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an idol, but I'll show up RAW novel - Chapter (80)
아이돌이지만 등선하겠습니다-80화(80/101)
제80화
속에서 무언가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내가 이런 꼴을 안 당하려고 무공을 익혔던 건데!’
그들이 보기에 청우는 그저 연예인 지망생일 뿐이다. 아직 데뷔를 한 것도 아니고,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얻기는 했지만 언제든 대체 가능한 자원 중 하나였다.
그러니 저들이 문제를 일으켜놓고도 매번 대충 사과하고 어르고 달래며 넘어가려고 드는 게 눈에 빤히 보였다.
시청률만 높으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식의 편집과 출연자에 대한 대우도 그렇고 방송으로 인해 생길 오해와 영향에 대해서도 시청자 반응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굴었다.
그렇다고 해서 제작진에게 대들 수도 없기에 청우도 화나는 마음을 참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아마 테이션의 이미지에 문제가 생기는 방향이었다면 더 대처가 빨랐겠지만 청우가 피해를 입는 쪽이어서 그런지 제작진의 반응도 미지근하기 짝이 없었다.
어쩌면 이번 일도 시청률 오르겠구나 하며, 열심히 짜깁기해 예고편에 써먹을지도 모르지.
‘인성’을 강조한 프로그램인 만큼 연습생들도 큰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으려 했다. 그래서 제작진들은 건수만 생기면 어떻게든 몸집을 부풀려 시청자를 현혹시키기 위해 애썼다.
방송국 놈들이란 시청률에 미쳐있다더니 정말이라는 것을 이번 프로그램을 하는 내내 느꼈다.
하지만 청우는 여기서 데뷔를 하기로 결정한 만큼 밉보이진 않는 선에서 경고는 해두어야 했다. 그래야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을 테니까.
“와, 그래도 일이 잘 해결돼서 다행이에요. 테이션 선배님이 엄청 화내셨거든요. 방송국 보안이 뭐 ‘이 따위’냐며. 파이널이고 뭐고 소송… 아, 이건 말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소송이란 소리가 나오자마자 내내 저 멀리 조연출 뒤에서 모른 척 있던 한PD가 슬그머니 청우를 바라보는 게 보였다.
“소송?”
“말이 잘못 튀어 나갔어요. 하여튼 그 사람 잘못이지, 제작진 형누나들 잘못이겠어요? 연습생끼리는 어디다 스포하면 서로 죽이겠다고 보안 철저한데 제작진에서 흘러나가서 좀 유감이죠.”
미안한 척하던 제작진들의 표정이 점차 ‘이것 봐라?’로 바뀌었다. 마지막 말은 일부러 심기 좀 거슬리라고 한 말이었다.
고작 이런 한 마디에 기분 나빠할 거면서, 저들은 연습생들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난도질당하든 말든 모른 체해?
“과연 선배님이 다음 활동 때 S사 프로그램을 좋게 생각해 줄지…….”
물론 테이션은 이런 말 한 적 없다.
하지만 만약 테이션을 비롯해 솔져스가 이 일을 계기로 B사 음악 프로그램이나 예능 프로그램에 안 나가겠다고 하면?
아이돌 그룹이나 아티스트 하나 안 나온다고 지상파 방송국에 타격이 있을까 싶지만, 한 케이블 방송사 사례가 있지 않은가. 만약 테이션이 정말로 마음먹고 자사 프로그램에 나오지 않는다면? 만약 저 때문이라고 윗선에 낙인찍히게 된다면? 짤리지야 않겠지만 한PD는 절로 찝찝한 마음이 들었다.
청우가 돌려서 이야기했지만 너희 책임이고 연습생들만도 못한 직원 관리에 테이션이 화가 났다는 뜻을 제대로 알아들은 조연출은 태도가 바뀌어 테이션에게 말 좀 잘 해주라며 사과하는 멘트도 다음 방송에 꼭 넣어주겠다고 하며 떠났다.
