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reincarnated as a Doggo RAW novel - Chapter 183
184. 감사합니다!
[종료일 2026년 3월 8일 오후 10시 13분. 현재 순자산 2억 6,972만 8,940원. 스튜디오 꿀잼 스톡옵션 28,000주]거의 2,540만 원가량의 수익이 올라갔다.
물론 상금 우승 금액은 아니다. 그것은 어엄~~~청난, 무려 100만 달러란 말이다. 물론 현지의 세금에 대한 신고 및 외국인인 조은이의 법적 지위까지, 지급 전에 진행할 행정적 처리가 생각보다 복잡했다. 그래서 약 1달 이후 입금된다고 했다.
즉, 저 금액은 순수하게 5월, 초코똥의 판매에 대한 수익과 ‘개촵촵 오가닉 솔루션’의 사료, 간식에 대한 판매수익, 그리고 방송 수익이 더해진 것이었다.
마침 기분 좋게 오늘 딱! 들어왔다.
그리고 나는 빛태창의 숫자를 보며 기분 좋게 수하물 칸 옆, 별도의 동물 보관 공간에서 켄넬에 누워 승리의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다.
5월이 워낙 핫한 달이었고 6월은 짝퉁 초코똥 때문에 판매가 급감한 달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어쨌거나 거의 2억 7천만 원까지 소득이 올라갔다는 것은 정말로 기적에 가까웠다. 그 아파트가 눈앞에 잡힐 듯했다. 아니 잡힐 것이었다.
‘좋았다. 진짜 좋았어.’
어젯밤의 파티. 그리고 오늘 오전에 잡혔던 여러 번의 인터뷰. 공식 인터뷰부터 언론사 및 잡지사의 인터뷰까지, 점심도 거른 채 정신없는 우승자의 공식 일정이 이어졌다. 얼마나 많은 질문을 받았는지 모른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기념 촬영을 했는지 모른다.
막판엔 나와 조은이 모두 하도 웃는 모습을 취하다 보니 입 근육이 정말로 조커처럼 기괴하게 굳어져 부들거릴 정도였다.
그래도 좋았다. 어떻게 좋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하루 만에 27만이 늘었어요. 동영상 채널 구독자 수가. 그리고 당연히 대부분 모두 외국인 들이고. 지금 조은 님이 올린 영상들 모두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요. 자막 작업을 다 해놓길 정말 잘했어요.”
박건혁 팀장의 그 기쁜 표정을 바라보는 조은이의 빛나는 눈.
“캐행! 캐해해행!”
나는 그 조은이의 눈을 떠올리자마자 깬 채로 가위에 눌려 놀라 벌떡 일어났다.
좋은 일이야 산더미 같았지만, 영 신경 쓰일 일도 하나 는 것은 분명했다.
‘그나저나 답답하기 그지없구먼. 이건 뭐 시계도 없으니 언제 도착하는지 알 수도 없고 여기가 어디 위인지도 모르겠고.’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하기가 무섭게 기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영어로 된 방송의 내용을 알 순 없지만 나는 분명 그 사이에서 ‘인천 에어포트’라는 단어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기체에서 큰 소음이 길게 나더니 점점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느껴졌다.
드디어, 드디어 내가 금의환향을 하는 것이었다.
***
이미 출국할 때 모든 서류를 준비했던 터라 귀국하면서의 검역은 생각보다 매우 간단했다. 그저 본인 확인 정도로만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나를 받은 조은이가 입국장의 앞에서 기다리는 모두와 함께 만난 후 바깥으로 나왔을 때.
“와아아아아! 해피다! 해피!”
“안해피! 안해피! 안해피!”
“안조은! 안조은! 안조은!”
엄청나게 모여든 인파들이 우리의 이름을 외치며 환호했다. 개똥팸이 세계 대회에서 우승한 우리를 위해 이렇게 깜짝 이벤트를 준비한 것이었다.
내 사진이 인쇄된 깃발이 곳곳에서 펄럭이는 가운데 [안해피 / 안조은, 이 어지러운 세상을 향해 당당히 싸다!] 라고 크게 쓰인 현수막이 입국장의 난간에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명동 거리에서 틀고 똥꼬쑈를 했던 그 신나는 행진곡이 흘러나왔다.
개똥팸을 제외한 모두가 이 어마어마한 풍경에 놀라 카메라를 들이댔다.
“세상에, 해피야. 이걸 봐. 이 모든 사람들이 우릴 위해서…!”
“와, 왈…”
조은이와 나는 넋을 놓은 채 멍하니 멈춰 서서 이 믿기지 않는 환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대단한데요? 정말로. 개똥팸의 화력이 진짜 끝내주네요.”
