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not a regressor RAW novel - chapter (29)
나는 회귀자가 아닙니다 29화
Under World (2)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손바닥 위에서 어깨로 자리를 바꾼 베가가 물었다.
“뭐,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
지난 3주간 있었던 일들을 적당히 각색해 그녀에게 설명했다.
[으음. 흑성회라… 불경하기 짝이 없는 놈들이로구나.]흑성회에 대한 얘기를 들은 베가는 불쾌하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아직은 정확하지 않지만. 어쩌면 그 조직이 천마와 연관되어 있을 수도 있어.”
[뭐, 뭐라?]베가의 눈이 크게 뜨였다.
[흑천의 주인이 그곳에 숨어 있단 말이더냐!]흥분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말했잖아.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천마는 워낙 철저하게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다녀서 과거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어.”
다만.
“그만큼 흑성회가 수상쩍은 놈들이란 건 확실해.”
베가는 고운 아미를 찌푸리며 물었다.
[그대의 전생에선 흑성회에 대해 듣지 못했던 게냐?]“전혀.”
단호하게 답했다.
괜히 흑성회에 대해 아는 척 떠들다가 나중에 피를 볼 수 있었다.
‘뭐. 그렇다고 해서.’
아예 모르는 건 말이 안 되니까.
“천마가 이끌던 세력이 있긴 했는데… 그게 흑성회였는지는 모르겠어.”
적당한 떡밥만 남겨두는 선에서 얘기를 마무리 지었다.
어차피 지금 당장은 ‘천마가 사실 흑성회의 일원이었다!’라며 몰아갈 수 있는 근거가 부족했으니까.
[흐음. 정말 지독하게 정체를 숨긴 모양이구나.]침음을 삼키던 베가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오진을 바라봤다.
[괜찮겠느냐? 벌써부터 그런 불길한 자들과 엮이다니… 본녀는 그대가 힘을 갖출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해 보이는구나.]“다 상대할 방법이 있으니 걱정하지 마.”
사실 생각해 둔 방법 따윈 없다.
하급 정무관 하나도 이길 수 없는 지금 상태로 뭔 방법이 있겠는가.
‘그래도 어쩌겠냐.’
X도 없어도 다 있는 척 떵떵거려야 하는 상황인데.
[후훗, 역시 나의 아이로구나.]베가는 세상 흐뭇한 표정으로 오진을 바라보았다.
“근데 검은 별의 성좌라는 놈들은 대체 뭐야? 모든 별이 어둠에 집어 삼켜졌을 때는 또 뭐고.”
[검은 별의 성좌라….]베가는 난처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미안하구나. 본녀도 모르겠느니라.]“모른다고?”
그래도 같은 성좌라면 당연히 알고 있을 줄 알았는데.
[으음.]베가는 무안한 듯 머리칼을 쓸어넘겼다.
[본녀라고 해서 별의 탄생에 얽힌 모든 비밀을 아는 건 아니니라.]“끄응.”
예상치 못한 대답에 오진은 침음을 삼켰다.
‘베가가 모를 줄은 몰랐는데.’
북극성이라 불리는 성좌조차 모른다면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건 흑성회 놈들에게 알아낼 수밖에 없겠네.’
수단은 이미 마련해뒀다.
지금 이 순간도 그의 충실한 사냥개가 적의 정보를 모으고 있을 테니.
[어쩌면 천마와 연관된 일일 수도 있으니 신경을 써야겠구나.]“그래야지.”
뭐,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나저나 지난 3주간 그대가 또 얼마나 달라졌는지 보고 싶구나.]베가가 눈을 반짝이며 뾰로롱 허공을 날아올랐다.
“그때랑 뭐 크게 달라지진 않았어.”
오진은 아쉽다는 듯 혀를 차며 답했다.
그동안 흑천이 세 번째 개화를 했고, 올빼미자리의 성흔을 얻기는 했지만 거문고자리의 성흔 자체는 그대로였다.
