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he only S-class summon RAW novel - Chapter 142
나 혼자 S급 소환수 142화
울부짖는 영혼 (2)
사냥하다 보면, 문득 자신의 성장 속도에 대해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옆 길드의 누구는 더 효율적으로 사냥한다던데?
너보다 늦게 시작한 누구는 벌써 A급이라던데?
이런 소리를 듣다 보면 고민은 더욱 심화된다.
과연 내가 하는 사냥 방식이 옳은 걸까?
혹은 더 좋은 방법이 있지는 않을까?
이런 밑도 끝도 없는 고민들 말이다.
물론, 서머너라면 할 수밖에 없는 고민이긴 하다.
그런 서머너들을 위해 내가 팁을 하나 주고자 하니, 눈에 힘 빡 주고 집중하기를 바란다.
미리 말하자면, 단점이 하나 있다.
하늘이 돕지 않으면 평생을 노력해도 못할 수 있다는 점.
방법은 간단하다.
시너지를 얻을 수 있는 동료를 찾아라.
당신이 서포터라면 마음에 맞는 딜러를 찾고-
당신이 딜러라면 서포터를 찾아야겠지.
나 역시 빠른 시기에 마음이 맞는 동료를 찾았었다.
그 이후, 이전과 확연히 다른 속도로 성장했고, 지금도 성장 중이다.
혹자는 말할지도 모른다.
그건 네가 빛의 성녀급 서포터를 만났기 때문 아니냐고.
맞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생각을 다르게 해보자.
빛의 성녀 역시 날 만나서 빠른 성장을 이뤄낸 거 아닐까?
유유상종이란 말이 있다.
비슷한 부류의 인간끼리 모이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만약, 그대 옆에 능력 있는 동료가 없다면, 그건…….
이만 생략하도록 하겠다.
[서머너 마스터의 ‘최고의 서머너가 되는 법’에서 발췌.]* * *
[띠링!] [A급 던전 ‘울부짖는 영혼’을 발견하셨습니다.] [시간제한 – 235일]스르륵!
진도윤이 던전 속에 몸을 집어넣는 순간.
그의 눈앞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필로파포스 언덕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공간.
“정원인가?”
이걸 정원이라 해야 할까?
수목원이라 해야 할까?
끝이 보이지도 않을 만큼 넓은 실내 공간에, 수많은 식물이 심겨 있었다.
문제는 그 식물들이 모두 말라비틀어져 있다는 것.
“기분 나쁜 곳이네. 게다가 실내라고?”
유리아가 소환수들을 꺼내며 중얼거렸다.
필드 타입이 실내인 던전은 실외인 던전보다 까다롭다.
일단은 지형적으로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근데 뭐, 어떤 곳이든 상관없잖아? 마스터랑 내가 있는데.”
이미 S급 던전인, 최후의 미궁에서 100년을 산 그들이다.
아무리 공략 불가 판정 던전이라 해도, A급 던전에 긴장할 그들이 아니었다.
진도윤 역시 소환수를 꺼내며 천천히 임무를 기다렸다.
시간이 흐르자, 추가적인 메시지가 떴다.
[임무가 도착합니다.] [임무 – 최종 목적지에 있는 ‘소울 콜렉터’(★★★★★★)를 처리하세요.] [생령을 가둬 에너지를 뽑아먹는 존재들 때문에 수많은 영혼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들 중 가장 강력한 존재를 처리하여 가여운 생령들을 고통에서 해방시켜 주세요.]“끼아아아!”
임무가 도착함과 동시에, 멀리서 소름 끼치는 울음이 메아리쳐 왔다.
그것을 들은 유리아가 혀를 내둘렀다.
“와우, 분위기 한번 살벌하구만? 소울 콜렉터면…… 그래도 꽤 까다로운 놈 아니야?”
“그치, 미궁에서도 나름 보스급이었으니까.”
팔뚝을 쓱쓱 비비는 유리아를 본 진도윤이 중얼거렸다.
소울 콜렉터는 저번에 만났던 소울 리퍼의 상위 호환.
예전 수준으로도 잡는 데 꽤 애먹었던 기억이 있었다.
“왜, 공략 불가 판정받았는지 알 만하네.”
S급 던전에서도 보스급인데, 일반 A급 서머너들이 어찌 공략하겠는가.
“바로 갈 거지?”
“그래야지, 버프만 잘 넣어줘.”
물론, 애먹었던 것도 옛말이다.
지금 수준으로는 손쉽게 해결할 수 있을 거다.
“키이이!”
조금 기다리니 옥빛 낫을 든 존재들이 한 마리 한 마리 모여들었다.
A급 몬스터, 소울 리퍼들이었다.
“뀨웅!”
