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Destined for Greatness! RAW novel - Chapter 1047
§ 나는 될놈이다 1046화
“!?”
이다비는 의외의 결과에 깜짝 놀랐다.
멀쩡한 기사단들이 많은데 왜 굳이 저런 출신의 전사단을?
아키서스 십자군은 가장 독특한 전력이었다.
갈락파드가 왕국을 돌아다니면서 플레이어들과 아키서스 광신도 NPC들을 끌어모은 다음 조직한 군대!
점령이 끝나고 나서 플레이어들은 대부분 나가고, 갈락파드가 광신도들을 거르고 걸러서 으로 이름을 바꾼 것!
기사단과 달리 정말 온갖 직업들의 NPC가 다 섞여 있는 잡탕부대였다.
“…다른 게 낫지 않나요?!”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 불가능!
“다른 애들은 일단 하는 일들이 있잖아. 자리 비웠다가 문제 생길 수도 있고. 그리고 기사단은 들킬 경우 발뺌 난이도가 너무 올라가니까.”
“아….”
이다비는 바로 납득했다.
기사단이 가서 싸우는 걸 보면 귀족들이 아무리 아쉬운 입장이라도 참지 않을 것이다.
누구를 호구로 보나!
그에 비해 아키서스 십자군은 ‘아니~ 나도 모르는 애들인데 얘네들이 좀~’ 하고 발뺌이 가능했다.
“그런데 이걸로 지원이 가능한가요?”
“뭐, 객관적인 전력은 좀 약하더라도 일단 거기 근처에 모인 숫자가 꽤 되잖아? 지원 오는 것만으로도 빠질 사람이 줄어들 거야. 새로 들어오려는 플레이어들도 꽤 있을 거고. 흠… 그래. 기계공학 대장장이들도 좀 보내야겠다.”
공성전은 기계공학 스킬 올리기 딱 좋은 곳이었다.
악마의 대장간에서 폭탄 만들고 있는 기계공학 대장장이들이 이 사실을 알면 기뻐하리라!
“폐하! 포위 끝냈습니다!”
“아. 잘 했어. 이제 슬슬 들어가야겠군.”
[의 지형으로 인해 페널티를 받습니다.]
[의 퍼진 안개로 인해 페널티를…]
[최고급 전술 스킬로 인해…]
[을 둘러싼 포위망이 완벽하게 구성됩니다!]
은 산악 지대인 잘츠 왕국에서도 특히 높은 산 중 하나로, 잘츠 왕국 플레이어 아니면 입장이 허락되지 않는 산 중 하나였다.
다른 왕국이었다면 플레이어들이 뭔가 없나 하고 계속 들어가 찾아보려고 했겠지만….
원래 잘츠 왕국은 판온 왕국들 중 가장 관심이 부족한 곳!
덕분에 플레이어들이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이 산이 판온에서도 드문 유니콘이 나오는, 이 있는 곳이라는 것!
‘아무리 그래도 이 있다는 게 안 퍼질 정도면… 좀 심하지 않나?’
태현이 좀 안쓰러워질 수준의 관심!
괜히 사람들이 잘츠 왕국을 ‘유배지’, ‘귀양지’, ‘인생의 무덤’ 같은 곳으로 표현하는 게 아니었다.
오죽하면 최근에 내기를 걸 때 ‘패배자는 잘츠 왕국 가서 거점 박자!’같은 게 나올까!
게임을 접지도 못하고 잘츠 왕국에서 게임을 해야 한다는 게 실로 악질적인 내기였다.
‘뭐, 유니콘은 잡으려고 한다고 잡을 수 있는 게 아니긴 하지.’
탈것에 집착하는 판온에서 유니콘 정도면 어느 누구나 탐을 낼 탈것이었다.
유니콘의 장점은 그 특유의 아름다운 겉모습과 이동력!
기본적으로 레벨도 높고 체력도 많았지만 유니콘은 그렇게 강한 영물이 아니었다.
대신, 유니콘은 강함을 떠나서 그 재빠름과 도망 다니는 능력이 상상을 초월했다.
어지간하면 잡을 수 없다!
설령 여기 있다는 걸 알더라도 플레이어들 중 유니콘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여기 들어가기 위해 잘츠 왕국으로 소속을 옮겨야 하니 거기서부터 걸러져 나가겠지만….
어찌 되었든 타이럼 사냥꾼들은 잘츠 왕국의 이런 알려지지 않은 정보들을 잘 알았고, 유니콘 사냥에도 자신이 있었다.
“이렇게 하면 정말 잡을 수 있다 이거지?”
“예! 폐하께서 도망칠 곳만 막아주시면 저희가 다시 잡아 보이겠습니다!”
문제는 그들이 잡아야 하는 게 타락한 유니콘이라는 것!
순진무구한 유니콘과 달리, 타락한 유니콘은 매우 교활한 놈들이었다.
