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he Max-Level Newbie RAW novel - Chapter 728
728화. 모여드는 세력들 (1)
[고유성창 ‘백귀야행 – 서(西)’를 복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고유성창 ‘신령질주’를 복사하는데 성공했습니다!]수많은 귀신들을 다룰 수 있는 힘과 묘족 특유의 다리를 재현할 수 있는 능력.
이번에 아자토스의 궁전을 갔다오면서 2개의 고유성창을 모두 가뿐하게 복사했다.
하기야 매분 매초가 목숨이 걸린 상황이 이어졌으니 심장박동수를 올리는 것쯤이야 일도 아니었다.
“크크… 크크크….”
연신 흘러나오는 웃음.
실성한 사람이 계속 웃는다면 이런 모습일까?
로또에라도 당첨된 사람처럼 진혁의 입 꼬리는 연신 꿈틀댔다.
“쯧쯧. 드디어 정신을 놨군.”
“진혁 씨는 갑자기 왜 저러는 거예요?”
“하하. 형이 좀 특이하긴 하죠.”
“에휴. 이제 곧 큰일이 일어난다면서 다 불러모으더니. 웃기만 하고 있으면 어쩌자는 거야?”
천유성과 테레사 그리고 이태민과 유연화가 그런 진혁을 보며 각기 다른 반응을 내놨다.
그러나 형식적인 반응일 뿐. 대수롭지 않다는 게 공통된 생각이었다.
오랫동안 저 고인물을 보고 겪으면서 진혁이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쯤은 충분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거나 말았거나 진혁은 혼자만의 공상 속에 푹 빠져 있었다.
‘니알라토텝 그 녀석이 비명을 질러댄 건 다시 생각해도 속이 다 시원하네.’
언제나 미꾸라지처럼 요리조리 빠져나가면서 아픈 곳만 찔러대는 50층의 신격. 그 녀석 때문에 고생했던 과거를 떠올리자니 10년 묵은 체증이 한꺼번에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이래서 누누이 말하지만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하는 법이다.
인과응보라고.
다 뿌린대로 거두게 되어 있으니까.
그건 그렇고.
“거. 손이 좀 느려지신 것 같습니다. 영감님.”
진혁이 대장간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오룬을 향해 다가갔다.
이미 77시간째 이어지는 극한 노동은 최소한의 인권마저도 가볍게 유린하고 있었다.
콰앙! 콰앙! 콰앙!
“허억. 허억. 허억…? 아, 아니. 이건 말이지….”
오룬이 깜짝 놀라 외쳤다.
정말로 5초 정도만 쉬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그 장면을 딱 걸리고 말았다.
“지금까지 들어간 최상급 마정석이 155개. 중급과 하급 마정석이야 일일이 세는 게 무의미한 양이죠.”
조금 전까지 좋던 기분이 갑자기 팍 식는다.
세상에는 여러 개의 대역죄들이 존재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으뜸인 걸 꼽으라면 단연코 고인물의 재산을 의미없는 축내는 것이었다.
“나, 나도 열심히 하고 있네. 하지만 너무 시간이 촉박하지 않은가? 지금 먹지도 마시지도 심지어 쪽잠도 자지 못한 채 일하고 있단 말일세!”
오룬이 자신을 변호했다.
합리적인 이야기다.
물론.
고인물 코퍼레이션에서는 사원들의 불만 따위는 곧 퇴사하겠다는 말과 동일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척.
진혁이 서리 혼령의 창을 꼬나쥐었다.
“그래서요?”
“하하. 그게 아니라… 조금만 시간을 더 달라 이런 거지. 아닌 게 아니라. ‘퍼스트 블레이드’ 강화와 ‘발뭉’의 재조합이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지 않나? 아무리 자네가 준… 50층의 물방울이 있다고 해도 버거운 건 버거운 걸세. 애초에 그런 걸 다뤄본 경험도 없고.”
“그래서 바라는 대로 헤파이토스를 비롯해 각지에 유능한 대장장이들과 정령 노예들까지 붙여준 것 아닙니까?”
엘리스의 성채에서 식량이나 축내고 있는 정령왕과 정령들.
진혁은 그들을 마정석이라는 미끼로 꾀어내어 오룬의 대장간에 강제로 감금시켰다. 충분한 노동력과 자원을 바탕으로 단기간에 강화를 목표치까지 성공시키기 위함이었다.