녀석들을 본 데몰리션이 날개를 펄럭이며 흥분했다.
과거 낫을 두들겨 패며 가지고 놀았던 기억이 떠오른 듯했다.
녀석들이 다가오자 유리아가 신속히 버프를 걸었다.
[요정 왕 ‘페어리킹’(★★★★★★)이 ‘맹공’을 사용합니다.] [모든 소환수의 공격력이 100% 강화됩니다.] [요정 왕 ‘페어리킹’(★★★★★★)이 ‘의지’를 사용합니다.] [모든 소환수의 방어력이 100% 강화됩니다.] [요정 왕 ‘페어리킹’(★★★★★★)이 ‘가속’을 사용합니다.] [모든 소환수의 공격 속도가 100% 상승합니다.] [요정 왕 ‘페어리킹’(★★★★★★)이 ‘면역’을 사용합니다.] [A급 이하 저주에 100% 저항합니다.]우우웅!
페어리킹에게서 나온 오묘한 빛이 진도윤의 몸을 두르자, 메시지가 한 번에 촤르륵- 떠올랐다.
“크, 언제 봐도 좋구나.”
“잠깐만 기다려 봐. 이건 오랜만에 쓰는 거긴 한데.”
[요정 왕 ‘페어리킹’(★★★★★★)이 ‘축복’을 사용합니다.] [모든 소환수의 경험치 획득량이 200% 증가합니다.]이윽고 추가로 떠오른 메시지.
“캬, 이게 있었네?”
진도윤이 감회가 새롭다는 듯 감탄했다.
자신이 과거 급격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던 그 스킬이었다.
“미궁에선 쓸 필요 없었어서 자리 차지한다고 징징댔었잖아? 그랬던 걸 또 이렇게 쓰게 되네, 히히.”
“아무렴, 갓페어리에게 쓸모없는 스킬이 어디 있겠어?”
진도윤이 생글생글 웃으며 동의했다.
유리아의 유용함은 저 페어리킹에게서 나온다.
지금 걸린 저 사기적인 버프 스킬들만 봐도 답이 나온다.
‘소환수들의 능력치를 두 배로 끌어주니까.’
고작 버프로 마치 자신이 두 명이 된 것과 같은 효과를 보여주는 스킬 구성.
자신과 제프리가 괜히 갓페어리라 부르는 게 아니다.
“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번엔 작은 묘인족, 아묘가 빛을 뿜었다.
[숲의 고양이 ‘아묘’(★★★★★★)가 골골거립니다.] [서머너의 감응력 회복 속도가 200% 증가합니다.]유리아는 아묘의 골골송으로 버프의 종지부를 찍었다.
무려 감응력을 회복시켜 주는 스킬.
이 스킬만 있으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꽤 장기전을 유지할 수 있다.
물론, 저번 때처럼 한 스킬에 모든 감응력을 퍼부으면 안 되겠지만.
“역시나 든든하구나, 유리아.”
“별말씀을.”
이제 버프를 받았으니 사냥을 시작해야 할 차례.
진도윤은 자신을 향해 몰려드는 소울 리퍼들을 바라보며, 태연하게 미소 지었다.
* * *
말라비틀어진 기이한 정원에서 경험치 축제가 시작되었다.
푸숙! 서걱!
둠, 데몰리션, 그리고 미카엘이 전방에서 근접전을 도맡았고-
화르륵! 촤륵!
피닉스, 엘라임이 후방에서 원거리를 지원했다.
힐러인 아묘는 굳이 지금 필요하지 않았다.
압도적인 화력 덕에 소울 리퍼들이 제대로 대응도 못 해보고 쓰러져나갔으니까.
‘원래 테이밍하려 했던 녀석인데.’
진도윤은 맥이 빠지는 걸 느꼈다.
무려 S급 네 마리인 그의 스쿼드에 고작 저런 몬스터를 넣기는 싫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소울 콜렉터쯤은 되어야지.’
진도윤이 노리는 목표는 소울 콜렉터였다.
물론, 그것도 평생 가져갈 건 아니다.
스킬 구성 보고, 정말 감응력을 늘릴 수 있는 스킬이 있으면 잠깐만 이용할 생각이었다.
‘안타깝지만…… 정 주는 건 여기 네 마리로 충분해.’
데몰리션을 제외하고는 모두 100년 이상 함께했던 녀석들.
그들에게만 신경 쓰는 것도 벅찬 진도윤이었다.
“흐아암, 여유롭다 여유로워.”
전진하며 사냥하던 도중 유리아가 하품을 내질렀다.
수많은 소울 리퍼들이 생생한 영혼을 보고 환장한 듯했지만.
그들은 그 영혼 근처에도 오지 못했다.
