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Inheriting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193
<소설을 계승 중입니다 193화>
망상의 현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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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들스틱 : 그래도 수습은 하려는 건가.
갓소리찬양해 : 외전 다른 작가가 씀? 뭔가 느낌이 다른데.
헤으응모네눈나 : 모네 누나 그래서 정말 죽은 거임? 여기서 나오나?
adfe333 : 설마 이것도 전부 꿈이나 이런 식으로 끝내는 건 아니겠지ㅋㅋ 작가야, 한 번만 더 믿고 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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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전에 달린 댓글을 확인한 뒤에 옅은 한숨을 쉬었다.
‘식겁했네.’
대부분은 조롱하는 댓글이었지만, 간혹 한 번만 더 믿고 봐 본다는 댓글도 꽤 되었다.
하지만 가장 내 가슴을 서늘하게 만든 건 다른 작가가 썼냐는 글이었다.
다행히 그 댓글에 관심을 가지는 이는 적었지만, 나로선 심장이 크게 뛰었을 정도다.
“그래도 이 정도면 안정적이야.”
“정말요?”
“……라고 편집자가 말했어.”
나로선 그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하차한 독자들도 많지만, 그래도 아직 봐 주는 독자가 꽤 된다고. 그러니 외전으로 최대한 망가진 결말을 수습하자고 말이다.
“이미 외전은 다 써서 보내 둔 거죠?”
“그래.”
리야의 말에 나는 가볍게 대답하며 오랜만에 손에 검을 쥐었다.
현재 우리가 있는 장소는 도심지의 외곽에 있는 산 위였다. 다행히 근처에 등산로는 없어 딱히 이곳에 오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저희가 데려올 수 있는 숫자는 몇 명이죠?”
“아마…… 100명 정도.”
“결코 많은 수는 아니네요.”
“그렇지. 하지만 그들의 역할은 많지 않으니까.”
파비안이 저쪽에서 다시 문을 여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어마어마한 숫자의 신과 몬스터들을 이끌고 넘어올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역시 녀석이 그 힘을 모으는 데 걸린 시간만큼, 천하칠검에 힘을 집중시킬 수 있었다. 녀석만큼은 아니지만 소수라면 몇 번 왕래할 수 있으며, 최대 100명까지는 이곳에 데려올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그란세시아가 곧 돌아올 테니까, 이후 다시 생각해 보자고.”
남은 시간은 아마 이제 하루에서 이틀.
그동안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있을까 싶기도 했지만 최대한 할 수 있는 건 해야만 했다.
집으로 돌아와 기다리기를 잠시, 곧 그란세시아와 메르사야가 돌아왔다.
나는 상당히 피곤해 보이는 그란세시아의 얼굴을 살핀 뒤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때?”
“우선 무기는 지원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정확한 수량을 정해서 다시 알려 달라고 하던데?”
“말하면 바로 받을 수 있는 건가?”
“응. 아마 오늘 내로 바로 가능할 거야.”
생각보다 일이 수월하게 풀린 것 같았다.
‘대략 이유는 짐작 간다만.’
나는 슬쩍 창밖으로 하늘을 보았다.
분명 오늘 하루 종일 흐릴 거라 예보가 있었던 서울의 하늘에는 둥근 구멍이 뚫려 있었다.
“어머나, 분명 클레이는 그란세시아가 일을 영리하게 처리할 거라 했는데 말이죠. 참으로 영리한 주먹이군요?”
“쓰, 쓸데없이 대화를 나누는 것보다 이게 빨랐을 뿐이야!”
틈을 주지 않고 매섭게 공격하는 리야와 변명하는 그란세시아는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한 긴장은 보이지 않았다.
덕분에 나도 경직됐던 얼굴을 조금 풀 수 있었다.
“무기 종류는 최대한 다양하게 준비해 달라고 해 줘. 우리 쪽 사람들이 쓸 무기를 직접 고를 수 있을 정도로.”
“근데 꼭 이쪽 세계의 무기를 쓸 필요 있나요?”
“그야 성능이 다르잖아.”
“……그건 그렇죠.”
우리 세계의 최고의 장인이라 할 수 있는 드워프들이 미스릴을 사용하여 만든 검보다 이쪽 세계에서 합금으로 만든 검의 성능이 월등히 뛰어났다.
‘드워프들에겐 미안한 이야기지만, 이 세계의 과학은 우리의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은 수준이라.’
뭣보다 가장 중요한 건 ‘총’이었다.
방아쇠를 당기는 것만으로 철판도 뚫어 내는 공격을 가하는 물건.
‘이거 분명 마력으로 쏘면 어지간한 장벽을 뚫어 낼 거야.’
기본 화력부터가 활과는 차원이 다르다.
뭐 활도 종류에 따라 제법 강하며, 마력을 실어서 쏜다면 이 세계의 전차탄 정도의 위력은 나오긴 한다.
