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an Item RAW novel - Chapter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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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아이템이 되었습니다(26)
공간이동 스크롤은 상당히 진귀한 물건이다.
공간이동 마법은 6써클 마도사가 사용할 수 있는 마법.
하물며 이를 스크롤로 제작하는 건 한 급 위의 마법사에게나 가능하다.
거기에 들어가는 자원과 노력까지 계산한다면?
보통의 7써클 대마도사도 왕국의 지원을 받으면서 1년에 한 장을 만들까 말까한 스크롤이다.
시간대비 효율로 따지면 이는 상당한 낭비가 되기 마련.
어지간히 큰 보수가 걸리지 않는 한, 대마도사는 공간이동 스크롤을 제작하지 않는다.
그러니 어느 누가 예상을 했겠는가.
그런 공간이동 스크롤을 열 개도 넘게 가지고 다니면서 전국 보물창고를 순회 여행하는 악마와 에고 아이템이 있으리라고.
***
대륙 북방의 최북단에 자리한 [투르비쳬 공국].
이들은 인간이 점령하지 못한 대 설원지대에서 몬스터들과의 천년 전쟁을 벌이는 북방유목민족들의 말예이다.
한정된 물자, 부족한 자원.
강대한 괴물, 척박한 환경.
전사들의 용맹에 힘입어 숱한 역경을 딛고 연합 체제를 구축한 것이 오늘날의 설원의 전사들의 국가이다.
공국의 보물창고에는 유목민족 시절에 각 부족들이 공국 결성의 증표로 상납한 진귀한 보물들이 축적되어져 있다.
그 가치는 천차만별로서, 단순히 집단의 권위를 드높이기 위한 상징물로서의 가치만 지닌 아이템부터 신화시대부터 내려져온 뛰어난 신병이기도 존재한다.
이러한 보물들은 지금 이 시각…….
‘쓸어 담아! 다 챙겨!’
길거리 시장의 할인품목마냥 뭉텅이로 사라져가고 있다.
부족의 상징물? 신화시대의 신병이기?
셀레나의 앞에서는 억센 주부의 손길에 붙들린 90% 세일품목처럼 비참한 취급을 받고 있을 뿐이다.
물건을 조심스레 담거나 양질을 판별할 필요도 없었다.
차원배낭의 적재량은 끝이 없으니, 그냥 전부 퍼 담으면 된다.
귀중한 보물들이 저들끼리 부딪히며 흠집이 나기도 했지만 아무렴 어떤가.
보물 몇 개의 가치가 떨어져도 그보다 더 많은 보물을 챙기면 이득인데.
북방의 용맹한 전사들이 보물창고 앞에서 선잠을 자는 사이, 셀레나는 기어이 공국의 보물이란 보물은 모조리 털어버리고 말았다.
다음 보물창고로 이동할 때가 되었다.
공간이동 스크롤로 대량의 마나가 소모된다고? 이쯤 되면 그게 뭐가 대수인가.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 당신은 세계 최초로 일국의 보물창고의 보물을 98% 탈취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전설적인 대도나 벌임직한 업적에 10,000,000p가 지급됩니다.』
『특별보상으로 칭호 ‘북방의 자존심을 훔친’을 습득했습니다.』
『종족 특성으로 인해 칭호가 아이템 설명 문구에 합쳐집니다.』
『전설업적 보상으로 1 LP(Legand Point)를 습득했습니다.』
정신 나갈 정도로 대량의 포인트를 습득한 판국인데.
전설적인 업적을 세운 당사자는 어떤 소감을 느끼고 있냐고?
존나 좋군!
내 인생 최고의 전성기다!
이렇게 날로 먹는 회차는 난생 처음이야!
“마나가 부족하네!”
‘그럼 마나포션을 사주지!’
우리의 도적질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
대륙 북방의 강대국 [카이브스탄 제국].
대 초원지대를 주름진 패권국(覇權國)답게 이들은 강대한 기마병과 정규군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막대한 군사력을 기반으로 농경, 예술, 문화 전반에 꽃을 피운 국가들을 점령한 결과, 카이브스탄 왕국은 사실상 대륙에서 1, 2위를 다투는 국가로 거듭났다.
