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an Item RAW novel - Chapter 444
00443 #18 – 잊고 있던 것 =========================================================================
#18 – 잊고 있던 것(20)
아서 펜드래곤(Auther Pendragon)의 등장!
덤으로 투르비쳬 공국에서의 가세!
갤러리들은 이 극적인 결정에 이유 있는 야유를 퍼부었다.
-폐급페도 : 어째서 세이버가 아닌 거냐!!
-어썸 : 남캐는 이미 충분하다고!
-비게이 : 얼른 TS포션을 먹여!! 아르토리아 오신다!
그야 아서 펜드래곤의 여성버전 캐릭터가 굉장히 유명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세이버라니!
여기서는 성배전쟁 같은 거 안 열린다고.
있겠냐.
판타지 세계인데.
오히려 판타지 세계라서 있을 것 아니냐는 반문은 가능하지만 애석하게도 다이스 게임은 운빨좆망겜이다.
덤으로 정식계약도 안 맺고 마구잡이로 문어발식 DLC 장사를 하다가 고소도 엄청나게 받았다.
덕분에 성배전쟁은커녕 아예 성배조차도 눈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는 세상이다.
TS포션이야 그것과는 별개의 이야기인데.
먹일 수는 있겠지.
근데 이거 나중에 엄청나게 중요한 곳에 쓸모가 있다.
못지나간다와 루세트, 알파고가 구매할 수 있는 TS포션 세 개.
단단히 아껴두지 않으면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한다.
반드시 사용해야만 하는 공략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아직 카이브스탄 제국 어딘가에 떠돌고 있을 TS포션이 하나 남아있다지만 그것도 사용처가 정해져있다.
란도멜의 TS를 TS시키는 데에 사용되어야 할 몫.
이것만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지만 가급적이면 란도멜이 다시 남자로서의 인생을 살기를 바라는 만큼, 아서에게 사용할 마음은 추호도 없다.
란도멜이 여자로서의 인생에 만족한다면 모를까.
그럴 일은 아마도 없겠지만 말이다.
“미녀라면 어쩔 수 없지.”
은거고수들은 엑스칼리버의 발언에 순순히 납득했다.
‘응? 그렇게 쉽게 포기해도 되는 거냐?’
“칼슈마르 공국의 미녀들은 이런 촌구석 국가에서 죽고 싶지 않다며 모두 망명한지 오래이다. 우리도 그놈의 야매 엑스칼리버만 아니었다면 이런 곳에서 살 이유가 없었다고.”
‘이해하기 쉽네.’
야매 엑스칼리버가 사라진 이상 미녀도 없고 국운도 없는 나라에 머무를 의리는 없다 이거다.
“대신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부탁을 해도 되겠는가?”
은거고수는 아서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대가 엑스칼리버의 주인으로 선택받았음을 대협곡의 절대자들에게 선언해주게. 그것만 한다면 남은 자들도 모두 미련 없이 떠날 수 있겠지.”
아서는 흔쾌히 부탁을 받아들였다.
“명검의 선택을 받고자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무인의 천성이지. 무익한 시간에 공을 들이느니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득일 터. 기꺼이 나서주겠다.”
란도멜도 그런 부탁까지 가로막지는 않았다.
애초에 엑스칼리버를 파괴하고 싶었던 것도 절대자들이 성검에 매달리며 칼슈마르 공국과 함께 침몰하는 것을 막고자 했기 때문이다.
야매 엑스칼리버가 아닌 진품 엑스칼리버라면 다른 자들에게도 떳떳하게 공개할 수 있고, 아서의 투르비쳬 공국 망명이 확정되었으니 절대자들이 미련을 품을 여지도 없다.
아서와 칼슈마르 공국의 절대자들, 우리 파티 모두에게 득이 되는 연설.
더는 망설일 이유가 없다.
“절대자들은 들으라!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여기 엑스칼리버의 선택을 받은 고귀한 자가 나타났노라!”
던전의 너머, 대협곡의 하류에 내려선 우리들을 대신하여 은거고수가 절대자들을 불러 모았다.
“저것이 엑스칼리버…!”
