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the only S-class summon RAW novel - Chapter 186
나 혼자 S급 소환수 186화
레이튼 숲 (1)
차원의 틈을 이용한 진도윤은 설렁설렁 털보네 매장으로 이동했다.
유준태와 약속했던 은신처의 디자인이 얼마나 진행됐나 확인하기 위해서.
[삐빅!] [코드를 확인했습니다.] [밤 까마귀님, 환영합니다.]그래도 예의상.
홍채 인식 절차를 밟고 들어선 진도윤은 이내 눈을 빛냈다.
닉스의 은신처 입구에서 기다리는 유준태를 확인한 탓이다.
“오, 어떻게 알고 기다리고 있었네?”
“헹, 이 녀석아. 협회 네트워크를 뭐로 보고. 이미 해결됐다는 보고는 받았지.”
유준태는 든든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멕시코 협회장, 페레스가 무선으로 얼마나 굽신거리던지.
진도윤이 복귀하기 전이었다면, 절대 누리지 못했을 호사였다.
‘확실히 녀석 덕에 굵직한 사건들이 간단해 보인단 말이야.’
빙그레 웃음을 지은 유준태가 그의 앞으로 붙었다.
“뭐, 불편한 건 없었어?”
“딱히, 예상대로 엄청 쉽던데?”
“그러시겠지. 하여튼 이거 받아라.”
유준태는 자신이 차고 있던 목걸이를 벗어 그에게 건넸다.
화려하게 빛나는 ‘닉스의 은신처’(S급).
잠깐 넘겨받았던 던전 관리자의 권한을 다시 넘기는 것이기도 했다.
“뭐야, 이걸 다시 나한테 건넨다는 건?”
“그래, 이미 싹 다 끝내놓았다는 말이지.”
“헐, 벌써?”
진도윤은 솔직히 놀랐다.
은신처의 내부 크기는 500m × 500m.
대략 75,625평이나 되는 광활한 넓이였다.
아무리 구축물들을 초월적인 힘으로 뚝딱뚝딱 만든다 해도.
고작 일주일 만에 끝낼 수 있을 만한 크기는 아니었을 텐데.
“흐음…….”
진도윤이 미심쩍다는 눈빛으로 유준태를 쳐다봤다.
이거, 대충해 놓은 거 아냐?
“이 녀석아, 의심하지 마라. 국내 최고 인테리어 회사에서 모든 계약을 미루고 진행한 프로젝트야. 아마 수백이 달라붙었을걸?”
“오, 인원 제한 때문에 힘들었을 텐데?”
[아이템 : 닉스의 은닉처] [등급 : S] [옛 드워프들은 천적을 피해 자신들이 만든 물품 속에 숨어 살곤 했는데…….] [옵션 : 5/5]– 던전 : 아이템 활성화 시, 허공에 특수 던전이 생성된다.
– 넓은 공간 : 넓이 500m × 높이 500m × 길이 500m의 공간을 제공한다.
– DIY : 업그레이드 가능한 하우징 시스템을 제공한다. (필요 재화 : 세계수의 잎)
– 제한 : 최대 입장 가능 인원을 10명으로 제한한다. (소환수 제외)
– 잠금 : 던전 관리자는 출입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
설명을 보다시피, 던전의 최대 입장 제한은 10명이다.
“설계야 바깥에서도 할 수 있는 거잖냐. 게다가 이미 건물들이 다 꾸며진 채로 나와서 그냥 구조 위치만 조정하면 되더라고.”
“그래? 뭐, 나야 결과물만 보면 될 일이지.”
진도윤이 어깨를 으쓱이자, 유준태가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아마 들어가면 깜짝 놀랄 거다.”
“그 정도야?”
진도윤은 내심 기대했다.
원래 영감의 성격이 살짝 완벽주의기도 했고.
저렇게까지 자신하는데, 어찌 설레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응, 모든 세계수의 잎을 다 털어 넣었거든.”
“그 많은 양을?”
“원래 그 널따란 공터에 주택 하나였잖아? 지금은 무슨 소도시다 소도시.”
“이거, 빨리 들어가 봐야겠구만.”
진도윤이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스윽, 영감이 준 목걸이를 목에 건 그는 이내 가볍게 걸음을 옮겼다.
매장 구석에 설치해 둔 포탈 속으로.
* * *
[띠링!] [S급 던전 ‘닉스의 은신처’를 발견하셨습니다.] [시간제한 – ∞]“헐…….”
