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not a regressor RAW novel - Chapter (442)
나는 회귀자가 아닙니다 442화
에필로그
고급스러운 침대.
스웨덴에서 직접 주문 제작한 값비싼 침대 위에 한 남자가 고요히 눈을 감은 채 누워 있었다.
침대 옆에 앉은 금발의 여인이 눈을 감은 사내의 뺨 위에 조심스럽게 손을 올렸다.
보물을 쓰다듬듯 섬세한 손길로 사내의 뺨을 매만지던 여인의 입술 사이로 나지막한 한숨이 흘러나왔다.
“…오진 씨.”
경국지색이라는 표현조차 부족할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여인, 이사벨라는 떨리는 눈빛으로 깊은 잠에 빠진 것처럼 눈을 감고 있는 오진을 내려다봤다.
오진이 ‘거짓말’을 통해 의식 세계로 떠난 지 일주일.
지난 2년을 기다렸던 것에 비하면 ‘고작’이라고 해도 좋을 짧은 시간이었지만.
“하아.”
영상 속 오진을 보고 희망에 부풀어 있었기 때문일까.
이 일주일이란 시간이 지난 2년의 기다림보다도 더 초조하게 그녀의 가슴을 옥죄여왔다.
깊은 한숨을 내쉬며 하염없이 오진의 뺨을 쓰다듬고 있었을 때.
우우우우웅!
“어?”
오진의 왼쪽 가슴 부근에서 밝은 빛무리가 뿜어져 나왔다.
“오, 오진 씨!”
이사벨라는 잔뜩 흥분한 표정으로 오진이 입고 있는 티셔츠를 우악스럽게 찢었다.
부욱 찢어진 티셔츠 사이로 왼쪽 가슴이 드러났다.
“아….”
찬란한 빛을 뿜어내고 있는 거문고자리 성흔.
이사벨라는 떨리는 손으로 오진의 가슴 위에 새겨진 성흔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12성…?”
성흔 옆에 새겨진 열두 개의 획을 하나하나 손으로 매만진 이사벨라의 눈동자가 크게 부릅뜨였다.
잘못 본 건가 싶어서 그녀의 가슴에 새겨진 성흔과 비교해 봤지만.
“지, 진짜 열두 개야!”
짜릿한 전율이 등골을 타고 퍼졌다.
매일 같이 잠든 그의 몸을 직접 수건으로 닦아준 그녀이기에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오진의 성흔 옆에 새겨진 ‘획’의 개수는 원래 열두 개가 아닌 열한 개라는 걸.
그게 열두 개로 늘어났다는 사실이 뜻하는 바는 하나뿐이지 않겠는가.
“오, 오진 씨… 오진 씨, 오진 씨, 오진 씨!!!”
이사벨라는 오진의 몸 위에 포개지듯 올라탄 채 누워 있는 그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기라도 한 걸까.
따스한 손길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
너무도 익숙한.
꿈에서도 바라왔던 따스한 온기.
이사벨라는 덜덜 떨리는 눈빛으로 오진을 내려다봤다.
감겨 있던 오진의 눈이 서서히 뜨였다.
일주일 만에 눈을 뜬 그의 첫 마디는.
“…지금 나 덮쳐지고 있는 거야?”
“예?”
덮쳐지고 있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아.”
동그랗게 눈을 뜬 채 고개를 두리번거리던 이사벨라는 그제야 지금 그들이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있었다.
입고 있는 셔츠가 우악스럽게 찢어진 오진과 그 위에 올라탄 자신의 모습.
전후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충분히 착각할 만한 구도였다.
“아, 아, 아니! 이, 이건 그런 게 아니에요! 무, 물론 오진 씨를 덮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제까지 잘 참아왔… 아니, 지금 중요한 건 이게….”
갑작스러운 상황에 허둥지둥 당황하는 이사벨라를 보며 오진을 피식 실소를 흘렸다.
누워 있던 몸을 반만 일으켜 자신의 위에 올라타 있는 이사벨라를 상냥하게 끌어안았다.
“돌아왔어.”
“…….”
그가 말한 ‘돌아왔다’라는 말이 단순히 의식 세계에서 귀환했음을 의미하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쯤은.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흑.”
얼마나… 얼마나 간절하게 이 순간을 기다려왔던가.
오진이라면 문제없을 거라는 막연한 믿음 하나만으로 하루하루 버텨왔지만.
“제가… 제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요?”
입으로는 아무리 괜찮다고 말해도.
