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he Max-Level Newbie RAW novel - Chapter 741
741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5)
호문쿨루스의 알파.
완전무결하며 시작이자 곧 끝이라 칭송받던 개체.
그것이 바로 ‘프레이’다.
제 아무리 개량을하고 강화를 해봤자, 아류는 원류에 도달할 수 없다.
그 순수함은 모든 신들마저 탐할 정도였으니까.
콰콰콰콰콰!
프레이를 포함한 인형들이 적들을 마주했다.
숫자 차이는 최소로 잡아도 50배 이상.
그러나, 개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스팩은 50배의 격차를 메우고도 남았다.
“30분 안에 전부 정리할 수 있어. 응.”
프레이가 두 개의 단창을 바람개비처럼 휘둘렀다.
“전부 죽이고. 주인님을 구한다. 가디언들은… 의무를 이행하라!”
베타가 휘하의 가디언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곧바로 호문쿨루스와 호문쿨루스들 사이에 전투가 벌어졌다.
쿵! 쿵! 쿵!
디아문의 레어를 지키는 중, 대형급 몬스터들 역시 대거 전투에 참여했다.
“크오오!”
“크오오오!”
주로, 거대한 체구에 거인들이 주를 이뤘다.
파괴력과 방어력 모두 발군인데다, 가차없이 적들을 잡아먹었기에 공포감을 조성하는데도 탁월하다.
가디언으로서는 꽤나 훌륭한 조건들을 두루 갖춘 셈이다.
하지만.
서걱!
‘음영극살’을 통해 고속으로 이동한 월영이 거인의 목덜미에 나타났다.
검광이 흩뿌려지는 것과 동시에 살덩이가 뭉텅이로 잘려나갔다.
“크아아아!”
거인이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며 몽둥이를 마구휘둘렀다.
퍼억!
콰아앙!
닥치는대로 분을 표출하는 모습.
그러나, 월영은 이미 그 자리에서 사라진 뒤였다.
또 다른 희생양의 얼굴에 올라탄 월영이 검을 그대로 찔러넣었다.
푸욱!
검이 말랑말랑한 눈알의 안쪽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비명을 지르건 말건 손속에 사정 따윈 두지 않는다.
“주군께는 그 누구도 접근하지 못 한다.”
월영이 차갑게 내뱉었다.
살벌하게 빛나는 암수의 눈동자는 그토록 호전적인 거인들마저 얼어붙게 만들었다.
한편.
“달그락.”
유령군마를 탄 티본과 데스나이트들도 측면에서 드래곤들의 본거지를 향해 질주하고 있는 중이었다.
가디언들과 함께 나타난 블랙과 레드 일족.
1,000년 이상의 드래곤들은 상대하기 까다로웠지만, 저 중에는 500년이 갓 넘은 애송이 드래곤들도 다수 섞여 있었다.
지금처럼 혼란스러운 와중에는 얼마든지 틈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목적은 단 하나.
‘용들의 혈맥’.
드래곤 하트의 정수를 모아 만들어둔 성유물.
수많은 드래곤들에게 힘을 공급해주는 원천인 동시에 드래곤들의 혼이 모여 있는 치명적인 약점이기도 했다.
저것만 파괴한다면 치명적인 악몽을 선사해줄 수 있다.
“달그락! 쐐기대형으로.”
“예!”
“모두 돌격!”
두두두두두!
유령군마가 빠른 속도로 드래곤들이 있는 곳까지 파고들었다.
***
쩌저저… 적!
거대한 얼음덩어리에 균열이 일어났다.
“커억….”
디아문이 그 속에서 간신히 탈출했다.
‘용맹의 왕관’을 통해 격차를 역전시켰음에도 두 개의 왕관을 추가로 사용한 진혁은 재차 새로운 경지에 도달해 있었다.
뼛속까지 얼어붙게 만드는 한기.
화이트 드래곤의 브레스를 코앞에서 맞는 게 차라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뿌드득.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몰아쳤다.
고작, 인간에게 이런 감정을 느끼다니.
아무리 대단하다고 한들, 종족의 차이는 절대적이다.
고작해야 100년도 살지 못하는 인간이 수천 년간 쌓아온 위업을 넘어설 수는 없단 말이다.
우우웅!
디아문의 몸을 타고 수십 개의 빛줄기들이 솟구쳤다.
동상을 입은 피부가 빠르게 재생되었다.
흉흉한 마력이 그 자리를 뒤덮는가 싶더니. 이내 머리에서 검은색 뿔이 솟구쳤다.
자라난 날카로운 이빨과 피부 위에 생겨난 용린(龍鱗).
전력을 다해 적을 죽일 때만 보여주는 진짜 모습이었다.
“더럽게 튼튼하네.”
진혁이 반대쪽에서 빠져나온 디아문을 보며 혀를 찼다.
역시, 고대룡은 고대룡이다.
태고의 존재에게 가장 근접한 최강의 종족이라는 말이 결코 허언이 아니었다.
게다가 완전히 본신으로 현현한 게 아니라, 저런 식으로 반용화를 했기에 상대하기 더욱 까다로웠다.
