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here to end this fight RAW novel - Chapter 29
28화. 반신 (1)
“어렵더라고.”
유리의 답은 간단했다.
한껏 기대하고 있던 요한의 이마에 작은 핏줄이 살짝 불거졌다.
“…애초에 마류가 고작 그저 그런 절기였으면 내가 네놈까지 고용하며 다듬으려 했겠느냐? 그냥 나 혼자 해 버리고 말지.”
“그렇겠지?”
“그런데 그 당연한 소리를 뭘 뜸까지 들이며 하고 있어!”
“뜸 들이면 뭔가 있어 보이잖아?”
“…홀딱 벗겨서 내쫓기 전에 오늘 ‘흘리기’를 써 본 느낌이나 말해 봐라. 어서.”
요한이 주먹을 부들부들 떨며 유리를 협박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요한은 조금 전부터 계속해서 ‘흘렸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었다.
대련에서 유리는 누가 봐도 무치의 냉벽 쪼개기의 힘을 되돌려 준 것처럼 보였다.
심지어 명인인 랄프조차 그리 판단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요한은 계속해서 흘렸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또한, 요한의 질문에 답을 주는 유리 또한 이를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였다.
“상대방이 사용하는 기술의 위력이 강할수록 흐름이 더 잘 느껴져. 다만 그만큼 흐름을 흘리는 것도 더 버거워지고.”
[세상의 모든 움직임은 만물의 근원인 마나의 흐름에 종속된다.]…라는 사상에서 탄생한 마류.
이를 익히기 위해서는 당연히 마나의 흐름을 느끼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했다.
그다음 단계가 바로 느낀 마나의 흐름을 임의로 흘려 내는 것.
유리와 요한이 ‘흘리기’라 칭하며 유리가 무치에게 사용한 기술의 정체였다.
다시 말해 랄프가 상대방의 힘을 되돌려 준 게 아닐까 여겼던 것도, 사실은 그저 조금 특이한 ‘흘리기’ 기술에 지나지 않았다는 소리였다.
또한, 그마저도 미숙, 미완성의 상태.
하지만 유리와 요한은 실망하지 않았다.
실망 대신 그들은 머리를 맞대고 보완점을 모색했다.
“그리고? 다른 느낀 점은?”
“일단 마류를 펼칠 때 2번과 6번, 11번 마나 로드에 압력이 너무 강하게 걸려.”
“2번과 11번의 압력은 의도한 바이지만, 6번은 생각지 못했구나. 원인을 생각해 보마.”
진지한 얼굴로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
애초에 유리와 요한의 관계는 새로운 마체술, 즉 마류라는 공통점으로 시작됐다.
유리의 목적은 마체술을 익혀 정신, 육체, 마나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
요한의 목적은 유리를 통해 자신이 창안한 마체술의 개선점을 찾아내고 완성하는 것.
처음에는 둘의 목적은 서로 달랐다.
그리고 유리가 먼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해 버렸다.
샤리 귀걸이를 통해 영혈을 닫았고, 마체술을 익히며 정신, 육체, 마나의 불균형을 해소한 끝에 이제 ‘시한부’라는 딱지를 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로 인해 이제는 대충 건성건성 요한에게 협력할 수도 있었으나 유리는 그러지 않았다.
“그런데 흘리고 남은 힘은 어떻게 견뎌 낸 거냐? 그 여파가 생각보다 컸을 텐데? 솔직히 난 네놈이 이렇게 멀쩡히 서 있는 것도 신기할 지경이다.”
“내 몸에도 흘리기를 사용했지. 외부의 마나 흐름도 흘리는데 내 육체에 발생하는 마나 흐름도 흘릴 수 있을 거 같았거든.”
유리는 요한만큼…….
아니, 어떤 측면에서는 요한보다 더 열정적으로 마류의 개선점을 찾아냈다.
조금 위험할지라도 새로운 시도를 해 가며 말이다.
그건 이제 그에게 새로운 목적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마류의 궁극적인 목표는 마나의 흐름을 제어해 상대의 힘을 온전히 내 것처럼 다스리는 것.
바로 그 궁극에 도달한 마류를 제 손으로 펼쳐 보는 게 유리가 정한 새로운 지향점이었다.
“호오? 잘도 그 상황에서 그딴 위험천만한 발상을 아무렇지도 않게 바로 실행에 옮겼구나? 용감한 건지 무식한 건지.”
“뭐, 어때? 잘됐잖아?”
