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an Infinite Regressor, But I’ve Got Stories to Tell RAW novel - Chapter (137)
무한 회귀자인데 썰 푼다-137화(137/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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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칭자 Ⅱ
신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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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 잠깐만, 아저씨!”
내 얘기를 듣던 오독서가 깜짝 놀랐다. 어찌나 급하게 말했는지 에스프레소가 주변으로 좀 튀었다.
“그, 그럼 그 일본인이 회귀자였다는 뜻이잖아!”
“진정해라.”
“어떻게 진정할 수 있어? 그, 노쇼인가 뭔가 하는 꼰대랑 아저씨 말고도 다른 사람이 있으면 회귀자가 자그마치 세 명이나 되는 건데!”
“글쎄. 일단 진정하래도.”
나는 차분하게 손수건으로 탁자를 닦았다. 처음엔 ‘원숭이 손’을 구경하는 데 여념이 없었던 오독서의 시선은 이제 완전히 일기장으로 옮겨 갔다.
때마침 일기장은 내가 언급한 부분의 페이지를 드러내고 있었다. ‘시간이 돌아가고 있다’라는 문장.
“나도 너처럼 저 문구를 일기장에서 읽었을 땐 꽤나 흥분했단다.”
당연했다. 어찌 심장이 뛰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만일 ‘세 번째 회귀자’가 존재한다면 정말 굉장한 발견이었다.
설령 성산일출봉에서 해당 인물이 시체로 발견되었다 한들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다음 회차에선 멀쩡히 살아남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으니까.
하지만 미리 스포일러를 해 두자면 그런 기적 따윈 벌어지지 않았다.
다음 회차에서도, 다다음 회차에서도.
아무리 시간이 흘러 봤자 털북숭이 시체는 성산일출봉의 구석탱이에서 꼼짝도 안 했다.
“나, 나도 읽어 봐도 돼? 그 일기장?”
“딱히 상관없다. 원숭이 손이랑 다르게 그 일기장은 정말로 평범한 노트에 불과하거든.”
“땡큐, 아저씨!”
팔락.
오독서가 허겁지겁 페이지를 넘겼다.
문득, 그 손길이 과거의 나와 겹쳐 보였다.
저 일기장을 처음 발견했을 때의 내 손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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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차???》
또다. 또 켄타우로스들이 습격해서 우리 파티를 죽이기 시작했다.
어째서 자꾸 5일 차로 돌아오는 것일까? 내가 원숭이 손에 소원을 빌었던 것이 어떤 기점이 된 것일까?
이제 뭔지 모르겠다.
미리 기습해 올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이번엔 아무도 죽지 않고 켄타우로스들을 쫓아내는 데 성공했다. 파티원들이 대단하다면서 나를 추켜세우고 있다.
그 무뚝뚝한 요우마저 놀랐다는 얼굴로 나를 쳐다봤지만 어째선지 별로 기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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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에겐 이 유언노트가 아마도 정갈한 글씨체로 보이겠지만 실상은 달랐다.
일기장의 손글씨는 점점 더 광인이 써갈긴 필기체처럼 난잡해졌다.
아주 가끔 제정신을 차렸을 때는 필적이 정갈해졌으나 그 또한 겉보기에만 멀쩡했을 뿐.
유언노트의 내용 자체. 즉, 일기장 주인의 정신적 상태는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나락을 향해 굴러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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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차??????》
확실하다.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이 던전 바깥으로 나갈 수는 없다.
다음엔 이 데스 게임의 주최자로 보이는 ‘요정’을 붙잡아서 심문해 볼까 한다. 그 자식이라면 정보를 알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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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차??????》
요정 녀석, 나를 보자마자 도망쳤다.
‘호에엑! 이곳이 아닌 거예요! 착각해 버린 것이에요!’라던가. 의미를 모르겠다.
강제로라도 포획하고 싶었지만 솔직히 불가능했다. 요정이 요술 지팡이처럼 보이는 뭔가를 휘두르면 사람이 간단하게 죽어 버렸고, 순식간에 투명해져서 모습도 안 보이게 되었다.
다시 마지막 스테이지에 도착했다. 한국인들이 성산일출봉이라고 부르는 산이다.