가슴 속은 오진에 대한 걱정들로 까맣게 타들어가던 매일매일.
드디어.
그 기나긴 기다림에 마침표가 찍히는 순간이었다.
“미안.”
“흐윽, 흐아아아아아앙!!!”
평소 오진 앞에서는 최대한 점잖을 떨며 고상한 귀족 아가씨의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던 이사벨라도 지금 이 순간은 복받쳐 오는 감정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오진을 있는 힘껏 끌어안은 채 여섯 살짜리 아이라도 된 것처럼 목놓아 울음을 터트렸다.
“오진 씨, 오진 씨, 오진 씨, 오진 씨, 오진 씨…!”
몇 번이고 그의 이름을 반복해 부르며 입술을 겹치고 조금이라도 더 그를 깊숙이 느끼려는 듯 혀를 얽혔다.
“하아, 하아.”
혀와 혀 사이에 길게 이어진 은빛 실.
오진을 바라보는 이사벨라의 눈동자에 핏빛 안광이 번들거렸다.
마치 먹음직스러 먹잇감을 눈앞에 둔 굶주린 포식자와 같은 눈빛.
이사벨라는 꿀꺽 침을 삼키며 셔츠의 윗단추를 하나둘 풀었다.
얇은 천 쪼가리 따위로는 감히 담을 수 없는 흘러넘치는 마음이 그 압도적인 존재감을 조금씩 드러냈다.
달뜬 숨을 내쉬며 오진을 가슴을 꾹 눌러 그를 다시 침대에 눕힌 이사벨라.
요염하게 입술을 핥으며 오진 위에 포개지듯 몸을 겹쳤다.
“죄송해요. 저… 참을 수 없….”
“흐응. 오진 님이랑 재회하자마자 발정이라도 난 거니?”
“꺄아아아아!”
이사벨라가 펄쩍 뛰어오르며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갤 돌렸다.
그곳에는 팔짱을 낀 채 뱀처럼 사나운 눈초리로 그녀를 노려보는 카시아가 있었다.
“어, 언니? 어, 언제부터 보고 있던 거야?”
“네가 장난감 뺏긴 세 살짜리 꼬맹이처럼 세상 떠나가라 울기 시작했을 때부터?”
“그, 그렇게까진 안 울었어!”
“흐응. 그러니? 내가 들었을 땐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았던 거 같은데 말이야.”
카시아는 피식 웃으며 오진을 향해 다가왔다.
“…오진 님.”
이사벨라에게 선수를 뺏기긴 했지만.
오진이 돌아오는 걸 간절히 기다려온 건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돌아오실 거라고 믿고 있었어요.”
“응.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
따스한 대답에 억누르고 있던 감정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다이빙하듯 오진에게 힘껏 점프한 카시아는 그와 입술을 맞추기 위해 고개를 기울이다가 움찔 멈춰섰다.
“…생각해 보니 제게 이럴 자격은 없었죠.”
이사벨라, 베가와 달리 그녀는 아직 오진의 ‘연인’으로 인정받지 못한 상태였다.
그를 위하는 마음만큼은 다른 여인들에 비해 절대 꿀리지 않는다고 자부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대뜸 입술을 겹치기에는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었다.
“카시아답지 않네. 그런 걸 신경 쓰고 있던 거야?”
“그, 그런 거라뇨! 제게 있어선 나름 중요… 읍!”
오진은 카시아의 목을 살며시 끌어당기며 입술을 겹쳤다.
카시아가 이사벨라의 친언니라는 걸 생각하면 선뜻 연인으로 받아들이기는 좀 관계가 복잡해졌지만.
그런 거로 치면 이미 연인이 한 명이 아니라는 점부터 복잡한 건 매한가지였다.
“이제부터 그럴 자격이 없다니 그런 말 할 필요 없어.”
“오, 오진 님.”
그리고 자신을 위해 몇 번이나 목숨을 바쳐 헌신해준 게 바로 카시아 아니던가.
고작 관계가 좀 복잡해진다는 이유로 그녀의 마음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
“헤, 헤헤. 드디어 저도 오진 님의 연인이 됐어요.”
카시아는 입술을 매만지며 한껏 풀어진 미소를 지었다.
첫사랑을 이뤄낸 소녀처럼 뺨을 붉히며 부끄럽다는 듯 베베 몸을 꼬았다.
“흥. 언니도 마찬가지면서.”
보기만 해도 낯부끄러워지는 장면을 바로 옆에서 직관한 이사벨라는 못 볼 꼴을 봤다는 듯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그럼 하은 언니랑 베가 님한테도 연락….”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고 했던가.
