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he Max-Level Newbie RAW novel - Chapter (520)
520화. 베푼 은혜는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2)
‘이대로 밀어붙이면 충분히 승산이 있겠어.’
진혁이 전체적인 전황을 살폈다.
올림포스라는 거대한 세력에 비하면 훨씬 떨어지는 연합군이었지만, 각 세력을 지휘하는 지휘관들의 역량이 그 차이를 서서히 메꾸고 있었다.
무엇보다 위그드라실의 가호를 받고 있는 북유럽 신격들이 최전방을 맡아 주는 게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오딘이 직접 지휘를 하고 있으니 아레스 따위는 상대가 되지 않겠지.’
이제 승률은 약 6할 이상.
제우스가 작정하고 승부를 던지지 않는 한 이변은 없을 것이다.
그리 생각했는데…….
부우우웅!
저 멀리서 무시무시한 파공성이 울려퍼졌다.
콰콰콰…… 콰콰콰콰쾅!
허공을 가로지르는 묠니르와 번개 사이를 질주하는 또 다른 거대한 그림자.
“빌……어……먹을. 위그드라실만 완전히 자랐어도…….”
“변명은 됐다. 이만 꺼져라.”
헤라클레스가 토르를 투구와 함께 지면에 내리꽂았다.
콰아아앙!
먼지가 사방으로 뿜어지며 땅속으로 시커먼 크레이터가 만들어졌다.
마치, 유성이 직격으로 충돌한 듯한 광경.
얼마나 깊에 파였는지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다.
저벅.
연기 속에서 육중한 몽둥이를 든 헤라클레스가 걸어왔다.
한차례 격한 전투로 인해 온 몸에서 뿜어져 나온 열기가 수증기를 피워냈다.
물론, 그보다 더욱 살벌한 투기와 살기가 주변을 옥죄었다.
덜덜덜!
카라칼이 이끄는 서리 칼날 부족은 물론.
“으으…….”
“으아아…….”
태생적으로 자연의 가호를 받아 저항력이 높은 엘프들마저 전신을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개중에는 그 자리에서 혼절하는 이들도 속출했다.
“이게…… 상층부에서도 손꼽힌다는 대영웅인 건가.”
“헤라클레스라…… 재밌군.”
“쉽지 않겠네요.”
각 세력의 지휘관들이 온 몸을 달싹였다.
긴장, 흥분, 혹은 전율…… 그리고 몇몇 이들에게는 참을 수 없는 호승심이 일어났다.
모두가 각자 나름대로의 실력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압도적인 강자와의 조우가 가슴 벅찰 수밖에 없었다.
콰앙!
가장 먼저 자리를 박찬 건 바바리안 족의 푸달락이었다.
‘어스 퀘이크’가 발동되자 지면이 여러 갈래로 쩍쩍 갈라졌다.
갑작스러운 지진에 헤라클레스의 균형이 미묘하게 흔들렸다.
그 사이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푸달락이 양 손으로 헤라클레스의 손을 붙잡았다.
“나 역시 부족에서 힘이라면 져본 적이 없다!”
순수한 힘과 힘의 대결.
덩치 하나는 헤라클레스와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푸달락이 온 힘을 양 팔에 집중시켰다.
터질 듯 부풀어 오른 허벅지 근육이 단단히 무게 중심을 잡았다.
우두둑!
헤라클레스의 손목이 뒤쪽으로 꺾였다.
하지만.
“가소롭구나. 이 정도로 힘을 논하다니.”
너무나 잠시뿐이었다.
헤라클레스가 본격적으로 힘을 쓰기 시작하자 푸달락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크……어업!”
서서히 역전되는 손목의 각도.
어느새 푸달락의 손목이 완전히 꺾였다.
그걸로도 모자랐는지 푸달락의 몸 자체가 지면에서 떨어졌다.
조금만 더 한다면…….
팔이 부러져버리는 게 아니라 아예 절단 나 버릴지도 모른다.
“쳇!”
“합류할게요!”
에브라함과 안드리아가 움직였다.
[에브라함이 ‘오러 블레이드’를 발동합니다!] [안드리아가 ‘여우불 놀이’를 발동합니다!]눈부시게 발현된 오러와 대조적으로 붉은 여우불들이 어지럽게 뒤섞였다.
서걱!
퍼퍼퍼펑!
서로 다른 방향에서 교차된 공격이 헤라클레스의 몸을 두드렸다.
“그걸…… 반응하다니.”
“얕아요!”
에브라함의 검은 헤라클레스의 피부 한 장을 가져갔고.
