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an Infinite Regressor, But I’ve Got Stories to Tell RAW novel - Chapter (127)
무한 회귀자인데 썰 푼다-127화(127/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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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Ⅰ
신노아
1
오늘도 우리 세계의 종말에 관하여 이야기해 보자.
2
언제나 회귀가 시작하고서 딱 15년쯤이 흐르면 한반도엔 서서히 평화와 안정기가 찾아온다.
물론 ‘한반도의 평화’라는 단어에 관해서는 옛날부터 외국인과 내국인의 반응이 다르기로 유명했다.
“사이렌? 이게 뭡니까? 공습입니까? 코리안 전쟁이 터진 것입니까?”
“아니요. 일상입니다.”
“왓?”
다른 나라가 바다에서 평화로이 고등어나 청어를 수확할 적에도 동해의 특산품은 미사일 부품이었다.
세상이 공허로 물들어 버린 세기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명실상부 한반도 최대 도시인 부산에서조차 하루가 멀다 하고 심심할 때마다 정전이 일어났으며, 도시 내외로 괴이들이 계모임을 가졌다.
숙련된 한반도 사람들은 ‘씁, 그래도 이만하면 평화로운 거 같은데?’ 하고 겸허하게 현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외국인들은 달랐다.
‘15년 차’는 대부분의 지역에 있어, 더는 손쓸 도리도 없이 문명의 종말을 맞이하기 시작하는 시점이었다.
[장의사 씨.]“예?”
[북한 지역에서 몬스터 웨이브가 관측되었어요. 현재, 간도 지방에서 한반도 내륙을 향해 남하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됩니다.]몬스터 웨이브(Monster waves).
모든 괴이들이 뭉쳐서 해일처럼 밀어닥치는 현상.
바로 이 괴이에 의해 무수한 국가들과 사회들이 멸망했다. 러시아, 튀르키예, 이란, 파키스탄, 인도, 몽골, 중국…….
한반도도 예외가 아니었다.
[몬스터 웨이브 관측 16시간째. 북한 지역에서 동방신성국이 계속해서 저항하고 있지만, 최종 방어라인이 위험합니다.] [최종 방어라인 함락. 평양시가전, 개시되었습니다.] [모광서 그리스도 대성당이 붕괴되었습니다. 지금, 몬스터 웨이브에 집어삼켜졌습니다. 평양 시내의 각성자 숫자, 급감 중.] [아. 대성당에서 빛이. 빛이… 계속 번쩍거리고 있어요. 모광서가 계속해서 죽음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 [평양 시내의 부활교 신도들이 최후의 돌격을 감행했습니다. 곧, ‘천리안’으로 관찰할 수 있는 모든 각성자가 전멸합니다. 여섯, 다섯, 넷, 셋, 둘……. 하나.] [평양, 전멸.] [몬스터 웨이브가 남하를 계속합니다.]십족에 의해 난도질당하고 유성우에 의해 싹쓸이당하는 회차를 건너뛰더라도, 극복하더라도, 결국 인류는 멸망을 피할 수 없었다.
위험도 레벨4. 대양급.
몬스터 웨이브는 유성우나 무간처럼 독특한 기믹을 보유한 괴이조차 아니었다.
이름 그대로 몬스터 웨이브는 기기묘묘한 ‘괴이’보다는 단순한 ‘몬스터’에 잘 어울렸다.
이놈, 아니 이놈들이 강력한 이유는 단순하게도 단 하나.
[몬스터 웨이브, 곧이어 서울에 진입합니다. 웨이브에 집어삼켜진 괴이의 숫자는 약 50만. 약 50만으로 추정.] [잠수교. 폭파합니다.]바로 압도적인 ‘물량’이었다.
3
“10만. 20만. 50만. 심한 경우에는 그야말로 100만 대군에 방불하죠. 그냥, 대책이 없는 괴이입니다.”
“흐음…….”
당연하게도 나는 비밀회의를 개최할 때마다 해당 정보를 혈맹원들에게 공유하였다.
어느 회차에서든 내 ‘회귀동맹’에 포섭되는 노도하가 성가시다는 듯 침음을 흘렸다.
“따로 공략법은 없답니까……?”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모아온 정보에 따르면 몬스터 웨이브가 가장 처음 발생하는 지역은 이곳, 튀르키예의 이스탄불입니다. 딱 제가 회귀하고 하루가 지난 시점에 출현하더군요.”
“호오……?”
“이스탄불에서 막 출현하기 시작했을 무렵의 몬스터 웨이브는 사실 그렇게까지 까다롭지 않습니다. 고작 1,000마리의 괴이가 뭉칠 뿐이거든요.”
“천 마리라. 흠, 그럼 장의사 각성자 혼자서도 아슬아슬하게 물리칠 수 있는 범위 아닌지……?”