근데 단순히 그뿐이지.
‘탄환에 마력을 실어서 쏘는 게 더 세겠지.’
위력뿐이겠는가?
연사 속도부터가 하늘과 땅차이다.
문명의 수준이 다르니 무기의 수준도 월등히 차이 나는 법.
이쪽 세계의 무기로 무장한 최정예 강자들이라면 전보다 분명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다.
그란세시아는 내 말을 차근차근 암기한 뒤 재차 물었다.
“몇 명 정도 넘어올 예정인데?”
“대략 100명.”
“꽤 숫자가 되네? 알겠어. 그럼 더 부탁할 건…… 미리미리 군대를 모아 놓고 다른 국가에도 연락을 해 달라는 정돈가?”
“그래, 맞아. 물론 우리가 직접 설명을 못한 만큼 타국이 쉽사리 설득되리라 생각하진 않지만 말이야.”
굳이 안 봐도 뻔했다.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이니 지금 우리의 이야기를 타국에 알려도, 다른 나라에서 비웃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그러니 최악의 경우엔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국가는 이곳뿐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알타이르가 이 세계로 처음 모습을 나타낼 곳이 아마 이 나라라는 점이야.’
‘원작’이 연재된 곳이 바로 이곳이니 어찌 보면 당연하다.
물론, 이후 전 세계 단위로 침공할 게 뻔하니 안심할 수는 없다만.
“아, 그리고 그란세시아.”
“응?”
“기왕 그쪽에 부탁하러 간 김에 이것도 좀 부탁해 줘.”
“여기서 더 부탁할 게 있나?”
나는 힐끗 모네에게 시선을 주었다.
모네는 여전히 듀튜브를 보며 이것저것 확인하고 있었다.
“저것을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한 명 보내 달라고 해.”
“저거라면…… 컴퓨터를 말하는 거야?”
“아니, 모네가 보는 듀튜브.”
내 말에 그란세시아는 영 이해할 수 없다는 눈치였다.
“……뭐, 너니까 분명 무슨 생각이 있는 거겠지. 알겠어.”
“되도록 바로 보내 달라고 해. 위치는 내가 정해 줄 테니까.”
저 듀튜브를 다룰 수 있는 전문가와 만날 장소는 처음 편집자와 만났던 ‘카페’였다.
“메르사야와 모네는 나랑 그 카페로 가서 전문가와 만나고…… 리야는 문을 열어 줄 테니 그쪽에 가서 바로 인원을 선별해 줄 수 있어? 대략 시간은 내일 아침까지로 해서.”
“그 정도면 충분하고도 넘치지요. 오늘 정각에 문을 열어 주셔도 충분해요.”
“좋아.”
우리의 역할은 대략적으로 정해졌다.
‘남은 건 그걸 제대로 실행하는 것뿐.’
나는 천천히 검을 치켜들어 수직으로 내리그었다.
그러자 허공에 실선이 그어지며, 우리가 이곳에 처음 넘어올 때 보았던 검은 공간…… 우리의 세계로 향하는 통로가 열렸다.
“그럼 부탁할게, 리야.”
“맡겨 주세요.”
리야는 가볍게 답한 후, 능숙한 모습으로 통로에 들어갔다.
그 모습을 잠시간 바라보던 나는 이내 천천히 몸을 돌렸다.
오늘 정각까지 모든 준비를 마무리 지어야만 했으니까.
* * *
‘이른 아침부터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래.’
인터넷 방송인 심기영은 아침에 청와대로부터 온 연락에 얼떨떨했다.
갑자기 오늘 아침에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나오라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완전 국가의 횡포 아냐?’
무슨 일인지 제대로 설명해 주지도 않았다.
혹시나 스팸이나 사기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경찰까지 자신의 집에 찾아와 설명을 하는 것을 보니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다.
‘혹시 뭐 인터넷 방송인 죽이기 같은 거 하나? 이상한 인터뷰 같은 거면 바로 도망쳐야겠다.’
심기영은 그렇게 마음먹은 뒤 약속했던 장소에 도착했다.
“평범한 카페잖아?”
청와대의 높은신 분에게 전달받은 대로라면 분명 만남 장소는 여기가 분명한데…….
“인터넷 방송인 심기영 씨죠?”
“예?! 아, 네네!”
그때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다가와 심기영에게 말을 걸었다.
난생처음 겪는 일인지라 심기영은 잔뜩 쫄 수밖에 없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시죠.”
“예, 예.”
얼떨떨한 기분 반, 두려움 반의 기분으로 카페에 들어가자,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가득 들어찬 카페 내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검은 양복을 입지 않은 사람은 단 네 명.
제법 잘생긴 외모를 지닌 남자 한 명과 눈이 번쩍 뜨일 것 같은 미녀 둘과 소녀 하나.
“헐.”
심기영은 아름다운 세 여성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 감탄사를 들은 것일까, 여성의 사이에 앉아 있던 남성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에게 악수를 건넸다.
