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he Max-Level Newbie RAW novel - Chapter (522)
522화. 고인물 코퍼레이션 VS 올림포스 (2)
콰아아앙!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육탄 돌격.
북유럽의 전사들이 올림포스의 진열 깊숙이 파고들자 전선에 거대한 동요가 일어났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유리한 고지를 조금씩 선점하고 적의 빈틈을 찾아내는 게 전쟁의 기본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북유럽 쪽에서 하는 것은 그런 수읽기 따위가 아닌, 오롯이 안으로 파고들어야겠다는 목적 하나만을 위해 모든 걸 내던지는 중이었다.
“이런 미친 놈들…….”
“아주 제정신이 아니야. 대체 무슨 생각인 거냐!”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다.
그저 광기에 젖은 채 미친 듯이 앞으로 돌격하기만 했다.
문제는…….
“죽여라!”
“크하하하!”
“이번에야말로 발할라로 갈 수 있겠군!”
“첫 번째로 가는 영광은 내가 갖겠다!”
그 정신 나간 돌격이 의외로 막기 어렵다는 점이다.
열이 죽으면 백이. 그리고 백이 죽으면 이백이 달려든다.
전술도 전략도 사라진 일점 돌파는 어느새 부유석이 있는 인근까지 도달한 상태였다.
“마, 막아라!”
“저쪽으로 가게 해선 안 된다!”
올림포스의 전사들이 목에 핏대를 세웠다.
그러나, 이미 내부로 파고든 오딘을 막을 순 없었다.
[오딘이 Lv??? ‘오로라의 여명’을 발동합니다!]황금색 빛들이 낙하하며 일방적인 학살이 시작되었다.
콰아앙!
콰콰콰쾅!
섬광에 휘말린 이들이 그대로 불타버렸다.
비명 소리 한 번 들리지 않을 만큼 압도적인 화력이다.
“거의 다 왔다. 조금만 더 밀어붙여라!”
오딘이 거대한 양손 검을 휘두르며 전사들을 독려했다.
이제 몇십 미터만 더 가면…….
공간에 위화감이 느껴지는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물론, 여기서부터는 올림포스 쪽에서도 가장 신경을 써서 대비하고 있는 지점이었다.
다시 말해 이번에 온 전력 중에 최상위 정예들만 골라 배치해뒀다는 뜻이다.
“크아아!”
“크오오오!”
50m가 가볍게 넘는 덩치.
타이탄 족이 부유석의 아래 쪽에서 오딘을 맞이했다.
콰아앙!
일격에 파이는 지면.
주먹 한 번에 운석이 떨어진 듯한 크레이터가 만들어졌다.
“끄아아악!”
“으아악!”
이번엔 바이킹 전사들 사이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기간토마키아를 일으킨 거신족들의 명성에 걸맞게 엄청난 크기와 힘을 자랑했다.
“거신족인가…….”
오딘의 발걸음이 멈췄다.
‘오로라의 여명’을 정통으로 맞고도 버텨내는 타이탄들을 상대한다는 건 계획 밖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속전속결을 강조한 이상 진군에 거침이 없어야 할 터.
“이쪽도 그 크기에 상응하는 걸 불러주마.”
“캬오오오!”
오딘의 명령에 거대한 무언가가 도약했다.
툭……!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가벼움.
검은 갈퀴를 휘날리며 날아온 늑대가 가장 앞에 있던 타이탄 족의 목덜미를 물어뜯었다.
콰드득!
“커억!”
엄청난 양의 혈액이 허공을 따라 흩뿌려졌다.
동족이 쓰러지자 나머지 타이탄들이 즉각 펜리르에 반응했다.
하지만, 펜리르에게 칼을 겨누기 바로 직전.
부우우웅!
또 다시 무시무시한 파공성이 울려 퍼졌다.
용암과 화산탄이 뚝뚝 떨어지는 검이 그대로 측면을 강타했다.
콰아아앙!
또 다른 타이탄 족의 몸뚱어리가 그대로 반으로 쪼개졌다.
“…….”
수르트.
엘드요툰이라 불리는 불의 거인이며 무스펠헤임의 관문을 지키는 문지기다.
불꽃으로 만든 검은 가까이 하는 것만으로도 생명체를 소멸시키는 힘을 지녔기에, 수르트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재앙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위그드라실의 힘을 다시 받게 된 지금이야 말로 그 악몽을 재현시킬 기회.또 다시 검이 움직였다.
