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an Item RAW novel - Chapter 78
00078 #3 – 만수무강하소서 여왕 폐하 =========================================================================
#3 – 만수무강하소서 여왕 폐하(9)
그런데 이 드래곤, 왜 우리 임무에 간섭하는 거지.
공주들의 존재가 이놈에게도 성가신 걸까?
전음을 받은 백두 드래곤 라돈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공주들이 여간 성가신 게 아니지.”
뭐야.
평범하게 말할 수 있는 거였냐.
“황금사과를 복용 시 매력이 3점 상승하기에 공주들은 눈에 불을 켜고 황금사과를 노리고 있다. 올 때마다 격퇴하기는 한다만 귀찮은 것도 확고한 사실.”
‘그래서 퇴치를 이행하라?’
“바로 보았다. 알아들었으면 냉큼 사라져라.”
매력 능력치가 3점 오르는 건 어떻게 아는 거냐.
어쨌든 맨입으로 돌아가는 건 수지가 안 맞잖아.
이쪽도 귀찮음을 감수하고 이벤트 보러 왔다고.
나는 부탁을 할 거면 나름의 성의를 보여야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라돈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았다.
“인간 열 명을 제물로 바치면 안 쓰는 비늘을 떼어주지.”
절대로 바칠 리가 없겠지만, 하는 표정이 괘씸하네.
나는 셀레나를 시켜서 죄인들을 모으게 했다.
이 시대의 죄인이래 봤자 굶주림에 지쳐 범죄를 저지른 생계형 범죄자들이 절반이지만.
‘열 명 추려서 앞으로 나오라고 해.’
사형수들은 순순히 명령에 따라주지 않았다.
이미 한 번 고기방패로 써먹은 전례를 보았기 때문이겠지.
위험을 감수하면 죄를 사면 받는다.
그 말만을 믿고 선두에 나섰지만 이미 믿음은 깨졌다.
“우리도 죽일 셈이냐!”
“배신자 녀석들! 순순히 죽어주지는 않겠다!”
“덤벼! 시발 새끼들아!”
스르릉.
사형수들이 일제히 칼을 뽑아들며 모여들었다.
저들 딴에는 분하겠지.
억울한 사정이 있었노라 말할 수도 있을 테고.
그러나 [두 번째 기회] 같은 건 없다.
비겁할 것도 뭣도 없다.
한 번 저지른 과오는 결코 돌이킬 수 없는 법.
죽음이 그러하듯, 이는 절대적이다.
-네놈들의 사정 따위는 관심 없다. 범죄자에게 주어진 운명은 고통스러운 죽음 뿐. 헛된 발악은 그만두고 달게 죽음을 맞이하라.
죄는 한 번 저지른 이상 절대로 돌이킬 수 없다.
그것이 22세기의 현대인이 지닌 절대불변의 [철칙]이다.
비극은 한 번 벌어지면 결코 되돌릴 수 없듯이.
중세시대에 죄인의 인권 따위는 없다.
한 번이라도 전락하면 그걸로 끝.
피하지 못한 자가 어리석고 나약했을 뿐이다.
-아니면. 너희는 저주를 받고 싶어 안달이 난 종자들인가. 그것도 좋다. 그것이 정녕 너희들의 소원이라면 영구불멸의 언데드의 삶을 선사해주겠다.
사형수들의 눈에서 급격히 생기가 빠져나갔다.
희망 따위는 없다.
대적해도 고통만이 기다릴 뿐이다.
결국 열 명의 제물은 제 발로 라돈에게 걸어 나갔다.
그러자 라돈은 황당하다는 듯이 대꾸했다.
“꼭 내가 이놈들을 먹어야한다는 듯이 말하는군.”
‘…제물을 원하지 않았었나?’
“제물이 필요하다고 했지, 용도는 말한 기억이 없네만.”
‘그럼 어디에 쓰려는 거냐.’
“가지치기. 물주기. 과수원 관리.”
이 무슨 시답잖은 노동이냐.
평범하게 일하는 거잖아.
제물이니 뭐니 거창하게 말하면서 헷갈리게 굴지 말라고.
드래곤의 비늘 준다며.
그런 굉장한 거를 이 정도로 바꿔도 되는 거냐.
“벌레 열 마리 죽이는 게 뭐가 대수라고 그런 제물을 받는가. 맛도 없고. 귀찮은 일을 대신해줄 노예 쪽이 백배는 낫지.”
맛없는 거냐…….
