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he only genius film director RAW novel - Chapter (124)
나 혼자 천재 영화감독-124화(124/276)
앤드루의 물음에 김승훈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뭐, 제 인생이 꽃길만 걸었겠어요? 전에 앤드루 씨가 그랬잖아요. 사람 감정이 온전히 행복할 수만은 없다고. 근데 온전히 행복한 인생은 있을 거 같아요?”
“근데 자네 모습은…….”
김승훈의 슬픈 표정을 처음 본 앤드루는 약간 당황한 듯 말을 흐렸다.
“방금까진 앤드루 씨 인생 이야기 들었으니, 저도 제 얘기 좀 해볼까요? 하하.”
김승훈의 말에 앤드루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배우가 되고 싶던 이유.
그 모든 것의 시작이 고등학교의 따돌림부터였다는 말에 앤드루는 놀란 듯 말이 없었다.
“그리고 배우가 된 이후에 다 잊으려고 노력했죠. 저 괴롭혔던 놈들, 완전히 다 잊으려고 발버둥 쳤어요.”
“…….”
“근데 이게 다시 제 발목을 잡더라고요. 배우는 결국 이미지로 먹고 사는 직업이잖아요. 근데 그런 배우가 따돌림을 당했다?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너무 좋은 가십거리잖아요.”
앤드루는 말없이 김승훈을 쳐다보며 숨을 죽였다.
항상 밝게 웃던 김승훈.
그에게 이런 상처가 있을 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한 듯, 앤드루는 그의 모습에서 보이지 않던 면이 보이자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조용히 잔을 들었다.
쨍-.
“근데 이젠 다 괜찮아요. 하하. 찬현이랑 지금 소속사 사장이 구해줬거든요.”
“자네 인생의 운을 밝혀준 사람들?”
김승훈은 ‘운’에 대해 깊게 믿고 있는 앤드루의 말에 어깨를 한번 으쓱거린 후 말했다.
“뭐, 그렇죠. 하하. 원래 봉사 활동을 하긴 했는데, 최근에는 학교로도 봉사 활동도 가요. 팬들도 봉사 활동 많이 도와주고 있고요.”
환하게 웃으며 말하는 김승훈을 보며, 앤드루는 조심스레 물었다.
“근데 따돌림이라는 거…… 평생 상처에 남겠지?”
“네? 아마 그렇겠죠……? 한창 예민할 나이에 집단에서 배척당하는 거니까요.”
앤드루는 조용히 숨을 죽였다. 그 모습에 김승훈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왜, 왜요?”
“…….”
앤드루는 멍하니 술잔을 보며 김승훈의 말을 천천히 곱씹었다.
앤드루가 <반지의 제왕> 골룸 배역을 맡았다는 것.
그건 딸 그레이스에게 커다란 짐이었다.
앤드루의 딸이라는 게 학교에 소문이 나자, 그레이스는 학교에 가기 싫어했다.
아니, 가기 싫어했다기보단 기겁했다.
아침이 찾아오는 걸 싫어했고, 아침이 올 때마다 밝게 웃던 딸 아이의 모습은 언제부턴가 볼 수 없었다.
그 상황을 만든 게 앤드루 자신이라는 생각.
그 평생 가는 상처의 근본적인 원인이 자신이라는 생각에 앤드루는 눈을 감았다.
“갑자기 제 과거에 공감이라도……?”
김승훈은 장난스럽게 말하다 이내 말을 멈췄다.
눈물이 흐르고 있는 그의 뺨을 보자, 김승훈은 당황한 듯 티슈를 몇 장 뽑아왔다.
“여기요.”
“……고맙네.”
앤드루는 흐르고 있던 눈물을 조심스레 닦아냈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눈물에 김승훈은 당황했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은 후 앤드루에게 말했다.
“얘기하기 싫으면 하지 마요.”
“…….”
앤드루는 자신 때문에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던 그레이스의 모습이 떠오르자 더욱 가슴이 미어졌다.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한 딸아이가 자신 때문에 고통을 받았다는 것.
그 사실이 그를 더욱 슬프게 만들었다.
아무에게도 한 적 없는 그의 이야기.
앤드루는 딸과 같은 경험한 김승훈이라면 딸 아이가 무슨 감정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에게 말했다.
“사실, 나 때문에 내 딸아이도 자네와 같은 경험을 했어.”
“네? 앤드루 씨 때문에요?”
“그래. 나 때문에. 빌어먹을 <반지의 제왕> 골룸 때문에! 내 딸 아이의 인생에 상처를 줬어.”
“…….”
