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he Max-Level Newbie RAW novel - Chapter (518)
518화. 신화 속 전쟁 (5)
[‘욕망의 황금 사과’를 사용했습니다!] [올림포스의 주신 중 한 명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세계의 기억이 펼쳐지며 일전에 만났던 여신의 능력이 재현되었다.
[아테나가 고유 능력 ‘천년의 승리’를 발동합니다!]‘승리의 여신’이라는 이명에 걸맞게 전투를 치름에 있어 행운을 극한까지 올려주는 능력.
제우스를 제외한다면 12주신 중에서 가장 사기적이라 평가받는 게 바로 아테나의 고유 능력이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고유 성창 ‘파이널 제네시스’가 발동됩니다!]창조의 능력으로 구축된 새로운 세계.
하얗게 물든 낮과 밤은 기존의 전장을 재구성했다.
그리고.
우우우웅!
두 개의 능력이 합쳐지면서 나타난 변화는 탑의 규칙에 간섭하는 영역이었다.
[고유 성창(한정), ‘시작되지 않은 세계’를 융합하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시작되지 않은 세계]입수 난이도: 측정 불가
내용: 극도의 행운과 창조의 힘이 결합된 결과물. ‘시작되지 않은 세계’에선 창조의 영역이 법칙의 창조까지 발전하게 됩니다. 단, 극히 무리한 능력의 발동은 몸에 치명적인 후폭풍을 야기하게 됩니다.
파츠츠…….
‘시작되지 않은 세계’가 발동되자, 또 한 번 세계가 격변했다.
완전히 달라진 풍경.
7개의 기둥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하나씩 떨어졌다.
쿠웅! 쿵! 쿵…… 쿵!
각각의 기둥에 새겨진 서로 다른 문자.
마력과 마력이 이어지며 새로운 세계를 지탱하는 새로운 법칙이 생성되었다.
“후우…….”
진혁이 호흡을 가다듬었다.
전신의 세포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고양감.
‘나폴레옹의 대관식’까지는 아니어도 지금 보유한 능력 중에서는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게 바로 이 능력이다.
“너……?”
칼리의 동공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두 개의 마력이 합쳐지면서 나타난 능력은 설령 주신이라 해도 처음 보는 종류의 것.
특히 저 보라색을 띤 스파크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불길했다.
“지금 무슨 짓을 한 거…….”
칼리의 말이 도중에 멈췄다.
콰아아앙!
진혁이 손가락을 까딱하자 보이지 않는 망치가 옆구리를 강타해버린 것이다.
완전히 기역자로 꺾인 몸.
“커어억…….”
칼리의 입에서 고통에 가득 찬 신음이 터져 나왔다.
예상 외의 충격에 호흡이 완전히 흐트러졌다.
만약 곧바로 다음 공격을 이어간다면 그대로 승패를 확정시킬 수 있을 만큼 타격이 컸다.
그런데.
진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칼리가 회복하길 기다렸다.
마치, 최상의 컨디션으로 다시 싸우게 된다고 해도 상관없다고 말하는 것처럼.
그리고 그 점이 칼리의 역린을 건드렸다.
“이…… 건방진 인간 새끼가 감히 누구 앞에서 여유를 부려! 내가 누구인지는 알고나 있는 것이냐!”
콰콰콰콰콰!
[칼리가 Lv??? ‘죽은 자들의 낙인’을 발동합니다!]칼리의 몸에서 노도와 같은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부우웅!
손에 들고 있는 낫이 허공을 갈랐다.
거의 동시라고 해도 좋을 찰나.
칼리의 뒤에 있던 ‘쿤달리니’의 입에서 녹색 빛이 점멸했다.
근거리와 원거리에서의 동시 공격이다.
한데.
거침없이 궤적을 그리던 칼리의 낫이 진혁의 바로 코앞에서 우뚝 멈췄다.
“끄으으으…….”
어떻게 된 건지 아무리 애를 써도 낫이 꿈쩍도 하질 않는다.
쿤달리니의 입에서 뿜어진 녹색 섬광 역시 날아가는 도중에 산산이 부서지며 나비 떼로 변해버렸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반적인 거주자의 고유 능력에 개입하는 것도 불가능할진대.
하물며 주신급에 해당하는 자신의 능력을 이런 식으로 파훼하다니.
설마.
칼리의 머리에 경종이 울렸다.
처음 이 결계 비슷한 것에 들어왔을 때부터 느꼈던 위화감.
“법칙……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이냐?”
그것 외에는 말이 되질 않는다.
