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he Max-Level Newbie RAW novel - Chapter 777
777화. 고인물의 인맥관리법 (3)
우우웅!
순조롭게 술식을 완성하던 아마라가 한쪽 눈썹을 치켜떴다.
[‘피의 흐름’에 낯선 마력이 개입합니다!]물 흐르듯 매끄러워야 할 공정에 잡음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설마. 그럴 리가.
이 술식은 독자적인 영역.
설령, 벨토르라고 하더라도 단시간에 개입하는 건 불가능하다. 태고의 존재쯤 되는 놈이 직접 현현한다면 모를까.
그걸 제외하고 유일한 가능성은 하나 밖에 없는데….
말이 되나?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의문으로 얼룩진 가정들은 곧 해소되었다.
“너는…?”
아마라가 한쪽에서 떠오르고 있는 진조를 바라봤다.
아뮬람 드 데카서스.
알고 있다.
먼 옛날 전대 데카서스 가에서 봤던 꼬마. 몇 년 전인가까지 가주 자리를 유지하다가 죽었다고 들었는데.
“정보가 조금 잘못되었나보군. 멀쩡히 살아있는 걸 보면 말이야.”
뭐, 그거야 아무래도 좋다.
중요한 건.
“감히, 그 알량한 힘으로 날 방해하기라도 할 생각이냐?”
젖비린내 나는 애송이가 송곳니를 보였다는 것.
아무리 인연이 있다고 한들 거슬리게 한다면 가차없이 죽여버릴 뿐이다.
저릿저릿!
소름 돋는 살기가 공간을 짓눌렀다.
“제가 당신께 안 된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아뮬람이 진혁에게 받은 핏방울을 입에 털어넣었다.
꿀꺽.
붉은 액체가 목구멍을 타고 체내 구석구석 퍼져나갔다.
[‘아타락시아의 정혈’을 흡수했습니다!] [일시적으로 모든 능력치가 80%만큼 상승합니다!]쿠쿠쿠쿠쿠쿠!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난 힘.
그럼에도 아직까지 둘 사이의 격차는 댈 필요조차도 없을 만큼 벌어져 있었다.
“어머나. 그래. 조금 강해지긴 했네. 그래서. 그걸로 뭘 어쩌려고? 승산이 0%에서 1%가 됐다고 해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도 샘솟는 거야?”
“이길 필요는 없습니다. 전 당신의 능력이 제대로 발동하지 못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맡은 역할을 다하는 거니까요.”
1:1 승부는 애초에 아뮬람의 관심 밖에 일.
도망치는 것 하나만큼은 예전부터 자신 있었다.
***
“하하! 훌륭하군. 진짜 별별 능력을 다 손에 넣었어. 진조마저 부릴 수 있는 건가?”
“블랙 아이스에 저런 효과가 있었다니. 저도 처음 알았어요.”
“하여간. 은둔자의 마을에서부터 사기꾼 기질은 타고났다니까.”
벨토르와 서리혼령, 사멸자가 각기 다른 감상을 늘어놨다.
이상한 추측들을 하고 있었지만, 글쎄.
굳이 정답을 말해줄 필요는 없겠지.
중요한 건 성가신 능력 하나를 봉인시킬 수 있게 되었다는 거다.
바로 그때.
쿠쿠쿠쿠!
저 멀리서 황금색 십자가가 솟구치는 게 보였다.
신성계열 능력인 ‘성호’다.
우두두…콰아앙!
반대 쪽에서는 하늘까지 닿아 있던 기둥 하나가 무너져 내렸다.
각기 다른 방향으로 보냈던 테레사와 청하가 맡은 임무를 완수한 것이다.
“무슨?”
“하사신. 다른 놈들도 여기 와 있는 거였나?”
“고위 성기사의 신성력… 게다가 이건 묘족의 마력이다.”
뒤늦게 이변을 깨달은 이들이 테레사와 청하가 있는 방향을 바라봤다.
물론.
“저쪽은…?”
가장 놀란 것은 이곳의 구조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하사신이었다.
덜덜덜 떨리는 얼굴.
틀림없다.
최악의 상황이 도래하면 사용할 ‘그것’의 봉인을 박살냈다.
당연히 엄청난 분노가 진혁에게 향했다.
“이런 미친 놈을 봤나!”
“왜, 뭐. 좋은 게 있으면 같이 좀 쓰는 거지. 불만이라도 있어?”
“이 개자식이…. 다 알고서 한 거란 말이냐!”
“당연하지.”
쏴아아아.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은은한 연녹색 기체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묘한 색과 마력을 지닌, 정확히는 아주 작은 녹색 불꽃들로 이루어진 무언가였다.