사건은 잘 해결되었지만 초라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스스로의 힘이 약하니 자꾸만 다른 사람의 권위에 의지하게 된다. 어서 빨리 데뷔해 내 스스로가 대단해질 수만 있다면.
잠시 상념에 잠겼던 청우는 우선 일이 일단락된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언젠가 그가 다시 성공하여 선망의 자리에 오르면 사람들이 그를 보는 시선이나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것이다. 저쪽 세상이나 이쪽 세상이나, 보이는 게 다였다. 사람들은 청우의 안에 음공 고수가 있다고 해도 아직은 데뷔도 못 한 연습생으로 볼 것이다.
이미 한 번 겪었던 일이기에 청우는 사람들의 태도를 마음에 깊이 새겨두지 않기로 했다.
이제 마지막 경연 무대까지 일주일이 남았다. 이런저런 일로 시간을 많이 허비해 버렸다. 다른 연습생들도 이번이 마지막으로 순위를 바꿀 수도 있는 무대나 마찬가지라고 여겼기에 진심을 다해 준비했다.
“여기서는 손 높이 어깨높이로 맞추자. 이 정도가 선이 예쁜 것 같아.”
다시 깐깐한 교관 모드로 돌아간 청우가 시간 내에 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최선을 다하기 위해 팀원들의 안무를 하나하나 확인하였다. 다른 팀원들도 청우와 마음이 같았는지 평소보다 더 깐깐하게 굴어도 군말 없이 맞춰주었다. 그래도 계속되는 연습에 체력 소모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어 하나둘 연습실 바닥에 널브러지고 마지막까지 헉헉거리던 정이원이 바닥에 드러누웠다.
청우가 돌아보니 이미 서 있는 건 청우밖에 없었다.
“아니, 형들은 무슨 로봇 같아요. 어떻게 그렇게 계속 쉬지 않고 움직일 수가 있어요?”
나름대로 운동을 해서 체력이 좋은 편이었던 미카엘은 자신이 정이원보다 먼저 지친 것이 좀 억울한 기색이었다. 정이원도 내기에 익숙한 몸이 되면서 다른 사람들보다 체력이 훨씬 좋아졌다. 윤시오나 이덕진은 이미 쓰러진 지 오래였고.
청우는 어깨를 으쓱했다.
청우도 체력이 무한정은 아니기에 힘들긴 했지만 이들과의 차이는 정신력에 있었다. 무림에서는 체력이 마지막 한 방울이라도 남아있으면 살아남기 위해 내공을 움직이거나 칼을 휘둘러야 한다. 그렇기에 어지간히 힘든 정도로는 절대 무방비한 자세를 취하지 않았다.
힘들다. 지금 현재도 굉장히 지친 상태였다.
그러나 마음 편히 쓰러질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그를 죽이기 위한 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고수가 어디에 숨어 목을 노리는 것도 아니지만, 이 무대로 데뷔하지 못하면 죽으니 매한가지였다.
그러니 체력이 완전히 바닥나 숟가락 못 들 정도도 아닌데 앓는 소리를 하는 게 오히려 청우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요즘 ‘젊은이’들에 대해 이제는 이해하게 되었기에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단지 ‘이청우’에게 속으로 중얼거릴 뿐.
‘쯧쯧, 요즘 애들이란.’
[그 말 이집트 파피루스에도 적혀 있던 말 아니냐고 이청우가 중얼거립니다.]“야, 쟤 눈 퀭해진 거 봐라. 저 독한 자식 어제도 1시간밖에 안 잤어. 저거 은근히 경쟁심 강해 가지고 다른 팀에서 연습하고 있으면 절대 안 쉬더라고. 역시 천마님, 대-단하다.”
“이제 수다 다 떨었으면 일어나. 입을 놀릴 힘은 있고 몸 움직일 힘은 없나 보지?”
이번에는 반드시 다른 무대를 압살할 것이다. 의욕에 이글이글 불타는 청우가 발끝으로 정이원을 톡톡 쳤다.
