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he only genius film director RAW novel - Chapter (214)
나 혼자 천재 영화감독-215화(215/276)
몇 주 후.
한국 KMD 그룹 이사회가 소집됐다.
이준성의 첫 등판.
그 소식에 이창호는 깊게 한숨을 내쉰 채 차마 문을 열고 들어가지 못했다.
“젠장…….”
이창호가 문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
누군가 뒤에서 말을 걸었다.
“부회장님.”
“어……?”
이창호가 뒤를 돌아보자, 깔끔한 차림을 하고 나타난 이준성.
그의 모습에 이창호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준성이 왔구나. 하하…….”
“네. 안 들어가실 겁니까?”
“아, 아냐. 하하. 들어가야지.”
이준성의 말에 이창호는 머뭇거리다 문을 열고 회의실로 들어갔다.
이정호는 이준성의 모습에 옅은 미소를 보일 뿐 아무 말도 없었다.
잠시 후.
이사회가 시작되고, 이준성이 제일 먼저 입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새로운 KMD 그룹의 임원 이준성입니다. 따로 인사드린 분도 계시지만, 공식적인 인사는 이게 처음이네요. 하하.”
이창호는 그의 말을 듣고 이준성을 빤히 쳐다봤다.
‘따로 인사드린 분이라고……?’
이준성도 이창호와 눈을 마주치자, 싱긋 웃어 보이며 말을 이었다.
“제가 정리해 온 성현 KMD 픽처스의 실적입니다. 먼저 다들 확인해보실까요.”
이준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던 자료를 틀었다.
그러자 확실하게 보여질 수 있는 표로 이사회 임원들에게 말을 건넸다.
“성현 KMD 픽처스가 할리우드에 진출한 이후, 북미에서 KMD 그룹의 전자, 자동차의 판매량입니다.”
이정호 회장의 말대로 성현 KMD 픽처스는 KMD 그룹의 브랜드파워에 큰 도움을 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었다.
단순한 광고판 역할 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통해서도 엄청난 수익을 창출했다.
<디텍티브 그레이져>, <블루 컴페티션> 등 모든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했기에 이준성은 그간 영화 산업을 까 내리던 임원들을 노려보며 말했다.
“영화도 돈이 됩니다. 단순히 놀이로만 볼 게 아닙니다.”
“그래도 핸드폰이나 램 사업에 비하면 그 수익은 훨씬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 않습니까. 차라리 영화에 투자할 돈으로…….”
이창호의 말에 이준성은 옅은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아직 영화는 시작도 안 한 겁니다. 사업이 제대로 뿌리 잡히지도 않았는데 이 정도 성과를 이뤄낸 거라고요.”
“뭐라고요? 여기 이사횝니다. 이준성 씨. 확실히 증명된 이야기만 하는 게 좋을 거예요.”
이창호의 말에 이준성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스페이스 베가본드> 속편의 공개에 모든 것이 달려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스페이스 베가본드>는 한국 작품이었지만, 미국 쪽에서 오히려 더욱 흥행에 성공한 작품입니다. 그리고 그 속편은 영어로 제작되어 확실히 미국 시장을 타겟팅한 작품이고요.”
“그래서 그게 뭐 어쨌다는 겁니까?”
이창호는 약간 긴장한 듯 이준성을 노려보며 말했다.
“<디텍티브 그레이저>나 <블루 컴페티션>은 흥행 실적이 좋은 편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 영화들은 단지 흥행만을 목적으로 한 영화는 아니었다는 거죠.”
“네……?”
“경찬현 감독의 할리우드 데뷔작 <디텍티브 그레이져>는 할리우드 영화치고 초 저예산영화였습니다. <블루 컴페티션> 역시도 블록버스터 영화와는 거리가 좀 있고요.”
이준성은 차근차근 영화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임원들에 대해 말했다.
“하지만 <스페이스 베가본드>는 다릅니다. 블록버스터. 엄청난 시각효과로 사람들의 마음을 단번에 훔칠 수 있는 그런 영화가 될 겁니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나온 1억 달러짜리 영화도 성공 못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단순히 시각효과만으로는…….”
