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he Max-Level Newbie RAW novel - Chapter (372)
372화. 망령의 교주 ‘나태’ (2)
회색 숲의 주인이 바뀌었다는 말에, 20층에서 커다란 소란이 일어났다.
크레이 베라티스는 그만큼 막강한 세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본신의 힘 또한 여느 대형 세력들에 비해 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크게 분노한 건 망령의 교단을 이끄는 교주 ‘나태’였다.
“성녀가 고인물 코퍼레이션이라는 곳으로 합류했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
반드시 확보해야 할 타겟이 애먼 놈들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강진혁이란 인간이 이끄는 그 세력 말이냐?”
“예. 그렇습니다. 현재 척후조에서 정확한 위치를 찾으려고 하고 있으나, 묘한 결계에 막혀 뜻대로 되지 않고 있습니다.”
마왕이 하사해주신 권능으로도 탐지가 만만치 않다.
그렇다는 건, 상대 역시 무언가 대응을 해뒀다는 뜻.
“게다가 저희가 움직임에 따라 다른 쪽들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검은 언덕 부족도 말이냐?”
“예……. 오늘 새벽 오크 부대들이 저희 사원 중 하나를 점거했다는 급보입니다.”
사원을 잃었다는 말에, 나태의 눈썹이 역팔자로 휘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20층에서 망령의 교단이 보유한 사원은 총 일곱. 이후 군타페르의 명을 받아 마계의 세력 확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라도. 모든 사원은 반드시 이쪽에서 확보하고 있어야만 한다.
“어느 사원을?”
“북쪽 가장 외곽에 있는…… ‘대죄의 은신처’입니다.”
하필이면, 재탈환하기 제일 까다로운 곳을 빼앗겼다.
교단의 동선을 완벽하게 파악해 허를 찌르는 거겠지.
“더러운 오크나부랭이들이 성가시게도 하는군.”
검은 피부에 노란 눈.
오크 중에서도 이질적인 외모와 힘을 가진 이들이 바로 검은 언덕의 오크들이었다.
개개인의 무력이 뛰어난 건 물론 지능도 굉장히 높다. 때문에 놈들은 20층에서도 가장 거대한 세력 중 하나로 손꼽혔다.
“어떻게 할까요?”
“…….”
나태의 시선이 회색 숲과 사원이 있는 방향을 번갈아 바라봤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성녀는 20층에 있는 한 언제라도 잡아들일 수 있었지만, 사원은 12시간 이상 빼앗길 경우 신도들의 신앙심을 잃게 된다.
“철수한다.”
나태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물론, 이글거리는 눈으로 숲속을 노려보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운이 좋군. 애송이놈.”
다음에 다시 만나게 된다면, 산 채로 껍질을 벗겨 사원 한가운데 걸어주겠다.
고인물 코퍼레이션에 소속된 놈들 전부를.
그런데 망령의 교단이 전부 철수하려고 할 때였다.
부스럭.
수풀이 갈라지며 누군가 나타났다.
“허억……헉…… 헉?”
완전히 쓰러지기 직전의 모습을 한 남자.
바로 올림포스 길드의 공대장을 맡았던 페이던이었다.
“이, 이럴 수가…… 어째서 숲의 반대편에 교단 놈들이…….”
페이던의 얼굴이 절망으로 얼룩졌다.
지금의 몸 상태로는 일반 신도 하나 제대로 상대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크크……크하하하하!”
나태는 참을 수 없다는 듯, 광소를 터뜨렸다.
이자는 틀림없이 이번에 수많은 인간들을 이끌던 우두머리.
……공대장이다!
“생포해라!”
***
회색 숲에 들어온 지 2일차.
진혁은 숲을 대대적으로 보강하면서도 나머지 세력들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주시했다.
이번 20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상위 3개 세력들을 어떻게 무너뜨리느냐는 것이었으니까.
‘우선 밀린 것들부터 좀 처리해 볼까.’
워낙 정신이 없어 스탯도 분배하지 못했다.
정확히는 찰거머리처럼 들러붙는 몇몇 때문이었지만.
‘엘리스는…… 또 이상한 곤충을 잡으러 간 것 같고.’
사냥에 맛이 들렸는지 벨루스와 오필리아까지 데리고 아주 일대를 휩쓸어대고 있다.
테레사 씨나 프레이도 각자 할 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드디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후우…….”
