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he Max-Level Newbie RAW novel - Chapter (591)
591화. 탑건 (2)
치이이익!
브레스가 지나간 자리률 따라 자욱한 연기가 솟구쳤다.
“흐음. 그걸 견딘 건가?.”
“쳇! 단단하잖아. 뱀파이어 주제에.”
알테라와 아덴이 혀를 찼다.
아무리 인간 형태였다고 해도 완벽한 타이밍에 내뱉은 브레스다.
그런데 그걸 방어 스킬만으로 받아낼 줄이야.
심지어 브레스가 막 끝난 타이밍에 블러드 스피어를 던져 반격까지 가해왔었다.
아무래도 싸움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았다.
“휴우.”
엘리스 쪽을 확인한 진혁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다행히 엘리스 쪽은 그럭저럭 버틸만 한 모양이다.
암, 누구 피를 그리 빨았는데 당연히 저 정도는 해줘야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목숨을 건 승부의 부담감 때문에 정신이 나간 것이냐? 아니면 그 어쭙잖은 총 솜씨를 믿고 날 기만할 셈이더냐?”
사멸자로부터 무시무시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젠장. 남 걱정할 때가 아니었구나.
내 이럴 줄 알았다.
솔직히 누가 내 앞에서 저런 식으로 긁어대면 속이 뒤집힐 것이다.
“아니, 그게 아니라 이건 나도 어쩔 수 없이….”
“닥쳐라!”
사멸자가 권총을 재차 겨눴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동작.
번쩍하고.
총구에서 불이 뿜어졌다.
[사멸자가 특수 스킬 ‘신살의 탄’을 발동합니다!]보통 공격을 마주했을 때 몇 가지 선택지가 있다.
받아치거나.
상쇄시키거나.
혹은 피하는.
하지만, 진혁은 찰나의 순간 본능적으로 피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였다.
퍼퍼퍼픽!
진혁이 서 있던 자리가 조금 전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뒤에 있던 바위에 거대한 원형 구멍이 생겼다.
바위를 관통한 것으로도 모자라 그 뒤에 있는 집과 집에 연이어 같은 크기의 구멍이 이어졌다.
대체 얼마나 위력이 센 거냐 저 총은?
혀률 찬 진혁이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훔쳤다.
화가 난 사멸자가 얼마나 무서운지률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더욱 두려운 건 아직까지 사멸자률 도발해야 하는 게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스킬 복사 퀘스트가 진행 중입니다.]아직까지 복사 완료를 알리는 상태창이 뜨지 않았다.
시스템이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티모 대령….’
정찰대의 규율 송을 부르면서 독침과 권총을 난사하던 그 시절을 재현하는 수밖에 없다.
사멸자의 고유성창 ‘빌리 더 키드’가 있어야 가지고 있는 탄환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으니까.
‘총은 가능하면 쓰지 않을 테지만, 만에 하나의 상황에선 사용할 수도 있으니….’
가지고 있는 카드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
주어진 조건 하에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는 가능성들이 어지럽게 얽히고설켰다.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은 짧았지만,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최선의 선택지를 골랐다.
진혁이 코인 거래소에서 또 하나의 아이템을 구매했다.
[‘십칠살모검’]입수 난이도: A
코인 가격: 15,000,000코인
공격력: 2,800
내구도: 6,000/6,000
내용: 사복검의 일종으로 17개의 칼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맹독을 머금고 있는 칼날은 매우 정교한 검술을 요구하며 잘못 다룰 경우 사용자를 크게 다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촤르륵….
칼날에 음각으로 새겨진 살모사.
연결된 검과 검이 길게 늘어졌다.
코인이 조금 아깝긴 하지만 어찔 수 없지.
A급 정도는 되어야 저 괴물을 상대로 뭐라도 해볼 건덕지가 생긴다.
“……!?”
사멸자가 움찔하고 멈췄다.
권총도 생소한 무기였으나, 사복검 역시 무림을 제외하곤 탑 전체에서 다루는 자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희귀한 무기였다.
“이제부터는 조금 매콤할 거야. 다들 열심히 싸우고 있는데, 명색이 선장이라는 놈이 마냥 밀리고만 있을 순 없거든.”
촤촤촤촤촤!
