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sorry I went to another world RAW novel - Chapter 443
모든 것이 끝났어도, 내게는 아직 (1)
프란은 마지막으로 머릿속의 확인해야 할 항목들을 정리했다.
우선 본업인 취재 업무는 한편으로 밀어두었다. 루치올라뿐 아니라 수많은 매체가 발행 면수를 줄이거나 휴간 중이었기에.
수도의 왕립제지창고가 균열에 휩싸여 무너진 후 인쇄용지 수급이 어려워진 탓이었다. 식량을 비롯한 생필품의 운송이 우선이지, 인쇄용지가 우선으로 운송될 순 없었다.
루치올라의 편집장 베아트리체 마로는, 며칠 전 사직을 청하는 프란을 휴직 상태로 바꾸어주며 이렇게 말했다.
‘뭐, 상황이 계속 이러면 굳이 룬데인에 남아있을 필요도 없으니까. 인쇄공조합에서도 기계를 옮기려고 견적 내보고 있더라고. 우리 사무실도 이전할 계획이야. 새 주소는 어디로 보내줄까?’
‘일단은 플라이트 장원의 하이드-와이트 컨트리하우스로 보내라.’
‘아아, 진짜냐, 진짜 거기? 안 돼, 아까워. 넌 최고의 기자란 말야. 쫓겨난 자들을 이끄는 선지자 노릇이 최대한 빨리 질리길 바랄게. 근데 말야 어차피 균열은 룬데인으로 응축되는 중인데 플라이트 평원에 스텔라 방벽을 꼭 만들어야 해?’
베아트리체는 부러 과장되게 고개를 저었다. 길고 곱슬거리는 밀짚빛 머리카락이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뒤엉켰다. 늘 제대로 빗는 법이 없어 엉망으로 부푼 머리카락이었다.
그 꼴에 익숙한 프란은 별반 신경 쓰는 기색도 없이 제 할 말을 했다.
‘룬데인을 중심으로 균열이 응축되는 건 명약관화하나, 확률적으로 알비온 영토라면 어디든 완전한 안전지대는 아니다. 생활 지역을 모두 감쌀 수 있게 만들 필요는 없겠지만, 대피소는 있어야 한다.’
‘알겠어. 건투를 빌게. 그래도 이건 가져 가. 어제 의회 소위원회 의사진행록. 막 발족한 작은 위원회인데, 회의 때마다 페텐카 세르게프가 출석한 게 이상해서 캐봤거든?
완전 대박이야. 네가 흥미로워할 것 같아서 복사해놨어. 아직은 발상 단계 같지만 이 이슈가 뜨면 네가 꼭 있어야지. 억지로라도 소환할 거니까 각오하라고.’
‘보고서는 잘 읽겠다. 복귀에 대해서는 현안이 해결되고 나면 생각해보지. 그럼.’
‘에이, 아서 왕의 이양에 대해 비판하는 그 기개로 수도 이전에 대해서도 장단을 분석해 달라는 거야. 너 이상 누가 이 일을 더 잘 해내겠어? 요샌 클라리온조차 왕실 기관지처럼 구는 판에.’
‘글쎄, 아서 왕에 대한 내 평론이 실릴 때마다 사무실로 항의 편지가 두 박스씩 도착한다는 건 알고 있는데.’
아서에 대한 지지세가 극에 달한 지금, 현 국왕의 행보에 대해 냉정한 비평을 하는 프란시스는 꽤나 두드러졌다. 원내로 진출한 깃발의 옛 동료들과도 노선을 달리했기에.
베아트리체는 지금의 루치올라를 있게 한 프란, 펜을 예리한 검처럼 쓰는 그를 무척 아꼈다. 그래서 그 검이 이르게 무뎌지지 않기를 바랐다.
그래서일까, 늦은 밤까지 프란과 논의를 하다가도 머리가 너무 뜨거워지면 달콤한 아몬드맛이 나는 셰리를 따르며 똑같은 말로 자리를 정리하곤 했다.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 이날도, 베아트리체는 평소처럼 처신했다.
‘선지자는 고향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법. 그래서 이방인인 내가 그대 프란시스 가브리엘을 수호하기 위해 멀리서 왔노라. 더 먼 훗날엔 네가 옳았다고 밝혀질지도 모르지. 안 그래?’
그렇게 손에 들어온 서류철의 내용은, 프란을 상당히 심란하게 했다.
클레이오 아세르가 기디온 아세르와 작별인사를 하는 동안, 아직 떠날 사람들이 모여들기 전 짧은 틈을 타 프란은 흐린 등불을 밝히며 두꺼운 서류철을 끝까지 속독했다.