진도윤 역시 주머니에 손까지 넣어가며 여유롭게 걷는 중.
“확실히 베이는 것도 더 잘 베이네.”
서걱!
둠 나이트의 검이 단숨에 소울 리퍼의 목을 갈랐다.
원래도 강한 녀석이었지만, 페어리킹의 버프를 받아서 그런지 더 날카롭고 매끄러웠다.
나머지 소환수들도 한층 강해진 힘으로 묵묵하게 사냥해 나가는 중이었다.
“뀨웅!”
데몰리션만 유난히 신난 것 같았지만.
그렇게 한 시간 정도 흘렀을까.
“마스터.”
유리아가 지루하다는 표정으로 진도윤을 부른 것은 그때였다.
“응?”
“이거 끝이 안 보이는데?”
“……그러게, 나야 좋긴 한데.”
시간이 오래 지나도 몬스터가 계속 쏟아진다는 말은.
다른 의미로 수많은 경험치를 쌓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껏이지.
평생 여기서 사냥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계속 이동했는데도 마치 그 자리에서 계속 빙빙 도는 것 같은 느낌이야.”
“흠, 소울 콜렉터를 직접 찾아야 하는 시스템인가?”
“계단이나 아니면, 길이 한곳으로 나 있기만 했어도 이런 느낌 안들 텐데. 이건 뭐, 너무 넓으니까…….”
사방팔방이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넓은 공간.
자칫 길을 잘못 들면 던전 미아가 될 수도 있었다.
뭐, 수틀리면 밀랍 날개를 사용하면 되긴 하지만.
“흐음.”
진도윤이 턱을 잡고 고민했다.
이럴 때 제프리가 없는 게 조금은 아쉽다.
그라면, 네비로스를 통해 던전의 모든 것을 분석해 줬을 테니까.
역시 제대로 된 사냥을 하려면 삼인방이 다 모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였다.
“일단, 답이 없을 때 방법은 하나야.”
“뭔데?”
“존재하는 모든 몬스터를 다 잡는 것.”
“응? 이렇게 넓은데? 좋은 방법이라도 있어?”
“물론 나도 확실히는 모르지만, 소울 리퍼들은 영혼에 환장하는 녀석들이야. 이곳 전체에 우리가 있다는 걸 알리면 몰려들지 않고 못 배길걸?”
하나하나 찾아 죽이기 힘들면?
그들을 불러 모으면 될 일이다.
“끌어모으자는 거구나?”
“기다려 봐, 데몰리션!”
진도윤은 신나게 날뛰는 데몰리션을 불렀다.
퍼석!
방금 소울 리퍼의 대가리를 터뜨린 녀석이 불만 가득한 얼굴로 다가왔다.
“뀨웅?”
한창 재밌었는데 왜 부르냐는 뜻이었다.
“최대한 크게 변신해 봐, 지금.”
“뀨웅?”
“그리고 최대한 크게 소리쳐. 이곳 정원이 메아리로 가득 차도록.”
진도윤의 말에 그제야 알아들었다는 듯 데몰리션의 표정이 밝아졌다.
“하나하나 처리하는 것보다 한 번에 쓸어 담는 게 너도 좋잖아?”
“뀨우웅!”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녀석.
[스킬, ‘변화하는 육체’(S급)를 사용합니다.]쿠구궁!
이윽고 녀석의 몸집이 거대하게 불기 시작했다.
건물 6층의 크기라 머리를 살짝 숙여야 천장에 닿지 않을 정도.
불편하게 고개를 숙인 데몰리션이 낮게 울부짖었다.
“크르르르…….”
본래도 강했지만.
거기에 거대한 체구가 더해지니 가히 압도적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기세였다.
“키이이?”
“키이이이?”
싸우던 소울 리퍼들도.
심지어 유리아의 소환수들마저도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데몰리션을 쳐다봤다.
“마스터에게 듣긴 했지만…… 역시 저놈은 끔찍해.”
유리아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였다.
두 발로 거대한 육체를 지탱한 데몰리션이 곧이어 고개를 높게 치켜들었다.
배가 평소보다 더 크게 부는 것 같더니.
“크롸라라라라!”
정원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포효가 터졌다.
거기에 절로 가해지는 스킬.
[스킬, ‘드래곤 피어’(S급)를 사용합니다.]“키이!”
녀석의 포효에 소울 리퍼들이 돌처럼 굳어버렸다.
아무리 영혼에 환장하는 녀석들이라 해도 무식한 파괴의 힘 앞에서 덜덜 떠는 듯했다.
“흐음.”
진도윤은 난감한 표정을 했다.
“이거…… 불러 모으려 했는데, 오히려 도망가게 생겼는걸?”
적당히 소리쳤어야지, 아무래도 너무 과한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