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he Max-Level Newbie RAW novel - Chapter (577)
577화. 신화 속 전쟁의 종막 (1)
띠링!
[복사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천유성과 테레사 그리고 안드리아가 명계에 갇혀 있던 헤라클레스의 가족을 해방시켰다.
이건 그 성공을 알리는 메시지다.
‘역시, 든든하다니까.’
믿고 맡기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동시에 짊어지고 있던 부담감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이제는 모든 상황을 여유롭게 주도하며 선택지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뿌드득….
궁지에 몰린 제우스는 이 모든 상황에 욕이 저절로 솟구쳤다.
“헤라클레스의….”
“응?”
“놈의 가족의 위치는 계속 바뀔 텐데, 그건 어떻게 알아낸 거지? 아무리 페르세포네가 있다고 해도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는 건 불가능할 텐데?”
만에 하나를 위해 이 부분만큼은 직접 뽑은 전사들에게 맡겼다.
오랜 세월 정상에 군림하면서….
……왕국이 무너지는 건 언제나 가장 가까이 있는 이들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 그거?”
진혁이 어깨를 으쓱였다.
“추적에 아주 능숙한 조력자가 한 명 있거든.”
아르테미스라고.
사냥에 최적화된 추격꾼이 있다.
해가 져 있을 때는 모든 능력치가 30% 상승하는데, 언제나 밤인 명계는 그녀에게 있어 최적의 사냥터였다.
게다가 하데스가 죽음으로서 명계의 주인 자리가 빈 것도 단단히 한몫했다.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더니… 우리 쪽을 단단히도 구워삶았구나.”
“원래 리더가 무능하면 밑에 있는 직원들의 불만이 쌓이는 법이거든.”
“그래, 인정하마. 수 싸움도 훌륭하고 정보공작도 뛰어나다는 걸. 하지만 네놈의 계획에는 결정적인 허점이 있다.”
제우스가 번개의 힘을 끌어모았다.
파츠츠!
쿠르릉… 콰앙! 콰콰쾅!
천둥이 치며 엄청난 수의 스파크들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아무리 장난질을 많이 치더라도 결국 그 모든 것의 머리인 네놈이 죽는다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뇌신(雷神) – ‘번개의 권역’이 발동됩니다!]콰콰콰콰콰콰!
번개들이 일제히 내리쳤다.
내리치고 또 내리쳤다.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무로 돌아갈 때까지.
압도적인 마력과 숫자.
새하얗게 물든 시야 속에서 형체를 남길 수 있는 것 따윈 아무것도 없어 보였다.
설령, 주신의 몸이라 할지라도 제우스의 분노를 감당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렇게 얼마나 벼락이 내리쳤을까?
길고 길었던 천재지변이 끝난 자리에 매캐한 연기가 솟구쳐 올랐다.
“고작 인간 한 명을 상대로 너무 과했군.”
제아무리 대단한 놈이라도 이 모든 벼락을 피했을 리 만무하다.
그렇다고 저 속에서 살아남는다는 건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설마…?”
연기가 걷히며 나타난 광경은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 * *
[융합에 성공했습니다.] [고유 성창 ‘페이즈 2’, 고유 능력 ‘12개의 과업’, 고유 능력 ‘툼그레이브의 오른팔과 다리’로 인해 새로운 고유 성창이 개방됩니다.] [고유 성창 ‘네메시스’]내용: 일시적으로 헤라클레스의 신체를 불러올 수 있게 되며, 툼그레이브를 비롯한 모든 거신족의 고유 성창과 고유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4개의 수정구체는 상대방의 공격에 대응하는 절대 방어를 구현화하게 합니다. 단, 이 능력이 발동되는 동안 매우 많은 체력과 마력이 동시에 소모됩니다.
[융합된 능력은 ‘세계의 기억’에 저장됩니다.]연이어 나타나는 상태창을 읽으며.
진혁은 기분 좋은 고양감을 전신으로 느꼈다.
드디어….
기존에 보유한 능력들과 헤라클레스로부터 복사한 능력으로 인해 최강의 힘 중 하나를 손에 넣었다.
50층을 공략하기 위한 여러 조건들 중 또 하나가 달성된 순간이다.
꾸욱….
시선이 몸으로 향했다.
‘페이즈 2’ 때와 마찬가지로 검게 변한 신체.
하지만, 그때보다 훨씬 더 날렵하고 날카로운 흑염이 타올랐다.
보랏빛을 띤 4개의 수정구는 몸에서 1m 떨어진 곳에서 부유하고 있었다.
“네놈… 대체… 어떻게…?”
제우스가 말을 더듬었다.
설마 저 속에서 사지 멀쩡할 거라는 생각은 손톱만큼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을린 상처 하나 없다니.
저곳에 있는 게 헤라클레스라 하더라도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는 건….
“뛰어넘었다는 말인가.”
헤라클레스를 상회하는 신체를 손에 넣었다는 뜻이 된다.
