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here to end this fight RAW novel - Chapter 211
210화. 흑룡고 (1)
숨 막히는 정적은 꽤 오랜 시간 지속됐다.
그사이 유리는 천천히 걸어 마침내 쓰러진 권터의 앞에 섰다.
저벅-.
온 힘을 다해 맞부딪혀 싸운 끝에 그를 쓰러뜨렸지만, 유리는 그다지 기뻐하는 듯 보이지 않았다.
‘권터 라이더…….’
갑자기 벽을 넘어 성검까지 완성해 나타난 그는 충분히 강했다.
육체, 마나, 기술의 완성도.
아무리 유리가 단기간에 상당 부분을 따라잡았다고 해도, 권터의 시간을 따라잡기에는 아직 모자랐다.
하여 유리보다 뒤늦게 공인 6단이 되었음에도 오히려 완성도는 권터가 더 뛰어났다.
다만, 그렇다고 하여도 그가 유리보다 압도적인 강함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었다.
비등비등한데 권터 쪽이 조금 더 나은 정도?
그것이 유리가 이 승패에 순순히 기뻐하지 못하는 이유였다.
‘겨우 나와 비슷한 상대를 이겼다고 기뻐한다면… 마류를 완성시킬 이유가 없잖아?’
자신이 목표로 하는 이는 까마득한 강함을 가진 괴물이다.
또한, 그 괴물에게 도전하려고 자신보다 앞서 나아가고 있는 존재들 또한 압도적인 강함을 지닌 자들이리라.
그런 존재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고작 이 정도에 기뻐하고 만족해서는 안 된다.
‘뭐, 그래도 『가두기』가 제대로 먹힌다는 걸 확인한 건 고무적인 상황이네.’
마류-가두기를 만들고 실전에서는 처음 써먹은 상황.
그럼에도 이 정도 효능을 보여 주고 있다는 건, 그간 자신이 머리털 빠지게 고민한 게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 준 거나 마찬가지였다.
또한, 오늘의 성공은 더 나아갈 수 있는 좋은 밑거름이 되어 주리라.
그 부분만큼은 조금 기뻐해도 되지 않을까?
이에 처음으로 옅은 미소를 머금은 유리.
그가 다시금 기절한 권터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웠다.
‘그나저나… 이건 어쩐다?’
쓰러진 권터를 보고 유리는 고민했다.
권터를 죽여야 할지 살려야 할지 말이다.
‘오늘 눈깔 돌아가서 달려드는 걸 보니 죽이는 게 나을 듯싶은데…….’
앞으로도 눈깔이 돌아가지 말란 법이 있겠는가.
어쩌면 오히려 오늘 이후 권터 라이더와 더 깊게 엮일지도 몰랐다.
하여 미래의 귀찮음을 사전에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 여기서 권터를 제거하는 거였다.
이미 빈사 상태인 그를 손보는 건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망설여질 수밖에 없었다.
만약 자신이 권터를 죽이는 선택을 한다면 요람과 검주가 어떻게 나올지가 미지수였으니까.
‘권터의 죽음마저도 다른 이들의 죽음과 똑같이 취급할 수 있으려나?’
과연 검주가 자식의 죽음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갈까?
모든 게 찝찝하기 짝이 없는 상황.
하여 유리는 결론을 내렸다.
‘죽이는 게 그러면 그냥 가볍게 흠집이나 내 줄까?’
물론 몸에 흠집을 내 주는 과정에서 갑자기 현기증이 날 수도 있었다.
가뜩이나 이전 시합에서 독을 마셔서 안 좋은 상태였는데 자신이 오죽 열심히 움직였던가.
그로 인해 현기증이 나서 ‘어이쿠야!’ 놓쳐 버린 검이 아주 조금 깊게 파고드는 사고가 벌어질 수도 있고.
그로 인해 권터가 죽지는 않아도 한 몇 년은 고생해야 하는 중상을 입을 수도 있는 거였다.
‘암… 그건 사고지. 어쩔 수 없는 불의의 사고! 굳이 사고의 책임을 묻는다면 나한테 독을 쓴 수잔의 잘못 아니겠어? 아암! 그렇고말고!’
죽이는 것도 아니고 그 정도 상처면 요람에서도 충분히 용인하겠지?
그런 생각으로 스스로를 세뇌한 유리가 검 자루에 손을 올린 찰나.
-그만두거라.
귓가로 파고든 낯선 목소리.
등골이 오싹해지며 소름이 돋아 오른 유리는 즉각 반응했다.