“바로 그렇습니다. 그래서 다음 회차에는 부산역 대합실에 떨어지자마자 성녀님만 챙겨서 이스탄불로 직행해 볼 작정입니다.”
옆에서 가만히 봉다리 커피를 홀짝이던 성녀가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네?”
노도하와 내가 성녀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다시 서로 마주 보았다.
“굳이 성녀 씨를 데려갈 필요가 있습니까? 성좌들이 오래 침묵할수록 각성자들이 날뛸 텐데요……?”
“저도 맵은 키고 싸워야죠. 지원이랑 가도 뭐 괜찮긴 할 텐데, 아무리 그래도 고지능 싸이코패스랑 유라시아 횡단 여행을 즐기는 건 저로서도 조금. 최대한 빨리 물리치고 돌아오겠습니다.”
“흐으. 뭐,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다음 회차를 위해서 ‘장의사 각성자와 성녀 씨가 없는 동안에도 최소한 초반부의 1달가량을 버틸 수 있는 프로토콜’을 작성해 두지요…….”
성녀가 조심히 손을 들었다.
“저기. 죄송해요. 저는, 그렇게 먼 해외여행은 조금. 장의사 씨? 노도하 관리대장. 저의 의견은――.”
세기말은 히키코모리 집순이의 의견이 존중받기엔 지나치게 험난한 시대였다.
다음 회차. 나는 성녀를 등에 업고 유라시아 대륙을 건넜다.
끝없는 오러 수련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위해서였다는 듯, 내 발놀림은 문자 그대로 보법이 달랐다.
“힘들면 언제든 말씀해 주십시오.”
“……! 잠, 깐, 조금- 장의사, 씨. 조금만 천천, 히이-”
“괜찮으신 모양이라서 다행입니다.”
단 113시간.
온갖 무시무시한 괴이들이 득실거리고 전술핵폭탄이 심심하면 쏟아지는 공허를 건너뛰어, 튀르키예의 이스탄불에 도착하는 데 소요된 시간이었다.
성녀가 [시간정지]를 터득하고 있어서 정말 다행이지 뭔가. 인간에게 필수적인 수면욕도 잠시 시간을 ‘딸깍’ 멈춰 놓으면 한순간에 해소할 수 있었다.
나? 나야 6일까진 잠을 안 자도 멀쩡했다.
“성녀님. 그럼 도착하자마자 부탁드려서 죄송합니다만, 각성자들의 시야를 활용해서 혹시나 몬스터 웨이브의 잔당이 발견되면 바로 말씀해 주십시오.”
“…저, 다시는 장의사 씨와 여행을 다니지 않겠다고, 방금 결심했어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한반도로 돌아갈 때는 더 신속하게 태워다 드리겠습니다!”
“…….”
세계에서 가장 근본력 넘치는 도시 중 하나인 이스탄불은 ‘몬스터 웨이브’에 의해 바야흐로 오버투어리즘을 맞이하고 있었다.
서로 성격도 유형도 다른 괴이들이 구정물처럼 뒤섞여서 쓰나미를 이루었다.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멀리서 보면 정말로 ‘검은 색깔의 해일’을 닮았다.
다만 최대한 빨리 여행 티켓을 뽑은 보람이 있어, 아직 검은 해일은 이스탄불 서쪽에서만 일렁거렸다.
이 정도면 나 혼자서도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었다.
본인, 강림.
“아니! 이럴 수가. 당신은 대체……?”
“고맙소! 먼 곳에서 찾아와 준 친구여! 이번에 우리를 도와준 것을 결코, 절대로 잊지 않겠소!”
보스포루스 해협 건너편에서 탈환 작전을 계획 중이던 현지인들은 고마움을 금치 못했다.
몬스터 웨이브는 순조롭게 토벌되었다. 비록 서로 정부는 망해 버렸다지만 튀르키예인과 한국인 사이에서 다시금 ‘형제애’가 맺어진 순간이었다.
나는 가볍게 국뽕 드라마를 찍은 다음 동료에게로 돌아왔다.
“고생하셨습니다, 성녀님. 그래도 이걸로 장차 대양급까지 발전하게 될 괴이를 물리친 것이니 어찌 의미가 깊지 않겠습니까? 하루빨리 고향으로 돌아가서 이 기쁜 소식을 전달합시다.”
“아……. 아…….”
“성녀님도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 제 마음이 참으로 흡족합니다.”
“아……. 아앗……. 아…….”
우리는 무사히 귀국했다.
모두가 행복해졌다.
그리고 정확히 17년 뒤, 부산을 포함하여 한반도 전역은 몬스터 웨이브의 새까만 해일에 뒤덮여서 멸망했다.