“과연. 듣던 대로의 기품어린 보검이다.”
“우리가 선택받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한 발 앞서서 주인이 결정 되었다면 어쩔 수 없군.”
대부분의 절대자들은 내심 자신들이 선택 받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품고 있었던 걸까.
은거고수의 외침에 순순히 순응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모든 절대자들이 그리 간단히 납득한 것은 아니었다.
“잠깐! 던전으로 향하는 길은 줄곧 감시하고 있었다. 저런 남자가 던전에 입성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는데?”
“맞아. 안티 텔레포트 마법진도 던전 도처에 도배되었잖아. 대체 저 남자는 어디서 튀어나온 거야?”
“저거 혹시… 가짜 아니야?”
웅성웅성.
의혹이 제기되자 분위기가 묘해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그만! 너희 따위가 감히 범접할 수 있는 자가 아니다. 이 자야말로 엑스칼리버의 주인, 아서 펜드래곤 경. 너희들이 당연히 볼 수 없을 정도의 신법으로 던전에 들어왔다!”
“거짓말! 눈에 띄지도 않는 속도로 폭포에 들어가는 게 가능할 리가 없소!”
“그야 지상에서 협곡을 박차고 올라가는 모습만 생각했을 테니 그렇겠지! 이 자는 천상비(天上飛)를 시전하며 대협곡의 위에서부터 내부로 걸어 들어왔다!”
은거고수의 충격적인 선언에 좌중 모두의 입이 쩍 벌어졌다. 절대자들뿐만 아니라 우리 파티, 심지어는 아서마저도 애써 동요를 감추는 기색이 역력했다.
“천상비는 초고수인 우리들조차도 감히 엄두를 낼 수 없는 지고한 신법! 그는 명실상부한 위대한 검주이며, 세상에 다시없을 절세무비한 공력을 지닌 초월자이다!”
“……!!”
아니, 이 양반 좀 말려봐.
허풍을 떨어도 뭐 이리 심하게 떨어.
말만 들으면 정복왕 뺨치게 강한 것 같잖아.
고수들이 우글거리는 대협곡에서 견줄 자가 없는 초고수가 나타났다는 선언이 퍼졌다.
이래서야 저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너무나도 명백했다.
“납득할 수 없소!!”
“맞다! 실력을 견식하지 않으면 인정할 수 없다!!”
“애초에 저기 있는 여자는 신생마왕군 사천왕의 일원, 검왕 란도멜이라면서! 그럼 검왕보다 저 아서라는 남자가 더 강한 겁니까!”
서, 서, 설정오류가 발생했다…!
세간에 알려지기를, 검왕 란도멜은 대적할 자가 없는 검의 초고수라 하였다.
그런데 여기에서 은거고수의 허풍으로 인해 아서 펜드래곤 경이 절세무비한 공력을 지닌 초월자라고 해버리면 마치 검왕보다 아서가 더 강한 것처럼 들리지 않는가.
“어… 그건…”
폭탄선언을 내던진 은거고수도 뒤늦게 당황한 모양이다.
이제야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깨달았나보군.
란도멜과 아서는 서로 어색한 시선을 주고받았다.
“귀공의 명예를 어기는 것은 나의 신념에 어긋나는 일. 지금이라도 저 자의 발언을 철회하도록 해도 상관없소.”
“아니. 이 자리는 그대를 위한 자리이다. 본관의 명예가 실추되는 것이야말로 감내해야만 하겠지.”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멋진 자세.
그건 인정할만 한데.
유감스럽게도 마왕군 결전병기인 내 입장에서는 란도멜의 명예가 실추되는 것은 감내할 수 없는 위험이다.
신생마왕군 사천왕의 일원인 검왕 란도멜이 아서보다 하수(下手)라는 소문이 퍼진다면?
세인들은 사천왕의 위세에 의혹을 품을 것이다.
어쩌면 란도멜이 생각만큼 강하지 않은 건 아닐까, 라고.
그 뒤로 이어질 사태는 너무나도 명백했다.
각국의 실력자들의 연이은 도전!
아직 초월지경에 접어들지 못한 란도멜로서는 결코 필승을 장담할 수 없다.