파측-.
목소리가 들린 지 불과 0.1초의 반응.
뇌전으로 변해 뒤로 물러난 유리는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식은땀을 느끼며 정면을 노려보았다.
쓰러진 권터의 머리맡.
그곳에는 언제 나타난 것인지 모를 백발에 푸른 눈을 한 노인이 뒷짐을 지고 서 있었다.
그가 유리를 보며 슬쩍 미소 지었다.
“선택은 늘 신중해야 하는 법이다.”
마치 네가 무슨 짓을 하려 했는지 알고 있다는 듯한 심유한 눈빛.
두쿵-.
그 푸른 눈동자와 마주한 순간, 유리는 거대한 고목을 올려다보는 듯한 환상을 보았다.
‘크다.’
커도 그냥저냥 큰 수준이 아니었다.
꺾인 목이 아플 정도로 높게 치솟은 나무.
‘저건… 하늘에 닿은 신목이다.’
한낱 인간이 수백 년 동안 도끼질을 한다 해도 작은 흠 하나 나지 않을 정도의 신목(神木).
너무도 선명하게 뇌리로 파고드는 환상에 유리는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였다.
그러다가 그는 결국 코피를 쏟아 냈다.
주룩-.
유리는 코피를 닦을 생각조차 못 하고 눈앞의 노인을 노려보았다.
‘뭐야, 이 노인네.’
그간 적지 않은 강자를 보았고, 듀란처럼 공인 9단이라는 부단장도 만나 보았다.
하지만 저 노인은 그런 이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노인에게서 무언가가 느껴지는 거였다.
‘아까부터 무언가가 머리를 파고든다.’
그리고 그 느낌은 유리에게 어딘가 모르게 익숙한 느낌이었다.
바로…….
‘…화신?’
아니, 이건 화신이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건 저자가 완성한 화신의 잔상이었다.
진체(眞體)가 아닌 그저 화신의 허상일 뿐.
그 소리는 다시 말해 눈앞의 노인이 명인이라는 소리였고.
이 요람에서 이렇게 대놓고 돌아다닐 명인은 단 한 사람뿐이었다.
“흑검병단장, 고든 크라우덴.”
코피를 쏟으며 중얼거리는 유리를 보고 고든은 흥미로운 눈빛을 했다.
‘호오?’
일전에 보고 받은 바에 따르면 유리 홀랜드는 화신을 사용했다고 했었다.
하지만 그간의 행보를 보면 유리는 화신을 사용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아니, 화신은 고사하고 그런 경지조차 되지 못했다.
‘거기다 영혈도 닫혀 있는 듯싶고.’
보고가 잘못된 건가 싶을 정도로 형편없는 실력.
하여 고든은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화신의 잔상을 내보였다.
만약 유리가 진짜로 화신을 다룬 적이 있다면.
녀석이 어떤 식으로든 영혈이 열린 적이 있다면 분명 화신의 잔상을 알아볼 것이 분명했다.
그 결과.
‘역시 영혈이 열렸었던 적이 있군.’
놈은 자신이 내보인 화신의 잔상을 본 게 틀림없었다.
객석의 다른 이들은 멀쩡한데 혼자서 줄줄이 코피를 쏟아 내는 모습이 이를 증명했다.
‘흠, 지금은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영혈이 닫혔다는 건가?’
그리고 그 이유도 대충 짐작이 갔다.
‘정말 재밌는 놈을 주웠구나.’
높고 맑은 창공에 떠 있는 구름을 잠시 흘낏거린 고든.
이후 그는 내보이던 화신의 잔상을 거둬들였다.
그러기 무섭게 조금은 편안해진 얼굴의 유리가 펭- 하고 코피를 풀며 삐딱하게 시선을 보냈다.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너무하다?”
“갑자기 그렇게 끼어드시는 게 어디 있습니까?”
“어떤 아해의 눈깔이 살기로 번들거리는 것을 보아서 말이지.”
유리의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
“…역시 뒷배가 좋네요. 일개 기수 하나를 구하려고 흑검병단장님께서 친히 납시고.”
“그게 불만이 있다면 뒷배를 써먹어라. 저 아이의 뒷배를 이길 정도의 뒷배를.”
“…그런 뒷배가 어디 있습니까?”
유리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권터의 뒷배는 검주다.
그런 검주를 이길 뒷배라고?
세상천지에 그런 게 어디 있겠는가.
유리의 불만 가득한 시선에도 고든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런 뒷배가 없다면 불평하지 말고 이 상황을 받아들여라. 그게 네가 할 수 있는 전부이니.”
