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he Max-Level Newbie RAW novel - Chapter (388)
388화. 두 명의 스승, 두 명의 제자(1)
탑에 거주하는 이들 중, 수많은 업적과 신화를 쌓아올려 칭송을 받게 된 존재를.
사람들ㅇ느 입ㅇ르 모아 ‘영웅’이라 칭했다.
‘여포라…….’
진혁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헤라클레스나 지그프리트 같은 대영웅은 아니었지만, 그건 단지 초월적인 신화를 쌓아올릴 기회가 없었을 뿐.
여포 봉선은 무력 하나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무장이다.
때문에 여러 세력들이 그를 휘하에 포섭하려 온갖 애를 썼었고, 실제로 올림포스나 아스가르드에선 적극적으로 영입에 나서기도 했었다.
물론, 여포는 그 모든 조건을 걷어찬 채, 관리자들과 함께하며 미궁주의 자리를 차지해 버렸지만.
‘영웅급 거주자가 미궁주라는 버프까지 받게 되었으니, 동급 영웅보다 한 단게는 위라고 봐야겠지.’
그리고.
그런 강적을 상대하기 위해 진혁과 천유성은 미궁에 들어온 직후 수리부엉이를 상대로 대련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이었다.
정확히는 여포의 성가신 부관들을 상대하기 위해 천유성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훈련 중이었지만.
콰앙!
카카카캉!
사방으로 피어오르는 불꽃.
천유성이 미친 듯이 검을 휘둘렀다.
날카로운 검격이 폭풍처럼 몰아쳤다.
그러나 수리부엉이는 얇은 검 한 자루로 그 모든 검로를 사전에 차단시켜 버렸다.
“큭! 이게 무슨……!”
천유성의 입에서 어이가 없다는 한숨이 튀어나왔다.
평생을 갈고 닦은 검이 너무나 허무하게 읽히고 있으니, 당연히 황당할 수밖에.
“흐음, 제법 쓸 만하긴 한데, 조금 아쉽군. 더 자연스럽게 검을 다룰 수 있는데, 아무도 그 부분을 지적해 주지 않았던 건가?”
“그게 무슨 뜻이지?”
“좌수검(左手劍)을 사용해 보라는 뜻이다.”
“왼손……으로?”
천유성이 양손에 잡고 있던 검을 움찔거렸다.
지금껏 양손을 주력으로 사용하며, 간간히 오른손을 사용했지만.
익숙하지 않던 왼손 위주의 검을 사용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상식적으로…….
생소한 것이 어찌 십수 년간 익숙해진 손보다 더 나을 수 있단 말인가?
“그래, 일단 한 번 보여주지. 이런 식으로 하라는 거다.”
수리부엉이가 천유성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숨결이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
그곳에서.
카아앙!
수리부엉이의 검이 시작되었다.
“……크윽!!??”
천유성이 황금히 방어 자세를 취했다.
아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현란한 검무에, 전신의 신경이 바짝 곤두섰다.
‘위……아니, 옆인가? 젠장. 여기서 이 궤도로……!’
전투 중에 자유자재로 검을 잡은 위치가 바뀐다.
왼손에서 폭발하는 검격이 곧바로 부드럽게 휘감겼다.
카카카캉!
유(柔)와 강(强)을 살린, 무엇보다 둘 사이의 이어짐에 그 어떠한 위화감도 섞여 있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하라는 거다. 어디, 이번엔 네가 한 번 해봐라.”
“그게 말처럼 쉬운 줄 아는 거냐? 하여간, 저 망할 고인물이 데리고 온 놈들은 하나같이 터무니없는 걸 가볍게 말하는 건지 아주 진절머리가……”
“겉보기와 달리 말이 많은 친구로군. 속는 셈 치고 해 보기나 해라.”
수리부엉이가 천유성의 말을 자르며, 검을 휘둘렀다.
“젠장!”
카앙!
어쩔 수 없이 천유성이 대응했다.
그런데,
왼손으로 잡은 검은 의외의 감각을 자아냈다.
카카카캉!
……정말이다.
검을 나눌수록 의심은 점점 더 확신으로 변했다.
“뭐, 뭐지?”
천유성의 목소리에서 당황스러움이 묻어나왔다.
이전보다 훨씬 더 매끄럽게 변한 검.
무게중심을 잡는 것 역시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가벼워 보였다.
“이게 대체 어떻게…….”
물론, 이 모든 건 수리부엉이가 천유성의 검로가 제대로 살아나게끔 자연스레 이끌어준 덕분이었지만…….”
천유성은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워낙에 교묘하게 지도를 해줬기 때문이다.