내부에 들어선 진도윤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원래는 입장하자마자 텅 비어 있던 공간이 이제는 수많은 구축물로 꽉꽉 들어찬 상태.
소환수들이 쉴 수 있는 호수와 정원도 보였고.
훈련장으로 보이는 터와 목욕탕, 회의실 등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시설들도 보였다.
그리고 중앙에는.
“저게 내 집이라고?”
무슨 중세 판타지 영화에서나 볼 법한 거대한 궁이 보였다.
그 양옆을 두르는 가지 각종의 수풀들과 입구로부터 이어지는 넓은 들판까지.
“햐, 이건 너무 과한 거 아니냐?”
“뭐, 입장 제한 10명인 것치고는 과한 감이 없잖아 있긴 한데……. 세계수의 잎 다 때려 박으니까 저렇게 되더라고.”
“무슨 왕이라도 된 기분이잖아.”
“큭큭, 내부는 더 놀랄걸?”
진도윤의 반응에 만족스럽다는 듯 웃은 유준태가 앞장서 걸어갔다.
“따라와, 네가 지낼 곳도 한번 봐야지.”
“내가 지낼 곳?”
궁금증이 서린 진도윤이 냉큼 따라갔다.
주택의 문을 열자 끝없이 펼쳐진 복도가 보였다.
심플한 문양이 새겨진 기둥들과 벽, 그리고 가지 각종의 그림들로 디자인된 천장까지.
‘은신처라더니 무슨…….’
진도윤은 문득 아이템의 이름을 떠올렸다.
닉스의 은신처.
아마 이곳은 닉스라는 자가 살았던 곳일 텐데.
굉장히 화려한 걸 좋아하는 자인 게 분명했다.
“1층은 휴게실 용도로 사용되나 봐. 방 같은 건 따로 없고, 더 놀라운 건, 짜잔.”
유준태가 손바닥을 내밀며 전방을 가리켰다.
“무려, 엘리베이터가 존재한다고.”
무슨 최고급 호텔이라도 온 것마냥.
눈앞에는 삐까번쩍한 엘리베이터가 놓여 있었다.
고대 왕궁 스타일과 현대 건축 스타일을 절묘하게 융합해 놓은 느낌.
띵동-
그때, 엘리베이터의 문이 드르륵 하며 열렸다.
안쪽에는 제프리, 유리아, 그리고 유아린이 있었다.
“여, 마스터. 이제 왔어? 흐아암.”
유리아의 자연스러운 인사에 진도윤은 황당하다는 듯 바라봤다.
분명, 이 공간의 소유권은 자신에게 있는데.
누가 보면 이곳에서 몇 년은 굴러먹은 주민처럼 행동하고 있지 않은가.
“아 참, 2층은 내가 쓰기로 했고, 3층은 제프리, 4층은 아린이가 쓰기로 했어. 상상 이상으로 엄청나게 잘 돼 있더라고.”
“야야, 잠깐만. 나는?”
진도윤이 뚱한 표정으로 묻자, 유리아가 싱긋 웃었다.
“당연, 마스터는 이곳 주인이니까 꼭대기 층이지. 가장 고급스럽게 디자인되어 있고 옥상까지도 연결되어 있어. 보면 만족할걸?”
“그러냐? 그건 다행이네.”
펜트하우스면 나쁘지 않다.
하긴, 집주인보다 좋은 곳에 살면 그건 양심이 없는 거지.
“응, 사실 훈련하러 가던 참이었는데. 같이 구경할래?”
“아니다, 타지에서 일주일간 지냈더니 좀 피로하네. 여긴 엘이랑 둘러볼 테니까. 훈련하려던 거 하러 가라.”
“그려그려, TV도 초대형이라 아마 엘이 좋아하긴 할 거야.”
“훈련은 잘돼?”
괜히 거절한 게 미안해진 진도윤이 인사차 물었다.
“응, 기대해도 좋다고.”
주먹을 꽉 쥔 유리아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보름, 딱 보름 안에 감응력 200을 만들어낼 테니까.”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 * *
훈련장은 주택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심플한 공터 같으면서도 있을 건 다 있는 공간.
제프리, 유리아, 유아린은 집보다 이곳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았다.
“나이스으으으!”
그리고 그 순간.
유리아의 기쁜 목소리가 공간을 시원하게 울렸다.
명상에 잠겨, 감응력을 어루만지던 제프리가 눈살을 찌푸렸다.
“……훈련 중에 웬 소란이냐?”
제프리의 불만에도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낄낄거리며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
“너, 설마.”
유리아의 반응에 제프리는 문득 불안해졌다.