“더도덜도 말고 하루만. 딱 하루만 더 주게나.”
“정확히 하루입니다. 이번에는 절 실망시키지 말아주세요.”
진혁이 낮게 경고했다.
“무, 물론이네. 내가 언제 자네를 실망시킨 적 있었는가?”
오룬이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목이 떨어져라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이 정도 으름장을 놨음 됐겠지.’
사실 오룬이나 헤파이토스가 이 단기간에 무기를 강화시키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모든 일이라는 게 느슨하게 하는 것보다는 타이트하게 조여주는 게 효율이 좋은 법.
머지 않아 새로운 무기들을 시험해볼 생각을 하니 다시 한 번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나저나.
50층에 갔다오는 동안 이쪽에 맡기고 간 일들이 어느 정도 진행이 됐으려나?
“루시퍼 쪽은 마무리가 좀 된 거야?”
진혁이 여전히 경멸에 가득 찬 얼굴을 한 천유성에게 물었다.
“아직 끝을 보진 못 했다. 그래도 네가 요구한 것까지는 공략해 놨어. ‘틈’을 찾기에는 충분할 거다.”
난공불락을 자랑하는 마계의 심층부.
루시퍼의 성채는 그 이름에 걸맞는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애초에 지금 타이밍에 성채를 완전히 함락시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단지, 천유성과 테레사를 동원해 ‘변수’를 만들어내는 것. 그 정도면 충분하다.
어차피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된다면 이 상황 자체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 역시 반드시 생길 테니까.
‘이제 곧이네.’
진혁이 저 멀리서 다가오는 먹구름을 바라봤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전운이 감도는 게 피부로 느껴졌다.
라파엘과 우리엘을 비롯한 에덴. 그리고 용족과 천세의 군대까지. 그야말로 상층부의 운명을 결정짓는 피할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남은 기간은 약 일주일 정도.
진혁이 아직까지 마무리 짓지 못한 일들을 떠올렸다.
이제부터는 연합측 세력들을 찾아다니며 결속을 다지고 각자가 해야 할 임무들을 나눠 줘야한다.
불리한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비장의 카드 또한 완성시켜야 하고.
“아주 바쁘겠어.”
실수 따위는 용납되지 않는 단 한 번의 진검 승부.
진혁이 차분하게 머릿속으로 승리를 위한 공식을 만들어나기기 시작했다.
⁕⁕⁕
“네, 마이크.”
한수혁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 그의 부름에 대답했다. 하지만 잔뜩 흥분한 마이크는 그런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하나만, 아니, 몇 가지만 물어도 될까?”
“제가 타석에 들어서려면 아직 시간이 좀 있으니, 네, 좋아요. 얼마든지요.”
“고마워. 다른 게 아니라…….”
머릿속에 엉망진창 나열된 궁금증을 하나로 정리하느라 마이크의 입이 닫혀버렸다.
아주 잠깐의 침묵이 지나고 마침내 그의 입이 열렸다.
“어떻게 하면 그런 공을 던질 수 있는 거지? 너클볼을 던질 때도 릴리스 포인트를 일정하게 가져가는 게 중요한 걸까? 아니, 애초에 오늘 왜 너클볼을 던진 거야? 넌 원래 너클볼 투수가 아니잖아.”
“하나씩만 물었으면 좋겠는데.”
“아아, 이런 젠장. 미안해. 내가 너무 흥분했군. 좋아, 그러니까 내 말은…….”
“마이크.”
“음?”
“일단 릴리스 포인트, 네, 중요해요. 당신이나 저처럼 두 가지 스피드의 너클볼을 섞어 던질 때는 더더욱이요. 가장 중요한 건 일단 제대로 된 너클볼을 던지는 거지만요. 이걸 착각하지 말아야 해요. 그러려면 당연히 죽어라 연습하는 것뿐이겠죠. 빠른 공을 던지던 시절의 감각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그리고 왜 너클볼을 던졌냐고 묻는다면… 글쎄요. 그냥 그러고 싶어서?”
마이크가 입을 닫지 못한 채 한수혁의 말을 경청했다.
이 팀에서 오래 뛰지는 않았지만 눈앞의 이 어린 동양인 선수가 평소에 얼마나 과묵한지 아는 그로서는 지금 그가 왜 이렇게까지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답을 해주는지 의문스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한수혁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듯했다.