칼날이 궤도를 알 수 없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지면을 감으면서 질주한 살모사가 대번에 사멸자의 허벅지를 노렸다.
사멸자가 칼날이 날아오는 방향을 향해 총을 겨눴다.
제법 눈속임을 주고 있긴 하지만, 이런 식의 중거리 무기는 방향만 예측한다면 위협이 되기 전에 파훼가 가능할 터.
타타탕!
칼날과 칼날이 연결되는 부분을 향해 4발의 탄환이 발사됐다.
현재 있는 지점과. 앞으로 나아갈 지점. 그리고 변수가 되는 지점까지 모조리 계산에 둔 사격이었다.
그런데.
살모사의 방향이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꺾였다.
한 번. 두 번. 세 번….
벌써 시야에서 몇 번이고 칼의 움직임율 놓쳤다.
“무슨…?”
움직임 자체가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무기와 몇 번인가 싸워본 적은 있었지만, 이정도로 까다로운 적은 단연코 처음이었다.
게다가.
퓻!
사복검과 함께 날아오는 독침은 더욱더 성가셨다.
사멸자가 얼굴 바로 옆을 스치고 지나간 독침을 바라봤다.
또옥.
검은 피에 녹색 액체가 섞여 있었다.
평범한 독 따위는 통하지 않았지만, 이건 신경독 같은 종류가 아니었다.
“마비독….”
마력의 흐름을 방해하고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종류다.
이거라면 산 자가 아니더라도 효과가 있으리라.
둘 다 만만치 않은데, 그게 함께 펼쳐지니 시너지가 몇 배가 되었다.
…촤악!
그 결과는 어깨에서 뿜어져 나온 검은 핏줄기였다.
사멸자가 어깨에 새겨진 선명한 검상을 바라봤다.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기에 통증은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오랫동안 잊고 있던 새로운 감정이 솟구쳤다.
흥분.
그리고 기대.
모처럼 새로운 강자와 전력을 다해 싸울 수 있다는 고양감이 말이다.
“재밌군.”
처음으로 니알라토텝이 자신에게 몇 가지 감정율 갖게 한 채 부활시킨 것에 감사했다.
이어지는 노래를 듣기 전까진 말이다.
[흫흥흐흐하하! 흐흫하하핳, 정찰대의 규율을 잊지 마세요!]진혁이 독침과 보라색 독버섯을 든 채 요리조리 움직였다.
심기를 거스르는 경박스러운 웃음소리.
톡별한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닌 오롯이 상대방을 도발하기
위한 퍼포먼스다.
뿌드득….
사멸자가 어금니를 갈았다.
이쪽은 진심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그 모든 걸 장난삼아 받아들였으니까.
당연히 모든 행동과 말이 심기를 거스를 수밖에.
[사멸자가 고유능력 ‘어바웃 타임’ – ‘유령 속사]를 발동합니다!]타타타타탕!
초록빛이 연이어 점멸했다.
녹색 해골의 형상을 한 유령들이 찢어질 듯한 비명을 내지르며 달려들었다.
“키에에에!”
“케에에!”
단순히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기존의 탄환과 달리 유령탄은 노린 대상을 끝까지 쫓았다.
게다가 스피릿 계열의 능력이기에, 평범한 물리적인 방어로는 막을 수 없었다.
상쇄시키기는 더더욱 어려웠고.
진혁이 미친 듯이 몸을 날렸다.
“어떠냐? 이래도 그 되도 않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여유를 부릴 수 있겠느냐?”
쿠쿠쿠쿠쿠!
사멸자의 주위로 녹색 총들이 떠올랐다.
전부 각개 조준이 가능한 심령화포.
명령이 떨어지면 조금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포화가 퍼부어질 것이다.
[복사조건을 아직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루즈한 운영으로 인해 스킬 복사가 취소될 수도 있습니다.]그 와중에도 이 빌어먹을 시스템은 상황 파악이 안 되는지 계속 닦달만 해대고 있다.
진혁이 ‘정찰대의 규칙’을 계속해서 흥얼거렸다.
당연히 사멸자의 공격 역시 노래가 이어질수록 거세졌다.
콰콰콰광! 콰콰…퍼퍼퍼펑!
방금 전까지 딛고 있던 땅이 폭발로 인해 걸레짝으로 변해버렸다.
