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Destined for Greatness! RAW novel - Chapter 1043
§ 나는 될놈이다 1042화
‘화산의 저주? 뭐… 귀찮아지긴 하겠지만 그렇게 위험할 게 있나?’
태현은 를 별로 위험하게 여기지 않았다.
이름만 들어도 위험한 저주는 같은 것!
접촉만 해도 옮는 게 위험한 거지, 는 별로 위험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카르바노그가 기준이 너무 이상하다고 말합니다. 도 충분히 위험한 저주라고 말합니다.]
역병 저주랑 비교하면 뭐든지 다 약해 보이겠다!
카르바노그는 를 설명했다.
간단히 말해서 대륙 전체를 화산지대처럼 만드는 저주였다.
‘화산지대처럼?’
[기온도 아주 더워지고 강물 대신 용암이 흐르고…]
‘그건 좀 성가시긴 하겠군.’
태현은 카르바노그가 한 설명을 바로 알아들었다.
판온의 기후는 잊기 쉬웠지만 중요한 요소였다.
각종 제작 스킬에 영향을 끼치는 것!
중앙 대륙의 왕국들은 대체로 무난한 기후였기에 페널티 같은 게 없었다.
노드란체 같은 섬은….
아주 아주 안 좋았고!
‘미리 대비 좀 해야 하려나? 영지에 있는 플레이어들이 피해 좀 많이 보겠는데.’
지금쯤 각종 제작 직업 플레이어들은 쌍욕을 하고 있을 것이다.
-농사 다 망하겠다!
-현상금 걸어 그 자식들한테!
‘흠. 어떻게든 피해를 줄이려면… 사제들 동원해서 축복 최대한 돌리고, 지하는 그나마 좀 나으려나? 뱀파이어들 영역은 워낙 그늘진 곳이니 좀 나을지도 모르겠고.’
고민하던 태현은 문득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잠깐. 대륙이 뜨거워지면 빙결공 푸르네우스 같은 악마는 불리해지는 거 아닌가?”
[…그거야 그렇지만 그거 때문에 설마…]
“이야. 한동안 덥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
긍정적 사고법!
불타는 대륙을 보면서 ‘아 그래도 악마들이 먹을 건 없겠구나’라고 생각하는 발상!
“태현 님. 혹시 화산의 저주를 푸실 생각이십니까?”
“김태현 선수! 설마 레드 드래곤을?”
남아 있던 플레이어들이 전설 퀘스트에 깜짝 놀라서 태현을 찾아왔다.
그들의 눈에는 기대가 반짝였다.
태현이 누군가.
전설 퀘스트 전문가 아닌가!
이번 도 나서서 깰 게 분명하다!
‘보고 싶다! 김태현이 이 퀘스트를 어떻게 해결할지!’
‘너무 궁금해!’
그러나 태현은 그들의 기대를 보기 좋게 튕겨냈다.
“아니. 난 내 퀘스트 하러 갈 건데.”
“…….”
“…….”
“앗, 그런 거군요! 다른 사람들이 견제할 수도 있으니까 겉으로는 참가 안 하는 척!”
“아하! 그런 거구나!”
“아니 그냥 안 하는….”
“저희한테는 그렇게 말 안 하셔도 됩니다!”
“저희는 다 아니까요!”
플레이어들은 눈을 찡긋하더니 응원하고 떠나버렸다.
“…….”
-…….
[…….]
과한 기대에 태현 일행은 할 말을 잃었다.
“그러고 보니 용용아, 흑흑아. 니팅거스하고 만난 적 있니?”
-소문만 들었다. 주인이여.
-저돕니다. 하지만 아주 훌륭하신 성격을 갖고 있으며 타의 모범이 되는 드래곤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
태현은 흑흑이의 말에 깜짝 놀랐다.
아니, 진짜 그런 드래곤이 있어?
[카르바노그가 잘 생각하라고 말합니다. 이 근처는 니팅거스의 영역인데 거기서 니팅거스 욕을 하면 어떻게 되겠냐고 말합니다.]
‘아….’
자세히 보니 흑흑이가 파닥거리며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주인님!
여기서 그런 걸 물으시면 어떡합니까!
물론 용용이는 그딴 거 눈치 못 채고 당당하게 말했다.
-다른 레드 드래곤들처럼 사납고 강한 드래곤이다.
“약점은 없나?”
-주인이여. 드래곤은 약점 같은 게 없는 최강의 종족이다.
“그, 그래.”
태현은 살짝 할 말을 잃었다. 흑흑이도 어이가 없다는 듯이 용용이를 쳐다보고 있었다.
너희 종족 전체로 아키서스한테 속아놓고 약점 없다는 소리가 나와?
“하긴 내가 이런 걸 왜 묻냐. 드래곤하고 싸울 것도 아닌데. 그치?”
-주인님. 불길하니까 그런 소리는 하지 마시지….
