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an idol, but I'll show up RAW novel - Chapter (82)
아이돌이지만 등선하겠습니다-82화(82/101)
제82화
“다음은 거칠고 강한 남자들의 모임 〈wild〉입니다. 큰 박수로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MC의 소개 인사가 끝나는 순간부터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무대에 오르는 것이 처음도 아니건만 오를 때마다 매번 새로웠다.
이 설렘은 무대에 오르는 매 순간 계속 찾아올 것이다. 더 이상 가슴이 뛰지 않는다면 그땐 그만둬야 할 때이겠지.
청우는 기분 좋게, 조금은 빠르게 두근대는 심장 박동을 느끼며 무대로 뛰어 올라갔다. 정이원이 올라가며 눈을 마주쳤다. 이덕진이 빠르게 심호흡하는 게 크게 들렸다. 윤시오는 주먹을 쥐어 보였다. 미카엘은 평소와는 다르게 웃음을 멈춘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한 무대를 준비하기엔 짧은 시간이었지만 최선을 다했다. 분명 잘 끝낼 수 있을 거라는 이유를 모를 확신이 들었다.
빠밤- 빰빰-
조명이 켜졌다.
무대에 올라와서 보니 모니터보다 관객이 훨씬 많게 느껴졌다. 〈블링돌〉이 서바이벌 데뷔 프로그램으로 연습생들을 경쟁시키고 시청률만을 위해 자극적인 내용으로 편집한다고 욕했었지만, 그래도 연습생과 팬이 만날 수 있는 통로 역할은 충분히 한 것 같았다. 여기가 아니라면 데뷔도 안 한 연습생들이 어떻게 저를 응원하는 사람을 만나볼 수 있었을까.
청우도 이 무대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응원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청우’가 이 무대에 올랐다면 쉽게 포기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뒷맛이 썼다.
저쪽에 ‘천마청우 데뷔해’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그의 팬이 보였다. 얼굴은 몇 번 보아 익숙하지만 아직 정식으로 대화를 나눠본 적은 없었다. 따로 만날 수 있는 창구가 없으니 이렇게 무대에서 눈을 맞추거나 회사로 오는 팬레터를 읽는 게 고작이었다. 그래서 이름을 알지 못하는 게 가장 아쉬웠다.
그 대각선 뒤쪽으로는 아직 어려 보이는 팬이 보였다. 저 팬도 이전에 본 얼굴이었다. 그의 노래를 듣고 순수하게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인상 깊었다.
반대 옆쪽으로도, 그 옆에도 그동안 한 번 정도는 얼굴을 보았던 자신의 팬이 와있는 게 보였다. 마지막 경연 무대라 그런지 그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와 있었다.
‘마지막이라 그런가. 꽤 많이 와 있네.’
이쪽에 가족도 친우도 없는 청우에게 이 세계의 인연이 되어줄 사람들은 오로지 팬들뿐이었다. 그들이 저를 위해 여기까지 와주었다. 모두의 얼굴을 보고 나니 조금 긴장되었던 마음이 사라지고 기대와 설렘이 피어올랐다.
“천마님 잘생겼다!”
“꺄악, 청우야! 멋지다!”
다른 팀원들을 응원하는 소리는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로지 그의 이름을 외치는 팬들의 목소리만이 그의 귀에 내리꽂히듯 들어왔다.
무대가 시작하기 전의 긴장감, 뜨거운 조명, 울리는 팬들의 목소리. 이 모든 게 그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 감각이 좋아.’
이 세계에서 가장 좋은 것을 꼽으라면 역시 이 애정 어린 눈빛들이었다. 네가 얼마나 하는지 보자 재거나 실수 한 번 하는 순간 끌어내리려는 눈빛이 아니라, 순수하게 응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아이돌이 되어서 데뷔하면 이 애정 속에서 계속 사는 건가?
심호흡을 했다. 이제 생각은 멈추고 움직일 시간이었다.
-Come, Come and feel my vibe!
전주가 흐르자 가슴에 웨이브를 주며 상체를 숙였다가 매끄럽게 올라갔다. 고개를 드니 뜨거운 조명에 눈이 아팠지만 몸에 배도록 동작을 연습한 덕에 자연스럽게 동선을 이동할 수 있었다.
멀리서 팬들이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소리가 음악에 섞여 들려왔다. 심장이 박수 소리에 맞춰 빠르게 울리는 느낌이었다.
