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he Max-Level Newbie RAW novel - Chapter (516)
516화. 신화 속 전쟁 (3)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비프로스트’ 개방. 아스가르드의 다리가 연결됩니다.] [층계에 새로운 세력이 진입합니다!]우우우웅!
새하얀 빛이 쏟아지며, 게이트 너머로 헤임달을 비롯한 북유럽 신격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거기에. 북유럽 신화를 상징하는 최강의 전투 집단 ‘발키리’들 역시 수백에 이르렀다.
계속해서 도망치기만 해오던 신격들이 반격을 시작한 것이다.
“이 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려 왔습니다.”
“빌어먹을 올림포스 놈들. 아주 갈아 마셔버리겠다!”
로키와 토르가 두 눈에 핏대를 세웠다.
아스가르드가 함락되고 위그드라실이 불타던 그날.
억겁의 세월을 살던 고향을 등진 신격들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피눈물을 삼키는 마음으로 인내하며 견디는 싸움을 이어나가는 게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전부였으니까.
그런데.
그 모든 고통에 대한 보상을 받을 시간이 찾아왔다.
이제는 쌓이고 쌓인 한을 모조리 풀어낼 때이다.
한편, 난데없는 북유럽 신격들의 등장에 올림포스 쪽은 완전히 허를 찔렸다.
“아, 아버지!”
전황을 살피던 아테나가 급히 제우스를 불렀다.
제우스 역시 게이트의 존재를 인지한 상태였다.
“쥐새끼들이……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제우스가 분노가 가득 실린 음성을 터뜨렸다.
제대로 맞붙을 수 있다면 아예 상대조차 되지 않는 세력 차.
북유럽의 전사들 따위야 이미 숱하게 많이 박살내봤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여기저기 뿔뿔이 흩어져 각개전투를 벌이는 올림포스와 달리, 북유럽 쪽에서는 완벽에 가까운 포진을 형성한 채 돌진할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주요 신수들이 고인물 코퍼레이션을 상대하기 위해 한 쪽으로 몰려 있는 상태.
이건, 위험하다.
“아테나! 지금 당장……!”
“쳐라!”
제우스의 말은 채 끝을 맺지 못했다.
토르의 명령과 함께 발할라를 외치는 근육질의 전사들이 앞으로 돌진했다.
“오오오오!”
“토르가 우리와 함께 하신다!”
“크하하하! 영예롭게 싸우고 다 함께 발할라에서 만나자꾸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전사들.
그리고 방추진으로 구성된 일점돌파는 극한의 파괴력을 만들어냈다.
콰아아앙!
순식간에 올림포스의 진형에 구멍이 생겼다.
“끄아아악!”
“으아악!”
물밀듯이 밀고 들어가는 북유럽의 전사들에 의해 올림포스는 엄청난 타격을 입혔다.
수백, 아니 천이 넘는 전사들이 싸늘한 시체가 되었다.
워낙 빠르고 날카롭게 한 기습이었기에 방어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늦게 대응했다간 모든 병력이 전멸할지도 모른다.
아레스가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네메이아!”
이렇게 된 이상 신수들을 모조리 동원해서라도 고인물 코퍼레이션을 전멸시키고 전력을 투입할 생각이었다.
균형을 맞추려면 이 방법이 제일이었으니까.
“크오오오!”
헤라클레스와의 전투로 그 가치를 인정받은 신화 속 신수.
거대한 사자가 진혁의 퇴로를 차단했다.
날카로운 송곳니 사이로 군침이 뚝뚝 떨어졌다.
그런데 네메이아가 진혁에게 달려들려던 그때.
척!
네메이아의 앞에 그보다 더욱 큰 덩치를 가진 짐승이 끼어들었다.
북유럽 신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또 다른 신수. ‘펜리르’였다.
“크오오오!”
펜리르가 거칠게 포효했다.
마치, 오랫동안 헤어졌던 동료들을 부르는 것처럼.
그리고 그 포효를 시작으로.
올림포스에 대응되는 각각의 신수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냈다.
수면 위에서 지나가는 모든 것을 포식하던 카리브디스. 그런데, 그 터무니없는 몬스터조차 삼키지 못 하는 무언가가 수면 아래로 지나갔다.
어딘지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이.
세계를 지나가는 뱀 ‘요르문간드’였다.
“크르르…….”
“키이…….”