여기저기 노릴 곳이 많은 본체와는 달리 인간형은 훨씬 더 빠르고 유연했기 때문.
디아문도 그걸 알기에 일부러 저 모습을 한 거겠지.
“빙계 마법이 꽤나 강력하다만… 그것도 무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닐 터.”
“그렇다면?”
“뭐, 별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그저 그 작은 몸 안에 담아둘 수 있는 마력의 양이 적은 게 안타깝다는 소리다. 동일한 마력을 지녔으면 분명 내가 패배했을 테니까.”
파츳!
브레스.
출력을 전부 동원하는 게 아닌, 연사력에 중점을 둔 형태였다.
그래도 고유성창급에 해당하는 능력을 꺼내고도 호흡 한 번 안 흐트러지다니. 평범한 드래곤보다 몇십 배는 많은 마력양을 보유한 게 틀림없었다.
콰콰콰콰콰콰콰!
검은색 구체가 대기를 갈랐다.
콰아앙!
진혁이 사력을 다해 창을 휘둘렀다.
길게 횡으로 가로지른 창날의 끝이 구체의 아랫부분을 올려쳤다.
욱씬!
얼마나 극한으로 압축되었으면 마력 덩어리가 행성을 통째로 줄여놓은 것만 같다. 손목이 비명을 지르는 것도 잠시.
뿔 사이에서 구체들이 연이어 발사되었다.
“네놈이 피하면 뒤에 있는 자들이 죽는다!”
디아문이 광기 섞인 웃음을 터뜨렸다.
브레스만이 아니다.
‘창세의 끝을 알리는 나팔’ 역시 최대 출력에 도달한 상태였다.
두 개의 빛이 하나로 뒤섞였다.
검은색 구체 위로 황금색 스파크가 튀어올랐다.
‘저건 좀 위험한데….’
아직 태고의 존재들을 상대하기 전인데도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후읍.
진혁이 호흡을 깊게 들이마셨다.
체내에 구석구석 퍼지는 산소.
녹아든 마력이 또 한 차례의 격전을 위해 불타올랐다.
[‘하얀 맹수’가 발동됩니다!]투명하게 물든 창.
‘페이즈 2’ 단계에서 수많은 능력들이 중첩되기 시작했다.
‘만다라’와 ‘별의 가호’를 통해 창을 강화시키고. ‘툼그레이브’의 팔을 불러와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신체를 구축했다.
그렇게.
끝없이 날아오는 브레스 메테오에 맞서….
……단 한명의 인간이 성벽을 쌓았다.
콰콰콰콰콰콰콰!
투명한 창격이 수십 개가 넘는 브레스들과 충돌했다.
신화 속에서나 볼 법한 광경.
무수히 쪼개지는 마력의 덩어리들은 화려한 장관을 연출했다.
“믿을 수가… 없군.”
디아문이 진심으로 경악했다.
이 정도 대마법을 퍼붓는데, 그걸 전부 받아칠 줄이야.
제국을 지워버릴 수 있는 권능에 고작 한 명의 필멸자가 대적하는 꼴이었다.
그것도 모자라서….
콰아아앙!
폭풍처럼 몰아치던 구체의 숫자가 줄어들었다.
그 많던 브레스 덩어리들을 완벽하게 방어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대단하다.
놀랍다.
그런 감정들이 디아문의 머릿속을 차갑게 식혔다.
하지만.
[‘용들의 혈맥’으로부터 추가 마력이 공급됩니다!]이쪽에는 대해(大海)와 같은 마력의 원천이 있다.
바닥을 드러내고 또 드러낸들.
무한에 가까운 마력의 보고가 뒷받침되어 있다는 소리다.
48층 전체의 격이 디아문의 몸 속으로 흘러들어갔다.
우우우웅!
또 다시 뿔 사이에서 다수의 구체들이 만들어졌다.
“네놈의 이름은 앞으로 영원히 우리 일족이 기억하게 하겠다.”
아마 고대룡과 드래곤들 중 단신으로 이 인간에게 이길 수 있는 자는 없겠지. 수천 년의 세월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위험한 적은 반드시 이번에 죽여야 한다.
바로 그때.
[‘개벽의 계시록’ – ‘선혈신전’이 발동됩니다!]“천한 것들이…! 감히, 누구에게 그딴 흉측한 걸 던져대는 것이냐! 전부 꼬챙이로 찢어 죽여버리겠느니라!”
콰콰콰콰콰콰!
피로 이루어진 폭풍이 솟구쳤다.
하늘이 열린다.
개벽을 알리는 피의 신전이 현현하였다.
“크아아아!”
“끄으으으….”
수천이 넘는 천사들의 몸이 그대로 오그라들었다. 전신에 피를 모조리 빨렸으니 당연히 거죽만 남을 수밖에.
“진혁 씨!”
“형!”
“비켜어!”
각기 다른 곳에서 싸우고 있던 고인물 코퍼레이션의 멤버들이 일제히 마력을 폭발시켰다.
다들 한계에 직면해 있을 텐데도 새로운 투지가 솟구치는 것만 같았다.
