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ortal martial artist RAW novel - Chapter 26
제4화 천하에 울린 신명대국
푸른 창공은 넓었다.
하늘 밑 기름진 평원은 끝을 알 수 없는 지평의 연장선이었다. 구름 한 점 없는 날. 본래 드래곤의 평원은 뜨겁지도 않고 춥지도 않은 온화한 지역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가로막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지평선 끝까지 보이는데, 이날따라 거리를 확인할 수 없는 먼 곳에서 아스라이 먼지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각국의 왕성에서부터 출발한 마차들이 드디어 도착하기 시작한 것이다.
율리안과 그 속국을 제외한, 십국(十國)의 마차!
팔방에서 향해오고 있는 마차들은 요란스러운 수행원들과 거동하고 있었다.
최소한 삼십 명을 인원으로 한 일단의 기사들이 수행하고 있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기사단들…… 에드먼의 제국갑마단을 필두로, 각국 기사들의 은갑이 강렬한 태양빛에 번쩍여 댔다.
다다닥 다다닥. 말발굽 소리와 함께 잇달아 들리는 드르륵 바퀴 굴러가는 소리가 팔방에서 진동하였다. 불어오는 바람에 각국의 국기가 펄럭였다.
마차의 뒤에 짐수레 하나씩이 딸려 있었는데 그것은 신명대국에게 바치는 또는 드리는 혹은 주는 진상품이었다.
드래곤의 평원은 소문대로 무척이나 비옥한 땅이다. 마차 안에서 빼꼼히 창밖을 바라보는 일국의 사신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 제일 앞서 달리는 신명국의 검사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사람이 말과 같은 속도로 달린다?
가히 인간의 몸놀림이라 할 수 없다. 그들의 안력으로는 빠르게 움직이는 신명국 검사의 발을 확인할 수 없었다.
신명국에 대한 소문은 많다.
신명국의 황제는 마신이다. 사백 검사들 모두 소드 마스터이나 이는 거짓, 사실은 상위 마족이다. 사실은 에드먼 제국에서 만들어낸 괴리 집단이다. 등등……
많은 소문이 있지만 분명한 건 신명국이 강대국 로스엔을 무참히 꺾어 버리고 새로운 삼강국 중 하나로 부강하였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렇게 개국식에 참석할 대표급 관료와 기사단을 보내고 있지 않은가.
수만은 소문 중 가히 으뜸은 사백 검사가 모두 소드 마스터란 것이다.
각국의 사신들은 이를 확인 할 수 있었다. 주첨기가 치세당의 곤륜과 화산 고수들을 이미 팔방에 배치 시켜, 각국에서 도착하는 마차단의 호위를 명해놓았었다.
화산, 곤륜 40여명의 고수들은 서로 짝을 이루어 일국의 호위를 맡았다.
평원은 퇴괴평온당이 몬스터 토벌을 위해 몇 일 밤을 작업 하였어도 몬스터들이 넘쳐났다. 특히 서부 지역부터 토벌을 시작하였기에 서부 지역의 많은 몬스터들은 동부 지역으로 도망쳤다.
신기한 것은 동부 지역의 몬스터들이 서부 지역의 몬스터들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그래도 동부 지역은 어느 정도 작업이 완료되어간다. 서부 지역의 몬스터들이 동부 지역의 몬스터들 무리 속에 합류하여 대항하지만 퇴괴평온당의 고수들에게는 문제될 것이 없다.
단지 이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강국 에드먼에서 신명국에 사절단을 보낸다는 소식에 에드먼의 속국 마거크와 다른 두 나라도 고민 없이 사절단을 보냈다. 신명국에 개국식 소식을 들은 후로 그 문제에 대해 골치가 썩고 있던 삼약국인지라, 에드먼이 신명국에 사절단을 보낸다는 소식은 무척이나 반가웠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율리안이 신명국에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다는 소식에, 율리안의 두 속국인 뉴얼국과 페국은 사절단을 보내지 않았다. 아니 율리안의 입김과 눈치 때문에 보내지 못한 것이다.
“용문형님이라 하였습니까?”
달리는 마차 안에서 한 중년 남성이 외쳤다. 말발굽 소리에 그의 목소리는 바로 묻혔지만, 제일 앞서 달리던 세 흑발의 검사 중 한 명이 뒤를 돌아보았다.
용문형은 달리는 속도를 조금 늦췄다. 마차의 창이 막 옆으로 다가왔을 때 그에 속도를 맞췄다. 용문형은 창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부르셨습니까?”