베아트리체가 건넨 자료는 ‘이전 위원회’의 회의록이었다. ‘이전 위원회’의 설립 목적은 수도의 이전이었다.
오로지 룬데인만을 지도에서 지우려는 듯 균열이 돋아나니,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수도 이전이라는 카드를 꺼내는 것도 가능한 일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이렇게 빠르게 실무적 준비를 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아서 리오그난은, 천 년의 고도 룬데인을 버리게 되더라도 사람들의 안전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균열 대응 방침을 세운 모양이었다.
프란도 비슷한 전망을 내심 가졌기에, 자신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이주라는 해결책을 내놓은 거였다.
언젠가 모두 룬데인을 떠나가야 한다면, 이르게 터전을 버리는 게 한이 되도록 억울하진 않을 터였다.
그렇다고 생각은 했지만, 약속된 시간에 처음 약조했던 인원보다 한참 많은 인원이 몰릴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었다.
“무슨 일입니까?”
프란의 뜻을 공감해 돕고 있는 야학의 젊은 인쇄공과 루치올라의 문화부 기자가 얼른 사정을 설명했다.
“문제가 좀 생겼습니다. 이게 복잡한데요.”
“새 국왕의 즉위 후 불만을 품은 몇몇 젊은 귀족들이 하필이면 평민원 의원 사무실에 마석 시한폭탄을 설치했습니다. 몇 시간 전 일이라 아직 소식이 퍼지진 않았지만, 조간신문에는 분명 대서특필될 겁니다.”
사연인즉 이랬다.
이날 밤 클레이오가 탈주하고 아서가 레벨 상승으로 인해 폭주한 후, 수도방위대 기사단원의 상당수가 왕성으로 소집됐다.
상시 출동 상태로 시내 곳곳의 초소에서 대기하던 기사들이 사라진 새, 아서에게 불만을 품은 일부 귀족이 어설픈 테러 모의를 한 것이다.
그리고는 룬데인 동안에서도 인민당 후보에게 몰표가 나온 지역구의 의원사무실에 마석 시한폭탄을 설치했다. 하필이면 성명서까지 내걸면서.
내무보안국의 국외 부서만 존치하고, 국내 부서의 검열과 소환, 심문 기능은 해체하기로 한 법안을 발휘한 평민원 의원의 사무실이었다.
깃발 출신으로 내무보안국의 심문을 받다 다리가 불편해진 인민당 의원은, 국의 지난 과오를 하나하나 검증해야 한다고 열띠게 주장하곤 했다.
반면 과거 다른 왕자들을 지지했던 귀족들은, 통제와 검열은 통치에 필수불가결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하지만 상원에서조차 이들의 입지는 몹시 좁았고, 시류도 이들을 소수파로 만든 판이었다.
결국 법안 자체의 효력보다는 명분과 상징의 문제였다.
왕의 전제적 권위를 내려놓기로 한 아서는 리오그난 왕가만을 해체한 것이 아니라, 왕을 정점으로 놓고 짜인 지위의 구조 자체를 뒤흔들어 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문화부 기자가 사건의 개요를 빠르게 요약했다.
“아직 일반에 공개되기 전의 의회 회의록이 상원의원들에 의해 유출되면서 일이 일파만파로 커진 겁니다.”
그 회의록은 프란이 가진 ‘이전 위원회’ 회의록과는 또 다른 내용이었다.
위원회의 이름은 ‘이양 준비위원회’.
시작은 대관식으로 돌아간다. 아서가 왕의 홀에서 선언을 했다 해서 당장 왕위를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징세권이나 광산의 지분 문제도 합의는 거쳤으나 실무 차원에서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뗐을 뿐이니까.
그러나 대관식을 마친 뒤 곧바로 행정에 밝은 관료 출신 의원들과 그들이 차출한 법률 연구가들은, 카스틸리엔 연합국의 예를 참조하여 입헌군주제로의 이행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었다.
그들이 계산한 이행의 연한은 10년이었다.
프란이 생각하기에, 아서의 개인적 선택에 의한 입헌군주제로의 이행은 그에게 오히려 절대 격하할 수 없는 광휘를 씌워주는 일이었다.
그런데 아서는 결국 선언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양의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려 드는 것이다.
프란이 아서의 행보에 무력한 허탈감을 느꼈다면, 일부의 귀족들은 불같이 분노했다.
국왕의 권한을 의회로 이전하려는 절차를 수립하는 일은, 과거와 같이 강력한 왕권을 휘두르는 제왕을 옹위하려던 세력에겐 집행이 느린 사형 선고나 마찬가지였다.
