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reincarnated as a Doggo RAW novel - Chapter 223
225. 공격(1)
[종료일 2026년 3월 8일 오후 10시 13분. 현재 순자산 16억 9,211만 2,980원]두 번째 촬영도 잘 종료된 후 어느 날.
지난달에 있었던 휘와의 촬영으로 인해 크게 늘어난 방송과 광고 수입은 그대로 다음 달에 우리에게 황홀한 잔고 평가액을 가져다주었다.
비록 이전처럼 단기간에 100만의 구독자 수가 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구독자는 꾸준히 늘고 있었고 전체 영상 재생 시간에 따른 광고 노출 등의 수익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아울러 휘와 조은이의 방송을 통한 완벽한 홍보는 그대로 스튜디오 꿀잼의 주가를 우상향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 이렇게 하늘을 향해 훨훨 날고 있는 조은이의 옆에서, 그 기운을 모두 잡아먹고 있는 노파가 있었다.
오래간만에 쉬는 날, 노파는 아파트까지 놀러 온 도화선녀와 함께 소라형 과자와 고구마형 과자를 먹으며 신세 한탄을 하고 있었다.
“아유, 진짜 점점 장사가 더 안되는 것 같아.”
“그러게? 내가 전에 먹어봤더니 맛은 그대로이던데.”
“그대로 맛있지?”
“그냥, 싼 맛에 먹는 거지. 보살님! 기성품이니 당연히 맛이야 있지! 소스고 순대고 어묵 국물이고 뭐고!”
“그럼 뭐가 문제일까? 혹시 점쟁이가 신령님에게 물어볼 수 있어?”
“딱 그만치만 하라시네. 내가 안 물어봤겠어? 그냥 거기까지인 거야. 큰 욕심 내지 마. 장사를 해도 조은이가 하면 다르지.”
시무룩해진 노파가 고구마형 과자를 씹어 먹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걸 본 조은이가 위로하듯 노파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러지 말고, 할머니는 충분히 잘하고 있잖아. 응? 큰 욕심 안 내도 되니까 너무 걱정하진 마.”
“어제 하루 종일 5만 원 팔았다!”
“케밥 팔 땐 그보다도 더 못 팔았었잖아.”
“와하하하할! 와하하하할!”
나는 조은이의 진심 어린, 걱정 어린 한가운데 스트라이크에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웃음소리에 따라 역시나 내 의지와 상관없이 오줌이 뿜어져 나왔다.
“꺄악!”
“아유, 이놈의 똥개가 왜 이래! 진짜 요새 왜 이렇게 오줌을 흘려!”
노파가 효자손을 들기가 무섭게 나는 쥰과 같은 속도로 화장실로 도망쳤다. 조은이가 더러워진 내 배를 따뜻한 물로 닦고 수건으로 문질렀다.
“개령님도 나이가 있으니까 그런 거야. 개라고 언제까지 꼬리 흔들고 왈왈대지 않아! 있을 때 잘해! 개령님 나이면 사람 나이로 벌써 70, 80이야!”
이미 내가 아픈 것을 깨닫고 전에 나에게 충고를 해주었던 도화선녀가 일부러 조은이와 노파가 들으라고 강하게 소리쳤다.
드라이기로 날 말려주던 조은이가 그런 도화선녀의 말에 약간은 슬프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잖아도 저도 이것저것 생각 중이에요. 아무래도 해피 건강이 제일 우선이니까.”
“!!!”
나는 놀라서 뒤를 돌아보다가 눈에 드라이기의 뜨거운 바람을 직방으로 맞고 깜짝 놀라 팔짝 뛰었다.
“깨앵! 깨애애앵!”
“그냥 나이 먹어도 바보일 뿐이여, 저 똥개.”
“할머니, 해피에게 그런 말 하지 마!”
조은이가 날카로운 소리로 노파의 말을 가로막았다. 그리고 이어서 한마디를 더 보탰다.
“해피도 귀가 있고 다 듣거든?”
그래, 맞아. 나는 다 듣는다. 듣고 이해한다. 해피 몸 안에 있어도 나는 계별욱이니까.
그저 그냥 한 말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조은이의 그 말이 너무나 큰 위로가 되었다. 움찔하는 노파를 향해 도화선녀도 ‘보살님은 효도 받지 마! 개령님한테 효도하고 살아!’하고 일침을 놓았다.
그러고 보니, 요즘 어째 치매기가 다시 도지지 않는 듯했다. 물론 내 스스로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면야 어쩔 수 없겠지만, 정말로 이전처럼 무언가 멍해지고, 사고를 치고 난 후에 화들짝 놀라거나 갑자기 길을 낯설어하는 일은 없었다.