“…원래 요람은 신분 고하 없이 오로지 실력으로 평가하는 곳이 아닙니까?”
“맞다.”
“그럼 지금 이 편애가 가득한 상황은 뭡니까?”
“편애 따윌 한 적 없다.”
“……?”
“당연한 일인 거다.”
“예?”
“그분께서 만드신 규칙이 그분을 규제할 수는 없는 법이니.”
미간을 살짝 모은 유리가 고든의 말뜻을 헤아리며 물었다.
“…그러니까 즉, 검주가 권터의 죽음을 바라지 않는다?”
“그분께서 바라시는 일이니 당연히 행해져야 하는 일인 게지.”
덤덤히 그리 말하는 고든을 노려본 유리.
곧 그는 눈에서 힘을 빼며 피식거렸다.
“뭔갈 오해하셨나 본데, 딱히 죽일 생각은 없었습니다.”
사소한 불의의 사고를 곁들여 한 몇 년 요양 보낼 생각은 있었지만.
될 수 있으면 오래오래 말이다.
그렇게 자신의 앞에서 너스레를 떨며 속마음을 감추는 유리를 보고 고든은 그에 대해 짧게 정의 내렸다.
‘요사스러운 놈이다.’
또한 영악하고 잔혹하며, 결단력도 있었다.
‘막내가 두 번이나 패한 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군.’
그리고 어쩌면 권터는 평생 유리 홀랜드의 등을 보면서 살아가게 될지도 몰랐다.
‘평생 선두에 서서 달리던 놈이 난데없이 다른 누군가의 등을 보고 달리게 됐다라…….’
과연 권터는 그 길고 긴 지옥과도 같은 시간을 이겨 낼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을 흘려보낸 고든이 권터를 안아 들었다.
동시에 선포했다.
“이번 무룡대전의 우승자는… 유리 홀랜드다.”
목청껏 소리 지르지 않았음에도 그의 목소리는 순식간에 경기장을 쩌렁쩌렁 울렸다.
그리고.
“조만간 흑룡고를 개방할 준비가 끝나면 부르겠다.”
그 말을 남긴 채 고든은 권터와 함께 사라졌다.
이후 경기장에 홀로 남은 유리.
“…….”
우승자를 향한 축하와 환호는 없었다.
대신 경악과 현실을 부정하는 시선들이 무수히 그에게 쏟아졌다.
유리는 이를 묵묵히 받아들이며 고든이 한 말을 떠올렸다.
[그런 뒷배가 없다면 불평하지 말고 이 상황을 받아들여라. 그게 네가 할 수 있는 전부이니.]이를 곱씹으며 유리가 작게 중얼거렸다.
“…애초에 난 근본 없는 새끼라서 뒷배 따윌 둬 본 적 없다고.”
그럼에도 자신은 늘 살아남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설사 그 상대가 검주일지라도.’
굳건한 다짐만큼 검을 쥔 유리의 손에 강한 힘이 들어갔다.
구득-.
그렇게 유리의 다짐과 함께, 일주일에 걸쳐 열렸던 무룡대전이 끝을 맺었다.
* * *
무룡대전은 끝이 났지만, 그 여파는 상당했다.
공인 6단에 오른 권터.
누구도 패배할 것이라고 여기지 않았던 그가 겨우 1년 차에게 꺾였으며.
그 패배가 충분히 납득될 정도로 1년 차의 실력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마지막, 권터를 수몰시켜 버린 그 검은 해일은 그렇다 치더라도.
기수들의 눈으로도 볼 수 없었던 엄청난 속도.
거기에 황금빛을 뿌려 대는 찬란한 성검까지.
정말 1년 차가 맞나 싶을 정도의 업적을 연이어 달성하며 무룡대전에서 우승한 유리 홀랜드.
그리고 그뿐만 아니라 유리의 주변 사람들도 주목받았다.
무려 4년 차를 꺾는 기염을 토한 테레시아 윈체스터.
비록 수잔에게 허무하게 패배하기는 했지만, 12강에 오른 군터 아이언스.
놀라운 궁술 솜씨를 선보인 아린 헬가와 윰족의 괴력을 선보이며 상대를 압살한 보비크르탄카푸르타비.
테레시아는 2년 차이니 논외로 치더라도.
이번 무룡대전에서 유리를 제외하고도 50기 중 무려 3명이나 12강에 올랐다.
하나같이 유리의 주변인들이 말이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그 3명이 꺾은 이들이 모두 48기였다.