작게 한숨을 내쉰 진혁이 개인 상태창을 활성화시켰다.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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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강진혁
성별: 남
레벨: 156
힘 109 민첩 121 체력 67 마력 402 간극 100 행운 10 적응형 78 정기 108.39
보유한 스탯 포인트: 6
보유한 코인: 11,451,129
직업: 룬의 지배자
고유 성창: 역천(逆天)의 륜
고유 능력: ‘융합(融合)’, ‘검의 무덤’, ‘별의 가호’, ‘아누비스의 심판’, ‘혈마기(血魔氣)’, ‘만다라(曼茶羅)’, ‘1초 무적’, ‘천독(千毒)’, ‘하얀 맹수’, ‘만상공유(萬祥共有)’, ‘태양의 성역’, ‘흑천마황공(黑天魔皇功)’, ‘트리플 매직’, ‘거신의 일격’, ‘화룡의 숨결’, ‘고속검(高速劍)’, ‘툼그레이브의 오른팔’, ‘버서커’, ‘바람의 영역’, ‘음영극살(陰影亟殺)’, ‘태초의 불꽃’, ‘혈폭(血爆)’, ‘검은 눈물’, ‘툼그레이브의 다리’, ‘괴력난신(怪力亂神)’, ‘군단의 핵’, ‘고대 결계’, ‘천마신공(天魔神功)’, ‘멘트라 테이밍’, ‘니힐리즘’, ‘멸천만독(滅天萬毒)‘
스킬: 스킬의 내용이 너무 많아 ‘접어 두기’ 상태로 전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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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한 스탯은 6.
레벨은 어느새 156에 이르렀다.
‘정기도 꾸준하게 오르고 있고 성장도 압도적이군.’
시련의 탑에 들어온 초반, 간극을 포함해 깨알 같이 모아두었던 스탯들도 톡톡히 제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체력이 67 → 73으로 증가했습니다!]투자한 건 체력.
탑의 중반부를 넘어 상층부로 가기 위해선 슬슬 밸런스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꾸준하게 투자한 마력과 달리 상대적으로 체력이 낮기도 했고.
다음은…….
진혁이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켰다.
랜덤 스킬 박스[?]
이걸 크레이 베라티스를 잡고 얻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해체 방법도 더럽게 까다로워서 나도 몇 번이고 날려먹곤 했었지.’
‘?’라는 등급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제대로 활용하지 못 한다면 F급도 안 되는 쓰레기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마지막까지 해체에 성공할 경우 SSS급에 이르는 최상위 스킬이 나올 수도 있다는 뜻이었으니.
“운디네.”
진혁이 물의 정령수를 불러냈다.
“으……으응, 주, 주인? 불렀어?”
“좀 부탁할 게 있어서 말이야. 그런데 왜 그렇게 잔뜩 겁을 먹고 있어?”
“겁이라니. 나 완전히 멀쩡해. 자,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야 지금!”
“말을 더듬고 있는데?”
“안…… 더듬었는데?”
“눈은 피하고 있고.”
“그, 그럴까나.”
고개를 갸웃거리던 진혁의 머릿속에 갑자기 무언가 스쳐 지나갔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 내가 이상한 괴식을 먹고 있을 때. 낄낄거리며 즐거워했지.
아주 배꼽을 잡고 데굴데굴 구르고 있던 게 떠올랐다.
파치칙!
진혁의 손끝에서 새하얀 얼음줄기가 솟구쳤다.
“히이익! 기억 났어 주인?”
“그럼, 기억 났고말고.”
덕분에 아주 똑똑히 기억났다.
“잘못했어. 그땐 내가 정말 미쳐가지곤…… 다시는,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할게.”
운디네가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너는 앞으로 물의 정령이 아니라 구정물의 정령이 될 것 같아.”
빙하조형 속에 ‘멸천만독’과 ‘혈마기’를 섞었다. 거기에 엘리스에게 먹이려고 아껴뒀던 10년 묵은 까나리 액젓을 섞자 꽤나 그럴 듯한 독극물이 완성되었다.
“잘못했어. 잘못했어. 잘못했어! 죽을죄를 짓고 말았어.”
“죽을죄를 지었으면 죽어야지.”
단.
“지금부터 내가 말할 때까지 누구도 이 텐트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지켜. 그럼, 용서해 줄 수도 있어.”
“모, 목숨을 걸고 지킬게. 절대. 누구도 안 들여보낼 테니 나만 믿어. 주인!”
운디네가 호언장담을 하며 경비를 자처했다.