경악과 당혹감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콰앙!
진혁이 자리를 박찼다.
‘패도의 왕관’의 힘으로 인해 천마군림보의 효과가 대폭 상승했다.
한 줄기 폭풍이 대기를 관통했고.
번개로 만든 권역 안으로 들어온 진혁이 제우스의 코앞에 이르렀다.
쿠쿠쿠쿠쿠!
응축된 마력과 마력이 충돌한다.
시간으로 치면 채 0.1초도 안 되는 찰나였지만, 서로의 심장을 꿰뚫기엔 충분하고도 남는 시간이었다.
툭!
진혁의 주먹이 제우스의 갑주에 닿았다.
[흑천마황공과 천마신공]무림에 뿌리는 두 개의 무공이 하나로 합쳐졌다.
[신공일합]이건 그 둘조차도 모르는 영역이다.
두 개의 신공을 모두 경험하고 익힌 자만이 도달할 수 있는 경지였으니까.
기묘한 기운이 패도의 왕관과 공명하며 주먹에 더욱더 깊은 빛을 불러일으켰다.
일점으로 응축된 푸른빛이 한계를 돌파하며 폭발했다.
‘천아렬권(千牙裂拳)’
유형화된 천 개의 어금니가 제우스의 신체를 집어삼켰다.
카가가가가각!
“크아아악!”
모였던 번개들이 한꺼번에 흩어졌다.
쿠쿠쿠쿠… 콰콰콰쾅!
충격파와 함께. 제우스가 반대편 호수까지 날아가 버렸다.
진혁이 자리에서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정면을 바라봤다.
“엄살피우지 말고. 조금 따끔한 정도로 왜 이리 앓는 소리를 내?”
겨우 이 정도로 죽을 제우스가 아니다.
물론, 충격은 있었겠지만 전의가 꺾일 정도는 아닐 거다.
적어도 내가 아는 자존심 센 주신이라면 말이다.
그 순간.
파츠츠!
압축된 아스트라페가 자욱한 수증기 틈으로 쏘아졌다.
아까 전에 무차별적으로 퍼붓던 것과 달리 몇 번의 압축을 거듭한 진짜 아스트라페였다.
우우웅!
진혁이 그 자리에서 또 다른 능력을 발동시켰다.
[12개의 과업 – ‘헤라클레스의 활’이 소환됩니다.] [툼그레이브의 오른팔과 왼팔이 재현됩니다.]헤라클레스의 진정한 위용은 근접 전투가 아니다.
히드라의 맹독을 바른 화살과 압도적인 힘이 바탕이 된 궁술이 포인트지.
보통의 근력 스탯으론 어림도 없는 일이었지만….
……그걸 가능케 할 수 있는 신체를 손에 넣었다.
천근과 같은 시위가 눈 깜짝할 사이에 당겨졌다.
파아앙!
화살이 아스트라페와 일점에서 맞부딪쳤다.
번쩍하고.
섬광이 점멸했다.
완벽한 상쇄.
허공에서 흩어진 마력에 우위는 없었다.
“내 아스트라페와 호각이라니. 승패를 가리기가 쉽지 않겠구나.”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듯, 제우스가 이를 갈았다.
호각이라….
그 말은 어느 정도 동의한다.
하지만 말이다.
“비슷한 능력이라면 숫자가 많은 쪽이 유리하지 않겠어?”
압축한 아스트라페를 날리려면 준비 시간이 필요할 텐데.
이쪽은 조금 사정이 달라서 말이지.
[고유 성창 ‘잔류월광’이 발동됩니다!]진혁의 분신들이 제우스를 중심으로 넓게 원을 이루었다.
언뜻 봐도 열댓 명이 넘어 보인다.
게다가.
[고유 능력 ‘괴력난신(怪力亂神)’이 발동됩니다!]각각의 분신의 등 뒤로 여러 개의 거대한 팔이 자라났다.
열 배가 넘는 머릿수와 그걸 상회하는 팔에 활이 쥐어졌다.
마지막으로….
[황도십이궁(黃道十二宮) ‘사수자리’가 개방됩니다!]밤하늘이 열리며.
눈부신 별자리가 펼쳐졌다.
수많은 화살들이 유성이 되어 낙하를 준비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장관이었지만, 누군가에겐 그 무엇보다 끔찍한 악몽이 시작되었다.
제우스가 멍하니 그 광경을 보며 중얼거렸다.
“네놈은 대체… 능력이 몇 개나 되는 것이냐. 아니, 그보다 정체가 무엇이길래 이런 경지에 오를 수 있는 것이냐?”
본디 탑에 있는 자에겐 각 개인만의 고유 능력과 그를 뒷받침하는 스킬들이 주어진다.
그리고 극한의 노력을 이뤄낸 자만이 한계를 뛰어넘는 고유 성창을 손에 넣게 된다.
그런데.
대체 어째서.저 인간에겐 고유 성창에 버금가는 능력이 셀 수도 없이 튀어나온단 말인가?