콰콰콰쾅!
이번엔 타이탄을 반으로 토막낸 것으로도 모자라 그 뒤에 있던 일그러진 균열까지 영향을 미쳤다.
화산탄이 사방으로 휘날리며 일대가 불바다로 변했다.
그렇게.
우두둑……!
포세이돈의 결계에…….
……아주 미미한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 * *
외부에서 일어난 충격.
“뭣이?”
포세이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치켜들었다.
완벽하게 승리를 굳히는 타이밍에 갑자기 외부에서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포가튼 아틀란티스’에 균열이 발생합니다!] [‘세상을 삼키는 입’의 절대력이 손상되었습니다!]최악의 상황이 이어졌다.
고유 성창이 파훼되면서 필승 패턴이 깨져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틈을…….
진혁이 놓칠 리 없었다.
“유성아!”
“알고 있다!”
진혁과 천유성의 검이 동시에 불타올랐다.
외부에서 만들어준 틈은 고작 몇 초 남짓.
그 안에 모든 걸 베어버릴 일격을 준비해야 한다.
“큭!”
“잔재주를……!”
아폴론과 아르테미스가 황금 화살을 시위에 걸었다.
포세이돈이 회복될 때까지 시간을 벌어줄 셈이었다.
하지만, 진혁이 아공간을 해방하는 게 한 발 더 빨랐다.
[아공간이 개방됩니다!]“모오오기이이!”
“미요오오!”
열린 틈 너머로 샛노란 눈과 까만 비늘을 지닌 고구마와 후라이드가 나타났다.
두 고대종의 입을 따라 맺히는 서로 다른 색의 마력.
쿠쿠쿠쿠쿠쿠!
우우우웅!
[고구마가 고유 성창 ‘단죄의 검’을 소환합니다!] [후라이드가 고유 능력 ‘열화의 폭풍’을 발동합니다!]붉게 물든 검 위에 모든 것을 바싹 말려버릴 열풍이 덧씌워졌다.
압축되는 마력이 순식간에 임계점을 돌파했다.
브레스와 브레스.
서로 다른 형태를 띠고 있지만, 원류는 같다.
불과 그리고 이름 모를 속성에 기반을 둔 두 개의 겁화가 완전히 개화했다.
그렇게 날아오는 두 발의 화살에 맞춰…….
콰콰콰콰콰콰콰!
고구마와 후라이드의 브레스가 허공을 가로질렀다.
한 줄기 빛이 점멸하며 붉은 검이 눈 깜짝할 사이에 아폴론과 아르테미스의 화살을 불태워버렸다.
그런데 바로 그때.
“제법…… 강력한 브레스구나.”
사라진 두 화살 뒤로 푸른 스파크가 솟구쳤다.
“하지만, 안타깝군. 내 능력은 브레스와는 완전히 상극이라서 말이지.”
제우스의 고유 능력인 ‘아스트라페’다.
파츠츠……!
푸른 번개가 단죄의 검을 집어삼켰다.
검의 주위로 푸른색 번개들이 미친 듯이 날뛰며 검을 지탱하는 화염구들을 갉아먹었다.
마치, 그 자리에서 멈춘 것처럼.
단죄의 검이 속도를 잃고 지면으로 떨어졌다.
“원래는 끝까지 나설 생각은 없었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게 됐군. 솔직히 말해 여흥치고는 너무 과했어.”
하찮은 필멸자들의 재롱잔치에도 선이 있는 법.
조금 전까지는 흥미도 있고 적당한 긴장감도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성가신 걸 아득히 넘어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분노가 솟구칠 지경이었다.
“제우스! 아직은 내가……!”
“아니, 형제의 역할은 그걸로 충분하다. 이제는 내가 직접 종지부를 찍도록 하지.”
제우스가 포세이돈의 앞으로 나서며 또 다른 아스트라페를 꺼내들었다.
공격과 공격의 공백이 생기는 시점. 그리고 동시에 제우스라는 거물이 선두로 나서는 시점이었다.
……지금이다.
진혁이 천유성의 옆에 섰다.
천유성 역시 진혁의 옆에서 함께 검을 겨눴다.
두 개의 검의 궤적이 하나로 모이며…….
처음부터 하나인 검격이 완성되었다.
[‘이검일합(二劍一合)’이 발동됩니다!]거기에…….
“후우…….”
테레사의 신성력이 은은한 빛을 내며 피어올랐다.