주위는 말발굽 소리로 인해 시끄러웠다. 그러나 용문형의 목소리는 어둠을 밝히는 한줄기의 불빛처럼 마거크국의 사신 콜디스 백작에게로 다가갔다.
“일행분들과 함께 마차에 같이 타시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달려서야 다리가 괜찮겠습니까?”
말도 두세시간을 연속으로 달리면 쉬어야 하는데, 이 세 명의 신명국 검사들은 쉬지도 않고 달리고 있다. 모두 그 체력과 놀라운 신기에 경탄을 토했다.
용문형은 밝게 웃었다.
“괜찮습니다.”
중원에 있을땐 하루에도 경공 연마를 위해 곤륜산 정상까지 몇 번을 오르락 내리락 하였다. 그런데 이런 평원쯤이야 곤륜 고수인 그들에겐 간단한 일이다.
콜디스 백작과 사절단원들은 질렸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이상한 소리와 함께 피비린내가 진동하였다. 콜디스 백작은 인상을 찌푸렸다.
창밖으로 손을 내밀어 저었다. 마부가 고삐를 잡아당겼고 곧 말들은 울음소리를 내며 멈춰 섰다. 마커국 기사단 붉은 눈의 단원들이 주저 하지 않고 검을 꺼내 들었다.
꾸에엑.
지금 울리는 이 소리는 오크들의 울음소리고, 이 지독한 냄새는 그 것들의 체액 냄새다.
“근처에 오크 무리가 있다.”
기사단장이 외쳤다.
역시 이곳은 드래곤의 평원이다. 아무리 신명국이 강하다 해도 그 많은 몬스터들을 토벌할 수가 없을 것이다. 몬스터들을 성벽으로 삼아 신생국인 자신들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이 콜디스 백작의 머리곁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러나 이내 몬스터들을 성벽으로 삼는 것은 좋다지만, 그럼 그 많은 몬스터들로부터 자국을 어떻게 보호하지? 라는 생각까지 미쳤다.
“레온경”
“예. 백작님.”
기사단장 레온이 대답했다.
“어떤가? 조금 더 앞으로 가면 몬스터 무리가 나올 듯한데, 뚫고 지나갈수 있겠는가?”
“현재 저희 기사단의 수는 삼십입니다. 오크 천 정도는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일 경우 힘든 전투가 될 것입니다. 백작님.”
“그럼 어서 정찰을 지시하게.”
콜디스 백작이 소리가 들리는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여기서 조금만 기다리시면 될 듯합니다.”
용문향이 말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지금…….”
용문향이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오크 무리가 모습을 드러내 마커그국 사절단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무리 속에는 오우거까지 껴있었다.
“오우거닷!”
기사들은 긴장하였다.
얼핏 보아도 다섯 마리 이상의 오우거가 껴있다. 기사들 한 명으로는 오우거 한 마리를 상대하기 힘들다. 열 명의 기사정도가 오우거를 상대해야 하니, 오크 무리를 상대 할 수 있는 기사의 수는 이십 밖에 되지 않는다.
이정도론 오크 오백 마리도 힘겹다.
“어떻게 된 일이지? 오크들과 오우거가 함께 있다니!”
기사들은 경악하여 외쳤다.
오크와 오우거는 서로 앙숙이다.
오크들과 오우거가 함께 있다니 도통 기사들의 상식으론 생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마커그국 기사들은 모르는 것이 있었다. 신명국의 퇴괴 평온당이 평원의 몬스터 토벌에 나섰다는 것을…… 몬스터들은 지금 죽느냐 사느냐의 상황까지 치달았다는 것을……
“대열을 유지하라. 백작님을 보호한다!”
기사단장 레온은 이를 악물었다.
몰려오는 오크들의 수를 얼핏 보아도 팔백이 넘는다. 거기다 속속 하나둘 늘어난 오우거 수는 이미 열 마리가 넘었다.
어쩌면 이곳에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침이 바짝 타 들어갔다.
한편 가만히 서 있던 용문향과 곤륜 고수들은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용문향이 다시 한 번 콜디스 백작에게 말했다.
“긴장하시지 않으셔도 되십니다. 백작님께선 신명국의 손님이십니다.”
“지금 보이지 않습니까? 저 엄청난 몬스터 무리의 습격이…….”
“황제 폐하의 명을 받들어 백작님과 기사단원을 보호하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 몬스터들은 도망치고 있는 중입니다.”
“무슨 소리입니까? 도망치다니요.”