‘새로운 스킬이 생긴 것도 아니고, 뇌전 스킬의 레벨이 오른 것도 아니고.’
하루 대부분을 거문고자리 성흔의 숙련도를 올리는데 때려 넣었는데도 이 모양이다.
[본녀에게 한 번 보여주거라.]“오키.”
고개를 끄덕이며 창을 들어 올렸다.
“쓰읍.”
낮고 길게.
숨을 들이킨다.
왼쪽 가슴에 새겨진 성흔에 마력을 집중한다.
-파직! 파지지직!!
이젠 숨을 쉬듯 자연스럽게 타오르는 뇌전.
푸른 뇌전을 창에 흘려 넣는 것과 동시에 ‘다리’에도 흘려 넣는다.
[…뭐라?]베가의 경악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경 쓰지 않고 움직임을 이어갔다.
-파지지지직!!
한 걸음. 두 걸음.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푸른 뇌전으로 이뤄진 발자국이 바닥에 타올랐다.
폭발적인 속도 건물 옥상과 옥상을 질주했다.
“후우!”
깊게 들이쉬었던 숨을 한 번에 내뱉으며 창을 내질렀다.
파자자자작!!
자연스럽게 창뢰가 펼쳐지며 부채꼴 형태로 전방을 휩쓸었다.
‘아직.’
여기서 멈추면 빈틈이 너무 크다.
-파직! 파지지직!!
뇌전이 맺힌 두 다리로 스텝을 밟으며 순식간에 거리를 벌렸다.
푸른 뇌전으로 이뤄진 발자국이 길게 늘어졌다.
‘확실히 다리에까지 뇌전을 집중하면 창뢰를 사용하고 난 후 빈틈을 최소화할 수 있어.’
원래는 푸른 뇌전을 한 곳에만 집중했었다.
하지만 홀로 이런저런 수련을 해본 결과, 한 곳에 힘을 집중하는 것보다 동시에 여러 곳으로 퍼트리는 게 좋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뇌전이 집중된 곳은 신체 능력이 비약적으로 올라가니까.’
뛸 때마다 푸른 뇌전이 바닥에 남아 장판 딜처럼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지만, 그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게 더 매력적이었다.
‘팔이나 허리 쪽에도 뇌전을 집중시키고 싶은데.’
아직까지 그건 불가능했다.
지금 동시에 뇌전을 집중시킬 수 있는 건 세 곳까지가 한계였으니까.
“━후우.”
그렇게 몇 번을 더 허공에 창을 내지르고 난 후 멈춰섰다.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혀 흘러내렸다.
“어땠어?”
[…….]베가는 떨리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았다.
[대, 대체 그댄… 아, 아무리 회귀자라 해도 어찌 벌써 익시드(Exceed)의 기초를….]엥?
내가 뭐 잘못했나?
“뭔 문제라도 있어?”
[아니 이걸 문제라고 해야 할지… 대체 어떻게 뇌전을 세 곳에 동시에 집중시킨 것이냐?]“응?”
어떻게 했냐니.
“해보니까 되던데? 처음엔 고생 좀 했지만.”
[…….]베가의 입이 쩍 벌어졌다.
[나의 아이야… 부, 분명 거문고자리 성흔의 기술에 대해서는 기억이 흐릿하다 하지 않았느냐??]“그랬지.”
사실 기억이 흐릿하고 나발이고 기억 자체가 없지만.
난처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미리 떡밥을 뿌려뒀었다.
[허… 근데 어찌.]베가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이마를 짚더니, 이내 딱! 손가락을 튕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기억은 흐릿해도 무의식적으로 기술을 떠올리고 있는 모양이구나! 음음, 분명 그럴 게다. 그게 아니라면 이토록 빠르게 성흔을 다루는 게 설명되지 않으니.]아무래도 베가는 있지도 않은 1회차 때의 기억으로 인해 빠르게 성흔을 다루게 됐다고 납득한 모양.