“야. 이런, 씹, 이 미친 회귀자 양반아. 토벌했다면서……?”
“아, 죄송합니다.”
그게 노도하와 나의 유언이었다.
4
무엇이 문제였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몬스터 웨이브’는 이스탄불에서만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었다.
어쩌다 보니 이스탄불에서 먼저 출현했을 뿐. 특정 조건들만 맞아떨어지면 ‘몬스터 웨이브’는 언제 어디서든 출몰했다.
“조건이라면, 무슨 조건입니까……?”
“이거, 알고 보니 공허가 일정 이상 거대해지면 무조건 발생합니다.”
이스탄불은 시내 한복판에 공허가 발생했다. 서울과 비슷한 경우였다.
다만 단순히 지상을 싹쓸이해 버린 서울과 달리, 이스탄불은 공허 내부의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거대했다.
대충 따져도 지중해만 한 넓이가 공허 안쪽에 펼쳐져 있었다. 일명 ‘콘스탄티노플’이라 명명된 대공허에는 가상의 십자군 괴이들이 득실거렸다.
“어찌저찌 튀르키예 쪽을 막는다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문명이 본격적으로 망가지기 시작하면 정말 발에 챌 정도로 많아지는 게 공허니까요. 독일, 인도, 러시아, 몽골, 어디서든 몬스터 웨이브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아……? 그럼, 어떻게 토벌한답니까……?”
“사실상 토벌할 수 없다고 봐야지요.”
그래.
이건 회귀자인 나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 ‘단순한 물량’이 가지는 힘이란 그만큼 막강했다.
“한반도 지역을 책임지는 것도 버거운 판에 유라시아 대륙 전체를 신경 쓸 수는 없습니다.”
“뭐어, 그렇지요…….”
“예. 물론 만주에서부터 몰려오는 괴이의 대군세를 어찌저찌 방어해 내면 생존 자체야 가능합니다.”
문제는.
“하지만 몬스터 웨이브는 한 번 발생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주기적으로 출현합니다. 어떨 때는 한 달. 어떨 때는 일주일 간격으로. 물경 수십만에 달하는 괴이들의 파도를 방어하다 보면……. 아무리 제가 앞장선다 해도, 피해가 누적될 수밖에 없습니다.”
“…….”
“각성자는 결코 무적이 아니니까요.”
그렇게 전력이 야금야금 깎여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더 이상 몬스터 웨이브의 남진을 막아 내기 버거운 시점이 다가온다.
유예할 수는 있다. 연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종착점’에 도달하게 된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국도관리대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노도하가 헛웃음을 흘렸다.
“이건 좀 사기 아닌지……?”
그나마 노도하여서 웃음으로 흘려보낸 것이었다.
우리는 이 정보를 함구했다. 만일 인류의 미래에 이토록 ‘확정된 배드 엔딩’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널리 퍼졌다면 수많은 인간들이 절망했을 테지.
십족이나 유성우는 그래도 개체로서 존재했다. 죽일 수 있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군체로서 존재하는 괴이라니―― 언제든지 발생하는 자연 현상이라니? 그런 존재를, 대체 어떻게 감당한단 말인가.
“모광서의 부활교. 저거 어떻게 이용해 볼 수는 없겠습니까아……?”
동방신성국을 괴뢰국으로 활용하자는 방안도 이러한 배경에서 제시되었다.
노도하 입장에선 차라리 ‘인간 방벽’이라도 북쪽에 세우고 싶었을 것이다. 몬스터 웨이브가 남하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지연시키기 위한 수단.
그것은 유효한 방법이었으나 완벽한 해결책이 되진 못했다.
나 역시 고심에 잠겼다.
“으으음.”
사면초가.
회차가 거듭될수록, 나는 다른 괴이들에 대한 공략법들을 차곡차곡 쌓아 갔고, 한편으로 항상 몬스터 웨이브에 대한 최종적 해결책을 언제나 고민하였다. 그렇지만 좀처럼 기똥찬 아이디어가 안 떠올랐다.
쪼르륵-
카페 아지트의 소파에 앉아서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모방하고 있자니, 문득 초록 머리의 심아련이 다가왔다.
“기, 길드장니임…….”
“응? 왜 그러니?”
“지, 지난번에 말씀해 주신 유성우 괴이 있잖아요. 그거. 오늘 일러스트 다 그려서요오……. [대도서관의 사서] 이름으로 SG넷 게시판에 올리려고 하는데, 괘, 괜찮을까요……?”
우리 아련이가 또 성좌 놀이를 하고 싶어졌구나.
나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여 줬다. ‘로그아웃 게임’에서 아련이가 16비트 도트로 전락해 버린 광경을 목격한 이후로 아무래도 나는 이 아이한테 조금 약해졌다.