당연히 낯선 능력에 모두가 각자의 방어기재를 발동했다.
그런데.
“쿨럭.”
“으으….”
“졸음…이….”
쿵!
털썩!
연기에 둘러쌓인 이들이 실 끊어진 인형들마냥 하나씩 쓰러졌다.
고유능력과 스킬들을 가볍게 돌파해 체내로 스며드는 불꽃.
“이, 이게 얼마나 귀한 건데. 한꺼번에 모두 풀어버리다니. 네놈이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건지 절대 모를 거다!”
하사신이 악을 썼다.
하기야.
‘공허의 녹색 불꽃.’은 50층에서도 극악의 확률로 얻을 수 있는 거니까.
아자토스나 요그소토스, 혹은 슈브니구라스와 같은 최상위 신격들에게는 통하지 않겠지만, 심지어 니알라토텝마저도 30초 가량 상태 이상에 빠져들게 만들 수 있는 물건 중에 물건이다.
하사신 역시 자신의 목숨이 간당간당하기 직전까지 절대 사용할 생각이 없었을 터.
‘음 조금 심하긴 했나?’
거의 오열하는 모습을 보니 양심에 끝부분이 살짝 저리긴 하다.
그런 의미에서 마무리는 최대한 빠르고 깔끔하게 해주는 걸로 하자.
스릉.
서리혼령까지 쓰러진 걸 본 진혁이 거대한 대검을 꺼냈다.
카알루트를 쓰러뜨리고 얻은 ‘긍휼의 검’이다.
“몇 초 안에 기절해버릴 놈이 그딴 검은 꺼내서 뭘 하려고? 불꽃을 잃은 건 뼈아프다만, 그 대가로 네놈 역시 죽게 될 거다.”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녹색 불꽃이 어느새 진혁이 있는 곳까지 도달했다.
일단 닿는다면 제 아무리 강한 자라고 해도 꼼짝없이 잠에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불꽃의 소유자인 하사신을 제외하곤.
“너도 참 멍청하네.”
진혁이 어깨를 으쓱였다.
“아무렴, 내가 이걸 풀어놓으라고 시켰는데, 그에 대한 대비도 하지 않았을까 봐?”
[아공간이 개방됩니다!]“미요오오오!”
녹색 불꽃이 부드럽게 회전하며 진혁과 후라이드를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그 불꽃이 완전히 무적은 아닌 게 몇몇 고대종한테는 맛 좋은 간식에 불과하거든. 약간의 조미료를 가미해준다면, 우리 후라이드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어.”
후라이드와 함께 나온 것은 은은한 연보라빛 광택이 감도는 보석이었다.
‘고대신의 보옥’.
카알루트의 왼쪽 눈알이다.
우우웅!
고대신의 보옥이 연기가 되어 흩어지며, 녹색 불꽃과 뒤섞였다.
후루룹!
곧바로 후라이드가 두 눈을 반짝이며 입맛에 맞게 조리된 마력을 마음껏 흡입했다.
“미요오오!”
정말로 행복하다는 듯 두 날개를 파닥였다.
동시에.
[‘순수하고 강력한 불꽃’에 의해 고대종 후라이드의 모든 능력치가 대폭 상승합니다!] [초진화가 이루어집니다!]아름다운 털 주위로 녹색 깃털들이 자라났다.
새로운 불꽃이 기존의 불꽃을 뒤덮으며.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변했다.
또렷한 눈망울과 날카로운 발톱.
고고하고 기품 있는 마력은 기존의 격을 완전히 뛰어넘었다.
‘성공이네.’
등반자들을 잠재우고 더불어 이쪽의 스팩업까지.
이가 썩어버릴 것만 같은 보상들이 완성되었다.
‘이래서 하나만 믿고 과신하면 안 된다니까.’
적어도 시련의 탑에선 100% 무적의 능력은 없다.
불가능에 가깝더라도. 반드시 파훼할 수 있는 방법 하나쯤은 존재한다는 소리다.
“어….”
그렇게 하사신이 멍하니 후라이드의 먹방을 보고 있는 사이,
진혁이 허공에 상태창을 띄웠다.
카알루트를 사냥하고 얻은 전리품과 능력치들을 사용할 타이밍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개인 상태창이 활성화 됩니다!]——————————————————
이름: 강진혁
성별: 남
레벨: 371
힘 150 민첩 152 체력 198 마력 829 간극 100 행운 10 적응형 78 정기 715.94
보유한 스탯 포인트: 21
보유한 코인: 155,671,113
직업: 룬의 지배자
고유성창: 고유성창의 내용이 너무 많아 ‘접어 두기’ 상태로 전환됩니다.