그때 다른 팀인 이석진이 청우 팀의 연습실로 뛰어 들어왔다.
“야, 완전 빅뉴스! 너네도 들었어?”
“뭐야, 우리 지금 팔 하나 움직일 힘 없어.”
연습에 지쳐 녹초가 되어 바닥에 눌어붙어 있는 그들을 보며 이석진이 깜짝 놀랐다.
“너네 이번에 너무 이 갈고 하는 거 아니야? 우리 팀원들도 가서 얘기 좀 해줘야겠다.”
“뭐에요, 형. 무슨 뉴스요?”
“아, 맞다. 한이설 하차한대!”
“엥? 무슨 소리예요. 아직 우리 마지막 무대도 안 했는데?”
미카엘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직 마지막 경연도 하지 않았으니 최종 발표 순위는 나지 않았다. 한이설은 나름 유명 아역배우였기에 인지도와 순위가 높아서 데뷔할 수도 있는데 그 모든 과정을 다 거치고 마지막에 하차라니?
“오늘 갑자기 지네 팀원이랑 연습생들한테 그만둔다고 얘기했대. 이쪽이 영 안 맞는 것 같다고 그러더니 하차하기로 했대. 좀 전에 짐 싸러 갔어.”
놀라운 이야기에 연습생들이 서로를 돌아봤지만 놀라서 입이 벌어질 뿐 할 말이 없었다. 좀 안 맞아 하긴 했지만 겨우 그 정도로 여기서 하차를 한다고?
“아이돌 안 할 생각이래요? 그 팀은 무대 어떻게 한대요?”
청우가 묻자 이석진이 어깨를 으쓱였다.
“제작진들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던데. 걔네 팀 멘탈 나갔을 줄 알았는데 꿋꿋하게 4인 구도 무대 구성이랑 안무 연습하고 있더라. 걔네한테는 미리 얘기하긴 했나 봐. 그래도 거긴 율리형이 중심을 잘 잡고 있어서 다행이야. 아무튼 경쟁자가 하나 줄었으니 다들 힘내라.”
다른 팀한테도 알려주러 갈 거라며 이석진이 다시 뛰쳐나갔다. 잠시 연습실에는 침묵이 돌았다.
“…저럴 수도 있어요?”
미카엘은 연습생 기간이 길지 않았기에 지금 돌아가는 상황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듯 했다. 하지만 정이원은 별일 아니라는 얼굴이었다.
“여기서 데뷔하기 싫다는 거지. 이제 마지막 무대만 남았으니 프로그램도 두 화 정도 남았을 텐데 탈락한 것도 아니고 본인이 나가는 거잖아. 아마 여기 회사랑 한이설네 회사랑 뭐가 잘 안 맞았던 거지. 이제 슬슬 데뷔할 만한 애들 회사랑은 계약 조건이나 이런 얘기가 오가고 있을 텐데 방송 프로그램으로 데뷔하면 방송사 계약에 많이 묶여서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많거든.”
정이원이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더니 연습할 준비를 했다.
“얼른 연습하자. 우리 회사는 나 같은 애 데뷔시켜줄 여력 없어서 난 여기밖에 길이 없단 말이야.”
그 말에 이덕진도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들고 일어섰다. 사실 처음 모일 때부터 가능성이 애매한 연습생들이 이곳으로 왔기에 다른 길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한창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대한 여론이 안 좋은 때에 프로그램을 런칭해서 여기서 데뷔한다고 해도 성공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참가한 연습생 본인들조차도 말이다.
미카엘은 아마 경험 삼아 도전해 보았을 것이다. 그의 소속사도 같은 마음이겠지. 나이도 어리고 이 기회에 인지도나 쌓아볼 참인 것 같고. 그러니 정이원이나 이덕진, 이청우와는 경우가 달랐다.
윤시오는 미리 청우에게 이야기한 대로 소속사에서 데뷔를 위한 준비를 이미 하는 중이었다. 처음부터 인지도가 있는 몇 명의 연습생도 역시 마찬가지인 경우였던 듯하다. 현지원도 아마 다른 데뷔 루트가 있는 것 같았고.