하지만, 그건 신의 영역. 아니, 탑의 근원을 뒤바꿀 수 있는 영역일 터.
그걸 고작 인간 한 명이 해냈다는 사실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그럴 리가 없다…… 그럴 리가 없어.”
칼리가 모든 걸 부정하듯 고함을 질러댔다.
“너희 신격들은 항상 자기 잣대로 세상을 판단하려고 하더라고. 원체 오만함이 뼛속까지 파고들었으니 어쩔 수 없을 테지만.”
진혁이 천천히 허공을 향해 손을 뻗었다.
욱씬!
반동으로 인해 눈살이 살짝 찌푸려졌다. 하나, 패닉에 빠진 칼리는 그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다.
“세상에는 항상 위가 존재하는 법이야. 너희가 40층 대에 군림하고 있다고 한들 그 위엔 또 다른 신격들이 있고 그 꼭대기엔 태고부터 이 탑에 눌어붙어 있는 거머리들이 있지. 천세가 작은 세력은 아니지만, 놈들의 발끝에는 미치지도 못 해.”
“놈들의 존재까지…… 알고 있다고? 아니, 그 말투는 마치…… 그 놈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들리는구나.”
“어느 정도는 알고 있지. 아마 네가 상상하는 것보단 훨씬 더 알고 있을 거야.”
진혁이 어깨를 으쓱했다.
“개소리! 수천 년이 넘게 탑에 있는 우리들조차 그놈들에 대해선 자세히 알지 못한다. 한데, 네가 누구길래……! 그 모든 걸 알고 있다는 듯이 지껄이는 것이냐?”
내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글쎄. 표현하기에 적합한 단어가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
그래도 굳이 일컫는다면 이런 표현이 가장 적당하겠지.
“가장 끝.”
“뭐?”
“세상엔 항상 위가 존재하는 법이지만, 결국엔 마지막에 존재하는 끝이 있거든.”
탑의 정상을 본 최초이자 마지막 플레이어.
시련의 탑의 시작과 끝을 목도한 유일한 존재가 있다면 그건 단 한 명뿐이다.
“하하하…… 조금 강한 힘을 손에 넣었다고 해서 완전히 미쳐버렸나보군. 제정신이 아니야.”
칼리가 킥킥거리며 이마를 쓰다듬었다.
목에 걸린 해골들이 절그럭거리는 소리를 냈다.
“뭐, 좋아. 개소리를 들어주는 건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지.”
칼리의 낫이 횡으로 뻗었다.
파츠츠!
[칼리가 고유 능력 ‘영혼을 흡수하는 낫’을 발동합니다!]“우우우웅!”
뒤에 있던 쿤달리니가 기묘한 소리를 쏟아냈다.
맑고 깊은 종소리마냥, 울려 퍼진 공명음이 특정 파동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쿤달리니의 혼이 칼리의 낫으로 흡수되었다.
쿠쿠쿠쿠쿠쿠!
아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기운.
전력을 발휘할 생각인지 고유성창을 통해 만들어둔 세계가 격렬하게 흔들렸다.
“이게 제법 탄탄한 결계인 건 알겠어. 하지만 아무리 대단한 종류라 할지라도 그보다 더욱 강한 힘으로 베어버린다면 그뿐 아닐까?”
물리력 대신 영혼에 직접 타격을 가하는 힘.
흡수된 영혼의 가치에 따라 위력은 천차만별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수인 쿤달리니는 칼리의 능력과는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소환수였다.
[절대판정의 요구조건을 충족했습니다!] [적중 시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입게 됩니다!]진혁의 눈앞에 연신 붉은 창들이 나타났다.
영혼을 벨 수 있는 능력이라면 분명 이 결계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제대로 된 계산이다.
만약…….
그 낫이 적중하기만 한다면.
“이쪽도 나름대로 격식을 갖춰야겠네.”
진혁 역시 허공에 손을 뻗었다.
파츠츠!
푸른 스파크가 일어나며 손에 붉게 물든 창이 만들어졌다.
[성창(聖槍) ‘롱기누스’가 현현합니다!]칼리의 낫이 영혼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성유물이라면.
이쪽의 창은 한 신화의 종언과 새로운 시작을 알린 성유물이다.
영혼 그 자체를 소멸시킬 수 있는 에덴이 보유한 최강의 성명절기.
“그, 그건…… 진짜가 아니다. 어디서 가짜 따위로 이 몸을 기만하려 들어!”
“맞아. 이건 진짜가 아니야.”
성유물이 아닌 레플리카지.
그러나, 이곳에선 법칙을 모조리 새로 만든다.