* * *
우다다다다-
떠나려는 태현 일행의 뒤에, 한 무리의 토끼 떼가 나타났다.
[토끼들이 명령을 수행하고 돌아옵니다!]
“?”
생각해 보니 토끼들한테 뭔가 쓸 만한 재료를 찾아오라고 명령했었다.
잊고 있었는데 정말 찾은 건가?
툭-
토끼들은 입에 물고 온 씨앗들을 내려놓았다.
[을 얻었습니다.]
그걸 본 이다비는 당황했다.
“평범한 풀…인데요?”
“응?”
태현은 을 그냥 풀이라고 말하는 이다비의 모습에 의아해했다.
‘아. 그런 건가.’
[카르바노그가 신앙 없는 모험가한테는 보이지 않을 거라고 말합니다.]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만 보이는 아이템!
‘…이게 뭔데?’
카르바노그의 제사용 들풀 씨앗:
예전 카르바노그 교단에서 사용하던 들풀 씨앗입니다. 신도에 따라 성질이 달라집니다.
사용자가 아니라 신도라면….
‘카르바노그 교단 신도는 나밖에 없지 않나?’
태현밖에 못 쓰는 아이템!
[카르바노그가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입니다.]
‘아니. 지금 흐뭇해할 상황 아니거든. 그래서 이게 뭔데?’
[예전에 제사를 지낼 때 쓰던 풀이라고 카르바노그가 말합니다. 신도에 따라 성질이 달라지는 특이한 풀이라 여러모로 재밌었다고 말합니다.]
‘내 특성… 내 특성이라….’
태현은 갑자기 불길해졌다.
막 이상한 독 같은 거 나오는 거 아냐?
[카르바노그가 그럴 일은 거의 없을 거라고 말합… 말합… 아니, 그럴 수도 있겠다고…]
‘…그래도 일단 심기는 해야겠군.’
태현은 이다비에게 어떤 아이템인지 설명해 줬다. 이다비는 신기해하며 말했다.
“태현 님이라면 분명 좋은 아이템이 나오지 않을까요?”
[카르바노그가 피식 웃습니다.]
‘너 동상 없다.’
[카르바노그가 안 된다며 비명을 지릅니다!]
이런 풀들을 심을 곳은 많았다. 태현은 요새 근처와 길 근처에 씨앗을 심어놓았다.
나중에 돌아왔을 때 수확해야지!
* * *
노드란체에 새로 도착한 플레이어들은, 배에서 내리자마자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본능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뭔가… 뭔가 이상해!
“잘 왔어! 애들아!”
“여기 새로 온 걸 환영해!”
그러나 뭐가 이상한지 고민하기도 전에, 기존 개척단 플레이어들이 우르르 달려와서 환영했다.
어디서 만들었는지 몰라도 플랜카드까지 걸고 있는 그들!
“자! 빨리 개척단 가입해! 케인! 메시지 보내! 메시지!”
“어, 어.”
[노드란체 개척단에 소속…]
“가, 가입했다.”
“자! 다음!”
기존 개척단 플레이어들은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사람들을 재촉했다.
그들의 눈빛은 사악한 열정으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같이 죽자!
-같이 괴로워지자!
-너희들이 100시간 밭 갈기 해봤어??
다 도장을 찍게 하고 나서야, 새로 온 플레이어들은 주변을 천천히 둘러 볼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제야 그들은 위화감의 정체를 깨달았다.
여기 너무 없는데?
“어. 케인 님?”
“응! 필요한 게 있으면 뭐든지 말해!”
‘님’ 자 붙여서 들은 공손한 말에 케인은 매우 신이 났다.
이런 대접이 얼마 만이냐!
“항구에 배 수리 맡기고 싶은데 조선소 어디 있나요?”
“그런 건 없는데?”
“…케인 님. 저는 사냥꾼 직업이라 여기 있는 사냥꾼들하고 친해진 다음 사냥 가고 싶은데 사냥꾼들 어디 있나요?”
“그것도 없을걸?”
“…?!”
플레이어들은 슬슬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 그러면 있는 건 뭐죠?”
“어… 아, 오크, 거인, 뱀파이어, 고블린 등등이 있지!”
“!!!”
플레이어들은 경악했다.
아니, 뭐 어디서 저런 종족을 데리고 온 거야!?
일부러 모으려고 해도 못 모으겠다!
분명히 희귀하고 특이한 종족이고 NPC긴 한데….
‘…그냥 일반적인 NPC들을 준비해 놓으라고!’
어이가 없었지만 아직 새로 온 플레이어들은 완전히 꿈에서 깨어나지 않은 상태였다.
‘으으. NPC 없어도 열심히 하면 되겠지?’
‘NPC 없어도 플레이어들은 많으니까… 안 깬 퀘스트들도 많고.’
