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he only genius film director RAW novel - Chapter (217)
나 혼자 천재 영화감독-218화(218/276)
며칠 후.
광고가 북미, 한국, 일본에 송출되자, 세계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어딜 가든 <스페이스 베가본드 2> 광고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고 그 소문은 끊임없이 퍼지기 시작했다.
“햐…… 미쳤다.”
이준성은 컴퓨터를 틀고 한국, 미국을 가리지 않고 모든 커뮤니티를 뒤졌다.
인터넷이 더욱 발전한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는 몇 년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발전했고, 경찬현은 그것을 이용할 속셈으로 더욱 입소문을 부추겼다.
-<스페이스 베가본드 2> 시사회 갔다 옴
이런 게시글 밑에 달린 댓글은 경찬현의 의도대로 완벽히 떡밥이 굴러갔다.
┗어떰? 광고가 다 아님?
┗아님. 그냥 미친 영화임. 감독은 미국인이긴 한데, 제작이 경찬현이라 그런지. 한국 냄새 솔솔 남. 그리고 반전 미쳤음. 이렇게 흘러갈 거라곤 생각도 못 함. 이런 각본 통과시켜준 게 누군진 모르겠는데 미친 사람임.
귀여운 사람들의 반응에 이준성은 조심스럽게 키보드를 두들겼다.
┗나 성현 KMD 픽처스 관계잔데, 이준성이 컨펌 봐주고 팍팍 밀어줬다더라. (수정 / 삭제)
이준성은 그런 댓글을 남긴 후 여유롭게 커피를 홀짝였다.
이미 시사회까지 모두 완벽하게 끝난 상황.
영화가 막을 내렸을 때 시사회에서 느껴지던 그 열기를 생각하자 이준성의 입가엔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확실히 난 놈은 난 놈이라니까.’
성현 KMD 픽처스의 대표직에서 사임하고 돌아온 KMD 그룹.
창문 너머로 보이는 뷰는 빌딩 숲.
탁 트인 할리우드보다야 훨씬 부족했지만, 그래도 KMD 본사에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것으로 만족했다.
애초에 아버지인 이정호 회장이 항상 넌지시 본사로 들어오라는 듯 말하기도 했을뿐더러, 이젠 미국보다 한국에서 할 일이 많아졌다.
‘이번 작품만 제대로 성공하자…… 찬현아.’
***
몇 주 후.
미국.
<스페이스 베가본드 2>가 개봉하자, 사람들은 시사회에서 기자, 관객, 평론가 모두에게 호평받은 그 작품을 보기 위해 영화관으로 몰려들었다.
그 영화를 보고 나온 사람들은 마치 무엇에 홀린 듯 막대기 같은 게 보이면 잡고서 입으로 효과음을 내며 서로 막대기를 부딪쳤다.
“우웅~, 죽어라! 류!”
“우웅! 우우웅!”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 사람들을 마치 정신 나간 사람처럼 보긴 했지만.
그 사람들도 영화를 보고 나온 후엔 마찬가지였다.
“아빠! 나 라이트 세이버! 라이트 세이버 사줘!”
“응?”
“류가 쓰는 거 있잖아!! 그거 완전 멋있어! 나 그거 꼭 사줘!”
“하아…….”
아들의 투정에 급히 인터넷으로 피규어 가격을 알아보는 한 남자의 모습.
꽤 비싼 피규어 가격에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래도 그 선물 하나면 몇 달은 조용할 것이기에 나름 괜찮은 계약이란 생각에 남자는 가는 길에 아이의 손에 자연스럽게 그 피규어를 쥐여줬다.
하지만 이건 다시 시작에 불과했다.
마지막에 사람들의 눈을 빼앗은 류성민의 코스튬.
사람들은 마지막 장면에 대해 토의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거 무조건 3 나온다는 거지?”
“야, 아직도 모르냐? 이거 5부작으로 갈 거래.”
“미친…… 개쩐다. 이게 5부작으로 나온다고?”
마지막 장면은 특히나 사람들에게 공포와 충격으로 다가왔다.
1편에서 밝은 분위기를 가져왔던 류성민의 변화.
그 충격에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후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하다는 듯 끝없이 <스페이스 베가본드>에 대한 이야기로 소란스러워졌다.
***
같은 시각.
월트 픽처스.
“젠, 젠장…….”
크리스토퍼는 어이가 없는 상황에 인상만 찌푸릴 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월트 픽처스가 세워놨던 신기록은 무기력하게 박살 났다.