권터를 꺾은 유리 홀랜드와.
권터의 측근들을 꺾은 유리 홀랜드의 측근.
이를 두고 대중들은 이제 황금세대는 48기에서 50기로 교체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간 48기를 중심으로 돌아가던 알력 싸움이 이제 유리와 그 주변인들을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라 확신했다.
하여 발 빠르게 움직이는 이들이 있었으니.
“흠…….”
무룡대전이 끝난 이튿날.
거주지인 성의 입구를 막아선 이를 보며 유리의 얼굴이 대번에 삐딱하게 변했다.
그러니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소리가 좋을 리 있겠는가.
“뉘신 데 남의 집 앞을 떡하니 가로막고 계슈? 혹시 자살 희망자?”
그러면서 유리는 턱짓으로 내걸린 푯말을 가리켰다.
[취미가 자살인 사람이라면 매우 격하게 환영함.] [단, 저승길 노잣돈은 주머니에 넉넉히 챙겨서 들어올 것.] [노잣돈은 시체 처리 비용으로 쓰일 예정.]상대도 이미 그것을 보았는지 대수롭지 않다는 얼굴로 답했다.
“이게 그 소문으로만 듣던 북쪽의 마왕성이군.”
“마왕성이라니! 어딜 봐서!”
마왕성이라는 상대의 말에 발끈하는 목소리.
그건 유리의 것이 아니었다.
좌중의 시선이 모두 유리의 뒤로 돌아갔다.
모두의 시선이 뒤쪽으로 돌아가니 그곳에는 연신 씩씩- 거리고 있는 군터가 있었으니.
“우리의 피땀 어린 착취의 결정체를……! 우리가 고난과 역경의 시간을 이겨 냈다는 상징을 감히 마왕성이라 폄하하시다니! 용납할 수 없습니다!”
절절함이 묻어나는 군터의 외침에 상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가? 나는 남들이 다 그렇게 부르기에 그런 줄 알았지.”
“대체 누가 그런 얼토당토않은 괴상한 소리를 퍼뜨리고 다닌단 말입니까?!”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린이 슬쩍 뽀삐의 등 뒤로 몸을 숨겼다.
다만 그 움직임이 너무 적나라해 좌중이 시선이 쪼르르 그녀에게 쏠렸다.
이를 알아차린 아린은 뽀삐의 등 뒤에서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헤픈 웃음을 흘렸다.
누가 봐도 찔리는 게 있는 자의 웃음.
이에 군터의 입에서 우렁찬 외침이 터져 나왔다.
“너였냐!”
군터가 그녀의 멱살을 잡으러 달려가니 아린이 뒤로 내빼며 소리쳤다.
“나, 나는 그냥 딱 한 번! 정말 딱 한 번 그렇게 말했는데 갑자기 애들이 전부 다 마왕성이라고 부르고 있었단 말야!”
“어찌… 우리가 피땀 흘려 함께 만들어 낸 시련의 상징물을 그리 부를 수 있는 거지? 이건 배신이다!”
“그… 네 말은 나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데, 솔직히 저건 누가 봐도 마왕성처럼 생겼잖아? 안 그래?”
“너!”
“아니, 근데 얘 갑자기 왜 이렇게 다혈질로 변한 거야? 아직 독 기운 덜 빠졌어?! 정신 차려라, 바른 생활 소년!”
뽀삐를 가운데에 두고 술래잡기하듯 빙글빙글 도는 아린과 군터.
이를 무시한 유리가 다시 집 앞을 막아선 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래서, 여긴 어인 일이신지? 안드……?”
유리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듯 인상을 쓰자 상대가 직접 자신을 소개했다.
“안드레스 체이슈다.”
그러면서 그는 유리의 뒤쪽에 서 있는 테레시아에게 가볍게 눈인사를 보냈다.
이번 무룡대전에서 테레시아와 12강에서 맞붙었던 안드레스.
갑작스러운 그의 방문에 테레시아도 의아한 시선을 보냈다.
이를 알아차린 안드레스는 싱긋 웃으며 다시 유리에게 시선을 돌렸다.
“내가 왜 왔는지 물었나?”
“거참, 방문 목적 한 번 듣기 드럽게 힘드네. 무려 두 번이나 물었다. 세 번째는 없다는 걸 알아 둬.”
불량스러운 유리의 투덜거림에 기분이 나쁠 법도 한데, 안드레스는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는 얼굴로 차분히 답했다.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유리 홀랜드, 너를 원주회에 초대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