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Destined for Greatness! RAW novel - Chapter 875
§ 나는 될놈이다 873화
“야. 어디 가? 같이 죽여야지!”
“아는 척하지 말아줄래?”
크로포드는 질색했다.
‘얘가 점점 맛이 가는 거 같다!’
길드 동맹에서 괜히 그런 말을 한 게 아니었던 것!
“이 정도는 죽일 수 있잖아!”
“오스턴 왕국에서는 그래도 되지만 에랑스 왕국에서는 그러기 싫거든.”
현재 플레이어들 중에서 에랑스 왕국 신세 안 지는 플레이어는 드물었다.
그만큼 각종 희귀 건물들이나 시설들이 에랑스 왕국에 있는 것!
다른 왕국에는 없는 특수 대장간, 특수 재봉사 길드, 마탑 등등.
랭커들도 에랑스 왕국 안에서는 사고를 안 치려고 했다. 괜히 현상금이라도 걸리면 골치 아파지는 것이다.
“아냐! 저 정도는 현상금 안 걸려!”
“뭐? 도시 안에서 경비병을 죽여도 안 걸린다고?”
“나는 남작이라 이 정도는….”
“…그러니까 너만 괜찮다는 거잖아. 이 자식 진짜 길드 동맹에 있더니 길드 동맹스러워지네.”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분 나쁜 의미는 충분히 전달이 되었다.
앨콧은 분노해서 따지려고 했다.
“그게 무슨 소….”
다그닥 다그닥-
바깥 성문에서 한 파티가 말을 타고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다.
“이쪽으로 오는데?”
“말 처음 뽑았나?”
탈것을 처음 뽑은 플레이어들이 가장 먼저 하는 짓.
도시의 대로를 빠르게 달리는 것!
그래서 고렙 플레이어쯤 되면 저런 모습을 보고 ‘그래 탈것을 처음 뽑았구나’ 하는 흐뭇한 표정으로 쳐다봐주게 마련이었다.
“열어라!”
“???”
“미친놈인가?”
앨콧과 크로포드는 당황했다.
파티가 내성 성문 앞에서도 멈추지 않더니 경비병들에게 문을 열라고 명령한 것이다.
앨콧은 심술궂게 웃었다.
‘이놈들! 탈것 뽑았다고 세상이 다 니네들 거 같냐! 망신 좀 당해봐라!’
저 싸가지 없는 경비병들이라면 저 파티에게 따끔한 훈계를 내려주리라!
분명 부끄러워서 주변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도망치겠지!
끼이이익-
“들어오시지요!”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경비병들은 땅바닥에 이마가 닿을 정도로 고개를 숙였다.
나타난 파티는 당연하다는 듯이 쉭 들어가 버렸다.
쿵!
그리고 바로 닫히는 내성 성문!
“어, 어, 어, 어….”
앨콧은 당황해서 말도 잇지 못했다.
방금 뭐였지?
크로포드는 마찬가지로 어이없다는 듯이 앨콧을 쳐다보았다.
“너… 진짜 남작 맞지?”
“내 영지 직접 구경한 놈이 뭔 소리를 하는 거야!”
“하긴. 그것도 그렇긴 한데… 너 혹시 사칭한 건….”
“이 자식이 진짜 못하는 말이 없어!”
* * *
-다른 악마들을 속이기 위해서는 일단 저를 풀어주셔야 합니다!
주케넨의 당당한 말!
그 말에 의 드워프들은 펄쩍 뛰었다.
“저, 저 악마 놈이 드디어 본색을!”
“태워 죽입시다!”
“성수 파이프 가동시켜! 저놈이 헛소리를 한다!”
그러나 주케넨은 필사적이었다.
-아니, 잘 들어보십시오! 제가 우리 안에 갇혀 있는 걸 보면 어느 악마가 도망을 안 치겠습니까!
확실히 맞는 말!
아무리 간덩어리가 큰 악마라도 주케넨과 구시온이 구속기에 묶여 우리 안에 갇혀서 마력을 빨리고 있는 걸 보면 도망부터 칠 것이다.
“하지만 저놈이 도망치면 어떡하지?”
“흠. 뭐… 목걸이라도 채워둘까.”
태현은 들고 있던 폭탄들을 엮어 목걸이를 뚝딱뚝딱 만들기 시작했다.
보기만 해도 섬뜩한 목걸이!
주케넨과 구시온은 그 모습을 보고 기겁했다.
[가 완성되었습니다!]
[악마들도 기겁할 만한 기계공학 아이템을 만들었습니다!]
[ 스킬이 오릅니다!]
[기계공학 스킬이…]
‘아, 아니야. 버틸 수 있다!’
주케넨은 그 목걸이를 보고 움찔했지만 일단 참았다.