고유능력: 고유능력의 내용이 너무 많아 ‘접어 두기’ 상태로 전환됩니다.
스킬: 스킬의 내용이 너무 많아 ‘접어 두기’ 상태로 전환됩니다.
——————————————————
오른 레벨은 7.
보유한 스탯은 21이다.
원래라면, 하사신과의 전투를 하기 전에 스탯 분배를 끝내뒀어야 했으나….
이번에는 바로 이 순간을 위해 아껴두고 있었다.
진혁이 보상으로 얻은 두 번째 기연을 꺼내들었다.
기괴하게 생긴 잔.
울부짖는 원혼들이 새겨진 화려하면서도 불길한 성배가 모습을 드러냈다.
[태고의 성유물 ‘영혼을 파먹는 제단’이 발동됩니다!]]기존에 가지고 있는 능력과 스킬들을 제물로 바쳐 특정 능력의 숙련도를 강제로 끌어올리는 방식.
어떤 걸 희생해야 할지는 이미 정해두었다.
진혁이 하사신이 정친을 차리기 전에 빠르게 움직였다.
[스킬 Lv25 ‘거인의 손아귀’가 소모됩니다!] [스킬 Lv22 ‘흐릿한 체취’가 소모됩니다!] [스킬 Lv29 ‘외교’가 소모됩니다!]상대적으로 사용도가 떨어지거나 더 상위의 대체재가 있는 것들 위주로 선별해두었다.
물론.
안 좋은 것만 사용한다면 영혼을 파먹는 제단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도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터.
진혁이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리 목적을 위해서라지만, 이토록 큰 대가를 지불하는 건 처음이었다.
[스탯 ‘21포인트’가 소모됩니다!]가장 귀하면서도 소중한 것까지 추가한다.
[고유성창 ‘파이널 제네시스’의 레벨이 5 → 10으로 상승합니다!]이걸 이용해 ‘파이널 제네시스’의 레벨을 대폭 올렸다.
좋아.
그럼 어디 한 번 시험해볼까?
푸욱!
긍휼의 검이 지면에 꽂혔다.
그러자.
검이 꽂힌 부분을 시작으로 거대한 결계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고유성창….]파츠츠….
지면을 따라 백염(白炎)이 솟구쳤다.
모든 것을 몰아내며.
모든 것을 새롭게 구성하는.
‘창조’의 영역.
[‘파이널 제네시스’가 발동됩니다!]아자토스에게 맞서기 위한 카드 중 하나가 펼쳐졌다.
***
완전히 달라진 심상세계.
보라색으로 물든 풍경 위로 부유석들이 떠오르고 있는 신전이 펼쳐졌다.
[심상세계의 권역이 일정 수치 이상을 달성했습니다.]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독문무공’을 재현할 수 있게 됩니다.]“이, 이건?”
하사신이 깜짝 놀라 좌우를 두리번거렸다.
난데없이 처음 보는 장소가 나타난 것이 크게 당황스러운 모양.
하기야, 이런 종류의 능력을 경험할 기회가 그리 흔하게 있는 건 아니겠지.
“원래 이건 니알라토텝이나 그 위에 있는 놈들에게 쓰려고 한 거였는데.”
능력복사라는 특수한 상황 덕에 평생 볼 수 없는 걸 봤다고 생각해라.
등반자 한 명한테 쓰기엔 과분한 것이니까.
콰앙!
진혁의 신형이 사라졌다.
툭. 타타다닷!
‘잔류월광’을 발동한 것도 아닌데도, 수십개로 나뉘어진 신형이 점점 더 많아졌다.
그러다 어느 시점을 끝으로 모습과 기척이 완전히 사라졌다.
뒤이어 지면을 딛는 소리마저 사라지는 말도 안 되는 일이 펼쳐졌다.
빠르다.
아니, 그런 수준이 아니다.
분명 존재하는 건 알고 있는데, 그 모습이 어디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완벽한 암살이라는 게 별 거 있어?”
인지하지만, 인지하지 못 하는.
두렵지만, 피할 수 없는.
그런 게 진정한 의미의 암살이다.
[고인물류 성명절기 – [구국설화救國說話>. – ‘붕괴(崩壞)’가 발동됩니다!]주먹이 하사신의 등뼈에 닿는 순간, 수십개의 날개가 펼쳐지며 가속의 꼬리가 펼쳐졌다.
“크아아아아악!”
찢어질 듯한 비명 소리와 함께.
콰콰콰콰콰콰콰!
소닉붐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이어졌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