대단한 실력을 지니기는 했어도 소문만큼은 아니다.
그런 평가가 내려진다면?
뒤는 신생마왕군의 저력에 대한 의문으로 연결된다.
‘란도멜의 위세는 곧 신생마왕군과 투르비쳬 공국의 위세나 다름없다. 한 사람의 명예가 아닌 일국의, 신생마왕군 전체의 존망이 걸려있다고.’
신생마왕군이 열국의 침략을 받지 않는 것은 비단 카이브스탄 제국과의 연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사천왕의 위엄.
이것이 오롯이 존재할 때에야 비로소 신생마왕군이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막대한 위험이라는 사실을 세간에 널리 알리며 감히 공세에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만든다.
“하면 비무를 하는 것이 어떤가.”
“비무?”
“귀공이 실력에 자신이 있다면, 다소의 절기가 노출되는 것은 감수하더라도 비무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거라면 소문만큼의 실력이 아니어도 납득할 수 있겠지.”
전력을 다하는 란도멜의 실력을 보고서도 이건 비무니까 실력의 대부분을 숨긴 것이다,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건가.
과연.
기사들의 나라, 브리튼의 왕이었던 아서 펜드래곤이 떠올릴 만한 훌륭한 해결책이다.
“본관은 괜찮다만. 아서 경, 그대야말로 괜찮은 건가?”
“실력에는 자신이 있다.”
“좋다. 그럼 비무를 통해서 서로의 실력을 증명하도록 하지. 백초 간의 접전 뒤에 마기를 실은 검격을 날리겠다. 성검 엑스칼리버의 신성력으로 이를 뚫기로 하지.”
이 대결의 승자는 아서가 되어야하지만, 그렇다고 란도멜이 우습게 보여서는 안 된다.
그렇기에 절대자들의 눈을 속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바로 마검 카오스와 성검 엑스칼리버, 두 명검 중에서 우위를 점한 것이 성검이었기에 비무의 승패가 결정된 것처럼 위장하는 것이었다.
‘타차원의 고수, 아서 펜드래곤. 녀석의 강함은 나도 알지 못한다.’
일단은 DLC로 판매되는 세계의 메인 NPC.
약하지는 않을 거다.
문제는 그게 어느 정도의 강함으로 표현되느냐 이겠지.
기나 내공, 마나라는 개념이 희박해져가는 세계.
적어도 내가 아는 [아서 왕의 전설] 시대배경은 그러했다.
만일 아서가 내공을 지니지 않았다면 검술은 고수여도 검기와 마주치기만 해도 맥없이 쓰러지는 허접처럼 보일수도 있는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곤란하겠지.
만일 그런 사태가 벌어진다면 어찌 해야할까.
이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과인은 보검 엑스칼리버의 주인, 아서 펜드래곤. 선수는 양보하도록 하지.”
“신생마왕군 사천왕의 일원, 검왕 란도멜. 검의 정점에 선 자의 실력이 어떠한지 분명히 보여주겠다.”
란도멜은 마검 카오스를 뽑아들고는 30m 너머에서 거리를 좁히지도 않은 채 검을 휘둘렀다.
쐐애액!
마검의 막대한 마기는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손쉽게 중거리 공격이 가능하도록 해주었다. 이에 아서는 성검 엑스칼리버를 들어 검격을 가로막았으며…….
쩌적
“…….”
‘…….’
성검 엑스칼리버에 금이 갔다.
“바, 방금 성검에서 금 가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어?”
“기분 탓인가.”
“아. 그거 나도 들었어.”
절대자들의 수군거림에 란도멜은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뭔 엑스칼리버가 저따위로 약해.
진품이 야매보다 더 약한 거 아닌가!?
절로 그런 의문이 들 지경이지만 시간이 없다.
이대로 머뭇거리면 누구라도 엑스칼리버가 소문보다 지나치게 약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만다.
“훗. 대단하군. 진심이 아니었다고는 해도 엑스칼리버에 이만한 파손을 일으키다니.”
필사적인 허세를 부린 것은 다름 아닌 아서였다.