이건 압살롬 2세 시절의 일과는 달랐다. 명확한 제도가 수립되면 뒤바꾸기가 어렵다. 압도적 무력을 내세워 쿠데타라도 일으킨다면 모를까. 하지만 소드마스터를 상대로 어떻게?
그간 소수파 귀족들은 귀족 가문 출신인 고위 성직자들과 손을 잡기 위해 은밀한 교섭을 거듭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수면 아래의 의견 교환은 느리고 진전이 더뎠다. 피가 끓는 젊은이들 몇몇은 노인들의 방식이 실효성 없고 너무 느긋한 처사라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제멋대로 튀어 나간 결과가 시한폭탄이었다.
“물론 폭탄은 시한장치가 잘못 발동하여 사람이 없는 시각에 터졌습니다. 제때에 폭발했다 하더라도 살상력까지는 없는 조악한 물건이었단 게 현장에 나간 마법사들의 의견입니다.”
인쇄공과 기자에 뒤이어 나온 중키의 사내가 설명을 덧붙였다.
유민들 사이에서 지도자 역할을 하는 이는 상무장관 베르메 측에 붙어 비리의 수혜를 입다 가업마저 흔들리게 된 마석부품 가공업자의 차남이었다. 장남은 망해가는 가문을 버리고 사라졌고 차남이 가솔들을 책임지는 신세였다.
프란은 요점을 짚었다.
“그런데 당신네들은 어떻게 그렇게 빨리 사태를 파악했습니까?”
프란보다 열 기수쯤 위의 수도방위대 학교 졸업자이기도 한 차남은 겸연쩍은 듯 사정을 설명했다.
“학교 동기가 현장에 나간 연구 마법사 중 한 명입니다… 저를 생각해 인편으로 사정을 전해주어, 그 소식을 듣자마자 사람들에게 알렸습니다.”
그렇게 해서 마석 폭탄 소식은 이주를 준비하기 위해 빠져나오던 사람들에게 먼저 전달됐다.
노령이어서, 어린아이가 있어서, 오래 산 도시를 떠나고 싶지 않아서 가족과 헤어지거나 친구와 멀어져 자릴 지키려던 사람들도 그 소식에 마음을 바꾸었다.
테러에 가담한 자들은 몇몇 엇나간 젊은 귀족들이었지만, 일이 널리 알려지면 같은 부류로 취급되는 사람들의 처지가 더욱 나빠질 게 뻔했다.
그 결과가 이 난데없이 북적거리는 간이역이었다.
차남은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스스로에게 상황을 주지시키듯 말했다.
“그저 과거의 혈통적 권위를 복원해달라고 요구하기 위해 혼란상을 악용하는 건 전략적으로도 무익하며, 이주자들에게 또 다른 멍에를 씌우게 될 뿐인데…. 이렇게 됐습니다. 모두 기차에 탈 수 있겠습니까?”
프란은 빠르게 식량과 물, 차량 칸의 면적을 계산했다. 형편이 악화될 것이 뻔한데, 이미 떠나기로 마음먹은 자들을 돌려보낼 것도 못 할 짓이었다.
“가능은 하지만, 사정이 열악해집니다. 자리가 좁고, 가방 하나 이상의 짐은 두고 가야 할 겁니다. 그래도 그렇게 하겠습니까?”
사람들은 그렇게 했다. 여기까지 가지고 온, 평생을 모아온 과잉된 물품들도 생존의 문제 앞에선 가치가 없어졌으니까.
그렇게 거의 천 명에 가까운 인원이 화물차에 좁게 끼어 탔다.
삐이이이이이— 치지직. 치익치익.
기차는 긴 궤적을 남기며 어두운 새벽을 가로질렀다. 칸 안의 공기는 침울했다. 몇몇 노인들은 훌쩍이며 눈물을 훔쳤다.
기관실 뒤편 문간에 기대선 프란의 마음 역시 복잡했다.
어쩌면 저들이 슬프게 추억하는 남편이나 아버지가 로베르의 죽음에 관여했을 수도 있겠지.
그럼에도 프란은 연좌의 죄를 물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스스로 충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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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리피와 클레이오는 신발끈을 단단히 매고서 열차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들은 안젤리움 영지가 있는 서남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프란과는 달리 리피는 아예 클레이오를 짊어지고서 단숨에 외곽으로 빠져나온 뒤, 인적이 완전히 없어지고 나서야 클레이오를 내려주었다.
그런 뒤에도 앞을 살피며 조심스레 친구를 이끌었다.
최근엔 사용하지 않는 우편 마차 도로는 표면이 울퉁불퉁한 데다, 길과 나란히 흐르는 템푸스강의 지류가 무섭도록 범람해 도로의 토대를 갉아내는 소리가 거셌다.
그 덕분에 도로를 오가는 사람은 전혀 없었지만 확실히 위험했다.