온갖 마법을 다 걸고 버티면 저 목걸이의 폭발에도 버틸 수 있을지도….
그러나 태현은 거기서 멈출 사람이 아니었다.
“다 됐다. !”
폭발하는 드래곤을 보며 영감을 얻은 미치광이가 만들어낸 스킬이다.
스탯 중 일부를 랜덤으로 사용해 폭탄에 드래곤의 힘을 담아낼 수 있다.
[행운이 감소합니다!]
‘좋군.’
행운 몇십 감소해 봤자 티도 안 난다!
가장 좋은 스탯이 걸린 셈이었다. 태현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파아아아아앗!
는 미친 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한눈에 봐도 어마어마한 힘이 담겨 있다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주케넨은 이제 저걸 버티고 도망칠 생각이 아닌, 저게 실수라도 터지면 어떡하지란 생각부터 들기 시작했다.
-아… 아니. 화신님. 제 말을 들어주십시오. 저 같은 약한 악마한테 채우기 위해서 저런 귀한 걸 쓰는 건 너무 아깝지 않습니까?
“뭐 아깝긴 한데 이미 만든 거 어쩌냐. 그리고 네가 안 터뜨리면 다시 재활용도 가능하고. 차라.”
-아니 잠시만 다시 생각을 으아악!
철컥!
말도 끝나기 전에 주케넨에게 목걸이를 채워주는 태현!
이다비는 그걸 보고 살짝 부럽다고 생각하다가 정신을 차렸다.
‘내가 무슨 생각을…!’
-으아악! 터진다! 터진다아아!
“괜찮아. 안 터질 거야. 아마.”
-아마?!
“나와. 인마. 바쁜데.”
태현은 주케넨을 우리에서 끌어냈다. 기껏 밖에 나온 주케넨이지만 표정은 어두웠다.
-화신님! 저도 같이 내보내 주십시오! 저놈을 감시하겠습니다!
그걸 본 구시온이 말했다. 태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문을 열었다.
“그래. 너도 나와라.”
-아, 아니 저놈은 안 겁….
말하던 주케넨은 멈칫했다. 구시온이 노려본 것이다.
‘아. 그렇구나!’
주케넨은 깨달았다.
구시온이 왜 저런 핑계를 대고 내보내 달라고 한 것인지를!
‘영리한 녀석! 역시 악마 공작의 아들답다!’
일단 밖으로 나오면 언제든지 기회를 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주케넨을 감시한다는 핑계를 대고 목걸이도 안 달았으니, 구시온은 언제든지 도망칠 수 있으리라.
그리고 도망친다면?
당장 악마 공작에게 말한 뒤 전력을 다해 태현을 치러 올 게 분명!
생각만 해도 시원했다.
‘훌륭하다, 구시온!’
주케넨은 씩 웃으면서 구시온을 툭 쳤다. 그러자 구시온이 정색했다.
-치지 마라.
-…야. 지금 안 보고 있어. 그렇게까지 연기 안 해도 돼.
-뭔 개소리냐. 도망칠 생각하지 마라. 네 마법은 꿰고 있다. 잡아버릴 테니까.
-…야. 연기 안 해도 된다니까? 안 듣고 있다고.
주케넨은 당황했다.
이 자식 연기를 왜 이렇게 철저하게 하지?
그러나 구시온은 매우 진지했다.
-헛소리하지 말고, 도망칠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마라.
구시온의 목표는 하나!
주케넨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하는 것!
만약 주케넨이 도망치고, 폭탄 목걸이가 터진다면….
주케넨은 죽겠지만 구시온은 혼자 에너지를 빨려야 했다.
절대 그럴 순 없다!
구시온은 주케넨을 산 채로 붙잡을 생각이었다. 목걸이를 쓰지 못하도록.
그제야 주케넨은 구시온이 진심으로 말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경악했다.
이 미친놈…!
-야, 정신 차려! 네 적은 내가 아니라 저 화신 놈이야!
-화신님! 이놈이 헛소리를 합니다!
“그래?”
태현은 성수를 들어 촥 뿌렸다. 주케넨은 비명을 지르며 폴짝폴짝 뛰었다.
-크아아악! 구시온! 이 빌어먹을 멍청한 놈!
-흥. 이제 너와 내 신분 차이를 알겠지!
-정신 차리란 말이다!
“구시온. 이 성수 통을 주마. 주케넨이 헛소리하면 뿌려라.”
-감사… 감사합니다! 저를 믿어주시다니!
[구시온이 당신의 믿음에 감격합니다!]
[악마들 사이에서 악명이…]
[구시온의 친밀도가…]
[구시온의 충성도가 오릅…]
[카르바노그가 뭐하냐며 당황합니다.]
왜 악마한테 충성을 받고 있어!?