안드리아의 불꽃 역시 겉을 살짝 그을리는 게 고작이었다.
그리고 첫 번째 공격이 빗나간 대가는 너무나 컸다.
콰아앙!
헤라클레스의 몽둥이가 에브라함을 검째로 날려버렸다.
막는 게 아니라 피해야 한다는 말은 바로 이럴 때 쓰라는 걸 알려주듯. 에브라함의 몸이 기역자로 꺾였다.
단 일격.
“으아아악!”
고작 일격에 제국 최강의 기사가 전투 불능이 되어버렸다.
부러진 팔의 각도로 보건데 당장은 몸을 가누는 것마저 여의치 않았다.
“다음은 촐랑거리는 여우 차례인가.”
헤라클레스의 시선이 안드리아에게 향했다.
“…….”
안드리아가 재빨리 자세를 잡았다.
힘 대결에서라면 당연히 승산이 없겠지만, 이쪽의 장기는 속도전.
치고 빠지며 데미지를 누적시키는 것쯤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심지어 상대는 오롯이 힘에 몰빵한 전형적인 전사가 아니던가?
“저라면 충분히…….”
팟!
고속으로 몸을 날린 안드리아가 헤라클레스의 뒤를 잡았다.
불덩이들이 헤라클레스의 목덜미를 향해 작렬하려 했다.
그런데.
“속도라면 날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건가?”
퍼퍼퍼펑!
불덩이들이 헤라클레스의 몸을 관통해 지면을 태웠다.
분명, 눈 하나 까딱하지 않았는데…….
헤라클레스는 연기처럼 눈앞에서 사라져있었다.
오싹하고.
안드리아의 등줄기를 따라 소름이 돋았다.
목소리가 들린 방향이 앞이 아닌 뒤였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 때문에 착각했는지 모르겠다만, 속도전이야 말로 내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다.”
헤라클레스가 안드리아의 머리통을 통째로 움켜잡았다.
아주 작은 힘만 주더라도 수박이 박살나는 것처럼 머리가 통째로 사라져버릴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때.
[흑천마황공 ‘암천권파(暗天拳破)’가 발동됩니다!]퍼어억!
“……큭!?”
헤라클레스가 한 걸음 옆으로 밀렸다.
“이번에는 본좌와 놀아보자꾸나.”
암황의 주먹이 헤라클레스의 옆구리를 정확히 가격한 것이다.
여태까지와 달리 헤라클레스의 표정에 미묘한 변화가 일어났다.
충격을 그대로 체내에 전달하는 흑천마황공의 힘이 여지없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명을 재촉하지 마라. 늙은이. 넌 내 상대가 안 된다.”
“껄껄껄! 어디, 그 잘난 힘의 끝이 어디인지. 본좌가 직접 시험해보도록 하겠다.”
암황이 손가락을 까딱였다.
동시에 헤라클레스의 몸이 질풍이 되어 쇄도했다.
한 호흡을 들이마실 만큼의 찰나.
암황이 머리 옆으로 거대한 주먹이 스쳐 지나갔다.
파아앙!
공기를 통째로 박살내버릴 듯한 파공성이 고막을 찔렀다.
종이 한 장 차이로 그 일격을 피해낸 암황이 주먹으로 턱을 노렸다.
콰앙! 이번에는 헤라클레스가 그 주먹을 받아쳤다.
거의 같은 시간에 반대편에 있는 몽둥이가 암황의 복부를 쪼개기 위해 횡으로 가로질렀다.
“가소롭다!”
암황이 흑천마황공을 끌어올려 몽둥이의 궤도를 비틀었다.
하지만.
“……!!!”
정확한 타이밍도. 수없이 반복한 기술도.
심지어 그걸 뒷받침하는 내공 역시도.
압도적인 힘으로 찍어눌러버리는 게 바로 헤라클레스라는 반신이 지닌 격이었다.
쿠쿠쿠쿠쿠쿠!
암황의 몸이 몽둥이에 짓눌렸다.
[헤라클리스가 고유 능력 ‘12개의 과업’을 발동합니다!] [‘히드라의 독’이 주먹에 주입됩니다!]“고작 이게 평생 동안 무를 쌓아올린 자들의 힘이라니. 지나치게 오만한 별명을 스스로에게 붙였구나.”
녹색 빛으로 물든 주먹이 암황의 심장을 노렸다.
일격필살(一擊必殺).
맞으면 한 번에 몸이 흐물흐물 녹아 버릴 거다.
물론. 맞는다면 말이다.
