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he Max-Level Newbie RAW novel - Chapter (543)
543화. 이름 없는 고대룡 (2)
콰콰콰콰콰콰콰!
또 다른 검이 팬드래건의 심장으로 향했다.
“으아아아!”
팬드래건이 비명을 지르며 모든 마력을 끌어모았다.
한 개는 몰라도 두 개는 안 된다.
공격을 포기해서라도 어떻게든 방어에 모든 힘을 쏟아부어야 했다.
[팬드래건이 Lv??? ‘검은 장막’을 발동합니다!]흑염이 모여 기다란 장막을 만들었다.
단죄의 검에 있는 불길을 흡수해버리려는 계획에서다.
그런데.
화르륵!
단죄의 검은 오히려 검은 장막에 둘러진 흑염을 흡수하며 더욱더 기세를 더해갔다.
이글거리는 화염이 실드를 송두리째 태워버렸고.
“크아아악!”
단죄의 검이 드래곤 스케일을 가르며 살 속 깊숙이 파고들었다.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나오며 팬드래건이 목이 터져라 비명을 질렀다.
몸 속의 신경이 곤두서는 듯한 감각.
생전 처음 느껴보는 생소한 고통이다.
단언컨대 지금까지는 단 한 번도 이 정도로 심한 상처를 입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비명을 질러대는 이 순간에도 붉게 타오르는 검은 드래곤 하트가 있는 곳을 향해 파고들고 있는 중이었다.
우둑! 콰드득!
갈비뼈가 부러지기 시작했다.
“안 돼… 잠깐, 크아아아… 기다려라. 기다리란 말이다!”
고대룡 역시 드래곤 하트가 파괴된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
모든 것을 다 내주고서라도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소리다.
흑염이 다시 한 번 솟구쳤다.
그리고 그것이 팬드래건이 한 최악의 실수가 되었다.
치이이익!
본래라면 밖으로 뿜어져야 할 흑염이 상처를 타고 내부로 스며들었다.
꺼지지 않는 겁화가 몸 속에서부터 장기를 갉아먹기 시작한 것이다.
“……!!???”
팬드래건의 애원이 다시 한 번 바뀌었다.
살려달라는 것에서.
죽여달라는 것으로.
“그만… 빨리! 어서 드래곤 하트를 파괴해서 날… 끄으으… 이 지옥에서 벗어…나게 해다오. 제발!”
거대한 체구의 드래곤이 땅을 뒹구는 장면은 생각보다 썩 유쾌하지 않았다.
굉장히 고생을 시킨 적이라는 걸 감안해도 말이다.
진혁이 마력을 해제한 채 팬드래건의 코앞까지 다가갔다.
“왜… 브레스를… 그만 두는….”
팬드래건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이제 조금만 더 하면 검이 심장을 관통하기 직전이었기 때문이다.
“아니, 나도 확실하게 끝내고 싶긴 한데, 마력이 다 떨어져서… 미안하지만, 숨을 끊는 건 힘들 것 같아.”
진혁이 턱을 괸 채 정말로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끄으으… 발뭉을, 그 저주받은 검을 쓰면 되지 않느냐.”
“싫어.”
“대체 왜!”
“무겁거든.”
이 거대한 대검을 잡고 휘두르는 게 보기보다 힘이 많이 든다.
이미 마지막 남은 마력을 쥐어짜서 만상공유까지 쓴 탓에 팔다리가 후들거렸으니까.
진혁이 ‘굴종의 손아귀’를 사용해 저 멀리 있던 얼음 덩어리를 가져왔다.
그리고 아공간에서 꺼낸 컵에 콜라를 꼴꼴꼴 따른 뒤 홀짝이기 시작했다.
“크아아악! 여, 염력을 쓸 마력은 있고… 검을 휘…두를 힘은 없다고?”
“응. 미안.”
진혁이 생긋 웃었다.
결국, 참다 못한 팬드래건의 목소리가 다급해졌다.
“이 고통만 끝나게 해준다면… 내가 뭐든 하겠다. 원하는 게… 있다면 뭐든지…!”
[팬드래건이 ‘드래곤의 약속’을 발동합니다.] [용언의 제약으로 인해 한 번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켜지게 됩니다.]일부러 상대를 방치한 건 결코 가학적인 취미가 있어서가 아니다.
팬드래건의 능력을 복사하고 덤으로 드래곤이 내거는 소원까지 얻으려면, 이런 과정이 반드시 필요했을 뿐.