‘뭐, 나야 그런 착각을 해주면 땡큐지만.’
저런 반응이 나올 정도로 빠른 건가?
‘솔직히 잘 모르겠는데.’
뇌전을 세 곳에 집중시키는데 성공했다 해도 뇌전 스킬의 레벨이 오른 것도 아니요, 새로운 스킬이 생긴 것도 아니니 저렇게 경악하는 게 잘 이해되지 않았다.
“이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무슨 소릴 하는 게냐!!]“아니. 스킬의 레벨은 똑같이 3이라서.”
[같은 레벨이라 하더라도 2에 가까운 3과 4에 가까운 3은 그 차원이 다르니라!]그렇게 들으니 또 맞는 말이네.
[그리고 왜 이제까지 본녀가 사도를 만들지 못하였다 생각하느냐? 본디 거문고자리의 성흔은 인간이 다루기 불가능에 가까운 성흔이니라.]그런데 그 성흔을 무슨 어디에나 굴러 댕기는 허접한 성좌의 성흔 마냥 빠르게 익히니 그렇게 놀란 거였군.
‘근데 진짜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거지?’
단순히 ‘재능’이라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영역 같았다.
‘이신혁의 기억 때문인가?’
글쎄.
1회차 때 이신혁은 거문고자리의 성흔이 아닌 나침반자리의 성흔이었다.
그 기억이 과연 거문고자리의 성흔을 빠르게 익히는 것과 연관이 있을까.
‘모르겠네 이건.’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뭐, 그래도 익히는 속도가 느려터진 것보다는 낫지.’
지금이야 ‘회귀자니 빠르게 익히는 구나’ 뭐 이런 착각이라도 줄 수 있지 만약 익히는 게 고등학교 내내 수학과는 담을 쌓고 살아온 문과생에게 수능 2주 전 미적분을 가르치는 것마냥 희망이 안 보인다면 ‘회귀자란 새끼가 왜 저래?’라는 의심을 사게 됐을 것이다.
[그리고 창을 다루는 실력 또한 놀라울 정도로구나. 이대로 간다면 창술의 극의에 도달할 수….]“아니, 그럴 생각은 없어.”
[뭐라?]“창을 계속 쓰긴 할 건데, 다른 무기도 같이 쓰려고.”
[무슨 무기를 쓸 생각인 게냐?]“그건.”
와이어 슈터에 대해 설명하려 했을 때.
-띠리링!
스마트폰에서 짧은 알람 소리가 울려 퍼졌다.
화면을 키니 한 팀장이 보낸 카톡이 보였다.
‘허, 타이밍 봐라.’
카톡을 확인한 오진은 씩 웃으며 베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가자.”
[음? 갑자기 어딜 가자는 게냐?]“같이 쓴다는 다른 무기. 직접 보여줄게.”
오진은 몸을 돌려 협회로 향했다.
* * *
“우선, 창부터 받으시죠.”
협회에 도착하니 한준만 팀장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밖에 마중 나와 있었다.
오진은 그가 내민 은색 창을 손에 쥐었다.
-우우우웅!!
“오오.”
창을 쥐자 은은한 푸른 빛이 흘러나왔다.
딱 봐도 고급 성유석을 섞어 넣은 듯한 상등품.
-후웅!
창을 잡고 가볍게 휘둘렀다.
‘전에 쓰던 것보다 살짝 무겁긴 한데.’
어차피 워낙 괴물 같은 육체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 무게는 아무것도 아니다.
‘아니, 좀만 익숙해지면 이쪽이 훨씬 더 좋겠지.’
무게가 무거울수록 위력이 강해지는 건 당연하니까.
-파직!! 파지지직!!
그리고 역시 은창의 최대 강점은 바로 모든 금속 중 가장 높은 전기 전도율.