[천마신공 ‘천마일검(天魔一劍)’이 발동됩니다!]서걱!
검광이 번뜩이자 길고 긴 핏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헤라클레스가 한 손으로 목을 움켜잡았다.
“지……존.”
“암황. 쉬고 있거라. 이 자는 내가 맡겠다.”
천마의 검에서 검은 강기가 일렁였다.
아까와는 확연이 다른 기운.
10성을 넘어선 천마신공은 흉흉하다 못해 불길했다.
“오거라. 무림의 무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걸 알려주지.”
“호오. 확실히 네놈은…… 제법 쓸만하군.”
헤라클레스가 상처의 깊이를 살피더니 씨익 웃었다.
제대로 된 적수를 만났다는 사실이 즐거웠는지, 본격적으로 투기를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이에 한 치도 밀리지 않고. 천마가 천마신공의 정수를 해방하였다.
콰콰콰콰콰콰!
서로 다른 색의 마력이 격돌했다.
* * *
‘역시 쉽게 가지는 않는다 이건가.’
헤라클레스와 천마의 전투를 지켜보던 진혁이 주먹을 지그시 쥐었다.
강력한 지원군이던 안드리아와 에브라함, 그리고 스승님이 전선에서 이탈한데다, 유일하게 주신급과의 전투에서 우위를 점칠 수 있는 천마까지 발이 묶였다.
치열한 난전 중에서 저 정도로 거대한 벽은 없을 것이다.
“역시, 왕을 잡는 수밖에 없어 보이네.”
진혁의 곁에 엘리스가 다가왔다.
혼자서 수백이 넘는 그리스의 전사들을 쓸어버린 걸 보니 진조는 진조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도달할 수 있을까요?”
테레사도 먼지투성이의 방패를 고쳐잡았다.
쉬지 않고 이어진 전투에 테레사 역시 만신창이에 가까운 상태였다.
자가 회복 능력이 없는 천유성이야 말할 필요도 없었고.
“모두가 벌어준 시간이다.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떠나서 무조건 성공시켜야겠지.”
천유성이 장검을 옆으로 뻗었다.
“다들 무사했네.”
사지를 함께 헤쳐 온 동료들.
이 정도 멤버가 모여 있으면 어떻게든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척!
진혁이 ‘홍련’을 역수로 쥐었다.
그 말대로 제우스에게 한 방 먹일 수 있다면 이 싸움을 완전히 끝낼 수 있을 것이다.
제아무리 제우스가 호전적이라고 해도 결계가 뚫린 시점에서 제한 시간이 걸린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끝내지 못한다면 스스로가 약하다는 걸 증명하는 꼴일 테니까.’
전투를 지켜보던 다른 세력들이 오히려 올림포스를 공격할 계기가 될 것이다.
“가자.”
진혁이 가장 선두에 섰다.
곧바로 고인물 코퍼레이션의 소수 정예들이 올림포스가 있는 부유석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우웅!
“갈게! 주인!”
운디네가 물보라를 한껏 모았다.
쿠쿠쿠쿠쿠!
물방울이 폭발하며 기다란 물줄기가 부유석까지 솟구쳤다.
물 위에 올라탄 진혁과 나머지 멤버들이 단숨에 올림포스의 주신들을 내려다보는 위치에 도달했다.
“넌……!”
헤르메스가 두 눈을 부릅떴다.
“감히, 여기가 어딘 줄 알고 함부로 발을 들이미는 것이냐!”
“죽고 싶어 환장을 한 건가!”
올림포스의 나머지 주신들 역시 발을 구르며 화를 표출했다.
판테온 신전을 상징하는 기둥들의 꼭대기에 인간들이 서 있으니 당연히 분노가 터져나올 수밖에.
무엇보다 고작 넷이서 자신들에게 맞선다는 사실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치욕적이었다.
“너무 열들 내지 말라고. 실망하지 않을 만큼 화끈한 판을 만들어줄 테니까.”
진혁이 신격들을 정면으로 바라봤다.
[고유 능력 ‘트리플 매직’을 발동합니다!]왼손에는 5대 원소를 망라하는 마법을.
그리고.
[고유 능력 ‘검의 무덤’이 발동됩니다!]오른손에는 검마의 마지막 초식을 발현시킬 강기를 끌어올렸다.
그걸 기점으로 모두가 자신의 고유 능력을 해방했다.
[고유 능력 ‘검의 노래’가 발동됩니다!] [고유 능력 ‘별의 가호’가 발동됩니다!] [고유 능력 ‘블러드 로드’가 발동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