김승훈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앤드루의 말을 경청했다.
“딸 아이가. 내가 할리우드에 진출했다는 걸 자랑했나 봐. 그리고 그게 골룸이었다는 게 학교에 퍼지자, 애들이 그렇듯 놀려대기 시작했다더군.”
“…….”
“이런 과거가 자네 말처럼 평생 마음에 남는다면, 난 좋은 아버지가 되는 건 그른 게…….”
앤드루가 말을 흐리자, 김승훈이 말했다.
“찬현이가 그러더라고요.”
“어?”
“피해자는 아무 잘못 없다고. 앤드루 씨한테 뭐 잘못이 있나요?”
“…….”
김승훈은 자신에게 큰 힘이 되어줬던 말들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말했다.
“앤드루 씨한테도 잘못 없고, 당신 딸한테도 아무런 잘못 없잖아요. 근데 무슨 죄로 딸 보는 걸 부끄러워해요?”
“나 때문에…….”
“아니죠.”
앤드루의 말을 김승훈이 끊고 말했다.
“그건 당신 딸을 괴롭힌 놈들 때문이잖아요. 굳이 그런 걸로 딸한테 죄책감을 느낀다면, 딸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기나 하겠어요?”
“…….”
앤드루는 김승훈의 말에 잠시 말을 잃었다.
자신의 부끄러움 때문에 딸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게 아니었을까.
어쩌면 자신이 딸을 피했던 게 아닐까란 생각에 고통은 더욱 커지는 듯했다.
“그래서, 딸 본 지는 얼마나 된 거예요?”
“이제 한 1년 정도 되는 거 같은데…….”
“더럽게도 오래 안 보셨네.”
“…….”
김승훈의 말에 앤드루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영화 끝내면 바로 따님부터 보러 가세요. 어차피 이번 영화는 무조건 성공할 테니까. 영국에도 팔릴 거예요.”
“…….”
앤드루는 아직도 힘이 없는 듯 풀이 죽은 채 대답했다.
그 모습에 김승훈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겁나게 성공해서. 좋은 아빠가 되라고요. 뭐, 성공한다고 무조건 좋은 아빠가 되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적어도 지금보단 좋은 아빠가 될 순 있잖아요.”
“…….”
아무 말도 없이 바닥을 보고 있는 앤드루를 보곤 김승훈은 괜히 마음이 저릿했다.
매번 짜증으로 가득해 보이는 사람에게 이런 감정도 있었다는 게.
어쩌면 짜증으로 가득한 게 일종의 자기 방어기제였다라는 생각에 오히려 앤드루가 불쌍해 보였다.
“그렇게 힘들어할 거면, 차라리 따님 괴롭힌 놈들을 패 버리지 그랬어요. <반지의 제왕> 주연 쥐어패는 것보단 쉬웠을 텐데?”
김승훈의 말에 앤드루는 피식 웃었다.
“누구 때린다니까 웃네. 참나. 무슨 애도 아니고.”
김승훈은 이제야 희미하게 웃는 앤드루를 향해 잔을 들었다. 앤드루도 잔을 들고 부딪치며 시원하게 들이켰다.
“크으…… 좋구먼. 이런 얘기 처음 해보는 거야.”
“이제 좀 제대로 된 친구 된 거죠?”
“친구는 무슨.”
앤드루의 대답에 김승훈은 장난스레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에이씨, 앤드루 씨 친구 되기 더럽게 어렵네. 이젠 내가 안 하고 말지. 나한테 친구 하자고 하지 마요. 이젠 내가 거절할 거니까.”
“하하.”
앤드루는 김승훈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내일 따님이랑 전화나 한 통 하세요.”
“응?”
“국제 전화 더럽게 비싸긴 한데. 그 정도는 제가 내드릴게요.”
“고맙네. 고마워…….”
앤드루의 말에 김승훈은 미소를 지었다.
“이젠 확실하게 들리게 말하네요.”
“…….”
앤드루는 이제야 알 수 있었다.
세상을 견뎌내기 위해 모질게 쌓았던 벽이 무너지면, 세상이 무너져 내릴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기에 더 뾰족한 사람이 되어야 했다.
하지만 그 벽이.
생각지도 못한 한 사내에 의해 무너지자.
세상은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벽 때문에 들어오지 못하던 빛이 그에게 스며들자.
그의 마음에 거대한 파동이 일렁였다.
***
다음 날 밤.
앤드루는 김승훈의 말대로 조심스레 전 아내 에블린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에, 에블린?”
-어, 앤드루. 지금 어디야? 한국 아냐?