“어차피 너클볼이란 게 그런 거잖아요. 내 손을 떠난 공이 어디로 향할지 나조차도 짐작할 수 없는. 기술적인 부분들은 당신도 이미 답을 알고 있어요. 그렇기에 마이크, 당신에게 부족한 건 그게 아닐 거라 생각해요.”
“내게 부족한 거? 그게, 그게 대체 뭐지?”
“믿음, 나는 틀리지 않았다. 내가 선택한 길은 옳다라는 믿음, 그리고 그 믿음을 더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노력.”
“아…….”
“너무 뻔한 이야기죠? 하지만 제 생각은 그래요. 마이크, 자신을 믿어요. 당신이 옳아요. 틀리지 않았어요. 그대로만 가면 돼요.”
그 뒤에 따라붙었어야 할 말이 하나 더 있었다.
이건 미래의 당신이 내게 가르쳐준 거라고, 당신은 대단한 너클볼 투수가 되어 오랜 시간 이곳에서 살아남게 될 거라고.
결코 입밖으로 내뱉을 수 없는 그 말을 속으로 삼키며 한수혁이 마이크를 향해 고개를 꾸벅 숙였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마이크, 고마워요. 진심으로.”
한수혁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마이크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그저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호의에 감사하는 것이 마이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었다.
* * *
[7이닝 12K 무실점 승리투수, 홈런 1개 포함 2안타 4타점, 한수혁의 맹활약으로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12 대 3으로 대파한 시애틀 매리너스, 리그 단독 1위 고수] [투수 성적 3승 무패 방어율 0, 타자 성적 4할, 11홈런 25타점, 이달의 선수상 유력해진 한수혁 “아직은 영점이 제대로 안 잡혔다. 아직은 내 컨디션이 아니다” 야구팬들 경악] [시애틀 팬들 “오늘 경기로 확신하게 되었다. 그는 아메리칸 리그, 아니, 빅리그 최고의 선수다. 그런 선수를 데려온 보드진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ESPN을 통해 또다시 미국 전역으로 생중계된 한수혁의 선발 등판 경기, 야구팬들 “엄청난 선수다. 우리 선수가 아니라는 게 너무 아쉬울 뿐이다.”]└젠장, 누가 권총 한 자루만 빌려줄 사람 없을까?
└권총은 뭐 하게?
└듣도 보도 못한 한국인 선수를 영입하겠다고 단장이 한국으로 갔을 때 내가 구장 앞에서 시위를 했거든
└무슨 시위?
└쓸데없는 데 신경 쓰지 말고 우리 팀 유격수와 FA계약이나 제대로 맞으라고
└너 어느 팀인데?
└메츠
└지져스… 정말 권총이 필요할 것 같군
└빌어먹을, 정말 저 자식 뭐야? 저게 말이 되는 성적이야? 잠깐 반짝 하고 말 줄 알았는데, 여전히 4할이 넘는다고? 22이닝 무실점은 또 뭐고? 아무리 107마일을 던져도 그게 말이 돼?
└지난 경기를 못 본 모양이군, 친구. 이걸 한번 보라고?
└???? 이건 또 뭔데? 왜 70마일 공에 토론토 멍청이들이 헛스윙을 하고 있는 거지?
└그게 바로 너클볼이라는 거야
└너클볼? 강속구 투수라며, 웬 너클볼
└젠장,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야. 아무튼 한 가지는 확실해. 지난 스토브리그의 승자는 시애틀이야.
└그나저나 저 녀석 꽤 어려 보이는데 대체 몇 살이야?
└스물셋
└오 마이 갓… 나는 대체 스물세 살 때 뭘 하고 있었지?
└아마 쇼파에 드러누워 한심한 메츠 경기를 보면서 아이스크림이나 퍼먹고 있었겠지
시애틀 팬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한수혁에 대한 관심이 이제 본격적으로 리그 전체에 퍼져 가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시애틀과 한 번도 붙어보지 못한 팀의 팬들조차 한수혁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가 기록한 놀라운 성과에 경악하게 되었다.
그 사이, 시애틀의 여정은 계속되었다.
토론토와의 2차전에서 3선발 디몬 앤더슨 주니어가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2연승을 거둔 시애틀은 이제 다음 상대를 만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4선발 댈빈 슈워츠와 5선발 마이크 워렌, 그리고 1선발 라이언 티보우가 나서게 될 이번 3연전의 상대는 다름 아닌 LA다저스, 마이크를 방출하다시피 내보낸 친정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