[능력이 중첩됩니다!] [고유 능력 ‘만상공유’의 이해도가 최대치로 판정됩니다!]처음 탑이 나타나고 이어진 인연.
수많은 전투를 함께하고 극악의 관문들을 돌파해왔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행동할지. 그 누구보다 서로를 잘 이해할 수밖에 없다는 소리다.
우우우웅!
마력들이 하나로 모여들었다.
일검으로 구현된 검격이 신성력과 반응하자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로 화했다.
제우스의 눈썹이 역팔자로 휘었다.
심상치 않은 능력이 발현되려 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낀 것이다.
“죽여 버리겠다!”
포세이돈 역시 괴성을 내지르며 트라이던트를 휘둘렀다.
거친 물보라가 일어나더니 이내 모든 걸 집어삼킬 듯한 파도가 만들어졌다.
파도의 물결을 따라 보인 건 물로 만든 9마리의 말.
[포세이돈이 Lv??? ‘아쿠아 페가수스’를 발동합니다!]파도가 해일이 되어 고인물 코퍼레이션의 멤버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동시에.
마지막으로 엘리스의 마력이 검격에 스며들었다.
“보여주거라. 짐이 계약한 자가 누구인지.”
붉은 피로 만든 혈액들이 검격과 결합하자 형언할 수 없이 불길한 기운이 뿜어졌다.
이걸로 네 명.
고인물 코퍼레이션의 전력이라 할 수 있는 일검이 완성되었다.
[특수 스킬 ‘시대를 가르는 검’이 발동됩니다!]콰앙!
탓!
진혁과 천유성이 동시에 앞으로 질주했다.
그 뒤를 테레사가 보호하듯 따랐고.
엘리스는 하늘을 나르며 기운이 흩어지질 않게 갈무리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붉은 파도와 희고 검은 검이 앞으로 뻗었다.
파츠츠!
제우스의 아스트라페와 포세이돈의 해일 역시 기세를 더하며 최후의 일격을 가늠했다.
그리고 마침내…….
영겁 같았던 질주가 끝나고 두 개의 빛이 하나의 점에서 충돌했다.
콰콰콰콰콰콰콰콰콰!
신화와 신화의 격돌.
고유 성창으로 만들어진 결계에 거대한 균열이 일어났다.
터무니없는 충격을 감당하지 못했기에 심상을 구현하는 세계 그 자체가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쿠쿠쿠쿠쿠쿠!
조각조각 나 떨어지는 파편들.
온 몸이 갈기갈기 찢겨 나갈 것만 같다.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말 그대로 피부 전체가 피로 물들고 있었다.
“크으윽…….”
“빌어먹을, 무슨 놈의 스킬이 이리 강하다니.”
“견딜 수가…… 없어요.”
다들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이미 한계치를 아득히 돌파해버린 상황.
쥐어짤 수 있는 힘도. 견딜 수 있는 저력도 남아 있지 않았다.
엘리스를 제외한다면 보유하고 있는 마력의 절대량에서 너무나 큰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시대를 가르는 검’의 투기 역시 한풀 꺾여 위태롭게 흔들렸다
그럼에도…….
진혁은 오히려 그 불길 속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저벅.
아직,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용할 수 있는 카드들이 남아 있다.
[직업특성이 발현됩니다!] [황도십이궁 ‘천칭자리’가 당신의 부름에 응답합니다!]12개의 별자리 중 하나가 눈부신 광휘를 내뿜었다.
간극 스탯과 비슷하게 세력과 세력 간의 격차를 좁혀주는 힘.
천칭이 두 능력을 저울질했다.
그리고 그 순간.
콰콰콰콰콰!
아스트라페의 번개가 순간 진혁이 있는 쪽으로 빨려들었다.
[‘번개 속성’ 강화가 추가됩니다!]오히려 능력의 일부를 빼앗긴 상황. 제우스가 두 눈을 터질 듯이 부릅떴다.
[‘패도의 왕관’을 꺼냈습니다!]진혁의 머리를 따라 탑을 상징하는 왕관이 나타났다.
쿠쿠쿠쿠!
검의 색이 확연히 밝아졌다.
이제는 아스트라페보다 훨씬 더 밝고 강렬한 빛이 타올랐다.
진혁과 천유성이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짰다.
“으아아아!”
“간다아!”
위에서…….
……아래로.검이 대기를 갈랐다.
서걱!
상상할 수 없는 열풍이 뒤를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