요르문간드의 노란색 동공이 카리브디스의 붉은 동공과 마주쳤다.
그걸 기점으로 잔잔하던 수면에 폭풍이 몰아쳤다.
크기만 해도 수백 미터가 가볍게 넘는 초대형 신수들이 정면으로 맞부딪치자, 층계 전체가 흔들렸다.
요툰헤임과 니플헤임, 무스펠 헤임의 신수들 역시 하나둘 등장했다.
차가운 서리가 흩날리며 흰 수리의 형상을 한 흐레스벨그가 날개를 펼쳤다.
그야말로 모든 게 혼란에 빠진 아수라장.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 네놈!”
당연히 올림포스의 신격들은 이 일의 원흉인 진혁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 ⁕ ⁕
“이야, 역시 화끈하네.”
여기저기서 욕을 하든 말든.
진혁이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전투 신을 감상하며 팝콘을 먹고 있었다.
나름 코인 거래소에서 비싸게 주고 산 고오오급 팝콘이다.
치토스 맛과 캐러멜 맛이 반반 섞인.
“계약자. 우린 이대로 구경만 해도 되는 거야?”
같이 옆에서 팝콘을 먹던 엘리스가 진혁에게 물었다.
“그러게요. 다들 열심히 싸우는데 뭔가 좀 미안하네요. 오물오물.”
테레사도 한 마디 거들었다.
물론, 다들 입 안 가득 팝콘을 문 건 덤이었다.
파르르…….
아레스의 두 주먹이 격렬하게 떨렸다.
“내 앞에서 그딴 걸 처먹을 여유를 부리다니…… 다들 죽고 싶어 환장이라도 한 것이냐?”
“아, 미안미안.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하는데, 내가 항상 까먹는다니까. 그렇지 않아도 버터구이 오징어는 안 먹을 생각이었어. 봐 봐.”
진혁이 양 손을 들어올리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 여유로운 모습이 오히려 아레스를 더욱 자극했다.
“우리에게 한 방 먹인 것은 인정한다. 솔직히 말해 매일 같이 도망만 치던 겁쟁이들을 한 자리에 결집시킬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어. 하지만…….”
아레스가 창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아레스가 Lv??? ‘12주신의 가호’를 발동합니다!]황금색 기운이 창날보다 더욱 날카롭게 길게 발현되었다.
오직 올림포스의 12 주신들만 사용할 수 있는 스킬.저 가호는 모든 면에서 검강보다도 우위에 있다.
최소한의 마력으로 최대의 출력을 유지하는 게 가능했으니까.
“거점을 잃어버린 세력은 본래 위력의 반도 발휘하지 못한다는 건 모르나보구나.”
“뭐? 거점이 없으면 그렇게 약해진단 말이야?”
“역시,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었군. 좋다. 어리석은 널 위해 특별히 알려주도록 하지. 죽기 전에 알려주는 정보니 감사히 새겨들어라.”
기세등등해진 아레스가 말을 이었다.
“거점이란 곧 세력의 근원. 얼마나 오랫동안 터를 이뤘고. 또 그곳에서 수많은 업적을 쌓았는지가 한 신화의 격을 결정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올림포스는 최강을 자랑하는 세력이지.”
말투에서 전해지는 강한 자부심.
탑의 상층부 중 하나를 지배하고 있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지 느껴졌다.
“하나, 놈들은 다르다.”
아스가르드는 위그드라실을 잃어버렸다.
그들의 신화를 지탱해주던 아스가르드 역시 함락당했다.
비록 주신들과 신수들이 남아있다고 한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긴 불가능할 터.
때문에 아레스는 이 싸움의 승패가 이미 정해져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맞는 말이다.
하나같이 맞는 말이긴 한데…….
“딱 한 가지 잘못된 게 있네.”
“잘못됐다고? 어떤 부분이 말이냐?”
아레스가 코웃음을 쳤다.
진혁이 하는 말이 단순히 패자의 넋두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이어지는 행동에…….
“그건 설마……?”
아레스의 표정에서 웃음기가 완전히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내가 나름대로 고생고생하면서 모은 거야. 태양의 샘물 때부터 리어퀸까지 책으로도 다 못 쓸 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지.”
진혁이 품에서 꺼낸 건 독특하게 생긴 노란색 씨앗.
그리고.
투명한 액체가 든 유리병이었다.