이사벨라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허공에 찬란한 은빛 빛무리가 모여들었다.
[나, 나의 아이야!]빛무리가 모여들며 나타난 건 은발의 여신님.
본신의 모습으로 현신한 베가가 두 눈을 글썽이며 오진을 향해 날아가 안겼다.
[본녀는 그대가 무사히 돌아오리라 티끌만큼도 의심치 않았느니라!!]의심치 않았다는 말 치고는 반응이 굉장히 격렬하긴 했지만.
“응. 미안해, 약속 지키지 못해서.”
[야,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니… 무슨 문제라도 생긴 게냐?]“아니, 전에 돌아와서 베가 네 사슬을 직접 끊어주겠다고 약속했었잖아.”
[아.]분명 그런 약속을 했었더랬지.
[확실히… 그대가 직접 사슬을 끊어준 것은 아니니 약속을 어긴 셈이 되겠구나.]“미안. 2년이나 걸릴 줄은 예상 못 했거든.”
[그, 그렇다면 약속을 어긴 벌을 받아야겠구나.]“어떤 벌이든지 달게 받겠습니다 여신님.”
오진이 방긋 웃으며 능청스럽게 어깨를 으쓱였다.
잠시 생각을 이어가던 베가가 크흠, 헛기침을 하며 기어들어 가듯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 그러고 보니 인간 세상에는 그런 말이 있더구나.]“무슨 말?”
[자식의 잘못은 곧 부모의 책임이라는 말, 이니라.]“…….”
[그, 그러니까 그대의 잘못 중 일부는 본녀의 책임이라는….]얼굴을 빨갛게 붉힌 채 구차한 변명을 주절주절 이어가는 베가.
자식의 잘못은 부모의 책임이라느니, 교육을 잘못한 자신 또한 처벌을 피해갈 수 없다느니 말은 길었지만.
“그러니까 엉덩이 때려 달라는 말이지 지금?”
[무, 무, 무엄한! 이제까지 본녀의 얘기 중 어디에 어, 엉덩이에 관한 얘기가 있단 말이냐!]겨울철 옷 사이로 눈덩이가 들어간 것처럼 펄쩍 뛰어오르는 베가.
하지만 거짓말이 아주 서툴기 그지없는 여신님의 얼굴은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올라 있었다.
오진은 참지 못하고 어깨를 들썩이며 웃음을 터트렸다.
[오, 오해라고 하지 않았느냐!]끝까지 오해라며 바득바득 우기는 베가의 뒤로 거친 은색 갈기를 지닌 늑대 한 마리가 어슬렁어슬렁 방 안으로 들어왔다.
“흥. 이제야 일어난 거냐?”
“리아크.”
“역시 애송이 놈답게 행동이 굼뜨기 그지없군.”
쯧쯧 혀를 차며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가로젓는 리아크.
오진은 피식 웃으며 리아크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잘 지냈냐?”
“시끄러운 애송이 놈이 없으니 세상 그렇게 편안하고 조용할 수가 없더군. 이참에 몇 년 더 누워 있는 건 어떠냐?”
언제나처럼 말투는 퉁명스럽기 그지없었지만.
오진을 바라보는 리아크의 눈동자는 짙은 안도감에 가득 차 있었다.
“츤데레 똥강아지 새끼.”
“뭐라?”
“아냐.”
날카롭게 쏘아보는 리아크를 무시한 채 오진은 방안을 쭉 둘러봤다.
이사벨라와 카시아, 베가와 리아크.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그의 소중한 인연들.
“아, 언니한테는 문자 보냈으니 곧 도착할….”
“이렇게 다 모여줘서 고마워.”
오진은 방안에 모인 네 명을 보며 환히 웃었다.
“…예?”
“돌아온 기념으로 다 같이 파티나 할까?”
“자, 잠깐만요 오진 씨!”
이사벨라가 다급히 몸을 일으켰다.
“다 모였다뇨. 아직 하은 언니가 오지 않았….”
“하은 언니? 그게 누군데? 벨라 네가 카시아 말고 또 언니라 부르는 사람이 있었어?”
“…오진, 씨?”
이사벨라는 창백하게 질린 표정으로 뒷걸음질 쳤다.
그때.
콰앙!
거칠게 방문이 열리며 눈물범벅이 된 하은이 방안으로 뛰어들어 왔다.
“오, 오지나!!!”
“……?”
“…….”
방 안에 내려앉은 싸늘한 침묵.