다른 사람들은 이곳 정상에 오르면 환한 빛무리에 감기면서 저절로 어디론가 사라졌다. 하지만 나만은 여전히 던전 안쪽에 남아 있다.
어째서?
왜 나만 던전에서 나갈 수 없는 거야?
원숭이 손에 제발 이 던전에서 나가 달라고 몇 번이나 부탁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왜?
가족들과 친구들을 만나게 해 달라고 빌었는데도 역시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왜?
화가 나서 원숭이 손을 집어던졌다. 다음 날 눈을 떠 보니 가슴팍에 원숭이 손이 올라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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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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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차??????????????》
다시 5일 차의 습격.
뭔가 급격하게 귀찮아졌다. 이번엔 켄타우로스들을 막지 않고 일부러 내버려 뒀다.
오히려 켄타우로스 쪽에 가담해 봤다. 켄타우로스들과 맞서 싸우는 파티원들을 뒤에서 공격했다. 요우와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놈들이니까, 우스울 정도로 쉽게 그룹이 붕괴했다.
요우는 마지막까지 남겨 두었다. 내 얼굴을 보고 요우가 눈을 치켜떴다.
당신―――. 이라면서 요우가 뭔가를 말하려고 했다.
그 순간 켄타우로스의 거구가 요우를 치고 지나갔다.
말에 치인 인간은 굉장한 꼴로 죽어 버린다. 오랜만에 쾌감을 느꼈다. 조금 재밌을지도.
문제는 우리 그룹을 전멸시킨 켄타우로스가 나까지 사냥했다는 거지만.
바보 아냐? 역시 몬스터 아니랄까 봐 협력이라거나 동맹이란 개념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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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침음을 삼켰다.
전형적인 타락의 징조라고 해야 할까.
자기 자신을 회귀자라고 믿는 ‘일기장의 주인’은 점점 더 인간성을 상실했다.
원래 사람의 인간성이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모여 사는 동안에만 성립했다.
뒤집어 말해, 만일 나의 공간이 다른 타인과 교류할 수 없고 나의 시간이 타인과 교차될 수 없다면, 사람은 급속도로 ‘인간이 아닌 무언가’로 변질한다.
집행자로 타락해 버린 성녀가 대표적인 예시겠지.
일기장의 주인도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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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차???????????????????》
과거의 자신을 반성한다.
과거에 대한 반성이 미래의 길로 이어진다. 지금의 나는 그렇게 믿을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이 공간에선 아무런 발전도 이루어질 수 없으므로 오직 자아의 단련만이 유의미하다.
왜 그동안 요우를 그렇게 싫어했을까?
옛날에 세나가 바람을 피웠던 여자애랑 머리카락이 비슷하게 생겨서? 표정이 띠꺼워서? 딱 봐도 모범생처럼 보여서?
나의 편견을 반성합니다.
이제는 요우가 좋다. 정말로 좋다. 다른 인간들은 길어도 3일이면 망가지는데 요우는 3주 가까이 버텨 주고 있다.
리카- 리카- 라고, 아마도 자신에게 소중한 것 같은 사람의 이름을 계속해서 중얼거린다.
반드시 나가서 돌아가야 하는 약속이 있다던가? 바보 같아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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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차???????????????????》
이 공간 바깥의 세상은 이미 없어져 버린 게 분명하다.
‘스테이지 클리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산에서 빛무리에 휩싸이게 되면 사실 사람은 죽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곳에서 나와 함께 있는 편이 절대로 좋다. 가끔 괴물들이 튀어나오지만 죽는 것보단 낫잖아?
이 시기가 되면 처음 스타트 라인에서 헤어졌던 한국인 그룹들도 하나하나 정상에 도착한다. 하지만 보내주지 않았다.
세나랑 같이 즐겼던 <폴 가이즈>란 게임이 떠올랐다. 결승선에 도착했다고 생각했습니까? 유감.
분화구 한복판에 요우를 매달아 놨다. 그리고 정상에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들을 전부 잡아다가 아래로 굴러 떨어트렸다.
데굴데굴데굴. 운이 좋으면 요우가 위치한 분화구 정중앙까지 사람이 굴러서 명중했다. 했다! 홀인원.
한국 학생들은 뭐 이런 곳으로 수학여행을 오나 싶었는데 이제 이 장소의 진미를 깨달았다.