바위까지 통째로 증발시켜버리는 소름 끼치는 위력이다.
하지만, 위력보다 더 위협적인 건 공격과 공격 사이의 텀이었다.
수백, 수천.
아무리 피하고 움직여도 유령속사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지독하네.’
호흡을 고를 새도 없이 몰아치는 공격에 생각을 할 여지가 없다.
마을 자체가 사라질 것만 같은 광역 폭격.
도저히 피하기만 해서는 될 레벨이 아니다.
그렇다면….
[고유성창 ‘잔류월광’이 발동됩니다!] [고유성창 ‘페이즈2’가 발동됩니다!]잔류월광으로 늘어난 분신에 페이즈2로 강화된 신체가 더해졌다.
철컥! 철컥!
수십 명의 진혁들이 사멸자에 맞서 총을 겨눴다.
곧이어 군대와 군대의 시가전을 방불케하는 난전이 펼쳐졌다.
* * *
같은 시각.
니알라토텝은 난데없는 올드 가드의 보고에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 같은 충격을 느꼈다.
설마. 환청을 들은 걸까 라는 현실도피까지 이를 지경이었으니까.
“지금 그게 무슨 소리냐?”
“죄, 죄송합니다. 그게… 우둔한 골짜기에 침입자들이 들어왔습니다. 그것도 혼자가 아니라 다수의 멤버로 구성된 공격대입니다.”
평소 올드 가드들이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 금지.
자신 역시 항상 골짜기의 입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딱 오늘 하루를 제외하곤.
그야 그럴 수밖에 없었다.
유일하게 위협이 되는 강진혁과 페시스가 지금 이 자리에 모여 있었으니.
다른 놈들이야 만에 하나라도 그곳에 대해 알고 있는 이가 있을 리가 없다.
아니. 있다고 해도 그 지옥 같은 곳에 자진해서 갈 만큼 간이 튀어나온 놈이….
거기까지 생각한 니알라토텝이 입술을 깨물었다.
“놈들을 이끄는 게 누구냐?”
고인물 코퍼레이션과 이해 관계를 함께 하면서 감히 태고의 영역에 발을 들이밀 위험율 감수할 수 있는 존재.
그 두 가지에 해당하는 경우의 수는 그리 많치 않았다.
“레드 드래곤 일족입니다.”
역시나….
이쪽이 골드 일족을 차기 로드로 임명하겠다는 걸 누설한 게 틀림없다.
“쥐새끼 같은 놈이… 곱게 죽을 것이지 끝까지 발악을 해대는군.”
니알라토텝이 터져나오는 욕지거리를 참지 못하고 내뱉었다.
레드 드래곤 일족은 드래곤들 중에서도 가장 로드 자리를 강하게 원하는 놈들.
당연히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악마하고도 손을 잡을 것이다.
그렇기에 골드 일족이 이곳에 온 것만은 어떻게든 비밀로 하려고 했었는데….
강진혁. 그 저주받은 인간 놈이 사고률 치고 말았다.
‘대체 어떻게 인간 주제에 드래곤 로드 임명에 관해 알고있는 거지?’
레드 일족에게 제안한 것은 또 무엇이고?
로드 자리보다 더욱 매력적인 건 분명하지만, 그게 어떤 건지. 또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등에 관한 정보는 전무했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확실한 건 오롯이 이 마을에만 신경을 쓸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이다.
마음 같아서는 직접 움직여서 다 쓸어버리고 싶었으나….
완화된 시스템의 제약으로도 전투를 치르는 데는 무리가 있었다.
무엇보다 사멸자를 다루고 아포칼립스를 일으키느라 생각 이상으로 많은 힘을 써버렸다.
“니알라토템 님….”
올드 가드가 명령을 기다렸다.
뭐라도 하지 않는다면 골짜기 깊숙이 감춰진 비밀이 드러날지도 모른다.
네크로노미콘에 관한 단서 역시 잃어버릴 수 있었다.
완벽하게 가장 큰 허점을 찔려버린 꼴이다.
무언가 선택을 하긴 해야 하는데….
바로 그때.
저벅.
“킥킥! 보아하니 왜나 곤란한 상황인가 보군.”
니알라토텝의 앞으로 또 다른 인물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