어딜 봐서 저 몬스터들이 도망친다는 것일까? 아주 흉악무도한 몬스터들은 당장에라도 자신과 기사들을 잡아먹을 것처럼 달려오고 있었다.
“마음을 놓으셔도 됩니다. 그럼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용문향은 곤륜 고수들과 눈빛을 교환하였다.
고수들은 마커그국 기사들이 펼쳐 놓은 대열을 지나 쳤다.
“검사님들!”
레온 기사단장이 황급히 외쳤다.
“저희 대열에 합류 하십시오. 위험합니다.”
“괜찮습니다.”
곤륜 고수들은 자리에 우뚝 섰다.
곤륜 고수의 어깨 너머로 수많은 몬스터 무리가 달려오고 있는 모습들이 보였다.
괴기한 울음소리.
몬스터들은 절박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울음소리를 토해내고 있었다.
“위험합니다!”
레온 기사단장이 다시 한 번 외쳤다. 도통 신명국의 검사들은 말을 듣지 않았다. 저렇게 대열에서 멀리 떨어지면 목숨을 잃기 십상이다.
타국의 검사인지라 하명 할 수도 없다.
이렇게 죽는 것을 지켜만 봐야 하는 것일까?
그런데 신명국 검사들은 자신감이 넘쳤다. 왜 이렇게 저들은 자신 만만한 것인가?
아!
레온 기사단장은 소문을 떠올렸다. 로스엔과의 대전쟁에서 증명된 소문!
― 신명국의 검사들은 모두 소드 마스터이다. ―
소문대로라면 눈앞엔 세 명의 소드 마스터가 서 있는 것이다.
믿기지 않는 소문이지만.
신명국 검사의 몸에서 뿜어지는 기도는 대단하지만 육체는 빈약하다. 펄럭이는 헐렁한 옷 속에 근육들이 숨어 있어 봤자 얼마나 되겠는가.
자고로 소드 마스터란 바위를 한주먹에 부숴 버릴 만큼 천력의 근육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힘은 근육에서 나오는 법!
오러는 근육에 깃드는 법이다!
적어도 외형으로 볼 때 신명국의 검사는 소드 마스터가 아니었다.
레온 기사단장의 결론이었다.
몬스터들은 어느덧 꽤 가깝게 다가왔다. 곧 전투가 시작된다! 기사들은 검을 강하게 움켜잡았다.
“앗!”
몬스터 무리 속에서 뭔가가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마거크 기사들이 허공을 가리켰다.
“사람?”
분명 사람이다. 그는 인간이라고 볼 수 없는 몸놀림으로 몬스터 무리들을 단숨에 뛰어 넘었다. 온몸이 몬스터들의 녹색 체액의 뒤덥힌 자가 땅에 착지하였다.
고개를 뒤로 젖혔다. 녹색 체액이 머리칼과 얼굴에서 떨어져 나왔다.
“귀영살검. 수고 하오.”
용문향이 포권하였다.
체액이 뚝뚝 떨어지는 검을 움켜쥔 사내가 용문향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매우 싸늘하였다. 도륙에 심취 되어 있어 보인다.
귀영살검은 가볍게 용문향을 향해 포권한 후 몬스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취이이익!
내달려오던 오크들이 콧소리와 함께 멈췄다. 오크들이 짓는 경악스러운 표정은 우스꽝스러웠다. 오크들은 달리던 방향을 바꿔 달려가기 시작했다.
귀영살검에서 도망치는 것이 분명하였다. 심지어 오우거까지 말이다.
“이……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레온 기사단장이 용문향에 다가와 물었다.
“황제 폐하께서 토벌령을 내리셨습니다. 평원의 괴물들은 모두 사파고수…… 아니 퇴괴평원당의 고수들에게 저리 쫓기고 있지요.”
이,럴……수……가
레온 기사단장과 기사들은 믿기지 않았다. 삼십 명의 기사단 모두가 달려들어야 힘겹게 승리, 또는 패할 수 있는 몬스터 무리를 신명국 검사 한 명이 상대하고 있었다.
더욱이 몬스터들은 일인을 두려워하고 수백 명씩 뭉쳐서 도망치고 있다.
어안이 벙벙해져 멍해져다.
꾸에에엑.
오크들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기사들은 문득 정신이 들어 앞을 바라보았다.
솟구치는 녹색 체액, 몸에서 떨어져 나온 일부분들이 허공에 즐비하였다.
흡사 비가 오듯 기사단의 위로 그것들이 떨어졌다.
신명국 검사가 펼치는 일검에 오크가 수 마리씩 죽어 나갔다.