사람을 굴릴 때마다 각도와 세기에 따라 경로가 굉장히 달라졌다. 이건 심도가 깊은 게임이다. 이곳을 제 전용 골프장으로 임명합니다. 사유지예요.
어떤 한국인이 나를 보고 보스 몬스터라고 소리쳤다. 실례다. 이쪽은 묘령의 아가씨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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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차???????????????????》
오랜만에 가슴이 철렁했다.
제법 강력해 보이는 그룹이 요우를 구출하면서 나까지 기습했다. 마지막 생존자들끼리 단합해서 결사대를 만든 걸까.
창이 내 목을 스쳐서 지나쳤을 때는 심장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 정말 간신히 기습을 넘기고 녀석들을 죽였다.
삶의 실감을 느꼈다. 이게 인간과 인간의 교류라는 거구나.
부상자들은 전부 모아 두고 요우의 눈앞에서 하나하나 죽였다. 내 목을 베어 버릴 뻔했던 인간은 특별히 수고를 들였다.
그 한국인은 마지막까지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안됐네. 미안하지만 난 원숭이 손으로 ‘행운’을 만렙까지 찍은 인간이라서.
요우가 좋은 소리를 냈다. 바이올린이란 인간의 비명으로부터 탄생한 악기 아니었을까? 또 학식이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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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락.
일기장에는 차마 옮겨 담기 어려운 내용들도 잔뜩 있었다.
고어물이나 료나물에 조예가 깊은 인물이라면 모를까, 내 입장에선 그게 그거처럼 여겨지는 내용의 반복에 불과했다.
오로지 ‘타인의 새로운 반응을 이끌어낸다’라는 목적 아래 이루어진 고문극. 튜토리얼 요정조차 ‘이건 좀 아닌 거예요’라고 반응할 만한 참극이었다.
하지만 인간의 반응이란 장난감도 무한할 수 없었다. 창의력에도 한계가 있었다.
결국 일기장은 마지막 한 문장을 남겨 놓고 누런 백지로 물들었다.
비틀거리는 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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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죄송합니다.
원숭이 손 님, 저를 사라지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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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나는 일기장을 덮었다. 그리고 본래 이 유언노트를 양손으로 꾹 쥐고 있었던 털북숭이 시체를 내려다보았다.
그 시체의 자세는 누군가를 향해 기도하는 것처럼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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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털북숭이 시체’에겐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그녀는 정말로 회귀자였던 것일까? 원숭이 손은 도대체 무슨 원리로 작동했던 것인가?
평범한 사람이라면 여기서 더 수사를 이어 나가기 어려웠겠지.
하지만 나 장의사는 숙련된 ‘진짜 회귀자’였다.
설령 당장엔 별 쓸모가 없어 보일지라도 그간 다른 사람들과 인맥을 쌓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았다.
고로, 제주도에 발생한 튜토리얼 던전으로 끌려온 ‘일본인’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수소문할 수 있었다.
“냐앙? 요우 말이냥?”
살랑. 만엽묘가 고양이 꼬리를 살랑거렸다. 내 맞은편에서 만엽묘는 녹차를 마시다 말고 눈을 깜빡거렸다.
“갑자기 요우를 만나고 싶다니, 그게 무슨 말이다냥? 언더테이커?”
“네 소꿉친구잖냐. 걔가 제주도 튜토리얼 던전 출신인 걸로 알고 있다만.”
요우.
무엇을 숨기랴. 일기장에 누차 등장했던 그 인물은 사실 나와도 구면이었다.
‘요우’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워낙 많아서 긴가민가했으나 여러 증거들이 내게 확신을 안겨 주었다.
다른 각성자들에 비해 강력했다는 점. 각성을 했음에도 여전히 흑발이었다는 점. 무엇보다 고문을 당하는 동안에 ‘리카’의 이름을 읊조렸다는 점.
그렇다. 이누나키 터널을 공략한 에피소드에서 몇 번 언급되었다.
만엽묘의 본명은 리카. 그리고 만엽묘에겐 요우라는 이름의 소꿉친구가 있었다.
만일 내가 이누나키 터널을 토벌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만남을 부탁할 수도 없었겠지.
인연이란 신비로운 것이다.
“냥. 확실히 요우가 한국의 섬으로 카미카쿠시(神隠し)를 당했다는 얘기는 들었다냐아…….”