그 때문에 순박하고 천진무구한 타이럼 사냥꾼들은 타락한 유니콘들을 계속 놓치고 있었….
“…아니. 잠깐만.”
설명을 듣던 태현은 기가 막혀서 말을 멈췄다.
누가 순박하고 천진무구하다고?
옆에서 유지수가 창피해 죽겠는지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그러나 타이럼 사냥꾼들은 당당했다.
“왜 그러십니까?”
“…너희가 순박하고 천진무구하지는 않지 않나…?”
“아니! 폐하! 저희를 모욕하시는 겁니까! 저희만큼 순수한 사람들이 어디 있습니까! 보십시오! 저기 유니콘이 있는데! 증거 아닙니까!”
놀랍게도 타이럼 사냥꾼들은 여기 와서 타락한 유니콘은 못 잡았어도, 그냥 유니콘은 잡은 것이다!
남들이 봤다면 기겁을 했을 것이다.
[유니콘이 붙잡힌 광경을 보았습니다! 풀어줄 경우 명성이 오릅니다.]
[유니콘을 풀어줄 경우 행운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유니콘을 풀어줄 경우 행운 스탯이 올라갑…]
‘절대 풀어주지 말아야겠군.’
[카르바노그도 동의합니다!]
행운 스탯 지금 더 올리면 스스로의 목을 조를 뿐!
붙잡힌 두 마리 유니콘이 매우 불쌍한 눈빛을 보냈지만 태현과 카르바노그는 냉정했다.
용용이와 흑흑이도 마찬가지였다.
-아키서스한테 붙잡히면 모를까 한낱 사냥꾼들한테 붙잡히다니. 영물의 수치다.
-맞습니다. 주인님. 어디 쪽팔리게 붙잡힐 사람이 없어서 사냥꾼들한테… 앞으로 영물 같은 소리 하고 다니지 말라고 하십쇼.
푸르릉!
유니콘들은 드래곤들의 도발에 뿔을 흔들며 화를 냈다.
저 못된 드래곤들!
사악하고 타락한 기운이 펄펄 풍기는 걸 보니, 분명 못된 드래곤들이 분명했다.
유니콘들의 속마음은 드래곤들에게도 전해졌다. 용용이는 펄쩍 뛰었다.
-흑흑이는 블랙 드래곤이지만 나는 골드 드래곤이다! 같은 취급하지 마라!
-…야…!
흑흑이는 울컥했다.
우리 친해진 거 아니었어!?
“둘 다 조용히 해. 뭘 쓸데없이 말다툼을 하는 거야?”
태현은 드래곤들을 조용히 시킨 다음 숲으로 시선을 돌렸다.
[은 끊임없이 지형이 변화합니다!]
[에서는 마법이 실패할 확률이…]
[에서는 스킬이 실패할…]
각종 메시지창.
유니콘의 숲은 안 그래도 잡기 까다로운 유니콘을 붙잡기 더 힘들게 만드는 지형이었다.
게다가 유니콘은 기본적으로 단거리 공간이동 능력과 각종 탈출기 스킬들로 무장한 영물!
‘…새삼스럽게 저걸 어떻게 잡았나 신기해지는데.’
[카르바노그도 좀 미친놈들이라고 질색합니다.]
타이럼 사냥꾼들은 카르바노그도 질리게 만들었던 것!
“좋아. 포위망을 만들어줬으니 어디 한번 실력을 보자고.”
“기대 안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선배….”
뒤에서 유지수가 자그마하게 말했다.
“유, 유니콘? 진짜 여기 유니콘 나오는 겁니까, 김태현 선수?”
“이런 곳에 유니콘이 있다니…!”
“이런 곳이라니. 무슨 의미로 한 말?”
듣고 있던 타이럼 사냥꾼들이 날카롭게 노려보았다. MC는 당황해서 말을 더듬었다.
“아, 아니. 그러니까 그게….”
“여기는 쓰레기 같은 곳이다?”
“아니요! 절대요!”
“그러면 여기 와서 살아도 되겠네?”
“예? 아니, 그게… 여, 여러분. 좀 도와주시면….”
태현 일행은 못 본 척했다.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하자구!
심지어 스태프들도 흥미진진하게 지켜만 봤다. 솔직히 자기 일만 아니면 재밌었으니까!
“다음부터는 잘츠 왕국에서 찍는 건가요?”
“그런 소리 하지 말고 말려줘 좀!”
* * *
-타이럼 사냥꾼의 비전 스킬!
-죽은 척하기!
타이럼 사냥꾼들은 태현의 지원도 받았겠다 다시 한번 야심 차게 사냥에 나섰다.
그들이 가장 먼저 보여준 것은 바로….
죽은 척하기 스킬!
“오… 오오?”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서 죽은 척한 다음 기다린다.
“그 다음은?”
“이게 끝이에요 선배….”
그 다음은 무한대기!