“유명 인터넷 방송인인 심기영 씨죠?”
“아, 예. 그, 그렇습니다만…….”
심기영은 대체 이 남자가 누구인지 궁금했다.
대체 누구이기에 저런 아름다운 여성의 틈에 끼어 있단 말인가.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그보단 지금 상황이나 대화로 보아, 자신을 부른 건 이 남자인 게 분명했다.
“우선 저는 클레이라고 합니다.”
남자는 흑발이었지만, 외모로 보아 외국인에 가까웠다. 그러나 그런 이국적인 외모와 달리 말은 굉장히 유창했다.
“제가 심기영 씨를 이곳으로 부른 건, 다른 아닌 그 인터넷 방송의 ‘채널’을 이용하고자 위함입니다.”
“예?”
이게 대체 무슨 황당한 말인가.
남의 채널을 누구 멋대로 이용해?
‘설마 국가 홍보 수단으로 쓸 생각인가?’
확실히 심기영의 듀튜브에는 상당히 많은 구독자가 있었다. 특히 그 구독자에는 한국인만이 아닌 외국인들도 많았으며 연령대도 다양했다.
아마 자신만큼 다양한 인종, 그리고 나이대의 구독자가 많은 듀튜브는 없으리라 확신했다.
“……죄송한 이야기지만 제 듀튜브는 고양이를 다루는 듀튜브라서요. 국가에 딱히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네요.”
단지 문제는 심기영의 듀튜브가 고양이를 비롯한 애완동물에 대한 방송일 뿐.
에둘러 거절의 말을 표하자 클레이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심기영 씨 본인도 거의 나오지 않고 거의 동물의 모습만 나오죠. 그거면 충분합니다.”
“예?”
“평소처럼 동물과의 일상을 영상에 담으시면 됩니다. 다만…….”
클레이는 모호하게 웃었다.
“거기에 예상치 못한 무언가가 찍힐 수도 있는 거니까요.”
심기영은 그런 클레이의 말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클레이가 무슨 의미로 그런 말을 했는지 알게 되는 건, 그다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 *
“이제 전부 모였나요?”
리야는 주변에 모여 있는 이들을 하나하나 훑어보았다.
요청한 대로 최소 소드 마스터 이상, 그리고 6서클 이상의 마법사들.
거기에 작위급 마족 스물이 포함되어 있는 정예 중의 정예였다.
“리야, 그런데 마족의 수를 좀 더 늘리는 게 좋지 않겠느냐?”
인원을 함께 훑어보던 기드온이 리야에게 슬쩍 말을 꺼냈다. 자신이라면 인간이나 엘프, 그리고 드워프 같은 이들보단 마족들의 수를 최대한 늘렸을 것이다.
“마족은 강한 힘을 지녔지만 다루기 힘드니까요. 지금은 이게 베스트라고 생각합니다.”
“베스트?”
“저쪽 세계의 말로 최고라는 뜻이지요.”
기드온은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섰다. 뭐 똑똑한 딸이니 알아서 잘하겠거니 싶었기 때문이다.
‘칠영웅도 모두 모였고…… 나쁘지 않아. 작위급 마족들은 바나세우스가 알아서 통솔해 줄 테지.’
리야는 마왕의 오른팔이었던 마계의 공작, 바나세우스를 힐끗 보았다.
그는 초연한 얼굴로 서 있을 뿐이었다.
사실 이제 막 마왕이 된 클레이보단 바나세우스가 마족들을 규합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전대 마왕의 의지인 걸까?’
그는 리야의 요청을 단 한 번도 거절하지 않았다.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처럼 솔선수범하며 마족들을 모아 왔다. 작위급 마족 스물, 저 자존심이 강한 이들을 저 정도나 모으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 우리도 전부 신들의 세계로 가는 건가?”
그때, 약간 흥분된 어조로 서헨즈가 물었다.
“네. 곧 클레이가 올 거예요. 곧 정각이니 말이지요.”
우우웅!
리야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허공이 떨리는 게 느껴졌다. 갑작스런 힘의 파동을 느낀 이들이 저마다 자세를 취했지만, 리야만은 싱긋 웃었다.
“아, 역시 딱 맞춰 왔네요. 자, 그럼 모두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검은 실선이 허공에 그어지며 공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 공간은 조금씩, 조금씩 넓어지며 이윽고 거대하게 벌어졌다.
앞서 보았던 통로보다 몇 배는 거대한 크기였다.
지금껏 모았던 힘을 모두 사용하여 백 명이 넘어갈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낸 것이다.
“자, 들어가죠.”
가벼운 어조로 이야기하며 성큼 먼저 걸어 들어가는 리야의 모습에 백 명의 이계인(異界人)은 저마다 시선을 마주쳤다.
‘……괜찮겠지?’
신들의 세계.
두렵고도 경이로운 세계를 향해 그들을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