“요즘 제주도 던전과 관련해서 뭘 좀 조사하고 있거든. 꽤 골치 아픈 귀물(鬼物)이랑 엮였어. 네 친구한테 증언을 좀 듣고 싶다.”
참고로 마법소녀협의체는 외부인에 대해서 지극히 배타적이었다.
일단 단체명을 ‘마법소녀’ ‘협의체’라고 지었다는 점에서부터 이 집단이 세간의 시선을 쥐좆쯤으로 해석한다는 점을 능히 읽어 낼 수 있었다.
“냥. 언더테이커의 부탁이라면 들어줘야 한다냐. 알겠다냐!”
그리고 나는 해당 조직의 수장, 일명 대무녀로부터 ‘명예마법소녀’라는 감사패까지 받은 인물이었다.
내 입장에선 별로 감사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인맥으로 돌아가는 사회에서 내 부탁은 간단히 이루어졌다.
곧 얼마 지나지 않아 본명 요우, 마법소녀명으로는 흑요금(黑曜琴)과 대면할 수 있었다.
“저를 보자고 하셨다고요?”
온갖 컨셉 광인들이 넘쳐나는 마법소녀협의체에서 눈앞의 인물은 그나마 정상인에 속했다.
흑요금은 ‘X’자가 그려진 검은색 마스크로 입가를 가리고 있었다. 코로나 시대를 경험해 본 사람들에게 이쯤이면 그냥 패션의 영역으로 이해해 줄 만했다.
“그래. 이누나키 터널 관련해서 일했을 때 잠깐 마주쳤지? 반갑다.”
“아……. 네. 그때는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네가 제주도 성산일출봉에서 튜토리얼 던전을 답파했다는 얘기를 들어서 말이다.”
“…….”
“거기서 발생한 것으로 추측되는 괴이가 하나 있다. 그 괴이가 지닌 위험도가 어느 정도인지 판가름하기 위해, 네 증언이 필요해. 협력을 부탁하마. 튜토리얼 던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해 줄 수 있겠나?”
사실 나는 이 이야기를 꺼낼 때 꽤 조심스러웠다.
일기장에 따르면 눈앞의 인물은, 아마 상당히 높은 확률로 ‘일기장의 주인’에 의해 고문을 당했다.
만일 일기장 내용 가운데 반의반의 반이라도 사실이라면 흑요금에겐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가 낙인처럼 찍혔을 터.
마음속에 묻어 둔 채 꺼내기 싫은 이야기가 거론되었을 때 상대방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었다.
흠칫, 이라거나. 움찔, 이라거나.
“금시초문이네요. 그 장소에 언더테이커님께서 관심을 기울이실 정도로 위험한 괴이가 있었습니까?”
하지만 흑요금의 반응은 어느 쪽도 아니었다.
갸웃, 거리는 턱짓에는 순전히 의문만이 담겨 있었다. 트라우마를 지녔다기엔 지나치게 반응이 담백했다.
나는 이상한 낌새를 느끼면서도 계속해서 탐문수사를 이어 갔다.
“…혹시 이 사진 속의 형체를 본 적 있나?”
내가 품속에서 꺼낸 사진은 ‘털북숭이 시체’를 담고 있었다.
그러자 비로소 “아-” 하고 흑요금이 소리를 흘렸다. 무언가를 알아본 눈치였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한테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남긴 인물에 대한 반응이라기엔 적잖이 기이했다.
“…누군지 알 것 같네요. 언더테이커님께서 알고 싶은 게 이 사람과 관련된 일인가요?”
“그래. 아무리 작은 단서여도 괜찮으니까 이 인물에 관해 아는 정보를 공유해 주었으면 한다.”
“물론 공유해 드릴 수 있지만…….”
흑요금이 눈썹을 찌푸렸다.
나는 긴장했다. 어쩌면 세 번째 회귀자에 대한 단서가 주어질지도 모를 순간 아니던가.
“도움이 될진 잘 모르겠네요. 사실 저도 아는 정보가 별로 없습니다.”
검은색 마스크 너머에서 흑요금의 입술이 뜨문뜨문 움직였다.
“――그야 이 여자, 너무 약해서 거의 튜토리얼 던전이 개시되자마자 죽었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