의외로 실리적인 드래곤이네.
결국 사형수들은 죽었다 살아난 기분을 느끼고, 드래곤은 노예 열 마리를 얻고, 이쪽은 드래곤의 비늘 열 개를 얻으며 모두가 만족하는 거래가 되었다.
가만.
드래곤의 비늘이라고?
‘잠깐 스톱. 비늘 필요 없어. 황금사과 내놔.’
“필요 없다니! 드래곤의 비늘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고나 하는 말인가! 장비 제작에 사용하면 전설급 아이템이 기본으로 나온다!”
‘전설템 존나 많음. 게다가 비늘은 껍데기잖아.’
애초에 차원배낭은 영 못미덥단 말이지.
배낭이 고장 난 것도 아티펙트 템을 넣어서 그런 거고.
보다 엄밀히 따지자면 마력아이템 안에 마력아이템을 넣어둬서 그런 거잖아.
드래곤 비늘은 마나덩어리인 드래곤이 털갈이라도 하듯이 벗겨낸 거라서 마력도 자연스럽게 많은 편이다.
고로 비늘은 얻어도 저 존나게 큰 걸 들고 다닐 거 아니면 제대로 써먹지도 못한다!
귀한 거라 꼬이는 놈들은 엄청 많을 테고 최종적으로 내 손에 남는 건 얼마 되지도 않겠지.
딱히 경험해본 거라서 상세하게 아는 게 아니다!
-쓰레기 : 노상강도한테 드래곤 비늘 털리는 등신ㅉㅉ
스포일러의 생활화네.
시발.
“황금사과만은 줄 수 없다!”
‘뭐야. 드래곤이니 뭐니 한껏 뻐드겨 놓고는 결국 원하는 것도 제대로 지불하지 못하는 거냐?’
“황금사과만은 줄 수 없다!”
‘시금치만도 못한 새끼! 대가리가 백 개면 보상도 백 배여야지!’
“황금사과만은 줄 수 없다!”
와나. 이 꼴통새끼.
진짜 NPC 아니랄까봐 같은 말만 반복하는 거 봐.
니가 앵무새냐.
‘황금사과를 주지 않으면 임무를 수행하지 않겠다!’
“그럼 널 죽여주지!”
‘하겠습니다. 하게 해주십시오.’
그런 관계로 황금사과 과수원에서 쫓겨났다.
이동하는 도중에 병사가 200명 정도 더 죽었고.
마침내 백설공주와 일곱 그랜드 소드마스터가 사는 오두막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일단 오기는 왔는데.
이걸 어떻게 족치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대뜸 오두막 문이 벌컥 열리며 칼부림이 벌어졌다.
“전부터 네놈의 놈팽이 같은 안면이 맘에 들지 않았다!”
“누가 할 소릴! 너야말로 쓰리섬이니 뭐니 개소리를 지껄여대면서 내 차례를 빼앗아가지 않았느냐!”
“네 능력이 부족한 걸 왜 나한테 따지는 거냐! 닥치고 죽어라!”
우와.
드워프들이 치정싸움을 벌이고 있네.
아니, 삼각관계라고 해야 하나.
하긴 남자 일곱이 여자 한 명을 공유하고 있는데 싸움이 안 날 리가 없지.
그런데… 어째 얘들 스케일이 무지막지하다.
“크아악!”
“사, 살려줘어어!”
“검풍이 밀어닥친다!!”
병사들은 숫제 자연재해를 앞둔 피난민마냥 비명을 지르며 검풍에 휩쓸렸다.
진삼국무쌍인줄 알았네.
백 명 단위로 훌훌 날아가는 게 인상적이다.
“대피! 대피하라!”
“가까이 다가가지 마라! 한 순간에 죽는다!”
“후퇴! 전방 부대부터 순차적으로 퇴각한다!”
지휘관들의 외침이 무색하게도 병사들은 병장기도 내던지고 닥치고 뛰었다.
그야 당연한 노릇이다.
1초만 지체해도 휩쓸려서 죽어나갈 판국에 순차퇴각 같은 개소리를 따라줄 여유가 어디 있겠어?
-낭자아이 : 잡병들 불쌍하다
-졸라 : 개복치는 부하들도 개복치네
-건담 : 무난하게 전멸할 듯
시발.
그랜드 소드마스터는 검계열 최상위 클래스라고.
게이머 최강자 반열에 손꼽히는 컨트롤마스터랑 동급이잖아.