[<스페이스 베가본드 2> 개봉 당일 최고 기록! 월트 픽처스 기록 가뿐히 넘었다!] [성현 KMD 픽처스 개봉 당일 수익 상상 초월! 할리우드 이전에 없던 기록일 듯.] [월트 픽처스가 인수하지 못한 <스페이스 베가본드>. 프랜차이즈로서 성공적 안착하나.]그뿐만이 아니었다.
[마일스 잭. <스페이스 베가본드 2> 대단한 영화. 네버랜드 재개방 의지…….]네버랜드를 폐쇄했음에도, 다시 한번 사람들을 믿어볼 의지가 생긴 듯 마일스 잭은 복귀 이후 더욱 왕성하게 움직였다.
덕분에 <스페이스 베가본드 2>는 의도치 않게 훨씬 큰 광고를 받으며 북미 전체에 소문이 울려 퍼졌다.
-크리스토퍼 씨. 회의 15분 전입니다.
비서의 알림에 크리스토퍼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처음 <스페이스 베가본드> 인수 시도에 있어 실패한 이력이 더욱 부각 될 게 뻔했기에 크리스토퍼는 힘겹게 회의실로 향했다.
CEO 밥 아리거도 좋지 않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은 후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 시작하죠.”
월트 픽처스의 임원들과 밥 아리거 그리고 크리스토퍼까지.
그들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 대해 먼저 이야기했다.
“각본이 이상한 줄로만 알았는데…… 연출과 미술의 힘이 대단하더군요. 광선검을 저런 식으로 표현할 줄이야…….”
밥 아리거의 말에 몇몇 고위 임원이 눈치를 보며 말했다.
“그거야 지금 완전 빈집이지 않습니까…… 하하.”
“맞죠. 거의 돈 안 되는 예술 영화들만…….”
“그만. 거기까지만 하죠.”
임원들의 말에 밥 아리거는 고개를 저었다.
“이젠 그런 것 따윈 의미 없어요. 경쟁작이 없다고 저렇게 성공하는 건 처음이잖아요?”
크리스토퍼는 밥 아리거의 말에 눈치를 살폈다.
사실 각본이 제일 쓰레기 같다고 강조한 건 크리스토퍼.
그의 실패를 최대한 감추기 위한 전략이었지만, 오히려 그 행동은 그에게 배로 돌아왔다.
“아마도 이번 성현 KMD 픽처스의 작품은 블록버스터계에 한 획을 그을 겁니다. 미술이 말도 되지 않더군요. 어디서도 못 본 그런 비주얼들이에요. 지금 피규어도 장난 아니게 팔리고 있다던데요.”
밥 아리거가 자조적인 표정을 지으며 말을 내뱉자, 임원들은 모두 입을 닫고 크리스토퍼를 쳐다봤다.
“제가 제일 불안한 건 경찬현 감독의 영화 때문에 사람들의 영화를 보는 눈이 높아지는 겁니다. 이젠 블록버스터 영화면 저 정도는 되어 줘야 한다는 사람들의 기대감이 있을 테니까요.”
밥 아리거의 말에 크리스토퍼는 침을 꼴깍 삼켰다.
맞는 말이었다.
결국 사람들의 안목이 높아진다는 것은 여태껏 해왔던 방식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
뒤에 이어질 말이 무엇일지 알 수 없어 크리스토퍼는 밥 아리거를 빤히 쳐다봤다.
“그래서 저희 월트 픽처스는 기술적으로든 시나리오적이든 돈을 더 부어볼 생각입니다.”
밥 아리거의 계획을 들은 크리스토퍼는 눈을 껌뻑였다.
“이건 크리스토퍼 씨가 전문이니, 크리스토퍼 씨에게 맡기도록 하죠. 좋은 각본가, 좋은 연출가들 위주로 최대한 모아 봐요.”
“네……?”
분명 잘릴 거라고 생각했던 크리스토퍼는 밥 아리거를 빤히 바라봤다.
“우리 월트 픽처스도 분명 저런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겁니다. 물론 경찬현은 데려오지 못했지만, 경찬현 말고도 분명 저런 작품을 만들어낼 감독들은 있을 거란 이야기죠. 그래서 제가 내린 결론은 더욱 공격적인 투자입니다.”
밥 아리거의 생각은 이랬다.
성현 KMD 픽처스에 필적하는 작품을 만들려면 그만큼의 투자가 필요했다.
