하고 올라오는 다른 댓글들을 읽었다.
왜 다들 이 포인트를 못 잡는 걸까. 처음에는 그냥 천마님이라고 놀리듯 부르던 팬들은 이제 진심으로 청우를 천마라고 믿고 있었다. 최소한 천마가 아니더라고 그에 버금가는 무언가는 맞을 것이다.
어쩐지 이 세상 사람 같지 않은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진짜로 이번에 달리기를 시작할 때 청우의 발바닥이 안 닿고 허공을 살짝 뜬 것도 같았다.
청우의 노래를 들으며 마음이 가라앉고 기분이 좋아진다.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도 같고 듣기 전에 어떤 기분이었든 간에 노래에 훅 몰입해 마지막에 여운까지 남아 두통이 싹 가셨다.
진짜 천산가.
팬들이야 모두 동의하는 내용이지만 어디 가서 말하면 미친 여자 취급받기 딱 좋았다. 근데 정말로 요즘 점점 잘생겨지고 얼굴에 윤기가 나는 게 데뷔하면 날개 달고 날아가는 거 아냐?
잠시 영상에 빠져 길을 잃었지만 지금은 집중해야 할 타이밍이었다. 아직은 비공식적 팬클럽인 천무신교의 일원들은 오늘 투표 총공을 하기로 결의하였다.
처음 괴롭힘 이슈가 터졌을 때는 절대 믿지 않았지만 정수지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기는 했다.
내용이 회사 내부자가 아니면 알 수 없이 매우 구체적인 데다 자기가 겪은 것처럼 자세히 적혀있기도 했고 〈블링돌〉에서 청우가 보여준 모습은 카리스마 있고 약간은 독불장군의 리더 스타일이었기에 혹시나 오해가 쌓여 그런 일이 있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다른 사람들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SNS나커뮤니티 사이트, 인터넷 기사 댓글 창마다 그럴 줄 알았다는 식의 여론이 쌓여나갔다.
팬클럽도 숫자가 많이 줄어 순식간에 흔들리기도 했다. 물론 정수지는 아닐 거라고 믿긴 했지만 말이다.
이미 청우가 처음 프로그램에 나왔을 때 곡 절도에 관한 과거가 암암리에 퍼졌고 그 피해자가 김해월이라는 것까지 루머가 돌았다. 그러나 정말 김해월이 피해자라면 청우와 저렇게 친하게 지낼 리가 없다며 다들 무시했던 소문이었는데 다시 떠오르자 이걸 기다린 마냥 청우의 안티팬들까지 붙기 시작했다.
그래도 소속사가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인지 아니라는 글들이 같이 올라왔고 원글을 쓴 것이 오히려 괴롭힌 연습생이었다는 내용도 올라왔다.
청우 팬덤 내에서 의견이 갈리며 너나 할 것 없이 싸우던 와중에 개인 PR 영상이 뜬 것이다. 청우는 물론 곡 절도 사건의 피해자로 지목된 김해월과 현지원까지 사건에 관해 언급하고 해명하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개인 PR 영상은 노래와 춤이 위주고 인터뷰는 스쳐 지나간 수준에 지나지 않았지만, 직접 청우의 입으로 해명해 준 덕분에 천무신교는 다시 하나 되어 한동안 팬카페는 내내 눈물바다였다.
마냥 강하고 밝게만 보였던 청우에게 그런 아픔이 있었던 줄은 몰랐다. 어린 나이에 고생깨나 한 듯해 안쓰럽기도 했다.
물론 그것조차 찝찝하다며 떠나간 팬들도 있었지만 정수지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이럴 때일수록 팬들이 뭉쳐서 힘이 되어주어야 했다. 이제야 겨우 밝게 웃게 되었는데 더 이상 상처를 보태고 싶지 않았다.
이제는 정말 코어팬만 남은 천무신교에서 청우를 위로하고 도움이 될 만한 조공, 그리고 지하철 광고라도 걸자고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청우의 득표수가 엄청나게 오르는 현상이 일었다.
트로트를 통해 청우를 알게 된 중년층이 어린애가 고생이 많았다며 투표하기 시작한 것이다. 임히어로나 송아인 응원하던 가닥 어디 안 가는지 화력이 장난이 아니었다. 덕분에 〈블링돌〉의 시청률도 오르고 많은 사람이 청우를 알게 되었다. 비록 우울한 이미지긴 하지만 말이다.
한동안은 괴롭힘 당한 불쌍한 연습생이라는 타이틀이 따라붙어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겠지만 그래도 전화위복이 된 셈이니 안심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이런 류는 생각보다 관심이 금방 꺼진다. 청우가 거슬릴 때마다 안티팬들에게 꼬리표처럼 내내 언급되겠지만, 그것보다 더 좋은 모습이 얼마나 많은데. 정수지는 청우의 이미지는 앞으로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참에 이번 투표에는 1위 한 번이라도 할 수 있게 해줘야지, 하고 마음이 하나둘 모여 지하철 광고까지 걸게 되었다. 그것도 서울의 유명한 환승역에 와이드컬러 광고 2개, 계단 벽면에 하나.
팬층의 연령대가 높은 만큼 모금이 빠른 점은 정수지도 마음에 들었다. 돈을 버니 이런 데도 마음대로 쓸 수 있다. 얼마 없던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되살아났다.
“아이고오오. 팔찌가 어디 있나아아.”