전투가 아닌 도륙이다!
튀기는 체액은 비가 되어 주위로 떨어져 내렸다. 녹색비…… 냄새가 무척 심하였다.
녹색비가 멈춘 것은 그로부터 십여 분이 흐른 후였다.
녹색비는 비단 마커그국 사절단원이 있는 곳에만 뿌려진 것이 아니었다.
소면혈객, 혈지추객, 사사혈겸, 독설사겸, 추룡팔수, 청광사신, 환음색마, 혈루쌍검, 마음곡…… 수많은 사파고수들!
이들이 뿌려대는 녹색비는 평원 동부 지역 곳곳에 뿌려 지고 있었다.
소문은 사실이다.
십국(十國)은 이를 실감하였다.
신명대국의 황성까지 도착한 각국의 사절단은 이미 얼이 빠져 있었다.
놀라운 무위!
기존의 소드 마스터로 이름이 쟁쟁한 기사들과는 색다른 방법으로 검과 기형병기를 사용하였고, 몸놀림도 더욱 신속 하였다.
확실히 신명대국은 신기한 곳이었다.
길안내를 했던 신명대국의 검사는 성벽을 훌쩍 뛰어 넘었다.
쿠구구궁.
굉장한 울림소리가 났고 성문이 열렸다.
밝은 빛이 쏟아지는 느낌이었다. 확 트인 시야 속에 그들을 환영하는 신명대국의 백성들이 들어왔다. 그리고 저 멀리 산중턱에 우뚝 솟은 웅장하고 장엄한 황성의 모습이 보였다.
“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절도 있는 동작과 말투다.
본래 군부에 몸을 담았던 것 답게 종남고수들은 힘 있게 포권하였다.
사절단들은 종남고수들의 뒤를 따랐다.
와아아아아!
신명대국의 백성들은 매우 밝은 표정이었다. 걱정이라곤 없는 표정. 이렇게 밝은 표정의 백성들을 어디에서 보았을까? 기억 속 대륙의 백성들은 이렇게 밝은 표정이 아니다.
백성들이 평원에서 꺽은 들꽃을 한 손에 쥐고 흔들어 댔다.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어른들의 함성소리가 한대 뒤섞여 먼 타국에서 온 사절단원들을 환영했다.
사절단원들과 그 호위기사단은 백성들이 터놓은 길을 걸었다. 얼핏 한번 신명대국의 황성이 눈에 들어왔을 뿐인데, 그 후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천성(天城)!
이라는 말이 절로 터져 나왔다.
신명대국 고수들의 조각상들이 진열된 이백 계단까지 도달 하였다.
“햐!”
드워프들의 조각 솜씨는 대단 하였다.
계단 하나하나.
조각 하나하나.
실로 감탄을 금치 못할 솜씨다.
사절단원들은 이콘, 케이트, 드리안 국의 사절단원들과 같은 반응으로, 입을 쩌억 벌렸다. 언제고 뛰쳐나와 검을 휘두를 법한 조각상들이 햇빛에 번쩍였다.
그 다음으로 황성의 안쪽에서 들려오는 은은한 음율이 사절단원들을 맞이하였다. 아미 고수들이 연주하는 금과 소의 음율은 사절단원들을 황홀경으로 이끌었다.
혼이 팔리는 듯, 어느새 그들은 황성으로 들어섰다.
홀로 들어섰다.
수많은 기사들. 그리고 그들의 가슴에 박힌 각기 다른 문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질서 있게 서 있었다. 그중엔 에드먼 제국의 제국갑마단까지 있었다. 뒤늦게 도착한 이터널국의 사절단원들은 마거크국 사절단원들의 옆에 섰다.
종남고수들이 이터널국 사절단원들에게 한 번씩 포권하며 돌아갔다.
이윽고 신명대국의 노기인. 진천과 수라혈마가 단상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둘은 사절단원들을 바라보는 것은 똑같았으나, 지천은 수염을 쓰다듬으니 엄숙해 보였고 수라혈마는 낄낄 거리니 광적인 면모가 엿보였다. 각국에서 모인 기사들은 두 노기인의 기도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모두 오시느라 수고가 많았소.”
웅장한 내력이 홀 안에서 웅웅거렸다.
대륙의 십국은 개국식 전날까지 모두 도착하였다. 개국식이 거행된 건 그 이튿날이었다.
백성들은 황성 안까지 들어왔고 계단 밑 넓은 바닥에 서 황제를 칭송하는 축언을 외쳤다.