그러자, 잠자코 지켜보던 진혁이 한 마디 내뱉었다.
“야……그걸 알려주면 어떡해? 나중에 내가 써먹으려고 했던 거였는데. 쯧.”
“흠, 역시, 이미 알고 있던 거였나?”
“너……! 네놈도 알고 있으면서 지금까지 일부러 말을 안 했단 말이냐!”
수리부엉이와 천유성의 입에서 각기 다른 반응이 터져 나왔다.
“아니, 난 영영 알려주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그저 최대한 단물을 쪽쪽 빨아먹었다가, 더 이상 먹을 게 없는 껍데기가 돼서 바스라지기 직전의 상황이 되면 그때 말해주려고 했을 뿐이다.
그 왜, 배때지 부르고 모든 게 만족스러우면 절박함이라는 게 부족해지지 않는가?
물에 빠져 숨이 꼴딱꼴딱 넘어갈 때, 구명줄을 던져주는 게 제일인 법이다.
“이 쓰레기 같은……. 죽여 버리겠다!”
천유성이 분노하며, 길길이 날뛰려 했다.
“어허! 진정해. 모처럼 기연을 얻었는데, 나랑 싸울 시간이 어디 있어?”
추혼사영의 추혼검과 수리부엉이의 일대일 지도.
두 개의 시너지가 난다면, 천유성은 지금보다 더더욱 성장할 것이다.
무엇보다 미궁을 공략하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티격태격할 시간 따윈 없다.
욕할 여유가 있으면, 좌수검을 조금이라도 더 갈고 닦는 게 좋을 테니까.
“넌 죽어서 반드시 지옥에 갈 거다.”
“응. 너랑 손 꼭 붙잡고 가려고.”
“빌어먹을. 내가 말을 말아야지.”
욕설을 내뱉은 천유성이 몸을 돌렸다.
툴툴대는 것치곤 묘하게 들떠 보이는 게, 확실히 새로 얻은 기연이 굉장하긴 굉장한 모양이다.
“워낙 재능이 있는 친구니 이 정도만 알려줘도 알아서 길을 개척해나갈 거다.”
“그렇겠지. 저 녀석도 괴물이니까.”
지금도 강한데, 양손을 자유자재로 쓰게 되면 ㅇ얼마나 더 강해질지 상상이 가질 않는다.
조만간 등 뒤에서 칼 맞을 걱정도 하긴 해야겠네.
조금이라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되면 한판 붙자고 달려드는 게 저 거머리의 특성이었으니.
“그나저나, 저 녀석은 오늘 하루 종일 검하고 씨름하느라 정신이 없을 텐데, 기왕 이렇게 된 거 나랑도 좀 놀아주지 않겠어?”
진혁이 수리부엉이르 향해 고개를 까딱였다.
“대련을 하자는 말이냐?”
“운영자라고 하는 존재가 얼마나 강한지 직접 체험해보고 싶거든. 강자와의 대결에서 시험해보고 싶은 것도 있고.”
이번 미궁의 주인인 여포를 상대하기 위해서일 뿐 아니라…….
이후 대영웅들, 그리고 신격들과 싸우려면 몇 개의 고유 능력들을 완벽하게 숙달시킬 필요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건…….
역시나, 천마신공(天魔神功).
대인전이든 대군전이든, 어떤 상황에서도 압도적인 파괴력을 자랑하는 최강의 절기다.
‘릭에게서 받은 나침반으로 균열에 들어가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그건 시간이 너무 걸리지.’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실전 경험을 최대한 늘려두는 것.
그리고 그 최적의 상대가 바로 눈앞에 있었다.
그런데.
“흐음, 뭘 원하는진 알겠다만, 내가 무공에 자신이 있는 편은 아니라서 말이지. 나보단 더 적합한 상대를 붙여 주는 게 나을 것 같군.”
수리부엉이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허수공간(虛數空間)이 펼쳐집니다!]진혁의 주위로 푸른색 장막이 펼쳐졌다.
완전히 단절된 차원.
이곳에선 시간의 개념마저 달라진다.
밖에서의 10분이 안에서 24시간에 이른다는 뜻이다.
‘이거 제약이 꽤 많이 필요한 능력일 텐데…….”
진혁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하지만 당혹감은 잠시뿐이었다.
이어지는 광경에, 어째서 쉬부엉이가 무리해서 허수공간을 펼쳤는지 비로소 이해가 됐다.
저벅.
가벼우면서 무거운 발걸음.
천지를 담은 내력이 전신을 옭죄어 왔다.