‘게다가 케인이 이런저런 말은 많아도 능력 있는 랭커잖아. 여기 있는 이유가 있겠지. 같이 하면 뭐라도 남을 거야.’
그러는 사이 케인은 태현한테 날아온 귓속말을 받고 있었다.
-어? 깃털 찾았다고? 남은 건 가서 도와줄게! 필요 없다니. 아냐! 내가 도와줄게! 개척단? 이제 플레이어들 많아서 내가 잠시 빠져도 될 거야!
태현이 ‘굳이?’라고 말하는데도 한사코 도와주겠다고 말하는 케인!
뒤에 있는 방송 스태프들이 신경 쓰였던 것이다.
케인으로 이미 충분히 대박을 뽑은 스태프들이었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나는 아직 배고프다!
-쿨럭, 쿨럭… 죽기 전에 한 번만 김태현이 나오게 하고 싶었는데….
-아니! PD님! 설마 김태현이 나오지 않으면 쓰러지시는 병에 걸리신 겁니까?
-그, 그렇게 말하면 케인 선수가 얼마나 부담이 되겠어? 크게 말하지 말게.
-PD님!!
-…말해볼 테니까 그만해요 좀!
다행히 밀물 들어오듯 새로 들어온 플레이어들 숫자가 워낙 많아, 케인이 빠져도 될 것 같았다.
…물론 그건 케인 생각이고 새로 개척단 들어온 플레이어들은 아니었다.
“난 잠시 퀘스트 깨러 간다! 모두들 힘내서 잘 하고 있어!”
“???”
“케인 님 지금 뭐라고 한 거냐?”
“아니. 이제 님이라고 안 붙여도 될지도 모르겠는데?”
“케인 놈 지금 뭐라고 한 거냐?”
“야! 돌아와! 어디가 너 혼자!”
“케인 놈! 당장 안 돌아오냐!”
‘님’이란 호칭이 유지된 건 채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았다.
* * *
“이야. 노드란체 벗어나니까 살 것 같네.”
목적지는 유지수가 타이럼 사냥꾼들을 이끌고 간 산!
나머지 두 개는 다 모았으니, 이제 타락한 유니콘의 뿔만 챙기면 됐다.
모처럼 다시 모인 태현 일행.
가장 신이 난 건 케인과 뒤에 있는 PD였다.
“노드란체가 그렇게 힘들었나?”
“말도 마! 날씨는 춥고 심심하면 눈보라 치고….”
“그런데 화산의 저주 터졌으니까 노드란체 좀 따뜻해지는 거 아니에요?”
“그러게?”
“…??!”
케인은 깜짝 놀랐다.
그, 그러게…?
어라? 노드란체 생각보다 좋은 땅인가?
사실 내가 받은 땅은 좋은 땅이었던 건가?
“아니. 별로 안 좋은 땅이니까 착각하지 말자.”
태현은 냉정하게 잘랐다.
이 자식이 어디서 똥땅 받아놓고 정신승리를 하려고…!
“흑흑… 좋다고 말해줄 수도 있잖아… 좋아질 수도 있는 거잖아….”
“케인. 지금 뒤에서 방송 찍을 준비하고 있는 거 알고 있지? 이거 다 나간다.”
최상윤의 말에 케인은 갑자기 엄격해지고 진지해졌다.
“…하지만 땅의 운명은 내가 바꿔가는 거겠지?”
“아니. 그냥 처음부터 좋은 땅을 받으라고.”
태현은 그렇게 말하고서 뒤를 쳐다보았다. MC와 다른 출연자들이 매우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태현을 쳐다보고 있었다.
기대가 가득한 눈빛!
“근데 유니콘이면 꽤 위험한 몬스터일 텐데, 따라와도 괜찮은 건가?”
“괜찮습니다! 죽어도 상관없어요!”
스태프들 몇몇 로그아웃 당한다고 크게 손해 볼 거 없었다.
방송이 최우선!
태현의 질문에 출연자 한 명은 깨달았다는 듯이 손뼉을 쳤다.
“앗. 그런 거군요! 폭탄으로 쓰시려고! 쓰셔도 됩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폭탄 체험이라니!
방송에서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오겠는가.
‘체험하게 되면 방송 분량 하나는 제대로 뽑는다!’
‘내 분량을 챙겨야 해!’
출연자 한 명이 그렇게 나서자 다른 출연자들도 손을 들고 나섰다.
“저도! 저도 하고 싶습니다!”
“저만 빠질 순….”
[카르바노그가 세상이 미쳐 돌아간다고 경악합니다!]
서로 폭탄이 되기 위해 경쟁한다니, 이 얼마나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세상이란 말인가!
“아니. 케인 있으니까 필요 없습니다.”
“하하! 거봐요! 내가 파티에서 이 정도 플레이어…응?”
신이 나서 외치던 케인은 문득 이상함을 느끼고 멈칫했다.
뭔가 이상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