지고한 명성에 걸맞게 이들의 보물창고는 무수한 약소국가들의 보물로 가득 차있어 다른 국가들은 종종 조롱과 경외의 마음을 담아 [패전국들의 유해]라고 부를 정도이다.
덤으로 지금은 차원배낭에 털리고 있는 중이다.
‘역시 투르비쳬 공국을 먼저 턴 것이 정답이었어.’
카이브스탄 제국은 규모가 막대한 만큼 보물창고의 경비도 삼엄하다.
허나 막대한 포인트를 이용해 경비들을 환상마법이 담긴 스크롤로 속인 이상, 어떠한 방해도 받지 않고 손쉽게 보물창고를 공략할 수 있었다.
마법을 등한시하는 국가인 만큼 어쩔 수 없는 비애다.
그런들 어찌하겠는가.
이왕 이렇게 된 이상, 인상 깊은 교훈을 새겨주는 수밖에.
진정한 침략이란 이처럼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모든 것을 앗아가는 것이다.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 당신은 세계 최초로 이국의 보물창고의 보물을 97.4% 탈취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전설적인 대도나 벌임직한 업적에 15,000,000p가 지급됩니다.』
『특별보상으로 칭호 ‘정복국가의 자긍심을 훔친’을 습득했습니다.』
『종족 특성으로 인해 칭호가 아이템 설명 문구에 합쳐집니다.』
『전설업적 보상으로 1 LP(Legand Point)를 습득했습니다.』
대단한 업적이지만 이것으로 만족할 마음은 추호도 없다.
대륙은 넓고 국가 또한 많으니, 우리의 도둑질은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다.
***
대륙 중부의 사막국가, [사르갈 연합국].
대 사막지대를 주름진 열사의 지배국으로 이들은 전 대륙의 상행의 중심지로서 스스로의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골든 웹(Golden Web)]이라 불리는 정교한 상행로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막의 지형에 따라 끊임없이 재구축을 이뤄낸다.
마치 거미줄을 자아내는 거미처럼 말이다.
내륙 지대간의 상행의 중심지라는 이점 외에도 이들은 열사의 사막, 청량한 오아시스, 사막 특유의 독자적인 문명을 유지하고 있는 신비의 나라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보물창고를 탈탈 털린 국가로도 만인에게 화자되리라.
***
대륙 서부의 산악국가, [브랑시아 공화국].
중앙의 쟁쟁한 패권국들 간의 경쟁에서 밀려난 약소민족들이 모여 이룩한 국가로, 이들은 기존의 봉건주의에 맞서 새로운 정치체제인 공화정을 설립했다.
자유를 기치로 삼아 일약 발전을 이룬 브랑시아 공화국에게 정말로 그들이 염원하던 기치가 이루어졌는지는 둘째 치더라도 한 가지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권력자들이 열심히 채워놓은 보물창고는 참으로 맛있었다.
***
대륙 남부의 농업국가 [오드마이어 제국].
대 평원지대의 지배국이자 대륙에서 가장 많은 곡식이 생산되는 농업국가로 대륙 전역에 널리 알려져 있다.
막대한 생산력을 기반으로 경제적으로도, 군사적으로도 결함이 없는 안정적인 국가로 카이브스탄 제국과 더불어 대륙 1, 2위의 종주국으로 손꼽히고 있는 강대국이다.
다만 국가가 부유한 만큼 비리 또한 극성을 부리며 국왕보다 귀족들의 입지가 더욱 큰 전형적인 봉건제의 폐단을 밟고 있는 처지이다.
그래도 워낙에 잘 사는 나라인지라 보물창고는 두둑하더라.
결론은 뭐냐고?
당연하지 않은가.
덕분에 신나게 털었다.
***
대륙 최남단에 자리한 세력, [브륜하스텔 군도연맹].
해상지대를 석권한 강대국으로 대해적시대를 열고 해적왕이 되려는 게이머들이 곧잘 애용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실제로도 타 국가들의 해상무역에 끼어들어 공식적으로는 해군과 샤락선단을 이용해 보호비를 명목으로 자금과 물자를 갈취하고, 비공식적으로는 국가에 소속되지 않은 해적들을 교묘히 이용해 바다를 통제한다.