그런 놈들을 나보고 어떻게 잡으라는 거야.
지들끼리 치정살인 벌이는 것만 해도 이 정도인데 작정하고 검을 맞대면 어떻게 이기란 말인가.
“으아아아”
“사, 살려줘어어!”
“날 두고 가지마아아!”
…글렀다.
이 녀석들은 너무 약해.
란도멜과 털보라도 있으면 모를까.
이쪽의 근접 전력은 전무하다고.
노트레스랑 하르멜 백작도 지휘관 특화잖아.
“잠깐! 네놈들은 누구냐!”
서로를 향해 아낌없이 살초를 퍼붓던 두 난쟁이가 우리를 노려보았다.
뭐 시발.
이걸 뭐라고 해야 하지.
벙쪄서 멍하니 아무 말도 못하고 있자니 대뜸 하르멜 백작이 소리쳤다.
“일개 난쟁이 주제에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소리를 높이느냐! 마왕 셀레나님을 알현했으면 냉큼 고개를 조아리지 못할까!”
언젠가 이 새끼가 사고를 칠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빨리 칠 줄은 몰랐다.
하르멜 백작은 은근히 이쪽을 돌아보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이 자식, 작정했구나!
“마왕!!”
“마왕이라고!!”
난쟁이들은 눈에 불을 켜며 득달같이 칼질을 했다.
“마왕을 살려 보낼 수는 없지!!”
“죽어라, 간악한 녀석!!”
여섯 개의 검기다발이 번개처럼 잇달아 들이닥쳤다.
피할 길도 없다.
대응할 여유조차 없었다.
하르멜 백작은 순식간에 검기다발에 휩싸였다.
……엥?
셀레나가 아니라?
“네놈! 무슨 짓을 한 거냐!”
“마왕토벌의 공훈은 내 몫이다!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
“이놈! 정녕 진심으로 나와 겨뤄보겠다는 거냐!!”
뿌옇게 일었던 먼지가 걷히자 망연자실한 채 주저앉은 하르멜 백작의 모습이 보였다.
그 많은 검기다발에 휩쓸리고도 용케도 사지가 멀쩡하네.
한 난쟁이가 내지른 검기를 다른 난쟁이가 모조리 맞받아쳐서 경로를 뒤틀어버렸던 것이다.
미친.
존나 고절한 검술로 이게 뭐하는 짓이야.
그 와중에 하르멜 백작을 마왕으로 착각한 건 웃겼다.
-퐁삽 : 내비 두면 지들끼리 알아서 죽이겠는데?
-멍초 : 대략 정신이 멍해진다.
-낭자아이 : 난쟁이들 존나 쌔넼ㅋㅋㅋㅋㅋㅋ
옷자락이 너덜너덜해진 하르멜 백작이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돌아오는 사이, 산 중턱이 잘려나가고 거대한 암반이 수천 조각으로 박살나며 새하얀 검강 같은 게 번뜩였다.
너네만 장르가 다르잖아.
힘 자랑 같은 건 무협 가서 하라고.
“본녀는 사실 농사가 꿈이었지. 이곳은 토양이 풍부하고 비료로 삼을 몬스터도 많으니 한평생 땅을 일구며 살기에는 괜찮을 것 같구나.”
‘귀농하지 마! 뭘 쫄아서 포기하는 거냐!’
“그럼 저 초인 같은 난쟁이들을 무슨 수로 상대할 텐가.”
절대공포도 쥐뿔도 안 먹히겠는데.
힘이 존나 쌔니 교섭 같은 걸 할 리도 없잖아.
필요한 게 있으면 검기다발부터 날리고 볼 것 같다고.
시체에서 아이템 루팅하고 터벅터벅 돌아가면 그만인걸.
-퐁삽 : 차원의 틈은 애초에 초월자 전용 엑스트라 스테이지 같은 거였지?
-뭵스러 : ㅇㅇ
-다스 : 이건 끝났네요. 포기하면 편해져요.
나도 전적으로 동감한다.
다른 때라면 몰라도 이건 정말 답이 없잖아.
랜덤매직 같은 거 날리면 검기에 슥삭 잘릴 것 같다고.
멍청하니 구경만 하고 있는데…….
어라.
“커헉!!”
난쟁이 한 명이 갑자기 허리를 숙이다가 멈춰서더니 검기다발에 정통으로 직격 당했다.
피를 분수처럼 뿜어대더니 하얀 턱수염을 파르르 떨어대다가 대뜸 앞으로 고꾸라졌다.