“미물이라는 말의 정의를 다시 해야겠군.”
디아문이 허탈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하나하나가 위협적이다.
허나.
드래곤들로 구성된 전력은 능히 이들의 분노를 막아설 수 있었다.
적어도 몇 초 안에 그 방어벽을 뚫는다는 건 불가능했다.
콰콰콰콰콰!
브레스의 폭풍이 진혁에게 몰아쳤다.
“끝이다.”
이걸로 전쟁의 막이 내렸다.
진혁의 바로 앞쪽에서 푸른 스파크가 일어나기 전까진.
디아문은 그리 확신했었다.
[‘거점 소환’의 의식이 완성됩니다!]쿠쿠쿠쿠쿠!
푸른 선들이 연이어 이어지며 육망성을 그렸다.
그렇게.
드래곤의 레어.
무수히 많은 세월동안 그 업을 쌓아올린 최강의 요새가 소환되기 시작했다.
[거점의 효과로 인해 모든 능력치가 +20%만큼 상승합니다!] [거점의 각종 시설과 방어설비를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껄껄껄! 여기는 또 다른 지옥이로구나.”
“하아… 간신히 막았나 싶었는데, 더 심한 곳으로 데리고 왔네요. 어머나, 그래도 우리 천공자도 있었네요?”
암황과 추혼사영을 비롯해 거점을 지키던 존재들이 통째로 넘어왔다.
꿀꺽!
식물의 이파리가 브레스 구체를 통째로 집어삼켰다.
“뭐, 뭐라고?”
디아문의 동공에 지진이 일어났다.
반면.
“기다리다 목이 다 빠지는 줄 알았네.”
진혁이 여유롭게 기지개를 켰다.
드디어 반격의 시간이 도래했다.
***
같은 시각.
탑 밖에서도 거대한 먹구름이 일어나고 있는 중이었다.
니알라토텝의 분신인 슈에뜨는 상식을 무너뜨리는 속도로 탑의 상층부를 공략해나갔다.
던전과 미궁은 물론, 몇 개월간 준비를 하고 공을들여야만 하는 유적까지.
인류의 힘으로는 닿을 수 없는 영역을 너무도 손쉽게 주파했다.
-인류의 영웅!
-90일 안에 다음 층계를 공략하지 못하면 멸망한다는 두려움은 이제 끝!
-대형길드의 마스터들도 대규모 토벌에 합의. 정상 정복까지 6개월이면 ‘충분’.
-보스전은 생방송으로 중계해 신뢰도 up.
온갖 대중매체에선 그의 업적을 칭송하기 바빴다.
실제로 엄청난 일을 해낸 거기도 했고.
하지만.
“말이 안 됩니다.”
검은 까마귀 길드의 김희웅이 지금까지 모은 자료들을 테이블에 펼쳤다.
그곳엔 슈에뜨에 관한 온갖 종류의 정보들이 기록되어 있었다.
교과서적이면서 특출난 게 없는.
그렇기에, 슈에뜨라는 인물의 서사가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았다.
“저런 괴물 같은 루키가… 보인 행적이라기엔 이상해요.”
“동감이야.”
이유리와 민정우도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나 가장 마음에 걸리는 건 뚜렷한 목적이 없다는 점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어야 할 근원적인 욕망.
슈에뜨에게는 그게 결여되어 있었다.
부와 명예 권력 하다못해 인류를 구원해야겠다는 의지도 없다. 그저, 탑의 정상을 보기 위해서.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폭주기관차와 다를 바 없어 보였다.
“사람들을 선동하기만 하고. 중간중간 안전장치도 없어요.”
가장 중요한 게 이거다.
무작정 단기간에 올라가기만 하는 게 아니라, 더 높은 층계를 올라가기 위한 스팩을 갖춰야 하는데.
슈에뜨를 제외한다면 나머지 랭커들의 수준은 한참이나 미달이었다.
뭔가 꿍꿍이가 있다.
알려야 한다.
세상 사람들에게.
그게 안 되면 한국 각성자 협회에라도 이 사실을 전해야 했다.
적어도 협회장 한상진이라면 이 위화감을 알아챌 수 있을 테니까.
“신격… 아니, 강진혁 님께서는 뭐라 말씀하셨습니까?”
사무라이 길드의 타케시 역시 화상을 통해 회의에 참석한 상태였다.
“상층부로 간 뒤부터 연락이 되질 않습니다.”
“하기야, 훨씬 더 큰 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으시겠죠.”
진혁이 부재중인 상황.
그렇다면….
“마침, 오늘 밤에 슈에뜨를 포함해 대형 랭커들이 모이는 자리가 있습니다. 제가 그곳에 가서 슈에뜨의 정체와 목적을 파악해보겠습니다.”
타케시가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괜찮으시겠어요?”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제 능력으로 커튼 뒤를 살짝 엿보는 것 뿐이니까요. 게다가. 지금 당장 한국에 있는 여러분이 손을 쓸 수 있는 방법도 없지 않겠습니까?”
미국에서 열리는 대연회.
‘반쪽 미래시’를 베이스에 성유물을 적절하게 섞어준다면….
그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