‘이거 생각보다 더 큰 선물을 줬네. 완전히……기대 이상이야.’
모를 리가 없지.
어찌 모를 수가 있을까?
마교의 상징이자, 천마신공을 극성까지 습득한 절대자를.
“……오랜만에 뵙는군요.”
“이야기는 전해 들었다. 본좌의 무공을 익히고 싶다고?”
목소리를 통해 전해지는 묵직한 내공.
이 공간은 허상이지만, 눈앞에 있는 존재는 결코 허상이 아니다.
“그렇긴 한데, 설마, 천마께서 직접 와 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허수공간 계약을 하실 줄은 더더욱 몰랐고요.”
허수공간에 오는 계약은 양측 모두에게 나름대로 페널티가 있다.
시간과 공간을 제약하는, 시련의 탑에 존재하는 가장 이질적인 계약 중 하나였으니까.
“여러 사정이 있었지. 하지만, 너와 수담(手談)을 나눠보고 싶은 마음이 제일 컸다.”
“사실 저도 천마께 사사받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흐음, 썩 기분이 나쁘지 않은 말이로구나. 그래도 우호법은 조금 슬퍼하겠어. 흑천마황공을 계승할 수 있는 든든한 제자가 생겼다고 기뻐했거든.”
하긴, 스승님이야 그 성격에 아무리 천마라도 하나뿐인 제자를 빼앗기고 싶지 않겠지.
실제로 천마에게 몇 번이나 으르렁거렸으니까.
그래도.
제자가 강해진다는데 기꺼이 이해해주실 거다.
아님 말고.
“후우…….”
호흡을 가다듬자, 진혁의 몸을 따라 검은 투기가 일어났다.
[고유 능력 ‘천마신공(天魔神功)’이 개방됩니다!]이 느낌.
이 감각.
꽤나 오랜만이다.
몸에 무리가 가서 아직 자유자재로 다루지 못했지만…….
지금부터, 이 능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는 길을 배워나갈 것이다.
이 무공을 극성까지 익힌 당사자로부터.
“가겠습니다.”
“그래, 오거라.”
천마의 몸에서 마찬가지로 검은색 투기가 솟구쳤다.
***
콰아앙!
일격에 무너져 내리는 허수공간.
무채색의 세계에 거대한 힘과 힘이 격돌했다.
욱씬!
과연, 엄청난 파괴력이다.
진혁이 가까스로 몸을 추스르며, 거리를 벌렸다.
‘방금 건 정말 위험했어.’
천마의 일수가 펼쳐진 곳은 이미 땅이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폐허가 되어 있었다.
“제법이구나. 일인전승으로 전해지는 천마신공을 이 정도로 구사하다니, 이것도 네가 가진 능력 중 하나인 게냐?”
천마의 입꼬리가 빙그레 위로 올라갔다.
본래라면, 천마의 무공을 허락 없이 습득한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 죽여 없애야 할 이유였지만.
천마는 진혁을 그저 대견스럽게 바라볼 뿐이었다.
“대련이 아니라 죽이실 생각입니까? 거, 살살 좀 하시죠.”
“그렇게 말하는 것치곤 여유 있게 본좌의 수를 받아내지 않았더냐? 본교에서도 이 정도로 실력 있는 고수는 없을 거다.”
“벌써 몇 번이나 북망산에 왔다 갔다 했는데, 여유라뇨. 그리고 뭔 놈의 초식이 그리 변칙이 많은 겁니까? 뭐가 좀 보여야 대응이라도 하지.”
“형과 식이 다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어차피 모든 것은 부서지기 마련인 것을.”
철저히 패도를 추구하는 힘.
천마신공의 본질이 바로 거기에 있다.
“다시 가겠다. 잘 보고. 느끼거라.”
쾅!
‘천마군림보’를 펼친 천마가 단숨에 진혁의 코앞에 나타났다.
천마신권.
주먹에 실린 내공이 폭류가 되어 복부를 노렸다.
…..빠르다.
진혁 역시 천마신공을 사용해 천마의 주먹을 향해 뻗었다.
콰콰콰콰콰콰콰!
주먹이 통째로 박살 나 버릴 것만 같다.
위력 면에서 떨어지다 보니, 같은 신공이라도 그 차이는 극심할 수밖에 없었다.
진혁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천마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처럼 대련이라고 말하기도 뭐한, 무자비하기까지 한 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천마는 지금 알려주려고 하고 있는 거다.
단기간 내에 천마신공을 대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허수공간에서 본좌에게 주어진 시간은 달포.”
그 시간 안에.
자신의 뒤를 이을 괴물을 만들어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