하은은 그런 분위기를 신경 쓸 여유도 없다는 듯 오진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
“어, 언니 잠깐만요!”
“흐윽… 흑. 이 새끼… 누나가 너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인마?”
이사벨라가 말릴 새도 없이 하은이 오진을 와락 끌어안았다.
오진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끌어안은 여인을 바라봤다.
“누구… 세요?”
“…뭐?”
하은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서, 설마 기억을 되찾는 데 실패한 거야?”
아니.
하지만 이사벨라의 문자에는 분명 ‘오진의 기억이 모두 돌아왔다’고 적혀 있었다.
“이분이 벨라 네가 말한 ‘하은 언니’야?”
“어, 어째서…?”
이사벨라는 지금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말끝을 흐렸다.
다른 사람에 대해선 모두 기억했으면서 왜 하은에 대한 기억만 돌아오지 않았단 말인가.
“그러니까… 지금 나에 대한 기억만 돌아오지 않았다고?”
“예. 이,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런 거 같아요.”
혼란에 빠진 사람들을 돌아보며 오진이 입을 열었다.
“흑천을 빠져나왔을 때, 천마와 ‘거래’를 하나 했어.”
“…거래?”
“누군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한 사람에 대한 기억을 자신에게 주면, 흑천을 빠져나가도록 도와주겠다고 했어.”
“…….”
설마.
오진이 말한 그 ‘한 사람’이라는 게 하은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오지니 넌….”
자신의 기억을 천마에게 건네주는 것을 대가로 흑천을 빠져나왔다는 얘기였다.
“…거짓말.”
하은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어떻게… 어떻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거, 거짓말이지 오지나?”
“응. 거짓말 맞아.”
“어떻게 누나만 쏙 잊어버릴… 앙?”
지금 이 새끼가 뭐라고 한 거지?
“푸흡, 하하하하! 아, 이거 오랜만이라 표정 관리가 잘 안 되네.”
오진은 배를 쥔 채 낄낄 웃음을 터트렸다.
상황 파악이 끝난 하은의 표정이 사납게 일그러졌다.
“야 이 개…! 아오! 지금 이딴 장난칠 상황이야? 어?!”
“미안, 누나.”
“이 씨이! 내가! 어?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새끼야?!”
“아야야.”
하은이 잔뜩 성난 표정으로 오진의 뺨을 쭉쭉 잡아당겼다.
하긴.
그토록 기다려왔던 오진이 깨어났는데 일어나자마자 되도 않는 장난이나 치고 있으니 불처럼 화를 내는 것도 당연하리라.
“이유나 좀 들어보자? 어? 누가가 뭐 잘못이라도 했니?”
“아냐, 그런 거.”
“그러면 왜? 왜 그런 짓을 한 건데?”
“…….”
오늘만큼은 누나가 우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으니까.
입 밖으로 새어 나오려는 말을 삼키며 오진은 화를 내는 사이 어느새 말라붙은 하은의 눈가를 손끝으로 쓸었다.
“돌아왔어, 누나.”
하은을 끌어안으며 입술을 겹쳤다.
“너….”
아까의 거짓말에 대해 계속 따지려던 하은이 이내 깊은 한숨을 내쉬며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정말… 못 살겠다니까 진짜.”
오진을 끌어안은 그녀의 얼굴에는 눈물 자국 대신 환한 미소만이 가득했다.
* * *
“그래서, 그 부탁이란 게 뭔데?”
오진은 사방에서 몰려드는 먹구름들을 가까스로 쳐내며 천마를 노려봤다.
되도 않는 부탁을 지껄이면 그대로 뇌전을 먹여 주겠다는 듯 사나운 눈초리였다.
천마는 그런 오진을 보며 쓰게 웃었다.
“우리 누나. 앞으로 우는 일 없게 해줘라.”
“…하.”
오진의 입술 사이로 실소가 흘러나왔다.
목숨을 담보로 한 마지막 부탁이라는 게 그거였냐.
“그래. 앞으로 절대 누나 울리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거짓말하는 거 아니지?”
천마가 오진에게서 등을 돌리며 물었다.
오진은 피식 웃으며 마찬가지로 천마에게서 등을 돌렸다.
“내가 너냐?”
실없는 웃음소리가 먹구름 사이로 울려 퍼졌다.
서로 다른 운명을 걸어왔듯.
두 명의 오진은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해 나아간다.
한 명은 검은 하늘을 향해.
한 명은 빛나는 별빛을 향해.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