“네놈!! 어째서 검을 피하지 않은 거냐!!”
난쟁이는 힘겹게 헐떡이며 입을 벌렸다.
그러나 좀처럼 말을 내뱉지 못하고 피만 왈칵 토하고는 그대로 눈을 까뒤집었다.
뭐지.
죽은 건가.
저거 왜 죽은 건데.
-알파고 : 허리디스크.
-퐁삽 : 난쟁이 몇 살이냐ㅋㅋㅋㅋ
-기모찌 : 노환에 의한 돌연사www
과연.
상당히 비참한 최후였지만 납득은 했다.
늙어서 죽었다는데 뭐 어떡해.
나도 나중에 죽을 때 돌연사했다고 놀림 당할까봐 무섭네.
그럼 디스크(허리디스크 걸린 난쟁이)를 무참히 살해한 저 살인범(살인자 난쟁이)을 어찌 할지의 문제인데.
동료의 죽음에 당황하는 걸 보니 처음부터 죽일 생각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불의의 사고라고는 해도 자신이 동료를 죽인 것은 불지의 사실이니 여러모로 곤란한 처지일 것이다.
이 죄책감.
갑작스러운 위기.
상대가 위대한 검주여도 분명 써먹을 수 있다.
“그대여. 동료가 죽어 곤란함을 겪는 것 같구나.”
“꺼져라. 오늘 같은 날에 더 이상 피를 보고 싶지 않다.”
“동료를 죽인 이상, 너는 분명 백설공주에게 버림받겠지. 본녀가 그로부터 초래될 문제를 막아줄 수 있노라.”
살인범은 멍청한 얼굴로 셀레나를 올려다보았다.
“나랑 매일 섹스를 해주겠다고?”
“사자부활의 마법이다, 빌어먹을 난쟁이 녀석아!”
나도 상당한 귀축이라 생각했는데 난쟁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시발.
이거 완전 혐성덩어리네.
동료애고 뭐고 섹스할 생각만 만땅이잖아!
============================ 작품 후기 ============================
[Q & A 코너]
Q : @알파고 먹는 씬 100화 내로 나오나요?
A : 전개를 뽑아봐야 알겠습니다만 예상으로는 오버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 전에 꼴림도 상향을 시급히 원하는 분들을 위하여 다른 H씬을 넣어볼지는 고민해보고 있습니다.
Q : 엘사 없나요?
A : 초기 기획에는 없습니다. 분량이 널럴하거나 진도가 빠르다 싶으면 등장할지도 모르겠군요.
Q : @그게 바로 접니다. 미궁을 모르는 명탐정! 개복치는 언제나 데굴!
A : 덜덜덜덜덜덜덜덜덜덜
Q : @코난이 되고싶은데 털보이후부터 추리건수를 안줍니다! 의도한겁니까!
A : 네
Q : @꾀찌쮸!!!! / @황금의용라돈이랑 아르고스 섞어놓고 드립질하지말라고ㅋㅋㅋㅋ 이렇게 된 이상 신계로 간다.
A : 질문이 아니군요…
Q : @솔직히 말해봐요.. 저 용이 개복치보다 화술 높죠?
A : 네
—–
다음 화는 석가탄신일 기념 외전 [갓 더 부처]편입니다.
정사에 반영되는 스토리지만 부담없이 즐기실 수 있습니다.
—–
[변경사항]1. 디X니 랜드 소속 애니메이션 인용 제거.
2. 디X니 랜드의 2차 창작 이전에 있는 [원전동화]의 내용에 철저히 입각한 패러디.
3. 디X니 랜드에서 2차 창작으로 사용한 일곱 난쟁이의 개성 및 이름 제거.
스니지 -> 디스크좀비 = 슈퍼난쟁이A
그룬델 -> 살인범 = 슈퍼난쟁이B
트리거해피 -> 약쟁이=슈퍼난쟁이C
그 외 -> 슈퍼난쟁이 D, E, F, G
난쟁이들의 이름이 쯔꾸르 게임 잡몹처럼 변해버렸군요(…)
참고로 디스크좀비의 디스크는 허리디스크의 디스크입니다.
수정 편수는 76, 77, 78, 80, 81, 82편입니다.
디X니 랜드에 세운 고소플래그를 회수했습니다.
휴우. 이걸로 작품이 돌연사할 미래를 피했군요.
변경완료시각 : 2016-05-16 AM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