타국의 사절단원과 기사들은 모두 예복을 모두 갖춘 상태였다. 에드먼 제국의 검정 예복은 예복이라기보다는 군사제복에 가깝게 보였다. 가장 특이한 예복은 과학과 예술의 나라라는 드리안국의 예복이다. 어깨와 무릎 부분이 큰 호박만큼이나 부풀어 있는 모양이었는데, 다섯까지 색을 사용하여 보는 사람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었다.
케이트 국은 예복 보다 넓은 창이 있는 모자에 더욱 신경을 쓴 듯한 모습이다.
대신, 기사 할 것 없이 모두 예복 차림으로 무장은 해지된 상태였다.
왔다!
모두의 시선이 황성 쪽으로 모아졌다.
문이 열렸다.
그곳에서 사백여명의 고수들이 걸어 나왔다. 우측으로 정파고수 좌측으로 사파고수다.
청색. 적색. 그리고 백색.
각기 다른 색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중원의 무복을 입은 고수들이었다. 신명국의 옷은 타국의 사람들이 보기로서니 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 내력을 도통 감 잡을 수가 없다. 어느 대륙에서 저런 의복을 입을까?
터벅. 터벅. 터벅.
한 계단씩 내려오는 신명국 고수들의 눈에서 빛이 번쩍이는 듯하였다. 걸음 동작 하나하나 무거워 보였고 준엄해 보였다. 더욱이 모두의 표정은 진지하였다.
고수들은 자신의 조각상 앞에 섰다.
이윽고 징이 울렸다.
수라혈마와 진천이 양 측면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흡사 귀신처럼 미끄러지듯 걷는 기묘한 경공. 신명대국의 사람들에겐 익숙한 것이었으나 타국의 사절단원들에게는 기묘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착!
사백여명의 고수들이 일제히 포권하였다. 그 동작이 어찌나 힘 있고 절도가 있던지 우렁찬 소리가 터졌다.
수라혈마와 진천의 의복은 평소보다 장엄했다. 드워프들은 조각, 건축뿐만 아니라 방직과 직공에도 뛰어난 솜씨를 가지고 있다. 수라혈마와 진천이 입은 의복은 주첨기의 부탁을 받고 드워프들이 손수 만든 것이다.
두 노기인은 기골까지 장대하여 붉은 의복을 입은 수라혈마는 화염처럼, 푸른 의복을 입은 진천은 폭포같았다.
평소 실실 웃던 수라혈마도 이 날 만큼은 웃음을 쪼개지 않았다. 평소에도 그랬지만 이날따라 진지해진 그의 얼굴은 더욱더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섭게 변해 있었다.
진천 또한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을 풍기고 있었다.
수라혈마와 진천이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렸다.
아미 고수들이 음악 연주를 멈췄다.
두 노기인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
“천상이 보우하시고, 지하가 받쳐주시니 대국명이 천지를 진동하니라.”
땅이 흔들렸다.
두 노기인은 깊이 잠재된 내력을 일정한 속도로 끌어올렸다.
그리고 내력은 마지막 단계까지 끌려 올려졌다.
사방이 산으로 막혀 메아리가 울리는 것도 아닌데, 두 노기인의 음성은 허공에서 몇 번이나 진동하였다.
심금이 울린다.
두 노기인의 내력은 사람들의 심금줄을 튕겼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두 노기인의 음성밖에 들리지 않는 기묘한 현상이 일어났다.
“천지가 지켜보는 대국은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다!”
수라혈마와 진천의 한대 뒤섞인 음성은 드래곤의 평원 전체를 울렸다.
두 노기인은 그 말을 끝으로 입을 다물었다.
황성 제일문 쪽으로 몸을 돌렸다.
두 노기인이 먼저 무릎을 굽히고 고개를 조아렸다. 사백 고수들도 두 노기인이 향한 쪽으로 몸을 바르게 하였다. 천천히 양 무릎을 땅에 붙였다.
양손을 땅에 올려놓고 그곳에 이마를 댔다. 눈엔 대리석 계단 바닥만이 들어왔다.
신명대국의 백성들도 절을 하였다.
성 뒤쪽에서 북소리가 들렸다.
둥! 둥!
그간 하크는 사파고수의 밑에서 북치기를 연습 하였다.
연습의 결실을 맺어 점차 빨라지는 힘찬 북소리는 만들어 냈다. 하크가 강한 힘으로 양손을 놀렸다.
두두두두둥!
빠른 북소리는 모두의 정신을 되돌려 놓았다.