푸른 뇌전을 흘려보내자 무슨 몸 안에서 뇌전을 움직이는 것만큼 자연스럽게 뇌전이 이동하는 것이 느껴졌다.
“좋군요.”
오진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지어졌다.
공짜로 받는 게 미안해질 정도로 좋은 무기였다.
“그리고 다음은… 이겁니다.”
달칵.
한 팀장이 네모난 상자에서 조심스럽게 팔찌 두 개를 꺼냈다.
아니, 팔찌라기보단 좀 요란한 디자인의 손목 보호대에 가까웠다.
“하여간 그 꼬맹이가 얼마나 신나서 만드는지… 예산을 한창 오바했는데도 사비까지 털어 완성시키더군요.”
“꼬맹이요?”
“아, 나중에 한 번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저희 쪽에 몇 없는 인재라고 해야 할까… 뭐 만드는 것 하나만큼은 기막힌 꼬맹이가 하나 있습니다.”
오호라.
‘친해지면 쓸만하겠네.’
장비 제작과 관련된 인재는 찾기 어려웠다.
“한 번 차보시죠.”
“예.”
찰칵.
와이어 슈터를 양 팔목에 착용했다.
‘생각보다 착용감이 좋은데?’
무게가 어느 정도 있었지만, 불편하거나 답답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어떻게 쓰는 겁니까?”
“팔을 앞으로 쭉 내밀고, 손동작을 이렇게 해보십쇼. 약간 허공을 움켜쥐는 것처럼.”
한 팀장이 알려준 대로 자세를 취했다.
“예, 그 상태로 손목을 튕긴다는 느낌으로 탁! 꺾으면 나갈 겁니다. 반동이 꽤 있으니 조심하시고요.”
고개를 끄덕이며 근처 벽을 향해 손목에 튕기듯 스냅을 줬다.
그리고.
찰칵!
-타━앙!!!!!!!
강렬한 반동과 함께 그 끝에 와이어가 이어진 ♠모양의 추가 쏘아졌다.
콰득!
벽에 박힌 스페이드 모양의 추와 와이어 슈터 사이에 은색의 선이 만들어졌다.
“와… 이건.”
오진의 입에서 짧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말이 와이어 슈터지 와이어만 빼면 이건 총이나 다름없었다.
‘물론, 평범한 총은 괴수한테 아무 쓸모없지만.’
와이어를 통해 직빵으로 전격을 흘려보내면 어떨까?
그것도 평범한 전기가 아닌 거문고자리의 성흔으로 만들어진 강렬한 뇌전이라면.
“푸흐흐흐!”
기대 이상의 퀄리티로 나온 와이어 슈터를 보자 절로 웃음이 흘러나왔다.
“하하. 마음에 드신 모양이군요.”
“예. 아주 마음에 드네요.”
“이게 끝이 아닙니다.”
“예?”
“와이어 슈터에 마력을 한 번 흘려 넣어보세요.”
한 팀장이 시키는 대로 와이어 슈터에 성흔의 마력을 흘려 넣었다.
철컥.
-씨이이이잉!!!!
“어, 어어?”
강렬한 쇳소리와 함께 와이어가 이어진 추가 와이어 슈터로 되돌아왔다.
찰칵!
톱니바퀴가 맞물리는 맑은 소리와 함께 처음 와이어를 발사하기 전 상태로 돌아왔다.
오진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회수 기능을 넣어달라고는 했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요.”
사실 반쯤 농담으로 한 말이었는데, 이 와이어 슈터라면 진짜 입체기동장치처럼 공중을 누빌 수 있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흘려보내시는 마력에 따라 회수 속도는 조절하실 수 있습니다.”
“좋네요.”
딱 구상했던 대로, 아니 그 이상의 물건이 나왔다.
“아 참, 그리고 와이어는 오른쪽 세 개. 왼쪽 세 개까지 해서 총 여섯 개 발사 가능합니다.”
“예?”
아니 이런 걸 여섯 개까지 쏠 수 있다고?