그것이 비록 진짜가 아닌 일시뿐인 허구일지라도.
이 순간만큼은 그 허구가 최강의 창으로 탈바꿈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뭐, 진짜인지 아닌지가 그렇게 궁금하다면 직접 부딪쳐서 확인해 보든가.”
“명줄을 재촉하지 않아도 그리 할 생각이다!”
콰앙!
지면을 박찬 칼리가 허공 높게 솟구쳤다.
위에서…….
……아래로.
낫이 정수리를 쪼개버릴 듯 내리 꽂혔다.
거대한 녹색 해골이 나타나며 수만 가지 저주들이 칼리의 부름에 응답했다.
하나같이 최상급에 해당하는 특급 저주들이다.
바로 그 순간.
진혁이 어깨 뒤로 젖혔던 롱기누스를 투척했다.
파아앙!
고대 라틴어가 그려진 소닉붐이 길을 열었다.
신의 가슴을 꿰뚫은 신화 속 창.
온갖 저주들이 그 앞을 가로막았지만, 롱기누스의 파괴력은 그 모든 것을 압도했다.
“으아아아아!”
칼리가 코앞까지 다가온 창을 보며 비명을 질렀다.
순간적으로 각종 방어벽들이 겹겹이 펼쳐졌다.
물론.
[‘시작되지 않은 세계’ – ‘부정’의 힘이 발동됩니다!]애초에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방어벽들은 가루가 되어 무로 돌아갔다.
퍼어억!
창이 칼리의 가슴을 꿰뚫었다.
그와 동시에 진혁이 만들었던 세계 역시 산산이 부서졌다.
* * *
후두둑…….
부서진 파편들 사이로 승자의 모습이 보였다.
대부분이 예상했던 것과는 정 반대의 결과가 펼쳐졌다.
쿵!
“쿨럭…….”
천세를 지탱하는 최강의 무투파.
광기에 젖은 칼리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가슴에 난 상처에선 피가 분수처럼 콸콸콸 쏟아졌다.
“…….”
반면, 진혁은 지친 기색이 역력할 뿐. 몸에는 상처 하나 입지 않았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누가 이겼는지는 확연히 보였다.
“이럴 수가.”
“칼리가 패배했다고? 인간에게?”
“저 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야?”
전투를 지켜보던 이들의 입에서 경악성이 터져나왔다.
“훗! 계약자라면 당연히 그래야지.”
“진혁 씨라면 해낼 줄 알았어요.”
“흐음. 언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요.”
엘리스와 테레사 그리고 릭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치열하게 싸우는 와중에도 진혁의 승리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승리의 대가 역시 가혹했다.
“…….”
진혁이 욱신거리는 팔을 바라봤다.
보라색으로 변색된 피부와 굵게 튀어나온 핏줄.
……팔이 제대로 움직이질 않는다.
워낙에 규격 외의 능력을 쓴 탓이었다.
가능하면 이 분위기에 압도돼 물러갔으면 좋겠는데…….
“또 혼나고 싶은 놈 있으면 기탄없이 손을 들어봐. 이제 슬슬 몸이 풀려서 아주 제대로 날뛸 수 있을 것 같거든.”
잔뜩 허세를 늘어놓은 진혁이 주위를 살폈다.
대부분의 전사들은 기대했던 것대로 주춤거리며 물러서고 있었다.
벨레로폰에 이어 칼리까지 압도한 괴물을 상대할 용기가 사라져버린 탓이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모든 이들이 그 연기에 속아넘어간 건 아니었다.
진혁이 호흡을 가다듬는 사이 또 다른 신격이 다가왔다.
에덴의 일축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엘’이었다.
“정말로…… 대단하군. 설마, 칼리를 이길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다. 무슨 수를 썼는지는 모르지만, 정말로 놀라워. 인간의 한계 따위는 이미 아득히 넘어섰구나. 하지만, 그것도 여기까지다.”
철컹!
묵직한 철퇴와 은빛 방패에 신성력이 깃들었다.
‘이건 좀 위험한데…….’
쉬는 텀이라도 있다면 모를까.
연이어 주신급 두 명을 상대하는 건 할 짓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엘이 그런 사정을 봐줄 리 만무했다.
칼리를 상대하느라 힘이 빠져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 멀리 하늘 위에서 푸른 스파크가 응집되는 게 보였다.
제우스의 아스트라페가 당장이라도 떨어지려는 중이었다.
바로 그때.
다시 한 번 이변이 일어났다.
[게이트가 개방됩니다.]상태창과 함께 거대한 게이트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