자신의 보검에 금이 갔는데도 묘하게 표정은 어둡지 않다.
제 검에 금이 갔는데도 연기가 아니라 진짜로 태연한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이다
“엑스칼리버가 진정한 효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한다. 그중 가장 커다란 제약은 바로 세계를 구하는 싸움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진심이 아니었기에 엑스칼리버도 무력했다는 건가.”
“허나 지금부터는 다를 것이다. 제 1 조건. 소유자가 진심을 다하는 싸움이어야 한다. 과인은 이제부터 전심전력으로 그대를 상대할 것이다!”
DLC의 엑스칼리버에는 진짜로 그런 제약이 있었나보다.
파아앗
백색 기운이 아른거리는가 싶더니 금 간 엑스칼리버가 빠르게 수복되었다.
백 번 검격 주고받다가 깨지겠는데.
두 사람은 무언의 눈빛을 주고받았다.
단숨에 단기결전으로 끝장을 내려는 거다.
“하아압! 받아라, 만해(萬海)!”
“이, 이럴 수가! 피할 수가 없다!?”
잠깐 스톱!
그건 엑스칼리버랑 아무 관계도 없는 기술이잖아!
기술의 출처에 대해서는 의심스럽지만 위력만큼은 경시할 수 없었다.
세상을 뒤덮을 기세로 몰아닥치는 검기의 범람.
푸른 검광이 밀어닥치는 광경은 일전의 가르 아쉬란과의 생사전에서 마주했던 검기의 벽을 한층 더 상회했다.
가르 아쉬란 이상의 실력자!
아서는 의외로 진짜 초고수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좋다. 그렇게 나온다면, 본관 역시 전력으로 상대해주지!”
란도멜은 마검의 마기를 응축하여 예의 일검을 펼쳐보였다.
다만 그때와의 차이가 있다면 순수한 내공이 아닌 마기를 응축한 것이며, 위력 또한 훨씬 더 막강하다는 사실이다.
빈약한 철검 따위로 모을 수 있는 내공과는 비교를 불허하는 공천절후한 마기의 응축!
절대자들은 손에 땀을 쥐며 성검과 마검의 격돌을 지켜보았다.
이윽고 쌍방의 절기가 충돌하는 순간.
마검 카오스의 마기가 성검 엑스칼리버의 만해를 집어삼키며 장대한 어둠을 펼쳐내었다.
오오, 마검 카오스, 오오.
하고 감탄할 줄 알았냐.
여기서 네가 이기면 어쩌자는 건데!?
덮쳐버렸다고.
새까만 어둠이 아서와 엑스칼리버를 덮쳐버렸다고!
“…어이, 카오스. 이게 어찌된 일이지?”
-아. 미안하다. 엑스칼리버를 이길 절호의 찬스라는 생각에 그만.
“이 녀석과 그 녀석은 다르잖아!”
천만 다행히도 아서는 죽지 않았다.
하지만 만신창이가 된 몰골은 아무리 봐도 승자의 것이라 여길 수는 없었다.
란도멜은 존나 멀쩡하게 어둠의 기운을 풀풀 풍기는 마검 카오스를 든 채로 서 있다가 갑자기 비틀거렸다.
“대, 대단하군. 본관의 전력을 다한 검을 받아내며 눈에 띄지도 않는 초고속의 암검을 펼쳐보이다니. 성검 엑스칼리버의 진정한 위력, 분명히 보았다…”
란도멜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풀썩.
“…”
숨 막히는 정적.
어색한 침묵 속에서 란도멜이 움찔거리며 몸에 깔린 팔을 밖으로 꺼냈다.
아무래도 쓰러지면서 만들어진 자세가 불편해서 팔을 꺼낸 것 같다.
‘연기가 티 나잖아! 너무 티 난다고!’
도저히 태클을 안 걸 수가 없는 어색한 연기였다.
============================ 작품 후기 ============================
설정 1> 란도멜의 연기력은 0.5셀레나 수준으로 참담합니다.
설정 2> 0.5셀레나는 셀레나보다 2배 더 연기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0.5배만큼 연기를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설정 3> 물론 그것도 유치원 학예회 수준의 연기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