“에밀 듀크가 제작한 영화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
이준성이 말을 끊고 들어오자, 이창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시다시피 그런 유명한 제작자도 실패하는 마당에 그렇게 도박할 필요가 있냐는 겁니다.”
“우리에겐 경찬현 감독이 있으니까요.”
“아무리 경찬현 감독이라고 해봤자, 그냥 감독 아닙니까?”
이창호의 말에 이준성은 고개를 저은 후 쏘아붙였다.
“그냥 감독이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보시는 겁니까? 하나만 묻죠. 엔터테인먼트, 영화, 애니메이션 그 모든 사업에서 가장 거대한 기업이 누굽니까?”
이준성의 의도된 질문에 이창호는 입을 닫고 이준성을 노려봤다.
“대답해주지 않으신다면, 제가 말하죠. 월트 픽처스입니다. 임원 분들께서 아실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월트 픽처스에서 경찬현 감독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을 제안했습니다.”
이준성의 말에 임원들은 자기들끼리 속삭였다.
“월트 픽처스에서? 경찬현 감독을?”
“아니, 그게 말이 되는 건가? 할리우드에 감독이 많고도 많을 텐데…….”
그들은 이창호와 그 세력들에 의해 눈이 가려진 상황.
이준성과 경찬현의 성과에 대해 그저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의 이야기만 들은 상황에서 그들의 귀를 열리게 한 건 월트 픽처스.
그 거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에서 경찬현을 데리고 가려 했다는 소식에 임원들의 웅성거림이 커지자, 이준성은 미소를 지으며 그 웅성거림이 잦아들길 기다렸다.
그리고 어느 정도 잦아진 후.
이준성은 이창호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제 말씀해주시죠. 이창호 부회장님. 월트 픽처스와 함께 KMD 그룹에서 영화 산업을 몰락시키려고 했던 이유 말입니다.”
“그게 무슨…… 증거 있습니까? 증거도 없이 그런 소리를…….”
“누가 이런 걸 보내오더군요.”
이준성은 주머니에서 녹음기를 꺼내 재생시켰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오는 임지훈과 이창호의 목소리.
-이준성. 그 자식만 없으면 할만해. 형님이야 밑에 놈들 이용해서 몰아내기만 하면 일은 쉬워질 거고.
-맞습니다. 이준성의 지분을 완전히 박살 내려면 경찬현을 제거하는 게 먼저일 테니까요.
그들의 대화가 이어지고 나자, 이창호는 이를 악물고 이준성을 바라봤다.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 어딜 가짜…….”
“가짜요?”
이준성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이거 대화 상대가 월트 코리아의 임지훈 대표 맞죠?”
“그걸 어떻게…….”
“그 인간 뱀 같은 인간이거든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남의 등에 칼 꽂는 일이야 쉽다고 하면서 건네주던데?”
이창호는 이준성의 말에 이정호를 바라봤다.
이정호는 이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다는 듯 씁쓸한 표정으로 이창호를 바라봤다.
“회장님, 이건…… 모함입니다. 누군가의…….”
“임지훈 씨 불러서 교차 검증해볼까요? 최근에 임지훈 씨랑 사이도 틀어진 거 같던데?”
이준성이 비아냥대듯 말하자, 이창호는 시뻘게진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준성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네, 네가 뭘 안다고 지껄여! KMD 그룹에 헌신한 내가…… 어떻게…….”
“그만 추해져라. 창호야.”
나지막하게 울리는 이정호의 음성.
그 음성에 이창호는 힘이 풀린 듯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나가.”
“혀…… 형님! 우린 가족이지…….”
“네 뒷소문 모른 척한 것도 한두 번이 아니야. 가족 찬스는 이미 많이 썼어. 그리고 이번엔 선을 확실히 넘었고.”
친동생이란 이름으로 그간 이창호에게 무한한 신뢰를 줬던 이정호.
하지만 아들 이준성의 보고 이후.
이창호에 대한 뒷조사를 시작했고, 꽤 많은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간 그에 대한 안 좋은 소식이 들리면, 별것 아니라는 식으로 넘어갔지만, 이번엔 달랐다.