두 가지 모두 평범하기 짝이 없었으나, 두 개의 아이템이 어떤 건지 알고 있는 아레스로서는 웃어넘길 수가 없었다.
“머, 멈춰라!”
아레스가 다급히 손을 뻗었다.
하지만, 진혁이 한 발 더 빨랐다.
툭!
씨앗이 땅에 닿는 것과 동시에 유리병이 깨지며 안에 든 액체가 콸콸콸 쏟아졌다.
그러자…….
[‘태양의 샘물’을 사용했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씨앗’이 개화합니다!] [소실되었던 한 세력의 신화가 다시 시작됩니다.]⁕ ⁕ ⁕
모든 게 불타 재가 되어 버린 세계수.
하지만 위그드라실은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다.
그저 다시 세상에 나올 순간을 고대하며 기다리고 있었을 뿐.
쿠쿠쿠쿠쿠!
자라난 어린 나무에서 환한 빛이 뿜어졌다.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넘치는 생명력을 간직한, 그야말로 북유럽 신화의 모든 정수가 바로 ‘위그드라실’이다.
“아아…….”
“위……그드라실이…….”
“이런 날이…… 다시 오게 될 줄이야…….”
피를 흘리며 치열하게 싸우던 발키리들이 그 자리에서 오열했다.
너무나 비현실적인 현실에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두 번째 위그드라실’이 마력을 해방합니다!]일렁이는 황금빛 파장이 점점 더 기세를 더해 나갔다.
따스한 기운이 전장에서 싸우는 전사들의 몸 속으로 스며들어갔다.
순간.
대기가 떠나갈 것 같은 함성이 울려퍼졌다.
“오오오오!”
“우아아아!”
격렬한 전투로 지쳤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 함성이다.
선두에 있던 병사들이 위그드라실이 새겨진 깃발을 들어올렸다.
쓰러졌던 부상자들이 무기를 잡고 일어섰다.
[상위 신격 ‘아스가르드’에 소속된 모든 이들의 전투력이 100%만큼 상승합니다!] [사기가 300%만큼 상승합니다!] [특수 스킬 ‘최후의 저항자’가 발동됩니다!] [최후의 저항자]효과: 최후의 일인이 남을 때까지. 아스가르드의 사기는 꺾이지 않습니다. 공격력과 방어력이 각각 30%만큼 상승하며 고통 면역으로 인해 통각이 70%만큼 감소합니다.
연이어 나타나는 상태창.
비록 두 번째 위그드라실이 첫 번째에 비해 그 크기와 영향력은 비교할 수 없었지만…….
지금 이 전장에서 느껴지는 기세만큼은 첫 번째를 완전히 넘어섰다.
[토르가 ‘천둥의 고함’을 발동합니다!]……두 번 다시 잃지 않겠다.
목숨보다 소중한 전사의 긍지를.
“밀어붙여라! 발할라의 전사들이여!”
다시 한 번.
분위기가 전환되었다.
둥! 둥! 둥! 둥!
북소리와 함께 사기가 오른 전사들이 돌격했다.
그리고 그 중엔 고인물 코퍼레이션에 소속된 멤버들 역시 속해 있었다.
툭……!
‘바람의 영역’으로 가속한 진혁이 선두에서 날뛰기 시작했다.
[고유 능력 ‘검의 무덤’이 발동됩니다!]두 개의 단검에 발현된 검은 강기.
콰콰콰콰!
‘추혼검’의 식이 더해지자 그야말로 적들을 닥치는 대로 썰어버리는 괴물이 되었다.
“비켜라 놈은 내가…… 커억!”
“건방진 인간 따위가 산전수전 다 겪은 이 몸을 상대로…… 끄아아악!”
단순히 일반 병사로는 시간 벌기조차 되질 않는다.
“엘리스와 테레사 씨는 원거리에서 원호를 부탁드려요. 부대장급 위주로 공략하면서 철저하게 적의 부대를 무너뜨릴 겁니다.”
“응. 알겠어.”
“걱정 마세요.”
소수로 다수를 상대하는 것이야말로 고인물 코퍼레이션의 특기.
“크하하하! 역시, 인간은 재밌다니까. 좋아. 덕분에 마력도 거의 다 회복했다.”
“나도 가세하겠다.”
아누비스와 베리엘도 다시 한 번 움직일 채비를 끝냈다.
지금부터는 한 세력과 세 개의 신화가 동맹을 맺었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놈들에게 똑똑히 보여줄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