심장이 터질 듯 두근거렸다. 북소리는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
휘이이잉.
갑자기 바람이 불어왔다. 머리카락 한 올까지 모두 훑고 지나간 바람은 뜨거웠고 차가웠다. 이상한 말일지 몰라도, 처음 바람이 닿았을 땐 몹시 뜨거웠으나 지나간 후론 이상하게 차가워진 것이다.
사절단원들은 황성제일문이 열린 걸 눈치챘다.
그곳에서 한 청년이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천하의 모든 것을 다 담을 수 있어 보이는 눈. 용의 것이 부럽지 않은 눈썹. 고집과 강력한 힘이 깃든 굳게 닫힌 입술. 귀부로 깎아 만든 듯 뚜렷한 이목구비.
이 청년이 바로 신명대국의 황제다!
사절단원들은 신명대국 황제의 용안에 눈을 빼앗겼다.
생각보다 젊었다. 그리나 생각보다 더욱 강해 보였고 위엄이 녹아 있었다.
황제 주첨기가 걸을 때마다 황색의 용포가 펄럭였다. 용포에 새겨진 용이 승천하기 위에 몸을 비트는 것 같아 보인다.
용, 산, 꿩, 불, 종이 수초, 쌀, 도끼 무늬, 화, 일, 월, 성신!
열두 가지 권위의 문장이 주첨기의 의복에 박혀 있었다. 바로 이 의복이 황제의 표신중 하나인 십이장복이다. 중원에 있을 당시 제삼황자의 예법에 맞춰 구장복과는 엄연히 차이가 있다.
십이장복을 입은 주첨기는 황제가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무척 잘 어울렸다.
위엄 있고 장대하다.
주첨기가 수라혈마와 진천의 앞에 멈춰 섰다.
“만세! 만세! 만만세!”
두 노기인, 400고수들과 백성들이 외쳤다.
수라혈마와 진천이 고개를 시선을 내리깔며 일어섰다. 바로 옆 단상에 준비되어 있는 관모를 둘이서 조심히 들었다.
십이면류관.
열두개의 구술줄이 앞뒤로 매달려 있는 관모로, 십이장복과 더불어 황제의 표신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두 노기인은 십이면륜관을 앞으로 내밀며 무릎을 꿇었다.
주첨기가 이를 받아 들었다.
주첨기는 자연스럽게 십이면류관을 썼다. 구술줄인 류가 드리어졌다. 붉고, 희고, 파랗고, 누릇하고, 거뭇한 구슬들이 영롱하게 빛나며 주첨기의 눈앞에서 흔들거렸다.
“모두 고개를 들라.”
주첨기가 말했다.
모두 고개를 들고서 주첨기의 용상을 보았다.
이렇게 위엄 있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사백 고수들도 정복을 모두 갖춘 황제를 이렇게 대면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사백 고수들도 황제의 위엄이 실로 새롭게 다가오는데 백성들이야 오죽하랴.
진정한 황제를 만났다.
기쁨? 경외? 그 모든 것이 혼합되어 눈물을 흘리는 자도 있었다.
“이 류가 왜 짐의 시선을 가리는지 아는가?”
물론 아무도 대답이 없다.
“바로 악한 것을 보지 못하도록 류가 시선을 가리는 것이다. 그러나 짐 앞엔 짐의 신하와 백성들이 있을 뿐 악한 것이란 없으니 류는 필요 없다.”
주첨기가 류를 뜯어냈다.
황실예법을 어긋나는 일이다. 하지만 주첨기는 본래 그런 사람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념,철학은 기필코 실행하는 사람! 이러한 그의 강한 의지가 밖으로 표출 된 것이다.
뜯어진 구슬들이 계단을 타고 굴러 갔다. 구슬들이 모인 사람들의 발밑에 부딪쳤다.
그것은 개국식의 집행을 알리는 시점이 되었다.
“식집행(式執行)!”
수라혈마와 진천이 동시에 외쳤다. 둘의 고강한 내력은 위력이 대단하다. 본래 두 사람의 목소리는 웅장하고 컸지만 이번에 외친 음성은 천지개벽과 같았다.
사람들은 압도당했다.
주첨기는 성벽 위를 바라보았다.
성벽위에는 이번에 만들어진 신명대국의 국기 수백 개가 펄럭이고 있었다. 적색의 바탕에 신명(新明)이라 써 있는, 어찌 보면 단순해 보일지 모르는 그것이었지만 이계인들에게는 색달라 보였다.
주첨기가 성벽 쪽을 향해 손을 뻗었다.