“그러렴.”
“와아- 기, 길드장님 최고! 에헤헤. 아직 등장하지도 않은 괴이로 예언해서 성좌처럼 구는 거, 너무 재밌어요……!”
심아련이 호다닥 굴러서 자신의 고향(넷의 세계)으로 달려가던 그때.
――어떤 모종의 영감이 내 뇌리를 스쳤다.
“……!”
그것은 너무도 어마어마한 깨달음이었다.
만일 내가 미술을 전공했다면 그 자리에서 피카소의 뺨을 후려쳤을 것이요, 불교를 믿었다면 즉석에서 석가모니 옆자리에다 연꽃 방석을 깔았을 것이다.
“아련아, 잠깐만!”
“네, 네에?”
“그냥 물어보는 건데. 만일 이 지상에서 살아가는 모든 인간들이, 적어도 한반도의 사람들이, 너를 증오하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 것 같냐?”
“네……?”
“물론 정말로 아련이 너를 증오하는 건 아니다. 가령, 그래. 고려장 빌런이라든지. [대도서관의 사서]라든지. 네가 연기하는 존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증오와 경멸을 받는 거야.”
“기, 길드장님. 속으로 제 닉네임을 부를 때 ‘고려장 빌런’이라고 부르셨어요?”
“지금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내 질문에 어떤지만 대답해다오! 빨리.”
“후으으음…….”
심아련이 검지로 턱을 짚었다.
“저, 저를 딱 지목해서 싫어하는 건. 당연히 인간적으로 싫지만…….”
“싫지만?”
“제가 연기하는 뭔가가 그런 엄청난 증오를 독차지하는 건……. 나,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왜요?”
“아니, 알겠다. 대답해 줘서 고맙구나. 이제 가서 빌런짓에 열중하렴.”
“비, 빌런 아니에요!”
나는 다음 회차, 그러니까 217회차에 내 전무후무한 아이디어를 실현시켰다.
회귀한 직후 서규와 심아련, 성녀 등을 동료로 포섭하는 것까진 이전의 회차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한반도에서 본격적으로 고독한 미식가 십족이 활개 치려던 바로 그 순간.
[‘구국의 성녀’가 비탄에 잠겨 이 땅의 인간들에게 암흑이 도래하였음을 알립니다.]한반도의 각성자들은 지금까지 전혀 목격한 적 없었던 새로운 메시지를 하달받게 되었다.
[‘구국의 성녀’는 지금 즉시 각성자들에게 성좌넷을 확인해 볼 것을 권유합니다.]각성자들은 아리송한 메시지에 갸웃거리면서도 SG넷에 접속했다.
그리고.
접속하자마자 사이트에 어떤 게시글이 ‘팝업창’으로 뜨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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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모든 괴이의 수집가’
안녕하십니까. 한반도에서 활동하는 인간 각성자 여러분.
본인은 평소부터 여러분의 활동에 주목하고 있던 성좌입니다.
다른 지역들에 비해 유의미한 성적을 내고 있는 여러분을 위해, 본인은 한반도에 조금 더… ‘까다로운 선택’이 필요하겠다고 판단을 내렸습니다. (웃음)
오늘부터 ‘십족’이라고 불리는 본 성좌의 사도가 한반도 지역에 등장하게 될 것입니다.
십족은 무수한 촉수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촉수에 꿰뚫린다면 죽음을 면하기 어렵겠지요.
심지어 촉수들은 실시간으로 계속해서 재생되기를 반복하여, 설령 하나의 촉수를 자르는 데 성공한다 해도 다른 촉수들이 생성될 뿐입니다.
과연 이번 시련까지 여러분이 무사히 견뎌 낼 수 있을까요?
이것 참, 제가 떠올렸지만 무척이나 흥미로운 ‘실험’이 될 것 같군요. (웃음)
건투를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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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얼마 뒤에 정말로 십족이 출현하여 수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꺄아아아악!”
[모든 괴이의 수집가]란 닉네임으로 SG넷에 접속하고 있었던 심아련이 환호했다. 그래. 비명이 아니라 환호였다.“기, 길드장님! 대박! 완전 대박이에요! 힘이! 저, 저를 증오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저주가… 이토록, 이만큼이나 가득! 흘러들고 있어요오……!”
“음.”
“지, 지금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세상에! 길드장님! 저, 완전 강해진 기분이에요……!”
그렇다.
무엇을 숨기랴.
앞으로 한반도에 출현하게 될 주요 괴이들을 모조리, 특정 성좌가 출현시킨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프로젝트.
그리하여 해당 괴이들에게 품은 원한과 원망이 자연스럽게 ‘흑막’에게로 모이도록 만드는 시스템.
작전명 <제로 레퀴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