남이 만들어놓은 작품이 아닌, 월트 픽처스가 스스로 개발한 스토리와 VFX.
경찬현을 벤치마킹한다는 것이 처음엔 부끄러웠지만, 밥 아리거는 실패보단 부끄러운 게 나았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우린 분명 제2의 경찬현 감독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그를 따라해 보도록 하죠. 일단 VFX에 더 투자하는 것부터 시작해봅시다. MILM이든 누구든 좋은 인력들 먼저 다 데려와요. 그것부터 시작일 테니까.”
***
같은 시각.
KMD 성현 픽처스.
쉴새 없이 쏟아지는 전화에 정신이 없었다.
-경 감독! 대박이야, 완전 초 대박! 지금 주문이 물밀 듯이 들어온다고! 광선검이 특히 인기야. 올해는 돈벼락 맞게 생겼어!”
사이언 프라임의 양진겸 대표.
개봉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음에도 이미 수십 개의 국가와 선계약을 통해 수출하고 있었다.
특히나 광선검을 통해 얻어내는 수익은 가히 천문학적인 듯 양진겸 대표의 목소리는 흥분에 가득 차 있었다.
-미국, 일본, 한국, 뭐. 거의 세계시장을 제패하겠다고! 흐핫! 자네 덕분에 내가 이렇게 큰 도움을 받네. 고마워!
“이제 시작인데요. 뭐. 앞으로 더 잘 부탁드립니다.”
-무슨! 내가 잘 부탁하지! 하하!
조지 루카스의 작품도 피규어 수익으로만 차기작을 만들 수준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스페이스 베가본드> 때도 괜찮은 수익을 올리긴 했지만, 확실히 광선검이라는 존재는 천문학적인 수익을 낼 만한 기념비적인 물건이었다.
띠링-.
쏟아지는 전화에 지쳐 잠시 눈을 감고 쉬려던 찰나 또 울리는 핸드폰.
핸드폰에 뜬 이름에 놀라 바로 전화를 받았다.
“아, 예! 마일스 씨!”
-오랜만이에요. 영화 너무 재밌게 봤어요. 감독님.
마일스 잭에 대한 소식은 이미 들은 상황.
그의 복귀 뮤직비디오는 MILM과 협업하기로 했고 최대한 좋은 퀄리티로 모든 것을 보장하기로 했었다.
-기사 봤죠?
“아, 네. 네버랜드를 다시…….”
-덕분이에요.
“네?”
수줍은 듯한 그의 목소리에 되묻자, 그는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시 사람을 믿어보기로 했어요. 경 감독님 말대로 사람들의 영웅이 다시 되어보고 싶어졌거든요.
“다행이네요…….”
-아직 뭘 만들지 결정하시진 않았겠지만…… 다음 영화 음악은 저한테 맡겨 줄래요?
“네? 그게 무슨…….”
-아, 이번에도 음악이 좋긴 했는데. 제가 하면 더 잘해줄 수 있을 거 같거든요. 영화가 너무 좋긴 했는데 제가 느끼기엔 음악이 조금 아쉬웠어요.
음악 이야기가 나오자 마일스 잭은 수줍은 듯한 목소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흠…… 그리고 어떻게 보면 경 감독님이 제게 두 번째 기회를 준 거랑 다름없어요. 아무튼 상영 시작한 진 얼마 안 됐지만 이미 흥행에 성공할 징조가 많이 보이더라고요. 정말 축하하고 나중에 보수 완공되면 네버랜드로 한번 놀러 와요. 경 감독님이랑 경 감독님 영화도 한번 같이 보고 싶네요. 아이들과 함께요.
“네! 감사합니다.”
아직 개봉한 지 며칠 되지도 않은 상황.
하지만 들려오는 긍정적인 소식에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됐어…….’
<디텍티브 그레이져>로 성공적으로 할리우드에 안착했고.
<스페이스 베가본드> 속편으로 완벽한 상업성까지 증명했다.
특히나 <스페이스 베가본드>는 거대 프랜차이즈로서 성현 KMD 픽처스의 수익에 큰 도움이 될 작품.
피규어 사업, PC 게임, 콘솔 게임 등 온갖 미디어 믹스를 통해 상상을 초월할 수준의 수익을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이었다.
‘5억 달러는 우습게 벌어보자고.’
이번 작품의 성공으로 해야 할 건 금전적인 한계를 부수는 것.
이제 쏟아지는 돈으로 영화판을 어떻게 키울지 결정하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