‘그 30년 된 매실액이 진짜 효과가 있나?’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광양에서 그 난리를 피우고 난 후, 정말로 무언가 괜찮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플라시보 효과라 해도 상관없다. 여하간 그때, 광고 촬영에서 스태프를 물거나 길을 헤맨 이후 지금까지 무언가 정신이 흐트러지거나 깜빡한 일이 없다는 것이 신기했다.
물론 약한 자극에도 금방 오줌을 지리는 등, 확실히 몸은 점점 약해지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반응하는 것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정신만 멀쩡하다면야 정말로 괜찮았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 30억까지, 더 확실히 해 나가야 해.’
나는 다시 한번 굳게 다짐했다.
***
내다논보이즈 휘와 조은이의 진해 촬영 영상에 대한 최종 사용 허가는 무려 2주가 지난 후에야 떨어졌다. 게다가 제약 사항도 많았다. 그것들을 하나하나 맞춰서 편집본을 보내고 수정 요청에 따라 그것을 재수정한 동영상을 보내기도 여러 차례.
조은이는 자신의 방에서 그 많은 수정사항의 반영들을 일일이 다 확인해야 했다. 허벅지 위에 얌전히 앉은 나도 영상들을 감상했다.
2분이 채 안 되는, 거의 숏츠 영상 수준의 짧은 분량이었다. 하지만 스튜디오 꿀잼의 영상에는 조은이를 메인으로 해서 휘와의 반가운 만남, 가벼운 잡담, 촬영하는 모습과 맛있는 것을 먹는 모습, 촬영 뒤의 뒤풀이 등이 짧게나마 ‘스튜디오 꿀잼의 시선으로’ 모두 담겼다.
특히 마지막, ‘스튜디오 꿀잼과 안조은 님과 해피의 채널, [조은&해피 Story]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려요! Please pay a lot of attention to [Joeun&Happy Story], the channel of Studio Honey Jam, Ahn Joeun and Happy!’ 라는 휘의 인사말과 조은이와 함께 만든 손 하트, 둘이 팔짱을 끼고 음식을 먹여주는 씬이 백미였다.
“내일, 진짜 이 동영상 공개되면 대박 나겠다. 그치?”
“왈! 왈!”
나는 기쁜 듯 외쳤다.
그러나 엄청난 지옥이 기다리고 있었다.
***
[얼굴도 뭣같이 생겨서, 우리 휘 오빠에게 앵겨드니 좋냐?] [적당히 해야지, 내다논보이즈 이름 팔아먹으니 진짜 뭐라도 된 줄 앎.] [개듣보잡 키워줬더니 어느새 옆에서 나란히 붙어서 아양 떠는 거 개 눈꼴시려움.]다음 날, 스튜디오 꿀잼과 조은이의 채널에 영상이 업로드된 후, 기대감 가득한 눈으로 새로고침을 하던 조은이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나 역시 깜짝 놀라고 있었다.
[글로벌 인기 크리에이터 조은이와 글로벌 슈퍼스타! 내다논보이즈 휘;Hwi와의 콜라보!]이 제목하에 실시간으로 달리는 수많은 댓글.
어느 순간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것들은 급조한듯한 아이디를 쓰는 이가 단 악플이었다. 그리고 거기에 동조하듯 수많은 이들이 대댓글을 달고 있었고 영상의 좋아요 수를 악플의 좋아요 수가 앞지르기 시작했다.
글로벌 스타와의 이런 행사와 만남에 어느 정도의 악플이야 예상할 수 있었다. 이미 예전에 올렸던 것에도 악플은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스튜디오 꿀잼과 조은이 채널의 영상은 그야말로 제대로 좌표가 찍힌 듯 엄청난 폭탄을 맞고 있었다.
[동네누나즈 여러분들 모두 행동에 나서죠. 언제까지 우리 오빠들이 이런 재수 없는 관공서와 듣보잡 회사와의 강요된 행동에 에너지를 낭비해야 하나요? 한 번은 참았지만 두 번은 못 참아요!] [오빠들 무료 봉사하는 것 아님? 진짜 저 시간에 월드 투어 하나만 더 돌아도 금액 자체가 졸라 개넘사벽.] [저 안조은이라는 크리에이터, 아니 개팔이 여자애 한번 파 봐야 할 듯.] [예전부터 저 흙수저틱한 염색한 강아지 개극혐이었음.]응원이나 긍정적인 댓글이 점점 보이지 않았다. 아니, 악플들이 엄청난 추천 수를 받고 상단에 고정되기 시작했다.
“이, 이게 뭐야. 왜 이러는 거지?”
조은이가 떨리는 눈으로 새로고침을 하며 계속해 댓글들을 확인했다.