소속사 내에서 포지션이 애매해 몇 번이고 데뷔가 밀린 이덕진이나 정이원, 그리고 거의 방출 위기였던 이청우는 경우가 달랐다.
알고 있었어도 구체적으로 데뷔 후를 생각해 움직이는 모습들을 보고 있으면 기운이 빠지게 된다. 청우는 힘없이 그래도 연습하기 위해 움직이는 정이원과 이덕진을 보았다.
청우는 업적 달성이 가장 첫 번째 목표였기에 어디서 데뷔하든 상관이 없었다. 당장 죽게 생겼는데 남들과 비교할 여유가 있을 리가.
애시당초 전생의 시작은 거지 고아였는데 누구와 비교하겠는가.
‘그래도 인사는 해둘까.’
어쨌든 저번에 같은 팀이었으니 작별 인사 정도는 나누어야겠지. 청우는 팀원들에게 잠깐 이야기하고 밖으로 빠져나왔다. 숙소 쪽으로 걸어다가 마침 캐리어를 들고 나오는 한이설과 마주쳤다. 한이설 주변에는 이미 인사를 하고 있었는지 몇 명의 연습생들이 있었다. 청우와 눈이 마주친 한이설이 무리에 양해를 구하더니 잠시 청우 쪽으로 다가왔다.
“…어.”
“…간다며?”
“…응.”
전에도 친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더 어색했다. 괜히 왔나. 또 쓸데없는 오지랖을 떨었나 싶어 머쓱해진 청우가 코 밑을 한 번 쓱 문지르고는 짧게 인사를 건넸다.
“그냥 나간다고 들어서 인사나 하려고. 잘 가라.”
“의외네. 인사해줄 줄은 몰랐는데. 어쨌든 고마워. 잘 해봐라. 데뷔할 것 같긴 하던데.”
“그래.”
청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 무대와 투표 집결이 어느 정도로 영향을 줄지는 모르겠지만 상위권의 윤곽은 어느 정도 보였기에 그들도 나름 누가 데뷔권에 가까운지는 알고 있었다.
요 몇 주는 데뷔 순위권 밖으로 나간 적이 없었기에 테이션과의 일만 잘 해결된다면 청우는 여기서 데뷔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업적 달성 조건이 1위라 그게 문제였지. 데뷔 직전에 저승사자에게 쫓겨나면 억울해서 원혼이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이돌 그만두는 건 아니지?”
“아, 원래부터 여기서는 데뷔하지 않을 거였어. 처음에 인지도 있는 멤버가 필요하다고 해서 왔던 거거든. 원래 이렇게 마지막까지 남진 않을 거였는데… 왠지 너희를 보니까 욕심이 조금 생기더라. 여태까지 배우 활동만 좋다고 생각했는데, 너네를 보니까 아이돌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 아이돌 해도 연기할 수 있는 것도 맞고. 그래서 좀 오래 있다 보니 어느새 여기까지 왔네. 탈락되고 나오면 서로 데뷔 타이밍이 겹치니까 먼저 하자고 회사에서 그러더라고.”
이쪽도 윤시오와 비슷한 경우네.
처음에 청우도 이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연습생들의 실력 차가 많이 난다고 느꼈었다. 이제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대부분은 청우처럼 갈 곳 없는 연습생들이었겠지만 몇 명은 방송국에서 각 소속사에서 밀고 있는 주력 연습생들을 요청했던 것이다. 그들은 여기 남을지 나갈지를 그동안 결정했고 최종 데뷔가 확정되기 전에 거취를 정리하는 중이었다.
“야… 아니다. 아무튼 같은 팀 했던 거 좋았어. 사실 그때쯤에는 나가야 했는데 솔직히 네가 표정 연기 알려달라 그러고 하도 날 띄워주길래 어찌어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 나중에 데뷔하면 보자.”