성벽 위 나란히 꽂혀 있던 신명대국의 국기가 일제히 위로 떠올랐다.
주첨기의 눈에서 불꽃이 튀겼다.
시퍼런 안광이 뻗어나갔다.
사람들이 놀랄 틈도 없이 떠오른 국기가 주첨기를 향해 날아오기 시작하였다.
사방에서 주첨기를 향해 날아오는 수백 개의 국기!
장관이다.
주첨기의 머리 위로 수백 국기가 한대 뭉쳤다. 실로 놀라운 광경에 사절단원들은 할말을 잃어버렸다. 마법을 써도 저리 많은 물건을 한번에 옮길 수도 없거니와, 더욱이 현재 신명대국의 황제에게선 마법력이 느껴지지 않고 광대한 오라가 느껴지고 있던 것이었다.
“짐의 신하들이여!”
터져 나온 주첨기의 음성이 사람들의 귀속을 파고들었다.
“예! 폐하.”
두 노기인을 비롯한 사백여명의 고수들은 고개를 조아리며 대답하였다.
“본대국의 국기 신명기를 받아라.”
주첨기의 머리 위 뭉쳐 있던 국기 수백 개가 움찔거렸다.
팟!
동시에 사백 고수들을 향해 날아갔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날아간 국기들은 사백 고수의 머리맡에서 멈춰 섰다.
주첨기가 제일 먼저 국기를 움켜잡았다. 그 뒤로 수라혈마와 진천이 잡았다.
“짐의 신하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국기를 잡아라!”
그제야 고수들은 일어났다.
눈앞서 떠 있는 국기를 잡았다. 2장(6m)이 정도 되어 보이는 깃대는 무거운 강철로 만들어져 있어 그 무게만 백근(60kg)이 넘었다.
국기의 크기도 가로로 2장(6m)고, 세로로 1장(3m)이다.
고수들은 내력을 뿜었다.
몸에서 기풍이 불어나왔다.
기풍은 커다란 국기를 펄럭이게 만들었다.
“신명이란 본대국의 국명은 천하에 널리 퍼지리라.”
주첨기는 깃대를 좌우로 힘차게 저었다. 두 노기인과 사백여명의 고수들도 깃대를 펄럭이니, 주위는 붉은 물결로 가득 찼다.
“만세. 만세. 만만세.”
어느새 기본적인 예의를 익힌 신명대국의 백성들.
그들이 절을 하였다.
“아…….”
사절단원들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었다. 그들의 표정은 혼이 빠져나간 것이 아닐까?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신명대국!”
주첨기가 외쳤다.
“신명대국!”
“신명대국!”
“신명대국!”
고수들이 대국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깃발을 펄럭였다.
사람들은 완전히 정신이 멍해졌다. 눈앞에선 붉은 물결이 일렁거리니 눈이 멀고, ‘신명대국’이란 소리가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한동안 평원에 신명대국의 국명이 울려 퍼졌다. 주첨기가 먼저 깃발을 쏘아 올렸다. 깃대는 본래 있던 자리에 정확히 꽂혔다.
파파팟.
그것을 시초로 고수들도 깃대를 본래의 자리로 던졌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꽂힌 국기는 여전히 펄럭였다.
그리고 주첨기는 한편에 마련된 명패들의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무릎을 꿇었다.
명나라 태조 주원장의 명패에 절을 하였다. 그것은 조상 주원장에게 올리는 예이지, 명나라의 태조 주원장에 올리는 것이 아니었다.
엄연히 신명대국은 명나라와는 다른 나라다. 조상들에게 개국을 알리고 축복을 기원하는 예를 올렸다.
정적이 흐르는 가운데 주첨기는 천진신명께 올리는 예를 시작하였다.
의식은 엄숙했고, 향이 다 꺼지기까지 계속되었다. 향이 다 꺼지자 주첨기는 공손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성의 뒤편에선 혜공이 대기중이었다. 주첨기가 가볍게 치를 줬다.
주첨기가 처음 개국을 선포하였던 자리로 돌아왔을 때쯤이었다.
드워프의 노커 젠달리프가 성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드워프?
사절단원들의 눈이 번쩍 뜨였다.
땅의 종족 드워프는 결코 많은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데……
노커 젠달리프의 뒤로 드워프들이 행렬이 이어졌다. 이렇게 드워프의 한 일족이 단체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실로 처음 있는 일이었다.
노커 젠달리프는 수레 하나를 끌고 왔다.
드워프들은 보물단지를 여기듯한자루의 검을 가슴에 안고 있었다.