정수지는 저도 모르게 멜로디를 붙여 혼잣말하며 팔찌를 찾았다. 이제 더는 미룰 수 없었다. 오늘은 일주일 넘게 한 고민하고 있던 것을 결정해야 했다.
그녀는 요즘 고민이 많을 청우에게 작게라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작은 팔찌를 주문했다. 단지 이걸 보내도 되나 싶어 며칠이나 고민하고 있었다.
집 근처의 작은 은세공 가게에서 주문했는데 품질과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부모님 세대부터 수지까지 종종 이용해 오고 있던 가게였다.
메이커가 아닌 것이 마음에 걸려 디자인과 문구도 다 골라놓고 너무 약소한 선물이 아닐까, 기왕이면 월급을 털어서 더 좋은 걸 사줘야 하나, 하고 고민하던 차 팬카페에서 선물 보낼 거 있으면 같이 보내자는 글이 올라와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에이, 마음에 안 들면 안 하겠지. 일단 보내나 보자.”
남친에게도 안 써주었던 편지글과 함께 너무 옛날 감성이라 오글거린다고 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택배 상자를 포장했다.
그냥 응원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있다고 마음이라도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일단 결정하고 나니 뿌듯한 마음으로 다시 인터넷을 돌며 청우 모음 영상을 돌려보고 온갖 아이디를 동원해 청우에게 투표하고 이곳저곳에 홍보 글을 작성하는 정수지였다.
***
[여섯 번째 업적 – 현장 개별 투표 1위를 달성하세요.]혼원천의 새로운 업적 수행이 시작되었다. 현장 투표 1위는 아직 해본 적이 없는 기록인데. 그것도 랩 포지션으로 달성하라니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나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없다.
다시 연습 또 연습의 삼매경이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는 않았지만 운동회 이후로 팀원들의 마음이 모이며 연습은 한결 수월해졌다.
윤시오도 마음을 푼 듯 청우와 주지호가 전달했던 가사를 피드백해 주며 다시 랩에 대한 강연을 이어 나갔다.
요즘 가사를 쓰는 법, 주로 쓰는 내용, 라임을 맞추는 법 등 이번에 청우는 배운 것이 아주 많았다.
아이돌 음악이라는 것이 흥겹고 재미있다고 정도로 생각해 왔는데 각각의 장르마다 가지고 있는 역사나 내용, 그리고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매우 관심이 갔다.
이래서 K-POP이 전 세계에 인기라는 거구나, 하고 새삼 깨닫기도 했다.
어떤 부분은 조금 각색해서 중원으로 들고 가도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다. 미소년으로 구성된 중원판 아이돌을 상상하며 히죽거리던 청우는 딴짓을 한다며 윤시오에게 한 소리를 들었다.
“그러면 이제 이 박자에 맞게 가사를 다시 써봐.”
아름다운 여인을 찬양하는 가사인 원곡을 각색하여 팬들을 찬양하기로 한 그들은 새로 가사를 쓰고 랩 메이킹을 진행하고 있었다.
아직은 윤시오의 기준에 맞추지 못했기에 보조하는 역할이었지만 시조나 한자를 써서 라임을 맞춘 부분은 창의적이라며 칭찬을 들었다.
아크로바틱한 동작을 많이 넣은 안무도 멘토들에겐 호평을 받았다. 처음엔 할 수 있겠냐고 걱정을 많이 받았지만 사람을 끝에 몰아넣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지론을 가진 청우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멤버들 위주로 혹독한 연습 시간을 가졌다.
그 결과 현지원과 케빈이 멋지게 공중 돌기를 완성시켰고 주지호마저 한 바퀴 돌리는 데 성공했다.
주지호는 내기가 몸속을 한번 흐른 경험이 역시나 도움이 된 건지 아니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무공의 깨달음이 있었던 건지 댄스 실력이 많이 늘었다.
특히나 근육으로 흡수된 내기들이 근육의 탄력과 강도를 높여주며 동작의 연결이 좋아졌다.
윤시오와 한희원도 어느 정도의 단체 군무를 소화하며 안무도 완성이 되어갔다.
“진짜 이렇게 할 수 있다고?”
원곡도 격한 안무가 많기에 좀 더 임팩트를 주기 위해 청우가 안무 난이도를 조금 더 높이자고 제안하자 윤시오가 눈을 찌푸리며 말했다.
“노래도 하면서 해야 해. 게다가 메인보컬은 네가 하기로 했잖아?”
윤시오는 청우가 춤을 잘 추는 것도, 신체 능력이 뛰어난 것도 알고 있었지만 그가 가져온 진기명기에 나갈 법한 동작을 보고는 눈을 의심했다.
“받쳐주는 건?”
현지원이 어깨를 으쓱했다.
어느새 랩 선생님에서 리더로 자리가 격상된 윤시오는 알아서 하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편곡이 끝나자 안무에 집중하기로 한 청우는 자꾸 다른 조를 압도해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그러더니 제작진에서 붙여준 안무 멘토를 쫓아다녀 전체 연습생에게 아크로바틱 강사의 수업도 들을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체조와 피겨스케이팅, 태권도 안무 등을 살펴보고는 현대인의 신체 능력으로 가능하면서도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동작, 그리고 놀라워할 만한 동작의 한계를 찾아왔다.
“어차피 난 못하니까, 할 테면 해봐.”
팀원들의 동의를 받았으니 안무를 넣어 최종 동선을 정하는 것만 남았다.
또다시 대중을 놀라게 할 생각에 절로 기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