“응? 응…… 맞아.”
에블린은 놀란 듯 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국제 전화 엄청 비싸잖아. 뭐 급한 일이라도 있어? 이메일로 보내면…….
“아니, 그런 건 아니고. 그레이스 목소리가 좀 듣고 싶어서. 지금 그레이스 있어?”
앤드루의 말에 에블린은 잠시 말이 없었다.
“여보세요?”
-어? 어…… 지금 있어. 어?
툭.
-그레이스! 지금 엄마 통화 중이잖니!
-아빠잖아! 아빠!
거의 1년 만에 듣는 딸 아이의 목소리.
바뀐 게 거의 없는 딸 아이의 목소리에 앤드루는 새어 나오는 울음을 간신히 참았다.
-아빠?
“어, 응…… 그레이스. 잘 지냈어?”
-그럼, 잘 지냈지. 얼마나 바쁘길래! 딸한테 전화 한 통 안 해? 일부러 피해 다니기라도 한 거 아냐?
그레이스의 말에 앤드루는 울컥했다.
그레이스가 피한 게 아니라, 앤드루가 피했단 걸.
확실히 알게 된 탓인지.
몸에 박혀있던 거대한 못이 쑤욱 빠져나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하, 아빠가 왜 딸을 피해?”
-또 운이니 뭐니. 그래서 피한 거 아냐?
“그런 거 아냐…….”
-요즘도 그렇게 운에 집착해?
딸의 말에 앤드루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렇긴 하지. 아직도 딸이 사준 거 들고 다니는데?”
-뭐?
“그 길거리 시장에서 샀다는 거…… 내 생일 선물로.”
앤드루의 말에 그레이스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아빠, 그거 아직도 들고 다녀?
“최근에 말이야…….”
김승훈의 이야기를 하려던 찰나, 그레이스가 말을 끊었다.
-그거 내가 아빠 놀리려고 만든 건데? 설마 그거 진짜 위대한 점성술사가 만들었다는 걸 아직도 믿고 있는 건…….
“어……?”
-아니지?
갑자기 무언가 뒤통수를 후린 느낌.
갑작스러운 충격에 어안이 벙벙했던 앤드루는 눈만 껌뻑일 뿐 아무런 말도 없었다.
-아빠? 아빠? 응? 끊었나?
“어, 어. 아냐. 하하. 에이, 그런 걸 누가 믿어. 그냥 농담으로 한 거지.”
-그렇지? 휴…… 아빠 완전 멍청한 줄…….
“흐,흠.”
앤드루의 헛기침에 그레이스는 1년 간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했다.
그녀는 행복한 일만 가득했던 듯 한껏 밝은 목소리로 자신이 새로 사귄 친구들부터 연기 동아리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나도 아빠처럼 배우 할 거야.
“그래, 그레이스는 예쁘니까…… 잘 될 거야. 근데 혹시…….”
앤드루는 최근까지 운이 좋았던 게 김승훈 때문에 사라지고, 혹여나 자신의 악운이 가족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진 않을까 그레이스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최근에 운 안 좋은 적 없었어?”
-아빠, 그런 거 다 미신이라니까? 진짜 믿고 있는 거야?
“…….”
-나 진짜 엄청 행복해. 오늘 아빠랑 전화하는 것도 그렇고. 요즘 안 행복한 적이 없어.
“하하, 딸 한번 놀리려고 물어본 거야.”
-아닌 거 같은데? 진심으로 물어 본 거 같은데…….
그레이스의 말에 앤드루는 장난스러운 연기를 시작했다.
“방금까지 다 연기였거든. 딸 한번 놀리려고.”
-하하. 뭐야 그게.
“이거 촬영 끝나고, 내가 그쪽으로 갈게. 맛있는 거 먹자.”
-응. 완전 좋아!
1년 만의 대화.
그간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모두 나눈 후 전화를 끊자, 앤드루는 잠시 정신이 멍해졌다.
운은 미신이다.
그레이스의 말.
“그래, 운은 미신이야.”
좋은 일이 있어도 행복하게 즐기지 못했던 자신을 탓하며.
앤드루는 멀리서 미소를 짓고 있는 김승훈을 바라봤다.
“통화 엄청 오래 하네요. 이거, 거의 뭐. 앤드루 씨 출연료 떼와야겠는데요?”
“어차피 이 영화 성공할 텐데. 뭐, 그 정도야.”
“오…… 갑자기 무슨 자신감이래? 딸이 자신감도 나눠줬나 봐요?”