[복사 조건: 드래곤은 은원 관계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확실한 종족. 그런 팬드래건에게 드래곤의 약속을 얻어낸다면 그가 보유한 고유 성창과 고유 능력, 그리고 스킬 중 하나를 복사할 수 있게 됩니다.]그야말로 골수까지 다 뽑아먹을 수 있는 셈.
이것이야말로 1석 2조 아닌가?
진혁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너도 명색이 드래곤이라면 레어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지?”
“……레, 레어 말이냐? 설마….”
“맞아. 네가 생각하고 있는 거. 그걸 통째로 나한테 넘긴다면 깔끔하게 보내줄게.”
“하, 하지만….”
팬드래건이 격통 속에서도 말끝을 흐렸다.
보물에 대한 욕심은 드래곤의 본능.
하물며 수만 년을 쌓아온 걸 송두리째 넘긴다는 건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럼, 계속 여기서 서서히 불타면서 죽든가. 어차피 죽으면 보물이고 뭐고 다 쓸모없는 거 아니었나. 안 그래 구마야?”
“모기이이!”
어느새 원래 형태로 돌아온 고구마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건 몰라도 진혁이 무사하다는 사실이 그 무엇보다 기쁜 모양이다.
“알…겠다. 빌어먹을, 다 가져가라….”
팬드래건이 모든 걸 포기했다.
사각!
룬어로 만든 양피지 한 장이 진혁의 가슴팍에 떠올랐다.
검은 용이 새겨진 씰링.
팬드래건의 레어가 있는 위치와 안전하게 내부에 들어갈 수 있는 암호가 적힌 양피지일 것이다.
‘이번 일만 마무리하고 바로 넘어가면 되겠네.’
진혁이 양피지를 아공간 한 켠에 잘 보관했다.
“이제… 네가 약속을 지킬 차례다.”
“알고 있어.”
철컥!
진혁이 양 손으로 거대한 대검을 붙잡았다.
발뭉의 검신을 따라 검은 마력이 피어올랐다.
부웅!
일검(一劍).
깔끔한 수직 베기 한 번으로 팬드래건의 목이 완전히 날아가버렸다.
흑염으로 고통받던 고대룡의 삶이 끝을 고하는 순간이었다.
동시에.
띠링! 띠링!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드래곤 본’을 획득하셨습니다!] [‘드래곤 스케일’ – 250kg을 획득하셨습니다!] [최상급 마정석 28개를 획득하셨습니다!] [파손된 ‘드래곤 하트’를 획득하셨습니다!]레벨업과 함께 무수히 많은 아이템들이 쏟아져나왔다.
[능력 복사에 성공했습니다!] [고유 성창 ‘플레이그’를 복사하셨습니다!] [플레이그]입수 난이도: 측정 불가
흑염룡 ‘팬드래건’의 고유 성창으로 닿는 것을 모조리 불태워버리는 흑염을 소환합니다. 숙련도에 따라 흑염은 다양한 형태로 변형될 수 있으며 동급의 브레스나 고유 성창이 아닌 한 방어가 불가능합니다.
[복사된 능력은 ‘세계의 기억’에 저장됩니다.]좋아.
이걸로 대충 마무리했다.
다음은….
진혁의 시선이 나노리프에게 향했다.
흠칫하고.
“왜? 왜… 난 또?”
나노리프가 몸을 가늘게 떨었다.
인간이 브레스를 뿜어내는 것도 어이가 없는데, 팬드래건의 목숨을 가지고 거래까지 해버렸다.
생사여탈권을 완전히 쥔 채 고대룡을 농락하는 것까지 본 상황에서 어떻게 감히 반항을 한단 말인가?
“다음 층계로 가는 권한이 좀 필요한데, 알아서 챙겨줄 수 있지? 굳이 보스 자리를 지키겠다고 한다면야 한번 더 놀아주고.”
부탁이 아닌 통보.
거절했다간 팬드래건의 뒤를 따르게 된다.
“무, 물론이야. 안 그래도 이 유적이 마음에 안 들었는데, 나도 짐 싸서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고민 중이었어. 자, 여기 통과증이야. 하하.”
나노리프가 유적의 보스 몬스터에서 스스로 물러섰다.
권력의 맛이 달콤하긴 했지만, 목숨보다 중한 것은 아니었다.
[33층을 최초 공략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최초 공략자는 플레이어 ‘강진혁’과 ‘고인물 코퍼레이션’의 공격대입니다.]그렇게.
또 하나의 업적이 추가되었다.
‘이제 마지막으로….’