“운이 좋았던 거지. 자칫 실수라도 했다가는 팔다리 부러지는 정도로는 안 끝났을 거다.”
“그럴 거 같긴 해. 현재의 숙련도로는 무치의 냉벽 쪼개기급 공격은 한 번 이상 못 받아 낼 거 같아. 그 짓을 연달아 두 번 했다가는 내 몸이 먼저 무너지겠다 싶더라.”
“흠, 그건 걱정 말거라. 그 정도 수준의 절기가 그리 많은 게 아니니까. 네 또래에서 그 정도의 절기를 펼칠 수 있는 놈도 그리 많지 않다. 무치 그 아이도 어디 가선 천재 소리 들을 녀석이야.”
“그렇다면 다행이고.”
“흠, 그나저나 육체 내부를 통해 흐름을 분산시킨다라……. 재밌는 발상을 했군. 이것도 연구해 볼 만한 가치가 있겠어.”
“아, 그리고…….”
마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동안, 두 사람은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이란 관계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들은 ‘궁극의 마류’라는 목표를 지향하는 동등한 관계였다.
그 뒤로도 유리와 요한은 한참이나 마류의 개선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오후에 시작된 대화는 밤하늘에 별이 떠오를 때가 되어서야 끝을 맺었다.
장시간 앉아 있던 탓에 굳은 허리를 휘휘 돌려 풀어 주는 요한.
우드득-.
“어구구, 허리야.”
“난 지금 삭신이 쑤셔… 뒈질 거 같아.”
“어린놈이 엄살은.”
피식거리며 타박하기는 했지만, 요한은 유리의 몸 상태가 어떤지 잘 알고 있었다.
‘하긴, 안 그래도 성치 않은 몸으로 쉬지도 못하고 장시간 대화를 나눴으니 피곤할 만도 하지.’
요한은 속으로는 걱정했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다.
“일단 오늘 내일을 푹 쉬고, 떠나기 전까지 네놈이 떠올린 발상을 안정적으로 실전에서 써먹을 방법이나 연구해 보자꾸나.”
요한의 이야기를 들은 유리가 피로감에 반쯤 감긴 눈을 끔뻑거렸다.
“…떠나? 어디로?”
그 질문에 요한이 어이없다는 듯 답했다.
“어디긴, 당연히 요람이지. 그럼 계속 여기 있을 줄 알았냐?”
“요람? 거길 왜가?”
“…뭐라는 거야, 이 정신 나간 놈이.”
요한의 욕설에 흐리멍덩하던 유리의 눈에 밝은 빛이 돌아왔다.
그가 오른 주먹으로 왼 손바닥을 내리쳤다.
“아, 맞다! 우리 원래 용의 요람으로 가는 중이었지?”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듯한 유리.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그는 이내 관심 없다는 듯 드러누웠고.
드르렁- 드르렁.
금세 작게 코를 골며 곯아떨어졌다.
잠든 유리의 옆얼굴을 보며 요한은 어이없다는 시선을 보냈다.
‘이건 뭐 하나에 관심이 생기면 다른 거는 머릿속에서 지워 버리는 족속이로구나. 쯧.’
그리 혀를 찼던 요한의 입가에 어느 순간 미소가 번졌다.
‘그래, 잘 자라.’
지난 수개월 동안 최선을 다한 유리였기에, 편히 쉴 자격이 충분했다.
요한은 담요로 유리를 덮어 주었다.
그러다 쭈그리고 앉아 유리의 얼굴 관찰에 들어갔다.
평소에는 손질하기 귀찮다며 길어진 머리카락으로 반쯤 얼굴을 가리고 다니던 유리.
슥- 하고 머리카락을 좀 넘겨 보니 뽀얗고 예쁜 얼굴이 드러났다.
‘…잘 때는 계집애 같단 말이지.’
그리 생각될 정도로 잠든 유리의 얼굴은 예뻤다.
다만 저 주둥이만 열렸다 하면 개차반이 되는 게 문제지만.
콕콕-.
잠든 유리의 볼을 검지로 살짝살짝 찔러 보던 요한은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움찔거렸다.
‘가만? 이 새끼, 다 가졌잖아?’
자신마저 두렵게 할 정도의 천부적인 재능.
끊임없이 노력하는 근성.
거기에 미래가 기대되는 극상의 외모까지.
유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면 요한의 입에서 진득한 속마음이 흘러나왔다.
“…재수 없는 애새끼.”
요한의 손이 휘릭 움직여 유리의 이마를 때렸다.