김승훈의 말에 앤드루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내 인생 법칙을 부수려고. 이제부터.”
김승훈 때문에 악운이 몰아치지 않는다고, <스페이스 베가본드>가 망하지 않는다.
그레이스의 말은 곧 정답이니까.
***
며칠 후.
<스페이스 베가본드>의 첫 촬영 전날.
성현 제작사에서 나와 준성이는 수없이 확인한 계획서들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살폈다.
“세트장 확인했지?”
“응. 주리 누나가 우주선 모형 확실하게 해놨더라고. 안에 장치 같은 것도 그럴 법해.”
준성이의 질문과 내 대답.
우리는 그렇게 여러 번 확인하며 사소한 문제들까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후…… 기사들 봤냐?”
준성이의 질문에 나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MILM에 투자한 돈. 그리고 더불어 KMD 쪽에서 받은 투자금.
그건 대한민국 영화판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천문학적인 금액이었다.
[경찬현. 이번에도 색다른 시도. ‘우주’ 영화?] [CG 활용을 위해 투자한 금액, 상상 초월. 외국 전문가까지 고용!]<스페이스 베가본드> 제작 발표회가 끝나자마자, 곳곳에서 쏟아져 내려온 기사들.
그 기사들의 내용들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기사 본문의 내용은 우려 섞인 비웃음.
우리나라에서도 ‘우주’라는 존재는 여태까지 아동용 코미디 영화에서나 다루던 소재였다.
종종 검은 암막 커튼으로 대충 마감한 배경을 우주라고 설명하는 주인공들.
기자들도 <스페이스 베가본드>에서 다룰 우주가 그런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 듯, 내 영화가 망할 것이라 돌려 말한 것처럼 보였다.
“기자들 호들갑 떠는 건 알아줘야 해. 뭐만 하면 망한다니, 뭐 한다느니. 이제 네 번째 영환데, 넌 왜 아직도 이런 기사들이 따라다니냐?”
“원래 이런 비관적인 논조 기사들이 더 잘 팔리잖아. 그리고 우리나라에 우주 배경 영화, 아니 세계적으로 봐도 얼마 없잖아? 있는 건 다 망했고. 뭐, 저러는 것도 이해는 돼.”
“마음도 넓으시네. 제작 발표회만 해도 이렇게까지 이목 끌리는 건 너밖에 없을 거다.”
준성이는 신경질적으로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들겼다.
“그만큼 기대도 크다는 거지.”
“에휴. 남 걱정은 쓸데없이 잘해요. 기자 놈들. 누가 보면 인류애 넘치는 놈들만 기자 하는 줄 알겠어.”
“결과로 보여주면 돼. 항상 그래왔듯.”
“멋있는 척은…….”
준성이는 내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승훈이 형이랑 앤드루는. 괜찮은 거지?”
“아, 넌 최근에 앤드루 못 봤겠구나.”
앤드루는 며칠 사이로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툴툴대는 건 여전했지만, 쓸데없이 공격적이었던 그의 성격은 꽤 무뎌졌다.
마치 무슨 깨달음이라도 얻은 듯한 그는 제작진들과 잘 섞여들기 시작했고, 조금이나마 한국어를 배우려는 노력도 보였다.
“승훈이 형이랑 엄청 잘 놀아. 뭐 거의 절친 됐더라고.”
“뭐? 절친?”
“응. MILM에 승훈이 형이 또 앤드루 데려와서 있는데. 축구 얘기로 둘이 또 투덕거리더라니까. 앤드루가 남의 나라 축구 리그에 왜 이리 아는 게 많냐면서 짜증도 내고. 근데 그 행동들이 아무리 봐도 친한 친구들끼리 하는 행동이야.”
내 말에 준성이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그래도 뭐 다행이네. 그 둘 관계도 나름 좀 문제였는데 말이야.”
“응. 이제 영화만 제대로 찍으면 돼.”
“그래. 시작이네. 대한민국 역대 최대 제작비 영화. 그걸 데뷔한 지 4년 된 감독이랑 제작자가 맡다니…….”
준성이는 감회가 새로웠는지 입가에 미소를 품은 채 말했다.
“자신 있지?”
“넘치다 못해 흐르지.”
“좋네. 이번엔 철철 흘러야 할 테니까. 만약 실패하면, KMD 노예로 살아야 해. 알지? 난 도망갈 거야.”
“어허. 이 피디. 이렇게 정이 없어서야…….”
내 말에 준성이는 웃으며 가운데 손가락을 보였다.
“정이 어딨나. 돈으로 돌아가는 세상에. 돈이 곧 정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