“…….”
이창호는 울먹이는 표정으로 이정호를 바라봤다가, 그의 냉정한 말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그의 모습에 떨고 있는 다른 임원들.
이창호에 동조했던 임원들이 서로 눈치만 보고 있자, 이준성은 온화한 미소를 보이며 말을 이었다.
“과거는 더 묻지 않겠습니다. 앞으로가 중요한 거니까요.”
이창호가 나가는 것을 확인한 후, 이준성은 다시 컴퓨터로 자료를 꺼내보였다.
경찬현과 함께 만든 성현 KMD 픽처스의 계획.
경찬현의 말대로 영화판을 키울 수 있는 그 계획에 대한 시작을 알렸다.
***
며칠 후.
<스페이스 베가본드> 속편의 촬영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경찬현이 신경 써준 우주 세트장과 더불어 배우들까지.
그 완벽한 조합에 톰 브라이언은 감탄하고 있었다.
‘이렇게만 계속 진행된다면…… 분명 끝장나는 영화가 만들어질 거야.’
김승훈은 그간 대한본국무예협회에서 배운 검술로 대역 없이 멋들어진 무술 실력을 보여줬다.
특히나 그는 경찬현을 믿고 따르는 듯, 검술을 배워달라고 요구하자 군말 없이 바로 전통 무술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말을 전했다.
“상황 괜찮죠?”
옆에서 묻는 경찬현.
그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촬영장을 지켜봤다.
“너무 좋아요. 미술도 그렇고…… 배우들도 그렇고. 저렇게 열정 넘치는 배우들은 많이 없거든요.”
김승훈은 액션 장면을 촬영하다 다칠 뻔한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 힘을 다 써서 촬영에 임했다.
“저 형은 원래 저래요. 그리고 저런 게 매력이고요.”
김승훈뿐만이 아니었다.
처음 써보는 한국 배우들이었지만, 톰 브라이언은 의사소통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경찬현 감독의 작품에서 꽤 많이 봤던 배우들로 구성된 코리스 제국.
“감독님이 직접 키운 배우들인가요?”
“키우긴요. 뭘. 그냥 같이 작업해본 배우들인 거죠.”
경찬현이 머쓱하게 웃으며 모니터링을 함께 했다.
박준식은 여지없이 훌륭한 연기를 보여줬고, 코리스 제국의 촬영은 금세 끝날 듯 보였다.
“근데 제가 듣기로…… 월트 쪽 투자는 철회됐다고…….”
최근에 큰 소식이 여러 가지가 있었다.
하지만 톰 브라이언에게 제일 큰 소식은 월트 픽처스의 투자 철회.
<스페이스 베가본드>의 5부작 계획에 가장 큰 투자처였지만, 그게 철회되는 순간 그 계획은 물거품이 되는 게 아닐까 걱정이었다.
“아, 그거요? 걱정 안 하셔도 돼요.”
“네?”
“준성이가 해결해줄 거 같아서요.”
“이준성 대표가요……? 아, 이제 대표님이 아니지.”
“네. 본사에서 지금 자리를 잡고 있거든요. 지금 당장 확답을 주진 못했지만…… 준성이라면 할 수 있을 겁니다.”
경찬현은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걔 어떤 목적이 있으면 눈이 뒤집어지거든요. 그 상대가 어디 회장님이 됐든, 누가 됐든 간에. 어떻게든 해낼 겁니다.”
확실히 이준성이 KMD 본사로 간 이후.
자금적으로 훨씬 원활해진 건 사실이었다.
오히려 성현 KMD 픽처스의 수익금이 본사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고, 본사의 투자가 더욱 확실해진 상황.
덕분에 자금적으론 전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상황이 좋아지고 있었다.
“네? 그런 사람으로 보이진 않던데요…….”
“평범한 척 연기를 참 잘해요. 아무튼 아무런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앞으로 촬영만 계속 이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경찬현이 고개를 숙이며 악수를 청하자, 브라이언도 급히 고개를 숙인 후 악수를 받았다.
“저야말로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최대한 완벽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끝내보겠습니다. 경찬현 대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