그가 센터에 오자 옆 팀원이 동선을 바꾸며 그림을 만들어 준다. 처음에는 내 것 같지 않던 육체였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왕년의 자신의 육체보다 더 쌩쌩하게 움직였다.
-날 가두려는 수많은 족쇄들과
이해할 수 없는 낯선 규칙들도
모두 부숴버려 내 맘이 가는 대로
누구도 날 가두고 막을 수는 없어
청우가 무대에서 펄펄 날아다녔다.
말 그대로 날아다니는 움직임이었다. 옆에서 보조를 맞추던 정이원이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뱉었다.
완전 날뛰네.
청우의 동작이 거칠고 커질수록 그에 맞추어 따라가야 하는 그로서는 땀이 줄줄 흐를 지경이었다.
자신이나 되니 조금 더 땀을 흘리면서 따라가 주는 거지 다른 녀석들이었으면 어림도 없었다.
반대편의 이덕진은 슬슬 뒤로 멀어지고 있었다. 대신 미카엘이 앞쪽으로 대형을 움직였다.
‘이상한 일이지. 분명 연습생 생활을 오래 했다고 들었는데.’
이청우는 이상한 녀석이었다. 가끔 뜬금없는 소리를 하거나 이상한 짓을 하는 거야 뭐 그러려니 하겠지만 어쩔 땐 정말 낯설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지금 같은 순간도 그렇다. 대부분 아이돌 연습생들은 그룹 활동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팀에서 보조를 맞추고 동작 맞추기를 위주로 연습하게 된다. 아무리 자신의 실력이 월등하게 뛰어나더라도 한 명만 튀어서는 무대의 멋을 살릴 수가 없기에 대형을 맞추고 움직이는 것은 기본이었다.
그런데 이청우는 그런 연습이 몸에 충분히 배었을 텐데도 마치 혼자 활동하던 솔로 가수처럼 굴 때가 있었다.
꼭 지금처럼.
무대에 취해서 곡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관객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은 좋지만 그 과정에 주변 팀원들을 잊을 때가 있었다. 전에 같이 무대를 했을 때도 느꼈는데 지금은 더 했다.
심지어 그때보다 실력이 늘어나서 정이원 조차도 옆에서 따라가기 버거울 지경이었다.
‘아오, 저게 진짜! 못하면 말이나 안 하지!’
실력이 떨어지는 녀석이 폭주하면 가서 뒤통수라도 한 대 칠 텐데 실력이 좋은 녀석이 폭주하니 그 기백에 자신들도 빨려 들어가게 된다. 정이원이 속으로는 욕을 하면서도 젖 먹던 힘까지 끌어내어 템포를 맞추었다.
‘X발! 내가 죽어도 따라가고 만다!’
심지어 미카엘은 이미 그 옆에서 눈에 불을 켜고 쫓아가고 있었다. 연습생을 오래 하지 않았다는 말처럼 어색한 부분이 있던 녀석인데 이청우를 악착같이 따라가는 모습을 보니 성장하는 속도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같은 무대를 꾸미는 팀원이지만 사실 이들이 하고 있는 것은 서바이벌 경쟁 프로그램이다. 이청우도 미카엘도 왜 이런 프로그램에까지 나왔나 싶을 정도로 뛰어난 인물들이긴 하지만 그저 병풍으로 남고 싶진 않았다.
가만히 앉아서 이들이 태워주는 버스를 타고 갈 순 없었다. 그건 정이원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정이원이 안간힘을 쓰며 청우의 안무와 텐션에 맞추기 시작했다. 팀이란 모두의 합이 중요했기에 다른 팀원들도 흐름을 맞추기 위해 격해진 안무와 미세하게 빨라진 템포에 맞추어 무리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분명 누군가는 따라오지 못하고 흐름이 망쳐지고 말 것이다.
[형! 형!]한창 무아지경에 빠져 무대를 즐기던 청우가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내가 뭐하던 중이었더라?’
[형, 진정해요. 무대는 같이 즐기는 곳이에요. 주변을 봐요.]다 같이 꾸미는 무대에서 혼자 너무 신나서 폭주해 버렸다. ‘이청우’의 목소리에 청우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의 기세에 맞추기 위해 옆 팀원들의 이마에 핏대가 세워져 있었다. 혼자 앞서 나가는 청우에게 맞추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었다.
이곳은 그가 혼자 해나가던 그 무대가 아니었다. 여럿이 같이 힘을 합쳐 꾸려나가는 무대였다. 자신은 혼자 불야청청 노래하던 ‘위천무’가 아니라 팀을 이뤄 무대를 꾸며나가는 아이돌 지망생이다.