박건혁 팀장도 감탄한 듯 정면의 환상적인, 아마 영원히 잊지 못할 환영식을 쳐다보았다. 민관욱 감독도 입을 쩍 벌렸고 걸덕이는 급하게 카메라를 꺼내 이 모습을 촬영하며 자신의 콘텐츠로 만들어 올리려 하고 있었다.
우리를 환영하는 이들은 개똥팸뿐만이 아니었다.
“우, 우리 조은이. 우리 조은이가!!!”
“아이고, 개령님!!! 개운하셨네, 개운하셨어! 세상을 찢으셨어! 천상삼기일월성, 통천투지귀신경!”
귀생이를 만날 때처럼 짙은 화장을 하고 하트 모양으로 립스틱을 바른 노파가 한겨울도 아닌데 어디서 빌려왔는지 모를 가짜 냄새가 풀풀 풍기는 코트를 입고 만세를 부르며 조은이와 내게 뛰어왔다. 그 뒤로 도화선녀도 울며불며 양손에 맥시봉과 방울을 쥐고 흔들며 따라왔다.
“할머니! 아줌마!!!”
“아왈왈왈왈! 아왈왈왈왈!”
조은이와 나도 감격에 겨워 노파와 도화선녀를 향해 뛰어가며 짖었다. 이 아름다운 상봉을 스튜디오 꿀잼의 직원과 걸덕이, 그리고 개똥팸들의 핸드폰이 열심히 찍었다.
“아유, 이 똥개 정수리에서 냄새난다. 미국 갔다 와서 그런지 누린내 난다. 저리 치워! 우리 조은이, 우리 1등 조은이!”
– 퍽!
노파가 나를 때리며 뒤로 밀어버리곤 조은이를 껴안고 방방 뛰었다. 무릎이 다 나은 듯 엄청난 서전트 점프를 보여주었다.
“개령님! 나는 우리 개령님 믿었다니까! 짤랑짤랑!”
– 촵! 촵! 촵! 촵!
나는 도화선녀가 내민 맥시봉을 신나게 씹어 먹으며 ‘아왈왈왈’하고 짖었다.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가 얼마나 크게 찌끄릴 뻔했는지(아니, 실제로 똥을 찌끄리긴 했지.) 신나게 짖으며 떠들었다.
“다 알아요, 우리 개령님! 다 알아요, 이 제자는 안 봐도 그 기운이 터지는 것을 이역만리 떨어진 이곳에서도 생생히 느꼈답니다!”
– 촵! 촵! 촵! 촵!
도화선녀는 신나게 두 개째 맥시봉을 받아먹는 나를 대견한 눈으로 바라보며 쓰다듬었다.
“이제 좀 나와주세요. 뒤에 나오는 분들 방해됩니다. 어서요!”
공항 직원이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우리에게 다가와 얼른 입국장을 나올 것을 종용했다. 조은이가 맥시봉을 다 먹은 나를 번쩍 안아 들었고 다시금 개똥팸들 사이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입국장을 나오자 개똥팸들이 모두 우리를 에워쌌다.
“잠시만요, 잠시만요!”
그때 김윤석 본부장이 앞으로 나왔다. 그 손에 꽃다발이 들려있었다. 뒤로는 ㈜용실업의 대표. 그 역시 내게 줄 것인지 작은 꽃다발을 들고 있었다.
“와아아아아!”
모두가 환호를 하는 가운데 조은이와 나는 올림픽 금메달을 딴 국가대표처럼 꽃다발을 목에 걸고 기념 촬영을 했다.
‘안조은’, ‘안해피’의 함성이 입국장을 가득 메우는 가운데 김윤석 본부장이 모여든 팬들에게 인사라도 하라며 날 안은 조은이를 앞으로 밀었다. 괜히 그 옆에 서서 친한 척 어깨에 손을 얹고 V자를 그리던 걸덕이가 본부장에게 뒷덜미를 잡혀 내려갔다.
“아, 저기… 이렇게 모여주시고 또 응원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덕분에 Animals Got Talent 최종 결선에서 우승할 수 있었습니다.”
“안조은! 안해피! 안조은! 안해피!”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을 보며 조은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나는 황홀한 눈으로 조은이를 올려다보다 깜짝 놀랐다. 조은이의 눈에 눈물이 맺히고 있었다. 아랫입술과 턱이 덜덜 떨리는 그 모습, 너무나 벅찬 풍경과 기쁨에 어떻게 할 줄 모르는 21살 대학교 2학년의 순수한 모습 그대로였다.
한참 아랫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숙인 채 격한 감정을 삼키고 다스리던 조은이가 고개를 들었다.
“저기, 여러분! 식사 아직 안 하셨죠?”
엥? 이게 무슨 뜬금없는 말인고?
모두가 깜짝 놀란 가운데, 눈물을 닦은 조은이가 씨익 웃고는 크게 외쳤다.