이런 건 듣도보도 못했다.
50층에 거주하는 상식 외의 존재들마저도 이런 경우는 없었다.
“말해줘봤자 믿지 못할 거다.”
탑의 정상은 그 누구나 꿈꾸지만 그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이상향이었으니까.
진혁의 본체가 시위를 놓았다.
동시에.
밤하늘을 따라 유성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 * *
같은 시각.
마계에서도 또 다른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크윽….”
엘리스가 눈살을 찌푸렸다.
일방적으로 밀리는 전황.
최강의 대군형 방어 스킬이라 할 수 있는 ‘블러드 캐슬‘로도 반전을 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로드시여. 이제는….”
“피하셔야 합니다. 아니면 다 죽어요!”
“그래서 계속 말했잖아. 승산 없는 싸움이라니까? 아, 진짜 아타락시아는 왜 이리 고집만 세선. 데카서스 가주는 당신보다 약하긴 해도 바보는 아니었다고!”
벨루스를 비롯한 아타락시아의 혈족들과 오필리아 역시 한계에 도달하긴 마찬가지였다.
중반부터 투입한 뱀파이어들의 피해가 상상을 초월했다.
대부분이 전투 불능.
사망자도 속출하는 중이었다.
그나마 베리엘이 마왕들의 발을 묶어줘서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이미 전멸한 지 오래였을 것이다.
‘희망이 없어.’
그건 그 누구보다 엘리스 스스로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지금 계약자를 비롯한 나머지 멤버들도 각자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을 텐데.
자신만이 알량한 목숨을 건지겠다고 비겁한 길을 선택하고 싶지 않았다.
그건 진조로서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콰콰콰쾅!
“끄아아악!”
“츠, 측면이…!”
“적이 돌파합니다. 많아요!”
결국에 위태로웠던 성벽이 뚫렸다.
틈 사이로 엄청난 수의 마수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가까스로 유지해오던 사기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로드… 어떻게 하실 겁니까?”
“끝까지 싸울 것이다.”
스릉….
엘리스가 레이피어를 뽑으며 최후의 싸움을 준비했다.
순혈의 왕관은 이미 광채를 잃은 상황.
성벽을 유지하느라 마지막 남은 마력 한 방울까지 모두 소진해버렸다.
이제는 위대한 가주가 아닌 연약한 소녀의 몸밖에 남질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두 눈에 서린 불길은 꺼지지 않았다.
최후의 최후까지.
죽는다면 아타락시아의 가주로서 생을 다할 생각이었다.
화르륵… 콰아앙!
“키에에에!”
“케에엑!”
어느새 적들의 소리가 지척까지 들렸다.
모든 방어선이 무너졌다.
남은 자들이 결전의 의지를 다졌다.
쿵! 쿠웅! 쿵!
적과 이쪽을 가로막는 마지막 철문이 격동했다.
부서진 틈 사이로 피에 굶주린 마수들의 모습이 보였다.
검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콰콰콰콰콰콰콰!
두 줄기 빛이 전장을 가로질렀다.
[고구마, 후라이드가 ‘브레스’를 발동합니다!]두 개의 브레스로 인해 수천이 넘는 마족들이 그 자리에서 증발해버렸다.
“뭐, 뭐야?”
“적습이다!”
“드래곤… 아니, 고대종이다!”
엄청난 피해를 입긴 했지만, 수많은 전투를 치러온 마족들답게 대응이 빨랐다.
브레스는 연속으로 사용할 수 없다.
그건 모두가 아는 상식이었다.
다시 브레스가 쏘아지기 전을 노린다면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터.
하지만.
콰아앙!
두 마리의 고대종에게 다가가려던 마족들 앞에 태산이 나타났다.
저릿저릿!
심장을 옥죄는 지독한 살기.
완전히 자유의 몸이 된 헤라클레스가 닥치는 대로 마수들을 짓밟았다.
“크오오오!”
억겁의 세월 동안 올림포스의 사냥개로 살아온 헤라클레스의 분노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동시에 쌓이고 쌓인 울분을 마음껏 표출하는 반신은 마왕들조차도 마주하기 꺼릴 정도였다.
올림포스가 무너짐으로써 여유가 생긴 북유럽의 지원 역시 이어졌다.
순백의 페가수스들이 창공을 빼곡히 메웠다.
천이 넘는 발키리들이 돌격 준비를 끝마쳤다.
“흐음. 그러니까 저 성부터 수복하면 되는 건가?”
로키가 거의 다 무너진 붉은 성을 가리켰다.
“응. 안에 있는 아군을 구하는 것. 그게 최우선 목표야.”
안내를 맡은 프레이가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크하하하! 인연이라는 게 참으로 묘하군. 조금 전만 해도 목숨을 걸고 싸운 헤라클레스가 이번엔 아군이 되었다니.”
토르 역시 묠니르를 움켜쥐었다.
반격이 시작되었다.
그것도 아주 거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