찰싹-.
“흐, 흐엑?!”
잘 자다가 난데없이 봉변당한 유리는 벌떡 일어나 잠에 취한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그의 시야에 들어 온 건 어느새 저 멀찍이 떨어져 등 돌려 누운 요한의 뒷모습뿐.
“……?”
연신 머리 위로 물음표를 띄워 올리던 유리는 다시금 몰려드는 수마를 견디지 못하고 드러누웠다.
고롱 고롱-..
순식간에 잠든 유리의 숨소리가 음률처럼 퍼져 나갈 때.
등 돌려 누운 요한으로부터 살짝 훌쩍이는 듯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고추는 작을 게야.”
* * *
대련이 끝나고, 유리와 요한은 보름이나 더 랄프의 집에 머물렀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지금 유리의 손에 들린 물건 때문이었다.
“내 칼… 내 백강철검!”
값진 내기의… 아니, 값진 노동의 보상.
무려 15일의 기다림 끝에 통짜 백강철검이 유리의 손에 들어온 것이다.
유리는 마치 사랑에 빠진 이처럼 제 손에 들린 검을 황홀히 응시했다.
하얀 물결 무늬를 머금은 유려한 곡선의 검신.
마찬가지로 백색의 검자루와 회색의 수실.
전체적으로 1.1m의 길이를 가진 백강철검은 실전이 아닌 장식용 예술품이라 생각될 정도로 아름다웠다.
“이, 이게 내 거라니!”
검을 껴안고 볼을 비비는 유리의 모습에 랄프는 속으로 앓는 소리를 냈다.
‘끄응.’
애초에 대련 내기에서 패하면 검을 만들어 주기로 했지만, 그냥 일반 검을 만들어 줄 생각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내기의 판이 더 커져 버리고 만 것이다.
‘…저게 다 얼마냐.’
백강철 자체가 쉬이 구해지지 않는 재료였다.
때문에 랄프는 이번 통짜 백강철검 제작에 근 8년간 모아 온 백강철을 모조리 사용해야만 했다.
‘우리 무치의 창을 만들어 주려고 모은 백강철이었건만.’
그렇게 애지중지 모은 백강철이었는데, 엉뚱한 녀석이 그걸 전부 꿀꺽해 버렸으니.
랄프로서는 속이 쓰릴 수밖에 없었다.
‘뭐, 조금 아깝기는 해도…….’
그래도 후회는 되지 않는다.
유리 녀석 덕분에 좋은 것을 얻었으니까.
랄프의 시선이 무치를 향했다.
“형님아, 다음에… 꼭 다시 대련하자! 나 열심히 준비할게! 그리고 그때는 반드시 내가 이길 거야!”
과거와는 달리 투지를 불태우는 손자의 모습에 랄프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이거면 됐다. 이번 일로 우리 무치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게 되었으니, 그 수업료라고 생각하면 되겠지.’
랄프의 시선이 유리에게 돌아갔다.
‘고맙구나, 덕분에 우리 무치가 좋은 형을 얻…….’
랄프의 눈에는 따뜻함이 감돌던 찰나.
껄렁껄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래, 이 코찔찔이가. 난 져 놓고 질질 짜는 놈이랑은 또 안 싸울 거거든? 에붸붸.”
유리는 예쁜 얼굴을 필사적으로 구겨 가며 무치를 놀리는 데 사용했다.
그 놀림에 투지를 다지던 무치는 금세 시무룩하게 늘어졌다.
유리를 바라보던 랄프의 따뜻한 시선이 대번에 바뀌었다.
‘저건… 아주 태생부터 글러 먹은 애새끼로구나.’
관자놀이에 혈관이 불룩 튀어나올 정도로 화가 난 랄프가 유리의 어깨에 손을 턱- 올려놓았다.
그 행동에 유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왜요?”
“허허, 그래. 요람에 들어간다고?”
“네.”
“몇 기냐?”
“50기요.”
“허허, 내가 이런 말까지는 안 하려 했는데… 내가 요람 6기다.”
“그런데요?”
“쯧쯧, 요한 선배가 아직 아무것도 안 가르쳐 준 모양이구나. 요람 출신에게 기수는 계급장 같은 거란다. 다시 말해, 상위 기수의 선배는 너의 상급자라고 볼 수 있지. 그리고 50기와 6기는 감히 겸상조차 못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차이인 거다!”
“저 아직 요람 안 들어갔는데요?”
“곧 들어가겠지.”