“우리 모두 밥 먹으러 가요! 제가 한턱 쏠게요!”
“와아아아아!!!”
다시 한 번 환호가 터져 나왔다.
***
결국, 공항에 모인 모두가 바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은 지하에 있는 식당뿐이었다. 단번에 60여 명가량의 인원이 몰리니 순식간에 한식 식당은 전쟁터로 변했다. 조은이가 나를 안은 채 테이블마다 돌아다니며 인사를 했다. 그리고 개똥팸 여러분 드시고 싶은 것 전부 드시라며 ‘아자, 아자!’하고 외쳤다.
“뭐, 뭐시여! 갈비탕이 18,000원! 게다가 특갈비탕이랑 전복 갈비탕은 22,000원? 갈비찜 정식도 20,000원?”
메뉴판을 본 노파가 눈이 휘둥그레지며 손을 덜덜 떨었다. 옆에 앉아 한쪽 눈으로 같이 보던 도화선녀가 손가락으로 아래를 짚었다.
“여기 곰탕은 13,000원이네. 콩나물국밥은 10,000원.”
“점쟁이! 콩나물국밥 먹어.”
“아니, 왜? 난 갈비찜 정식에 만두도 하나 시킬 거야. 내가 요 며칠간 얼마나 열심히 기도했는데!”
노파가 벌떡 일어나더니 테이블 주변을 돌아다니며 ‘여기가 콩나물국밥 맛집이유. 갈비탕은 양이 많으니 하나 시키고 옆에는 공깃밥을 하나 시켜서 같이 떠먹으면…’ 하고 돌아다니다 조은이에게 잡혀 와 강제로 앉혀졌다.
“할머니, 진짜 왜 그래! 오늘은 내가 기분 좋게 사는 날이야. 저기 여러분들! 편하게 드시고 싶은 거 팍팍 시키셔도 돼요! 음료수도 막 시키시고! 단, 술은 안 돼요~!”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 아래에서 노파가 손을 부들부들 떨며 메뉴판의 가격과 사람들의 머릿수를 세었다. 보다 못한 도화선녀가 노파를 향해 일갈했다.
“그럼 보살님이나 콩나물국밥 드시든가! 이렇게 금색 옷 입고 비단길 걸으며 손녀가 왔으면 그만큼 큰 사람이 된 거야. 배포가 커야 그 이상 돌아오는 거야! 여기요, 이 보살님은 콩나물국밥 주세요.”
기분 좋은 한 방이었다. 맞는 말이었다. 사람이 쏠 땐 쏴야 이 기쁨이 두 배, 세 배가 되는 것이지!
조은이가 김윤석 본부장과 ㈜용실업의 대표, 박건혁 팀장 등이 앉은 테이블로 가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하며 무엇인가 이야기를 나누곤 돌아왔다.
“하아, 우리 해피도 맛있는 것 먹어야 하는데, 아쉽다. 그치?”
“끼이이잉…”
나는 켄넬 안에서 낑낑거렸다. 꼭 갈비탕을 먹고 싶은 것이 아니라 이들과 같은 음식을 먹으며 자축하고픈 마음이 컸다. 어찌 보면 정말로 조은이만큼이나 이번 무대는 내가 이끌었으니까.
“그래도 집에 가면 누나가 맛있는 것 엄청 줄게. 가는 길에 쇠고기 사갈까? 막 한우, 이런 거?”
“왈! 아왈왈왈왈! 왈!”
나는 좋아서 켄넬 안에서 펄쩍펄쩍 뛰었다. 그런 내가 귀여워 죽겠다는 듯 조은이는 켄넬의 창살 안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 핥핥핥핥!
“아유, 그런 똥개에게 뭔 한우를 줘, 한우는? 한우 같은 것 함부로 개에게 맥이는 것 아녀. 죽어. 집에 그러잖아도 먹을 것 잔뜩 있어. 많이 사 놨어.”
“뭘 사놨는데?”
조은이의 물음에 노파가 대답을 못 하고 머뭇거렸다. 그것을 본 도화선녀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보살님이 아주 요새 삼시 세끼 케밥만 드셔. 죽겠어, 아주. 그 하칸인지 히칸인지 그 사람 가게에서 맨날 사 와. 덕분에 나도 죽겠어.”
“에에엥?”
조은이와 내가 놀란 눈으로 노파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노파는 고개를 숙이며 변명하듯 중얼거렸다.
“괴밥 그것이 요새 인기가 아주 많드라니까! 내가 그 하칸 뭐시기가 만드는 것 보면서 계속 사 먹다 물려서 냉장고에 넣어뒀어.”
진짜 이 노파, 환장하겠네.
그나저나 뭐… 말표 사료보다야 케밥이 낫기는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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