현실을 자각하고 나니 안간힘을 쓰며 자신에게 맞춰 따라오는 팀원들에게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나이는 잔뜩 먹어가지고 새파란 어린애들에게 부끄러운 짓을 해버렸다. 두 번째 생을 사는 것이나 다름없는데도 그는 아직도 배울 것도, 깨달을 것도 천지였다.
휴우.
한숨을 내쉰 청우가 서서히 조화를 이루며 무대의 숨을 골랐다. 흥분과 열기는 유지하면서 무대의 흐름은 원래대로 바꾼다. 좀 전에는 다소 애송이같이 굴었지만 그의 본질은 백전노장이다. 서서히 박자를 맞추며 팀원들이 움직일 수 있는 순간에 맞게 동작과 템포를 조절했다.
슬쩍 대형을 바꾸며 옆을 돌아보니 눈이 마주친 정이원이 눈으로 욕을 하는 것이 느껴졌다.
‘미안, 미안’
청우가 눈빛으로 사과하자 정이원이 속으로 어휴, 어휴 하고 성질을 내다가 말아버렸다. 신기하게도 이청우가 정신을 차리고 템포를 조절하니 거짓말처럼 무대의 흐름이 원래 계획했던 속도로 돌아왔다. 자각한 것만으로도 자신만의 템포도 아니고 무대 전체의 흐름과 팀원들의 속도를 조절할 수가 있다니 놀라웠다.
‘이게 천상 센터의 자질이라는 건가.’
리더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팀원들에게 그 어떠한 지시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청우는 마법같이 무대의 흐름을 혼자서 뒤바꿀 수 있었다.
분명 아까의 템포도 이청우로서는 전혀 무리하지 않은 것이었을 것이다. 그저 오랜만에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낸 것뿐이었겠지.
오히려 그 정도도 버거워하는 팀원들이 한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을 텐데도 이청우는 그걸 자각하자마자 팀원들에게 이상적인 속도로 무대의 흐름을 맞추어주었다.
‘하여간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가 없는 녀석이라니까.’
어쨌든 이청우의 폭주 덕분에 관객석의 반응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오히려 미리 합을 맞추어 정제한 안무보다 지금 개개인이 풀파워로 추는 게 〈wild〉란 곡에도 잘 들어맞았다. 의도치 않았지만 날 것 그대로의 감성을 느낀 관객석에서의 호응이 엄청났다. 얼마나 환호하는지 실제로 빛이 무대로 쏟아져 내리는 기분이었다.
중간에 청우가 힘을 더 주어 안무를 하고 미세하게 템포 빨라진 걸 따라가느라 도대체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다만 흐름 망가지지 않았고, 실수 없이 끝난 것만 확실할 뿐.
쏟아지는 환호를 그대로 받으며 엔딩포즈까지 마친 정이원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자조 섞인 웃음을 내뱉었다.
버스 따윈 타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무대도 이청우 버스를 탄 것 같다. 투 센터를 앞세웠는데 정작 실전 무대에서의 실력을 놓고 보니 미카엘은 이청우의 ‘격’에 약간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아마 이번 무대를 통해 미카엘도 그걸 깨달았겠……. 잠깐. 미카엘은 이미 이청우에게 붙어 그를 매우 지지하고 있었다. 마치 이렇게 될 것을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그럼 그 녀석이 나보다 보는 눈이 더 좋다는 뜻인가?
정이원이 뜨거운 눈으로 미카엘을 노려보았다. 무대의 흥분에 젖어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기쁜 얼굴로 엔딩포즈를 취하던 미카엘은 정이원의 뜨거운 눈빛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대에 취해 있을 뿐이었다.
윤시오는 버거웠던 무대가 잘 끝나자 감격에 젖어있었고 이덕진은 따라가기에만 급급했던 자신에 대한 실망과 무대로 쏟아지는 환호에 대한 설렘 속에서 갈팡질팡하는 얼굴이었다.
‘하, 너라도 정신 차리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치?’
그래도 잘 끝낸 것 같다. 조금만 ‘이청우’의 부름이 늦었어도 덕진이 녀석은 발이 꼬여서 넘어졌을 것이다. 청우가 ‘이청우’에게 고마운 마음과 민망한 마음을 약간 담아 말을 건넸지만 ‘이청우’는 대답이 없었다.
청우는 대답이 없어진 ‘이청우’가 무슨 생각인지 궁금했지만 지금은 무대를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감사합니다!”