자신보다 먼저 마스터의 곁으로 갈 그녀의 모습이 떠오른 탓이다.
“벌써 감응력을 다 올린 거냐?”
“빙고! 무려 195를 달성했다구, 흐흐.”
제프리의 안색이 굳었다.
유아린 역시 눈이 휘둥그레졌다.
말만 그랬지.
설마 정말로 보름 만에 목표치를 달성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자, 이제 여기서 마스터가 준 영약만 먹는다면?”
그녀는 품속에서 자그마하고 둥근 영약을 소중히 꺼내 들었다.
[아이템 : 가이아의 특제 영약] [등급 : A] [대지의 신, 가이아가 자신의 힘을 담은 환단.] [옵션 : 2/2]– 추가 : 복용 시, 5의 감응력을 추가한다.
– 제한 : 감응력 200 이상은 사용할 수 없다.
진도윤이 루시퍼를 상대한 이후, 가이아에게 받은 영약.
그는 일행들에게 쓰라고 미리 배분해 둔 상태였다.
“바로 감응력 200을 달성하는 거지.”
“젠장.”
제프리가 목을 부르르 떨었다.
그동안 은근한 경쟁 심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결국은 자신이 졌다는 사실에 분한 탓이다.
“후후, 훈련하고 있어보렴. 누나는 한 꺼풀 각성하고 올 테니까.”
유리아는 설레는 마음으로 성큼성큼 이동했다.
훈련장 구석에 있는 공간으로.
달성한 김에 곧바로 영약을 섭취할 생각이었다.
“과연…….”
바닥에 주저앉은 그녀는 침을 꼴깍 삼켰다.
분명 마스터와 한 가지 가설을 세워뒀었다.
감응력 200이 되면, 그동안 A급이었던 일부 소환수들이 각성을 이뤄낼 수도 있을 거라고.
그녀는 먼저 자신의 상태창을 살폈다.
[서머너 : 유리아] [나이 : 134] [감응력 : 195] [보유 소환수 : 3/3]– A급, 대천사 ‘미카엘’(★★★★★★)
– A급, 요정왕 ‘페어리킹’(★★★★★★)
– A급, 숲의 고양이 ‘아묘’(★★★★★★)
과연, 이 중에 어떤 것이 S급으로 오를 것인가?
마스터의 소울 콜렉터가 아직 A급인 걸 봐서는.
감응력 200이 됐다고 전부 각성하는 건 아닐 게 분명하다.
“뭐, 먹어보면 알겠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인 유리아는 영약을 입으로 꼴딱 넘겼다.
흡수력이 굉장한 듯, 간단하게 식도로 넘어갔고.
그렇게 잠깐 기다리자.
동시에 심장 속으로 엄청난 감응력의 폭풍이 휘몰아쳤다.
“끄윽!”
갑작스러운 고통에 유리아가 심장을 부여잡았다.
얼굴이 절로 일그러지는 통증이었지만, 입가에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다.
분명히 힘이 증가하는 게 느껴졌기 때문.
그녀는 눈을 감은 채, 폭주하는 기운을 천천히 다스렸다.
마치 갓난아이를 다루듯.
조심스럽게 어루만지면서.
점점 증가하는 감응력을 온몸으로 느꼈다.
시간은 계속 흘렀다.
고통이 점점 사라져 가고 한결 편안해졌다는 느낌이 들 즈음.
[빠밤!] [감응력이 200이 되었습니다.] [특수 조건을 달성합니다.] [능력을 개화합니다.] [이제부터 S급 몬스터를 길들일 수 있습니다.]“……드, 드디어?”
유리아의 동공이 살짝 커졌다.
동시에.
[띠링!] [특수 조건 달성!] [100년 이상 키워온 A급 소환수, ‘미카엘’(★★★★★★)이 본연의 힘을 되찾고 있습니다!]“와, 진짜로?”
꺼내둔 셋의 소환수 중 미카엘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본래는 말없이 자신의 의지를 따르기만 하던 인형 같았던 미카엘이.
마침내 껍데기를 벗어 던지고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내는 건가?
유리아가 두근거리는 자신의 심장을 주체하지 못할 찰나였다.
[삐빅!] [오류 발생! 오류 발생!] [대천사 ‘미카엘’(★★★★★★)이 알 수 없는 힘에 기능을 잃습니다.]파즈즉!
정체 모를 전류가 튀김과 동시에.
풀썩!
그 자리에 쓰러지는 미카엘이었다.
“미, 미카엘?”
훈련장 구석.
당황한 유리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