“끼이이잉…”
나는 그만 보라고 조은이의 팔을 긁었다. 그러나 조은이는 스크롤을 내리며 하나하나 다 반응들을 읽고 있었다.
– 지이이이잉! 지이이이잉!
“여, 여보세요?”
[조은 님, 아니 안 이사님. 지금 댓글 보고 계시죠?]박건혁 본부장이었다. 그 역시 예상을 넘어선 악플의 공격에 크게 당황하고 있었다. 어지간해서는 당황하지 않는 박건혁 본부장도 이 짧은 시간에 달린 양과 거기에 박힌 ‘좋아요’ 수에 멘탈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아, 네. 지금도 새로고침할 때마다…”
[그만 보시고요, 일단 제가 메신저로 공지 하나 보내드릴 거예요. 급하게 작업하긴 했습니다만 우리 회사와 크리에이터인 조은 님은 한국관광공사의 기획으로 내다논보이즈와 한국 관광 홍보영상을 찍게 되어 매우 영광이라는 안내문이에요. 바로 댓글 달고 공지 눌러서 해당 영상에 고정시키세요.]“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자제 부탁할 수 있도록 제가 급하게 그쪽 기획사와 매니저에게 연락해볼게요. 알았죠? 반응하지 마시고, 공지 고정한 후에 더 이상 댓글 보지 마세요.]“그렇게 할게요.”
[또 전화 드릴게요.]그리고 전화는 끊겼다.
조은이의 메신저가 울렸다. 그것을 복사한 조은이가 해당 영상의 댓글에 붙여넣기를 한 후 핀 버튼을 눌렀다.
[안녕하세요, 스튜디오 꿀잼과 크리에이터 안조은입니다.이번에 한국관광공사의 기획으로, 한국의 멋과 맛을 알리고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하고 즐길 수 있는 테마 여행지와 축제를 글로벌 스타인 내다논보이즈의 휘;Hwi 님과 함께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스튜디오 꿀잼과 크리에이터 안조은 님에게도 매우 큰 영광이고 또 귀한 경험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혹여 내다논보이즈 팬 분들의 높은 안목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 해도 너그러이 봐주시고 많은 응원과 관심,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내다논보이즈와 팬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스튜디오 꿀잼&크리에이터 안조은]
조은이의 손이 떨렸다.
‘이렇게까지 저자세여야 해? 도대체 왜!’
나는 공지를 보며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내가 어이가 없는 것과는 별개로 당장의 피해는 막아야 했다.
그러나…
그날. 단 하루 동안 무려 20만 명의 구독자가 빠져나갔다. 대부분 내다논보이즈의 팬일 것이 분명했다. 또한, 모든 게시물에 ‘싫어요’를 비롯해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다. 보다 못한 개똥팸들이 게시물 곳곳에서 내다논보이즈의 팬들과 댓글로 싸우기 시작했다. 한 댓글에는 대댓글이 300개가 넘게 이어질 정도였다.
다음 날에도 이 전쟁, 엄밀히 따지자면 한쪽의 일방적인 폭력은 계속되었다. 심지어 여러 종류의 SNS와 동영상 플랫폼에까지 많은 계정이 생겨나서 무차별적인 비방을 일삼기 시작했다.
조은이가 덜덜 떨며 날 안은 채 하나의 동영상을 클릭했다.
오늘 막 생긴 계정. 게시물도 단 하나.
하지만 ‘좋아요’ 수가 벌써 8천에 이르고 있었다. 그 아래의 댓글들도 어마어마했다.
동영상의 제목은 짧았다.
[가난팔이 크리에이터 안조은의 실체]그리고 억양 없는 자동 음성이 나오는 가운데 조은이와 내 사진들이 이어졌다.
[반지하에 산다고 가난을 팔아먹던 소녀 안조은. 하지만 그녀는 투자대회에서 1등을 해 5천만 원의 수익을 얻고, 국내와 해외의 한 대회에 나가 100만 달러의 상금을 받는 등 누구보다 화려한 삶을 살아왔습니다.]“아, 아니야. 어떻게 내가, 우리가 살아온 것들을 모두 지우고 저런 것들만 가져다 붙일 수 있지?”
[게다가 지금은 한 회사의 이사로, 그리고 천인광역시의 고층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두 얼굴을 가진 인물입니다.]고층 아파트! 누가 보면 타워폴리스나 성숙동의 최고층 아파트브랜드인 트라이마제, 아크로프로스트, 갤러리아폴레 등 7, 80억 아파트에 사는 줄 알 것이다. 게다가 실제로 저 음성이 나오면서 등장한 사진은 최고급 아파트의 야경이었다.
이 엄청난 조작과 비방.
조은이의 손이 마우스에서 떨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