“그래서요?”
“헛흠! 그러니… 이 하늘 같은 선배님의 귀여운 손자를 놀려서야 쓰겠느냐.”
한마디로 무치 괴롭히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소리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유리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하, 알겠습니다! 선배님!”
“오냐, 네놈이 그래도 말귀까지 막힌 건 아니로구나, 껄껄!”
예상외로 대화가 잘 통한 거 같아 보이자 랄프가 흐뭇한 얼굴로 유리의 어깨를 두드렸다.
아니, 두드리려 했다.
태생부터 저주받은 사악한 애새끼가 입을 열기 전까지는.
“야, 코찔찔이.”
“응?”
“너, 나랑 또 한판 붙고 싶다고 했지?”
“어? 응!”
“그럼 너도 준비해서 요람으로 와. 거기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아……!”
유리의 이야기에 아무것도 모르는 무치는 그저 감격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응! 꼭… 반드시 갈게!”
무치의 대답을 들은 유리가 싱글벙글 웃으며 랄프를 돌아보았다.
녀석의 요사스러운 눈웃음이 말하고 있었다.
‘자, 이렇게 되면 이제 무치는 제 후배네요? 그러니 귀여운 손자가 괴롭힘 당하는 거 보기 싫으면 저한테 잘하시죠?’
‘…….’
기수로 압박을 하려다가 괜히 본전도 못 건지고 되레 협박당한 랄프.
‘이, 이……!’
그는 부들부들 떠는 주먹을 억지로 펴서 다시금 유리의 어깨 위로 올렸다.
“허허, 그… 네 성이 뭐라고?”
“홀랜드요.”
“내 진지하게 궁금해서 묻는 거다만…….”
“……?”
“혹시 네 조상 중에 레드너 가문의 사람은 없냐? 친가든 외가든.”
“전혀요.”
“잘 생각해 봐라! 분명 네 핏줄을 타고 올라가다 보면 어딘가에 그 지랄 맞은 레드너 가문의 핏줄이 있을 거다! 암, 그렇고말고!”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고작 열다섯짜리 소년의 인성에 레드너 가문 특유의 재수 없음이 이리도 덕지덕지 붙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랄프는 숫제 유리의 양어깨를 부여잡고 앞뒤로 흔들며 추궁했다.
“너, 솔직히 말해라. 선배가 어디서 몰래 낳아 온 늦둥이지? 그렇지?”
그리 믿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유리가 하는 짓은 요한과 판박이였다.
머리가 앞뒤로 짤짤짤 흔들리며 유리가 버럭 소리쳤다.
“뭔 재수 없는 소리를! 내가 어딜 봐서 그 늙은이 늦둥이인데!”
“아니, 내가 봤을 때, 넌 분명 선배가 낳은 애새끼가… 트헉!”
랄프의 추궁은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바람처럼 나타난 요한이 벼락처럼 랄프를 걷어차 버린 것이다.
쾅- 우지지직-!
수없이 많은 나무를 꺾어 버리며 그대로 숲을 관통해 사라져 버린 랄프.
그가 남긴 궤적을 보며 요한이 눈을 부라렸다.
“지랄 맞은 레드너 가문? 내가 몰래 낳은 늦둥이? 이 후레 잡놈이 뒈질라고!”
“…이미 죽은 거 아냐?”
방금 사람이 포탄처럼 날아갔는데?
벙찐 유리의 물음에 요한이 상관없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저 새끼가 저 정도로 뒈질 거였으면 이미 수십 년 전에 뒈졌다.”
그리고 그 옆에서 무치가 해맑게 웃으며 설명을 보탰다.
“응, 우리 할아버지 튼튼해서 저 정도는 괜찮아!”
“…….”
유리는 생각했다.
여긴 자기 빼고 정상적인 사람이 없는 거 같다고.
그리 확신하며 유리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을 때, 요한이 웃으며 물었다.
“떠날 준비는 다 했냐?”
“준비할 게 뭐 있어? 난 가방 하나랑 이것만 있으면 돼.”
그리 말하며 ‘오늘부터 자신의 애검’을 들어 보인 유리.
잠시 행복한 미소를 지은 그가 역으로 질문은 던졌다.
“그러는 영감은 뭐 하다가 이제야 온 건데?”
“나? 나도 떠날 준비를 하느라 좀 늦었다.”
“…준비? 영감이?”
“흐흐흐.”
낮게 깔리는 요한의 웃음소리에 유리는 문뜩 불안감이 치밀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