“하하. 말했잖습니까. 예산이 오바됐다고.”
한 팀장은 씨익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미친.’
세상에 가장 잘생긴 고릴라를 뽑는 대회를 한다면 단연 한준만 팀장이 우승하지 않을까.
“준만이 혀엉…!”
“또, 또 그러신다.”
한 팀장이 이젠 익숙한 반응이라는 듯 가볍게 웃어넘겼다.
“대신 나중에 저희 쪽에 급한 일 생기면 도와주셔야 합니다?”
“물론이죠.”
진지하게 무보수로 도와줘도 상관없을 정도로 좋은 물건이었다.
“그럼, 전 오늘 회의가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한 팀장이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협회 안으로 들어갔다.
“후우.”
오진은 짜릿한 전율에 잠긴 채 손목에 찬 와이어 슈터와 아름답게 빛나는 은창을 바라봤다.
‘협회에 들어간 건 진짜 최고의 선택이었어.’
요즘 여기저기 치이고 다니긴 하지만 그래도 정부 직속 기관이다 보니 유능할 땐 또 유능했다.
‘앞으로 협회 무시하는 새끼 있으면 바로 대가리 깬다.’
있지도 않았던 소속감이 불타오르는 기분.
-뾰로롱.
[그것이 그대가 말한 새로운 무기더냐?]목걸이가 빛나며 나타난 베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엉.”
[확실히. 그 줄로 적을 묶어 전격을 흘려 넣으면 위협적인 무기가 될 것 같구나.]“그것만이 아니지.”
[으음?]오진은 팔을 높이 들어 근처 건물 옥상의 펜스를 겨눴다.
“이런 식으로도 쓸 수 있어.”
타앙!
스페이드 모양의 추가 펜스를 향해 발사됐다.
‘이때 전기를 흘려 넣으면.’
착!
전자석으로 이뤄진 와이어에 전기를 흘려 넣자 강렬한 자성(磁性)을 띄며 펜스에 찰싹 달라붙었다.
“꽉 잡아 베가.”
[응? 뭘 하려 하느냐?]베가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머리 위에 올라탔다.
말의 고삐를 잡듯 머리칼을 잡았다.
“좋아.”
씨익 입가를 올리며 손목에 성흔의 마력을 집중시켰다.
-씨이이잉!!
와이어 슈터에서 쇳소리가 울려 퍼지며 오진의 몸이 공중으로 ‘솟구쳤’다.
[오, 오오?]“그렇지!”
오진은 환호성을 내지르며 와이어에 흘려 넣은 뇌전을 거둬드렸다.
그러자 펜스에 찰싹 달라붙어 있던 와이어가 풀리며 다시 슈터로 회수됐다.
-타앙! 타앙!!
그런 방식으로 연달아 와이어를 쏘고 회수하기를 반복하자 진짜 스파이더맨이라도 된 것처럼 도시의 건물과 건물 사이를 날아다닐 수 있었다.
[과연!! 아직 하늘을 날지 못하니 이런 방법을 생각해낸 게로구나!]“하하하!! 그래! 아직….”
아직?
“거문고자리 성흔을 써서 날 수도 있어?”
[지금은 불가능하나 나중엔 가능할 것이니라.]아니 씨발.
‘그걸 왜 지금 말해.’
알았으면 이 개지랄 안 했잖아.
[후후훗! 어차피 뇌흔답보(雷痕踏步)는 아직 그대가 익히기 불가능한 기술이니라!]“끄응.”
뭔가 헛수고를 한 기분이 들긴 하지만, 베가의 말대로 아직 익힐 수 없는 기술이니 그러려니 생각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냐?]“아니.”
씨익.
입가를 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베가도 돌아왔고, 장비도 새롭게 맞췄다.
더 이상 꾸물거릴 이유가 없다.
“━서울역으로 가자.”
서울역 아래에 봉인되어 있을 살덩어리 괴물.
놈을 잡을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