팀원들이 모여 손을 잡고 관객석을 향해 인사했다. 무대가 떠나갈 정도의 큰 환호성이 들렸다. 청우조차도 그 기세에 놀라 손을 움찔할 정도였다.
“엄청난 호응이군요. 〈wild〉팀의 무대였습니다. 마지막 경연 무대를 끝마친 소감을 한 번 들어볼까요?”
MC가 마이크를 건넸다. 맨 끝에 서 있던 정이원이 마이크를 먼저 받아들었다.
“이게 벌써 마지막 무대라니 너무 아쉬우면서도 만족스러운 무대였습니다. 아직 보여드리고 싶은 모습이 많지만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저희를 더 보고 싶으시다면 저희에게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
정이원이 눈을 찡긋하며 관객석으로 화살을 쏘았다. 애교스러운 표정이 관객석에서 꺄악- 하는 비명이 들려왔다.
“마지막까지 올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결과가 어떻든 저의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어서 저는 만족스럽습니다. 같이 한 팀원들에게도 무척 고맙게 생각합니다.”
정이원에 이어 윤시오가 담백하게 인사를 건넸다. 다음은 미카엘의 차례였다. 정이원의 익살스러운 끝인사와 정석적인 윤시오의 끝인사를 본 미카엘은 어느 노선을 택할지 고민하더니 정이원 식의 인사를 택했다.
“마지막 무대로 이런 멋진 곡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팀원 형들도 너무 좋았고 이번 무대에서 제 기량도 맘껏 뽐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팬 여러분들 사랑해요~ 할아버지 한 번만 영어 쓸게요! Thank you so much your support! I love you!”
미카엘이 하트를 그리며 손키스를 날렸다. 꺄아악 하고 팬들이 자지러지는 소리가 났다. 저 덩치로 애교도 참 잘 부리는 녀석이다. 나이가 어려서 그런가, 부끄러움을 모르는 녀석의 방정맞은 몸놀림에 옆에 있던 청우가 다 부끄러워졌다. 하트를 수십 번 그리던 녀석이 마이크를 청우에게 넘겨주었다.
“무대를 보고 마음 깊이 같이 즐겨주셔서 세공사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이라 더 신경 썼고 최선을 다해서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남네요. 제 부족한 점을 여러분들께서 호응과 열기로 채워주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직 그들에겐 결과 발표와 순위 발표가 남아있었다. 청우가 절제된 인사를 마치고 이덕진에게 마이크를 건네는데 이덕진은 이미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덩치는 이 중 미카엘만큼이나 큰 주제에 어린애처럼 엉엉 우는 모습에 깜짝 놀라 청우는 하마터면 마이크를 떨어뜨릴 뻔했다.
“너 언제부터 울고 있……. 아니, 뚝 하고. 자.”
이렇게 큰 애는 달래본 적이 없는데. 작은 애도 달래본 적이 거의 없는 청우가 어설픈 위로를 하듯 이덕진의 등을 툭툭 몇 번 쳐주고 마이크를 떠안겼다.
“흐윽, 저는, 너무, 흑, 좋았고, 형들이랑 흑, 같이, 흐윽, 할, 흑, 수, 흐윽, 있어서, 흑윽, 감사, 흑, 합니다.”
흐느낌 반, 소감 반인 이덕진의 인사가 끝나자 정이원이 가서 능숙하게 이덕진을 껴안고 눈물을 닦아주더니 마이크를 MC에게 넘겨주었다. 이덕진을 추슬러 다 같이 인사를 하고 무대 아래로 내려왔다.
밝은 조명이 비치는 공간에서 무대 뒤편으로 내려오니 이제야 끝난 느낌이 들었다.
“아, 끝났네.”
청우가 자신도 모르게 한 마디를 내뱉자 옆에서 간신히 눈물을 참았던 이덕진이 다시 오열하기 시작했다.
“어흐어엉, 혀어엉, 제가, 흐어엉”
윽, 청우가 서둘러 정이원의 등을 꾹꾹 밀어 이덕진 쪽으로 보냈다. 마지막 무대라 감성이 폭발한 것 같다. 정말 눈물이 많은 녀석이다. 청우도 약간의 아쉬움과 미련, 그리고 무대를 끝냈다는 홀가분하면서도 벅찬 감정이 올라와 마음을 추스리는데 시간이 걸리긴 했다. 하지만 맺고 끊는 건 확실하게 해야겠지.
“미안해. 이번 무대는 내가 실수했어.”
청우가 팀원들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