진혁이 개인 상태창을 활성화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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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강진혁
성별: 남
레벨: 250
힘 109 민첩 121 체력 130 마력 549 간극 100 행운 10 적응형 78 정기 190.55
보유한 스탯 포인트: 78
보유한 코인: 18,136,442
직업: 룬의 지배자
고유 성창: ‘역천(逆天)의 륜’, ‘페이즈 2’, ‘8개의 늪’, ‘백야(白夜)’, ‘파이널 제네시스’, ‘다운 폴’, ‘플레어 이클립스’, ‘라스트 마이스터’, ‘철련화’, ‘플레이그’.
고유 능력: ‘융합(融合)’, ‘검의 무덤’, ‘별의 가호’, ‘아누비스의 심판’, ‘혈마기(血魔氣)’, ‘만다라(曼茶羅)’, ‘1초 무적’, ‘천독(千毒)’, ‘하얀 맹수’, ‘만상공유(萬祥共有)’, ‘태양의 성역’, ‘흑천마황공(黑天魔皇功)’, ‘트리플 매직’, ‘거신의 일격’, ‘화룡의 숨결’, ‘고속검(高速劍)’, ‘툼그레이브의 오른팔’, ‘버서커’, ‘바람의 영역’, ‘음영극살(陰影亟殺)’, ‘태초의 불꽃’, ‘혈폭(血爆)’, ‘검은 눈물’, ‘툼그레이브의 다리’, ‘괴력난신(怪力亂神)’, ‘군단의 핵’, ‘고대 결계’, ‘천마신공(天魔神功)’, ‘멘트라 테이밍’, ‘니힐리즘’, ‘멸천만독(滅天萬毒)’, ‘적토승마(赤兎乘馬)’, ‘기계군주’, ‘극진태권도’, ‘몽마의 맹세’, ‘해류의 의지’, ‘배교자의 황금사과’, ‘섭식성장(攝食成長)’, ‘굴종의 손아귀’, ‘어스 퀘이크’, ‘산성 더듬이’, ‘포이즌 로드’, ‘카스카 디아슬라브’.
스킬: 스킬의 내용이 너무 많아 ‘접어 두기’ 상태로 전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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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50레벨.
몽상의 다리에서 네임드급 가디언인 ‘크리드’를 사냥하고 더불어 고대룡 ‘팬드래건’까지 잡은 결과였다.
‘스탯 포인트 78은 엄청나긴 하네.’
너무 많이 쌓여 있어서 뭘 올려야 할지 감도 오질 않는다.
그 정도로 이번에 들어온 보상은 하나같이 막대했다.
[힘이 109 → 119로 상승합니다.] [민첩이 121 → 131로 상승합니다.] [체력이 130 → 148으로 상승합니다.] [마력이 549 → 589로 상승합니다.]힘과 민첩은 균등하게.
체력과 마력엔 비중을 싣는 방식으로 분배가 끝났다.
우우웅!
따스한 빛이 몸에 스며들며 전신에 힘이 넘치는 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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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층이 공략된 지 삼 일이 흘렀다.
하지만, 34층으로 가는 사람보다는 33층에 머무는 사람들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팬드래건으로 인해 수정의 탑이 반파된 터라, 리플로어에서 수많은 퀘스트들이 범람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때아닌 꿀 퀘스트들을 얻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형! 여기, 이쪽 복구 퀘스트 클리어하면 연계 퀘스트 2개 성공시키는 걸로 인정해준대요!”
“마정석 광산에 가실 분 세 분만 더 모집합니다!”
“동쪽 늪에 수정 골렘 사냥하러 가실 분 있나요? 보상으로 마도공학 관련 장신구가 드랍돼요!”
각종 길드는 물론, 용병과 플레이어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적어도 일주일 정도는 이곳에서 최대한 기연과 보상들을 얻으며 성장하는 데 주력할 생각에서다.
그리고 현재.
모두가 33층에 몰려 있는 사이, 진혁은 완전히 동떨어진 장소에 도착해 있었다.
[흑염룡 ‘팬드래건의 레어’에 입장합니다.]시련의 탑 46층.
아직까지 그 어떤 플레이어도 도달하지 못한 곳에 낯선 침입자들이 나타났다.
“호오. 이곳이 그 탐욕스러운 드래곤의 안방이더냐?”
엘리스가 거대한 화산의 입구를 바라봤다.
가능하면 혼자 오려고 했지만, 온갖 재화와 보물들이 넘쳐나는 드래곤의 레어라는 걸 안 엘리스가 그걸 용납할 리 없었다.
수집욕에 관해서 만큼은 어딜 가서도 밀리지 않았으니까.
뭐, 얼마나 대단할지는 들어가보면 알 수 있을 터.
그럼….
“가보자고.”
진혁이 앞장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