카르바노그는 당황해서 태현을 쳐다보았다.
‘아니. 얘가 알아서 잘 따르네.’
[…….]
“좋아. 다들 변장했지?”
이제 태현 일행은 다들 변장의 고수가 되어가고 있었다.
30초 안에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장 가능한 수준!
“선배. 굳이 변장할 필요까지 있나요?”
유지수의 물음에 태현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응!”
“…….”
“…….”
요즘 인기가 너무 좋아져서 잊고 있었지만, 태현은 원래 가는 길마다 암살자가 쫓아오고 원한 가진 놈들이 일렬로 줄을 서서 순번표를 뽑아서 기다릴 정도의 사람!
에랑스 왕국같이 사람 많은 곳은 변장 좀 하고 가는 게 좋았다.
“가자!”
나머지 부하들은 필드 밖에 대기시켜놓고, 태현 일행은 구시온과 주케넨을 데리고 말을 몰았다.
목표는 일레니 백작의 내성!
주케넨의 말에 따르면, 일레니 백작령에는 이미 자리를 잡은 악마들이 오순도순 살고 있다고 했다.
일단 그놈들부터 찾아서 납치해 볼 생각이었다.
-내성 안으로 들어가려면 제 도움이 필요하실 겁니다. 제가 몰래 성 안으로 들어가 동료들에게 출입 허가증을 받아올 테니….
“필요 없어.”
태현은 말과 함께 말을 달렸다. 그리고 내성 성문 앞에서 가면을 풀고 원래 얼굴을 경비병들한테 보여주었다.
“열어라!”
“들어오시지요!”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0.1초 만에 문을 열어주는 경비병들!
태현 일행은 손쉽게 성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다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태현 님. 저기 밖에 어디서 본 것 같은 사람들이 있는데요.”
“누구?”
“앨콧과 크로포드 같은데….”
“걔네는 왜 거기 있어? 특이한 놈들이네.”
태현은 그렇게 말하고 신경을 껐다. 둘 같은 미미한 놈들한테까지 신경을 써 줄 이유는 없다!
* * *
“아니?”
“주케넨이잖아?”
일레니 백작의 시종장, 일레니 백작의 기사, 일레니 백작의 직속 연금술사.
이 셋은 모두 다 악마!
괜히 일레니 백작령을 다 먹었다고 호언장담하는 게 아니었다.
잘 위장하고서 행복하게 살고 있던 악마들. 그들은 주케넨이 찾아오자 놀랐다.
“주케넨!”
“살아 있었나?”
“아키서스 영지로 가서 뒤질 줄 알았는데. 용케 살아 있었군!”
“…….”
주케넨은 할 말은 많았지만 꾹 참았다.
생각해 보니 그때 잘못한 건 본인이었다.
다른 악마들이 말릴 때 참았어야 했는데!
주케넨이 입을 다물자 악마들은 신이 나서 떠들어댔다.
“이야, 난 네가 죽을 거에 걸었는데. 이렇게 살아 있을 줄이야.”
“여기에 나타난 걸 보니 역시 아키서스의 영지는 무리겠다 싶었겠지. 멍청한 놈. 그러게 우리 말을 들었어야지.”
“하여간 멍청해 가지고.”
빠직!
주케넨은 분노했다.
물론 그가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짓을 저지르긴 했지만 그걸 이렇게 모욕할 줄이야!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그런데 뒤의 사람들은 누구냐?”
“이 악마는 구시온이다.”
“구시온!!”
“구시렉의 아들, 구시온! 구시온 님을 이렇게 뵙게 되다니! 영광입니다!”
악마들은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 중급, 상급밖에 안 되는 그들 악마에게 구시온 정도의 대악마는 감히 고개를 들고 쳐다볼 수 없었다.
구시온은 뿌듯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동안 잊고 있었던 건데, 그는 대악마였다.
“주케넨. 네가 어떻게 구시온 님 같은 대악마를 만나게 된 거냐?”
“…나도 에다오르 님의 심복이다.”
주케넨은 울컥했다. 신분만 따지면 주케넨도 그렇게까지 밀리는 신분은 아니었다.
“너는 좀… 약하잖아.”
“맞아. 심복 주제에 전투력도 딸리고.”
“닥쳐라!”
도망치고 이간질하고 계략을 꾸미는 것에 최적화된 주케넨!
덕분에 다른 악마들도 주케넨을 얕봤다. 최근에 에다오르가 개망신을 당한 것도 한몫했다.
악마들은 냉정했던 것이다.
“이분은 구시온 님이시고, 뒤의 사람들은? 구시온 님의 부하인가?”
“아키서스다.”
“아. 아키서스. 그런 악마도 있었나? 되게 사악한 이름이군.”
“어디서 많이 들어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