군도연맹의 특징 상, 보물창고도 뿔뿔이 흩어져있고 밀도도 낮은 편이었지만 워낙에 훔쳐 먹은 게 많아야지.
수많은 보물창고 중 하나만 털었는데도 엄청난 전리품을 탈취할 수 있었다.
***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 당신은 세계 최초로 육국의 보물창고의 보물을 97.4% 탈취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전설적인 대도나 벌임직한 업적에 60,000,000p가 지급됩니다.』
『특별보상으로 칭호 ‘역사상 두 번째로 악명 높은 도둑의 아이템’을 습득했습니다.』
『종족 특성으로 인해 칭호가 아이템 설명 문구에 합쳐집니다.』
『전설업적 보상으로 3 LP(Legand Point)를 습득했습니다.』
북부의 투르비쳬 공국과 카이브스탄 제국.
중부의 사르갈 연합국.
서부의 브랑시아 공화국.
남부의 오드마이어 제국과 브륜하스텔 군도연맹까지.
대륙 각지에 자리한 여섯 국가의 보물창고를 불과 수 시간 만에 털었다.
물론 현 위치는 적당히 안전하다고 여기는 곳이다.
이제껏 수중에 얻은 전리품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니.
다 합치면 대륙제일의 거상 랭킹 1위부터 10위를 모두 합쳐도 가뿐히 넘어설 정도의 금은보화와 각종 아티펙트, 신병이기를 입수했다.
만약 셀레나를 임시주인으로 맞이하지 못했다면.
하이리치가 인간계 침공에 나서지 않았다면.
스핑크스가 멍청하게 내 정신을 엿보지 않았다면.
단 한 가지라도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면 실현하지 못했을 놀라운 성과였다.
돌이켜보면 셀레나 만한 강자와 함께 하게 된 것도 내가 아이템인 덕분이었지.
지팡이로 태어나서 다행이야.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지금껏 입수한 것들만 잘 사용해도 남부럽지 않은 슈퍼플레이가 가능하다.
넘쳐나는 포인트, 넘쳐나는 재화, 넘쳐나는 무기까지.
셀레나만 잘 다룬다면 나라 하나도 사들일 수 있다.
다이스 게임에서 일국의 보물창고의 가치는 해당 국가의 10년 치 예산에 육박한다.
그런 것을 무려 여섯 개나 털었으니.
셀레나의 차원배낭에는 지금 나라를 60년은 운영할 수 있는 자금이 있는 셈이다.
“대박이니라! 이거라면 일생을 마도의 연구에 몰두해도 부족함이 없겠구나!”
‘훗. 아직 한참은 멀었구나.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가.’
“……뭐냐, 그 불손한 말투는.”
하긴 셀레나는 일생을 페르뒬 산의 악마군주의 대미궁에서 지냈었지.
이만한 자금을 지니고도 소박하게(?) 연구욕만 불태우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인간 주인이었다면 분명 날 반 동강내고 혼자 독식했겠지.
이것도 나름 주인 보는 눈이 있다고 해야 할까.
인복이 따라준다고 해야 할까.
어느 쪽이건 나와 셀레나에게는 좋은 상황이다.
주인과 아이템이 서로 반목하는 일만큼 슬픈 일도 없을 테니까.
“그대는 이 전리품을 다른 곳에 활용하고 싶다는 말인가?”
역시나 대마도사.
에둘러 표현해도 단번에 본론을 꿰뚫어본다.
여기까지 확실하게 짚어주었다면 나도 감출 필요는 없겠지.
거금을 손에 쥔 이상, 이왕이면 그 가치를 최대한 살리고 싶다.
개복치 게이머라는 불명예스러운 호칭을 지녔지만, 내게도 목표라는 건 있다.
워낙에 픽픽 죽어나가는 통에 이뤄보지를 못해서 그렇지.
“[대륙통일]이라면 별로 내키지 않는다만…….”
‘누굴 귀축 마왕으로 생각하는 거냐!’
“마왕이 봉인된 지팡이가 무슨 흰소리를 하는 건가. 속은 새까매서는. 대륙통일이 아니면 대체 뭘 하고 싶다는 말인가.”
그런 시시한 게 아니다.
내게는 보다 원대한 꿈이 있다.
다이스 게임을 플레이한 게이머라면 누구나 지닐 법한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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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절단신공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