언젠가 유니콘이 위로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유니콘이 만약 지나간다면 그때 호다닥 덮쳐서 붙잡고 늘어지는 것!
“기대하셨는데 실망하셨죠?”
“응? 아니. 감탄했는데?”
“?!”
유지수는 깜짝 놀랐다.
이걸 보고 감탄했다고?
“아주 근성 있는 방법이야.”
판온 1 때 대장장이였던 태현은 이런 방식을 아주 좋아했다.
될 때까지 한다!
Q: 전설 등급 무기는 어떻게 만드나요?
A: 나올 때까지 만들면 됩니다!
단순무식한 방법이었지만, 제작 직업들은 원래 이게 답이었다.
그때는 행운도 딱히 없었으니….
“…생각해 보니 선녀 같은 방법인 것 같….”
유지수는 슬쩍 말을 바꿨다.
“그런데 이렇게 해도 타락한 유니콘은 못 잡는 건가?”
“네. 몇 번이고 놓쳤어요.”
유니콘의 숲에서 나오는 유니콘들 사이에 가끔 털이 검고 사악한 눈빛을 가진 유니콘들이 있었다.
타락한 유니콘!
기본적인 능력은 서로 비슷했지만, 타락한 유니콘은 유니콘보다 훨씬 더 교활했다.
파파파팍-
-으헏! 으허헏!
구덩이 밑에 숨어 있는 타이럼 사냥꾼들 위에 흙을 부어버리거나.
-잡았다, 요놈! 가 인챈트 된 올가미 맛을 보아라!
[타락한 유니콘의 분신이 사라집니다!]
환영 분신을 보내 사냥꾼들을 갖고 논다거나.
기본적으로 유니콘이 하는 방심을, 타락한 유니콘은 절대 하지 않았다.
철저하게 교활하다!
[어디서 많이 본 사람 같다고 카르바노그가 중얼거립니다.]
‘흠. 그런 사람이 있나?’
몇 시간이 지나도 타이럼 사냥꾼들은 망신만 당하고 엉엉 울면서 돌아왔다.
험상궂은 털보 사냥꾼들이 엉엉 우는 모습에 MC는 속삭였다.
“저건 굳이 찍을 필요 없을 것 같은데.”
태현은 상황을 파악하고 중얼거렸다.
“으음… 상황이 좀 까다롭게 됐군.”
일단 타락한 유니콘을 방심시키지 않으면 작업 자체가 불가능하다!
“불을 지르면 어떨까요?”
“…지수야. 여기 너희 산이거든…?”
태현은 유지수의 아이디어에 경악했다.
불 지르는 순간 잘츠 왕국이 뒷목 잡고 쓰러질 것!
“지르고 튀면….”
“…아니. 뿔 얻자고 원수를 또 만들고 싶지는 않아. 다른 방법으로 해보자. 타락한 유니콘이 뭘 좋아할까?”
“타락하고 교활한 사람 아닐까요?”
“크흑… 저희가 너무 순진무구해서….”
사냥꾼들이 엉엉 울면서 말했다. 태현은 무시했다.
“근데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다 기본적으로 타락하고 교활한 사람들 아닌가?”
태현의 말에 사람들은 움찔했다.
“아, 아니. 김태현 선수…! 저희가 뭘 잘못했다고…!”
“사람인 이상 욕심이 없을 수가 없잖습니까. 그래서 한 소리인데.”
“아…! 휴. 그런 뜻이었군요.”
뒤에 있던 PD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태현이 ‘너희 시청률 때문에 나 쫓아다니는 거지?’라고 하는 줄 알았던 것이다.
-PD님이 이렇게 플레이어 한 명한테 전전긍긍하는 거 처음 봐요.
-상대가 상대잖냐.
보통 MBS의 방송에서는 PD가 갑이었다. 출연하고 싶어하는 플레이어들은 넘치는데 자리는 적었으니까.
PD는 프로그램을 재밌게 만들기 위해 플레이어들한테 이런저런 지시를 내렸다.
판온 플레이어들이 각자 자기 위치에서 유명한 사람들이더라도,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건 자기라는 자부심!
물론 그건 그거였고 태현 앞에서 이것해라 저것해라 말은 절대 못하고 있었다.
-김태현 선수 지금 템포가 너무 빠른데 잠깐 멈추고 대화 좀 하고 가실 수 있으신가요?
-아. 그러실 거 없이 그냥 가시죠? 뭐 더 찍을 게 있다고. 많이 찍으셨잖습니까?
…이런 대화가 될 것 같으니까!
“일단 다 한 명씩 배치해놓고 누가 오나 볼까?”
“나쁘지 않은 생각 같다. 해보자!”
“앗. 저희도 해봐도 됩니까?”
“뭐, 해서 나쁠 거 없겠죠.”
미끼는 많을수록 좋았다. 태현은 출연진들에게 처음으로 만족했다.
‘한 명이라도 걸리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