***
혹시라도 찾아올 변수까지 예방한 진혁이 쇠로 만든 상자의 앞뒷면을 살폈다.
‘생긴 걸 보면 다크 엘프들이 만든 종류인 것 같은데…….’
……설마 이건?
새끼손톱만 한 크기로 새겨진 다크 엘프 종족의 문자.
틀림없다.
다크 엘프 중에서도 아티팩트 제작에 가장 뛰어나다고 알려진 ‘잉탈리믄’ 부족이 만든 것이다.
‘이건 내가 잘 알고 있는 거지.’
진혁이 재빨리 큐브처럼 생긴 상자에 마력을 주입했다.
그러자.
철컥!
격철이 올라갔다.
동시에 상자의 모양 또한 달라졌다.
[F급 랜덤 박스가 해방되었습니다.] [보상 수락 시 F급 스킬이 랜덤으로 부여됩니다.]‘처음엔 간단하지.’
2의 제곱으로 이루어진 마력회로.
0단계 시작은 한 종류의 회로만 해독하면 되지만, 뒤로 갈수록 난이도가 급상승한다.
1,2,4,8,16…….
512,1024,2048…….
그리고 마지막은 다크 엘프들이 신성시하는 12. 즉, 4096개의 회로를 동시에 파훼해야 한다.
진혁이 정신을 집중한 채 마력회로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철컥!
철컥!
[E급 랜덤 박스가 해방되었습니다.] [D급 랜덤 박스가 해방…….] [C급…….]격철이 올라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보상도 달라졌다.
이제는 B급을 넘어 A급에 해당하는 스킬이 보인다.
또옥, 또옥…….
이마를 따라 땀이 흠뻑 묻어나왔다.
치열하게 전투를 하는 수준을 넘어, 한계에 부닥치는 기분이다.
삐걱!
‘……!’
방금은 살짝 위험했다.
1024개의 회로 중 최상단에 있는 3개의 회로에 마력 배분이 어긋났던 것이다.
‘아슬아슬했어. 역시, 쉽게 주지는 않겠다 이거냐?’
하지만, 당황하진 않는다.
이것보다 더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원하는 걸 쟁취했었으니까.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다.
중천에 떠 있던 해가 넘어갔을 때쯤.
철컥!
마지막 격철이 올라갔다.
“돼, 됐어!”
진혁이 환호성을 터뜨렸다.
황금색으로 빛나는 상자가 마침내 그 속에 감추어두었던 걸 드러냈다.
[SSS급 스킬 랜덤 카드 3장이 개방됩니다.] [원하는 스킬을 고르십시오.]화려한 문양이 그려진 스킬 카드가 셋.
이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대체 어떤 걸 골라야 하나.”
한 눈에 봐도 심상치 않아 보이는 것들 중 하나를 고르자니 선뜻 손이 가질 않는다.
어떤 종류의 스킬인지라도 확인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랜덤’이라는 대전제는 엿보기를 허용하지 않았다.
심지어 ‘탐식의 눈’으로도 각각의 스킬 카드를 확인할 수 없었다.
‘행운 스탯 10을 믿은 채. 나머지는 운에 기대야 한다는 건가.’
진혁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을 때였다.
콰아앙!
텐트 밖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뭐야. 이 물의 바보는! 내가 내 계약자랑 만난다는데, 왜 막고 난리야!”
엘리스의 목소리가 고막을 파고들었다.
“아, 안 돼! 들어가면 주인이 날 똥물요정으로 만들어버린다고……!”
운디네가 애타게 말렸지만, 엘리스를 막을 수는 없었다.
“대체 누구랑 히히덕대길래 못 들어오게 막는 거…… 응?”
거의 텐트를 날려버리다시피 한 엘리스가 진혁과 황금색 카드 3장을 번갈아 바라봤다.
그러다가.
“뭐야. 저 이상한 카드는?”
작은 머리를 갸웃거렸다.
“놀랄까 봐 일부러 아무도 들이지 않으려고 한 거였어. 음. 저건 일종의 보상 같은 건데, 거주자들 입장에선 조금 이상하게 보이려나?”
“아니, 그게 아니라. 왜 오른쪽 끝에 있는 카드에 보스들에게만 주어지는 각인이 새겨져 있는 건지 해서.”
“뭐라고?”
진혁이 눈이 커졌다.
분명, 카드의 모양은 똑같다.
각인이나 이질적인 마력은 느껴지지 않았고.
그렇다는 건.
‘엘리스에게만 보인다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