혼란과 충격에 가물거리는 클레이오는 제 두 발로 걸으면서도 넋이 빠진 얼굴이었다.
걸음걸음마다 에테르가 새어서 금빛 자취를 남겼다.
그런 그를 일깨우기 위해 리피는 아까의 프란처럼 클레이오에게 도란도란 말을 걸었다.
“룬데인의 균열만 해도 감당이 될락말락 한데, 가끔 은근히 약올리듯 전국 여기저기서 튀어나오지? 그래도 오늘 오후엔 레티샤가 서북에서 돌아올 거니까 내가 빠져도 뭐 어떻게든 되겠지만.”
리피는 지금도 자신이 자릴 비운 수도방위대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자리를 쌍둥이 자매가 제대로 채워 주리라고도 기대했다.
나중이 되어도 레티샤는 리피와 뜻을 함께하지 않을 것이다. 그 앤 성정이 아서를 닮았다. 신 같은 건 믿지 않는 목자의 검은.
“어릴 적에 말야, 우리는 남들이 서로의 이름을 부를 때 구분 않고 대답을 했거든. 왜냐면 레티샤 걔가 뭔 생각을 하는지 내 머릿속에도 그대로 있으니까, 그게 이상한 건 줄 모르고. 고모가 절대 그러지 말라고 막 혼을 냈지.”
날이 밝아도 우거진 나무 그늘 아래는 어두워 두 사람의 몸을 숨겨주었다. 종종 수통의 물을 나눠 마시며 두 사람은 천천히 걸어갔다.
서남으로 가는 화물 기차 노선의 시각표를 확인한바, 일찍 가더라도 몸을 숨기기 애매해서 이동시간을 조정하는 거였다.
그렇게 클레이오는 지난 9년의 세월보다도, 지금의 몇 시간 동안 더 많이, 더 깊이, 리피 안젤리움이라는 인간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그녀는 고백한다.
“지금 돌아보면 말이야, 처음에, 맨 처음에 우리가 레이 너를 만났을 때 말이야. 어떻게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너를 전적으로 믿고 의지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아?”
“그러게. 너흰 아서의 친구이지 나의 친구는 아니었는데.”
“나도 오래 생각을 해봤어. 우리 자매는 그렇게 아무에게나 살갑게 굴지는 않는 애들이었거든. 근데 너한테는 달랐지. 처음부터, 응. 아마 우리는 신에 의해서, 너를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도록 설계되었던 게 아닐까.”
클레이오는 리피가 하지 않은 말을 갓 인쇄된 활자처럼 선명하게 듣는다.
‘신의 힘을 대리하는 너를.’
그건 꽤 통렬한 통찰이다.
“바로 그래서, 나와 레티샤는, 그 어느 험하고 낯선 곳에서도, 기억된 세계에서조차도 널 의심치 않고 따르며,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려 들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클레이오는 리피의 말이 충분히 진실에 가깝다고 여긴다. 안배와 예정. 그가 이 세계를 사랑하도록 하기 위해 주어졌던 조건.
그러자 리피는 점점 더 침잠해가는 클레이오의 얼굴을 양손으로 붙잡고, 자신을 향해 돌아보게 했다.
키 차이가 있어 조금 올려다봐야 했지만 강인한 근육질인 검사로선 클레이오의 움직임을 마음대로 하는 건 쉬운 일이었다.
채도가 다를 뿐 비슷한 색상을 한 두 사람의 눈동자가 서로를 비추었다.
“하지만 클레이오 아세르, 지금 이 지지와 선택은 온전히 나의 것이야.
너와 내가 희생해야 한다 하더라도, 나는 세상의 멸절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시도해 볼 거야. 그게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거니까.”
그 순간이었다.
촤아아아아아앗―
수위를 높여가던 물길이 폭발적으로 범람하며 리피와 클레이오 두 사람의 몸을 집어삼켰다. 도무지 방비할 수 없는, 정상적이라곤 생각되지 않는 물결이었다.
***
하루를 꼬박 달리던 아세르 상사의 화물 열차는, 플라이트 평원에 못 다다라 검문에 의해 멈춰 섰다.
작은 시골 역의 역무원들은 불안한 얼굴로 웅성대고 있었다.
연푸른 제복을 입은 역무원들 사이로, 붉은 군복을 입은 니네베 연대 소속 병사들이 눈에 띄었다.
프란은 기관실의 문을 열고 나와 왜 자신들을 멈춰 세웠는지 병사들에게 물었다.
젊은 병사가 답했다.
“플라이트 평원으로 진입하는 모든 차량을 수색하라는 명을 받았습니다. 화물칸을 열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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