한이설이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다 말을 삼켜 청우를 궁금하게 만들었지만 청우도 굳이 묻진 않았다. 어차피 잘 모르는데 괜히 마음만 복잡하게 만들 이야기를 들을 필요는 없어 보였다.
일단 무대, 그리고 1등, 데뷔. 나머지는 그다음에 생각한다.
팀원들을 달달 볶아서 완성도나 높여야겠다. 청우가 연습실로 향하며 생각했다. 하, 역시 센터를 미카엘에게 빼앗긴 건 뼈아픈데. 곧 테이션의 마지막 멘토링이 있을 시간이다. 자연스레 그의 생각이 테이션의 악귀에게 향했다.
‘이제는 더 이상 악귀 같은 건 없겠지?’
영력을 아끼기 위해 내공을 너무 많이 사용했다. 이 세계는 중원보다 자연의 기가 부족한지 축기가 느려 이전 같은 수준의 무공을 구사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그러니 마지막까지는 아무 일 없으면 좋을 텐데.
“…렇게 하는 게 어떨까?”
“네?!”
한동안 보이지 않다 다시 만난 테이션은 이전의 모습이 무색하게 완전히 건강을 회복한 모습이었다. 슬럼프도 없어졌는지 표정도 밝고 활기차 보였다.
그리고 그가 가지고 온 제안에 청우와 팀원들은 모두 술렁일 수밖에 없었다.
“투 센터로 가자고요? 그러니까, 미카엘이랑 청우 둘 다 센터요?”
“그래. 어차피 지금 분량이 거의 투 센터급이야. 센터를 미카엘로 두고 이런 식이면 오히려 다른 팀원들 분량이 부족해져. 차라리 두 사람을 센터로 내밀고 다른 팀원들이 각자 킬링파트 하나씩 만드는 게 나아. 킬링파트가 후렴만 킬링파트인 줄 알아? 보는 사람 훅 잡아채고 내 파트 다른 사람이 그 맛 못 내게 하면 그게 킬링파트인 거지. 동선 두 군데만 수정하면 될 것 같은데, 어때? 물론 이것 때문에 너네 연습할 게 더 많이 늘고 청우는 더더더 늘겠지만.”
여태까지 죽어라 연습해도 부족한 한 끗이 바로 이것이었다.
센터는 미카엘인데 청우가 킬링파트를 꽤 많이 가져가서 전반적으로 미카엘과 청우의 대결처럼 그림이 그려졌다.
차라리 센터를 두 명이 서는 그림이 낫지 않나… 란 고민을 했지만, 청우가 나서서 저를 센터로 세워달라고 하는 건 영 이상했다.
그런데 이 문제를 테이션이 시원하게 긁어준 것이다. 테이션이 연습량 늘어도 괜찮냐고 묻고 있지만 ‘이 정돈 할 수 있지?’란 표정으로 청우를 바라봤다.
단순히 귀신 좀 잡아줬다고 은혜 갚는 까치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 수정한 안무 구성이며, 동작이며 종이에 빼곡히 고민한 흔적이 보였다. 지금 당장 연습만 하면 될 정도였다. 역시 최정상 아이돌이라면 이 정도는 해야 하는구나, 감탄도 들었다.
하지만.
구성도 너무 좋고 무대도 더 풍성해지고 심지어 자신이 너무나 원하던 거긴 하지만. 그렇다고 날름 받아먹기엔 팀원들에게 너무한 행동이다. 특히나 단독 센터로 알고 있던 미카엘에겐 더욱더. 겨우 분위기가 좋아졌는데 혹시 틀어질까 봐 염려한 청우는 역시 미련은 남지만 거절해야겠다 생각해 말을 꺼냈다.
“준비 많이 해주셨네요. 그런데 이미 연습도 많이 진행되었고 미카엘이…….”
그런데 갑자기 옆에서 누군가 청우의 말을 끊고 난입했다.
“전 찬성! 완전 좋아요!”
미카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