노커 젠달리프가 주첨기에게 고개를 숙였다.
주첨기는 고개를 끄덕인 후 고수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본대국은 중원의 관직제도와, 대륙의 관직제도를 공용으로 쓸 것이다. 이에 개국공신(開國功臣)인 그대들에게 작위를 내리겠다.”
관직작위가 선포되었다.
정일품부터 정구품까지 있는 중원의 관직제도.
공작, 후작, 백작, 자작, 남작까지 있는 이대륙의 관직제도.
주첨기는 이 둘을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젠달리프가 눈치껏 수레를 열었다. 밝은 은빛이 수레 안에서 뿜어나왔다.
몇층으로 만들어진 진열대에는 온갖 명패와 인들이 가득하였다.
“혜공공은 앞으로 나와라.”
혜공은 자신의 이름이 불러졌다. 눈이 크게 떠진 혜공은 여자 같은 종종걸음으로 주첨기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대를 간의대부(諫議大夫) 백작에 임명한다.”
관의대부는 환제에게 간하고 정치의 득실을 논하는 높은 관직이다. 황제의 고문과 응대를 맡기까지 하여 중원서 간의대부의 권력은 대단하였다.
주첨기가 미스릴로 만든 간의대부의 명패와 인을 혜공에게 전하였다.
혜공은 감개무량하다는 표정으로 받아 들었다.
“만세. 만세. 만만세.“
혜공의 눈엔 눈물이 어른 거렸다. 차마 생각도 못 했던 대관이 된 것이다.
“진천과 수라혈마는 앞으로 나와라.”
진천과 수라혈마의 차례가 돌아왔다. 한순간 둘의 눈빛이 교차하였다. 진천은 여유로운 듯한 표정이었고, 수라혈마도 입꼬리를 실룩 올렸다. 그것은 외장일 뿐 무척 긴장하고 있었다.
관직의 수여에 따라 둘 중 한 명은 낮은 관직으로 임명 된다. 서로를 노려보는 둘의 눈빛은 활화산 같았다.
팽팽한 둘 사이의 긴장은……
“진천을 사도겸 동대장군(東大將軍)으로, 수라혈마를 사공겸 서대장군(西大將軍) 공작으로 임명한다.”
사도와 사공.
태위와 더불어 삼공이라 하여 최고 관직이다. 거기다 대장군의 작위까지 내려졌다.
그런데 본래 하나뿐이던 대장군이 둘로 나눠졌다.
이로써 더욱 진천파, 수라혈마파 이렇게 두 파로 나눠질 위험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황제 주첨기에게 달려 있다. 주첨기는 이러한 위험을 안을뿐더러, 국정이 두 파로 갈라지지 않게끔 잘 다스리라 마음을 먹고 있었다.
“만세. 만세. 만만세!”
수라혈마와 진천은 대장군의 명패와 인을 받았다. 둘은 내심 안도하는 표정이다.
“만소자는 앞으로 나와라.”
구석에 박혀 있던 만소자는 평소에도 존재감이 없었다. 만소자가 어디선가 걸어 나와 무릎을 꿇었다. 일개 소환관에 불과하였던 자신이 관직을 받는다?
“그대를 소부(少府) 자작으로 임명한다.”
언제나 황제의 옆에서 보필할 수 있는 소부의 작위를 임명 받았다.
만소자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만세 만세 만만세!”
쏟아 나오는 콧물을 훌쩍이며 만소자가 절을 하였다.
만소자는 돌아간 후에도 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울음은 이미 만소자의 통제 하에서 벗어났다.
주첨기는 고수들을 한 번씩 훑어보았다.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사백 고수들의 눈들이 예리하게 빛났다.
패도적인 기운이 물씬 거리는 사파고수와, 청렴하고 청아해 보이는 정파고수들.
그들에게 내릴 작위 임명을 가지고 주첨기는 몇 날 몇 일을 고민하였다.
모두 똑같이 자신을 따른다.
또한 이번 로스엔과의 전쟁에서도 전공의 높과 낮음을 구별하기가 애매하다.
해답은 하나다.
“그대들은 모두 개국공신이다. 모두 중원에서 짐을 따라왔고 나라를 세우는데 큰 전공을 세웠다. 모두 똑같은 짐의 신하인데 어찌 작위의 높과 낮음을 지금 내릴 수 있겠는가. 하지만 대국을 다스림에 있어 상하는 엄격히 구별 되야 하는 법! 따라 짐은 과거를 보기로 하였다.”